평등주의 사회는 없다(기계들의 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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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s
작품등록일 :
2020.08.0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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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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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02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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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화. 세상이 꾸는 악몽(2)

DUMMY

“아직도 안 된 거냐?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 것이냐?”


제라드가 내리쬐는 태양을 바라보며 물었다. 길잡이 소년은 웃었다.


“이제 겨우 이틀 지났습니다.”


소년이 대답했다.


“여기서 이틀이면 밖에서는 며칠인 거냐?”


“기껏해야 두 시간 정도입니다.”


“생각보다 크리 큰 악몽은 아니었군.”


코르손이 말했다.


“이 악몽은 몇 단계로 나뉘어 있습니다. 제가 지금 이야기했던 건 낮기준입니다.”


“그럼 밤은 다르다는 것이냐?”


“네, 조금 더 빠르지요. 이 악몽은 다중 악몽입니다.”


“아니, 다중악몽이고 뭐고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더운 곳에서 기다려야 하는 거냐?”


제라드는 땀을 뻘뻘 흘리며 말했다.


“그렇게 이야기하면 더 덥습니다. 그리고 제라드 십인장님은 어째서 몽005 보급대에 지원하신 건가요? 분명 이런 곳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텐데요?”


“분명 나는 이 사막단계는 공략이 완료되었고 다음 단계로 넘어간 부대가 있다고 했기 때문에 지원한 것이다.”


“그렇군요. 그럼 저희가 처음 들어왔을 때와 지금 뭐가 바뀌었는지 알고 계시는가요?”


소년의 말에 코르손과 아르마가 귀를 기울였다.


“모르겠다. 더 더워지는 것만 같은데?”


“잘 아시는군요.”


소년은 여전히 아리송한 말을 했다.


“그게 뭐?”


제라드는 짜증이 났다.


“바로 그겁니다. 어째서 더 더워지는 걸까요?”


“그야 태양이 내리쬐니까 그런 거겠지? 그리고 우리가 그 아래에서 오랫동안 달궈졌으니까!”


제라드는 성을 냈다.


“처음 저희가 들어왔을 때와 지금의 온도가 같을까요? 아니면 그저 오랫동안 있었기 때문에 더 더운 것일까요?”


소년의 말에 코르손과 제라드 그리고 아르마는 일제히 고개를 들어 태양을 봤다. 태야은 너무나 밝게 빛나고 있어 그 크기나 거리를 가늠할 수 없었다.


“지금 태양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뜻이냐?”


아르마가 물었다. 그녀는 손으로 눈 위를 가려 그림자를 만들어 태양을 바라봤다.


“태양이란 우주에 있는 수많은 천체 중 하나입니다. 혹시 우주의 크기가 얼마나 큰지 아시나요?”


소년의 물음은 나머지 세 명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크겠지! 아니, 애초에 그 크기를 가늠할 방법이 있냐?”


코르손이 말했다.


“맞습니다. 상상도 못 할 만큼 커서 가늠조차 하지 못합니다. 이 악몽의 주인이 그 정도로 커다란 세계를 만들 만큼 강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소년의 주머니칼이 멈췄다. 소년은 완성된 나뭇조각에 바람을 불어 잔 먼지를 털어냈다.


“그래서 결론이 뭔데?”


제라드가 재촉했다.


“결론은 저게 태양이 아니라는 거야!”


아르마가 말했다.


“저게 태양이 아니면 뭐야?”


제라드가 실눈으로 태양을 바라봤다.


“그거야 모르지 부숴봐야겠지.”


그녀는 말과 동시네 자신의 기다란 소총을 꺼내 태양을 향해 발사했다.


탕 탕


두발의 총성이 들렸지만, 태양은 그대로였다.


“안 부서지는데?”


“아직 시간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소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대략 열흘 후쯤이면 가능하겠군요.”


소년은 태양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아직 열흘이나 더 기다려야 한다는 거야?”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처음 이 단계를 뚫은 척후부대원들은 곳에서 한 달 하고도 반이나 버텼다고 들었습니다.”


소년은 천천히 걸어가 자신이 만든 목각 인형을 모래에 반쯤 넣었다.


“한 달 반? 그게 가능하다고? 어떻게 가능하지?”


제라드는 절망적인 표정으로 말했다.


“별거 없습니다. 버틸 수 있는 구조물을 만들면 됩니다.”


소년은 품 안에서 자그마한 유리병을 꺼냈다. 유리병 안에는 푸른 물이 찰랑거리며 들어있었다.


소년은 유리병 마개를 열고 그대로 기울여 목각 인형 위에 세 방울을 뿌리자 목각인형이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파삭


목각인형이 사라지며 그곳에는 거대한 건물 하나가 나타났다.


“이게 뭐냐?”


“일단 들어가시죠. 들어가서 이야기해도 늦지 않습니다. 아직 저희에게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소년은 커다란 가방을 메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코르손과 제라드 그리고 아르마도 자신이 가져온 커다란 가방을 들고 안으로 들어갔다.


실내는 꽤 아늑하고 시원했다. 뜨거운 바깥의 온도가 안까지 전달되지 않는 듯했다.


“이제 말해봐”


가방을 내려놓자마자 제라드가 소년에게 다가가 말했다.


“이런 능력이 가능한 사람은 서홍비님 밖에 없다.”


코르손이 나무로 만든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근데 서홍비님은 지금 여기에 없잖습니까?”


“너는 그렇게 악몽에 드나들면서도 모르냐? 이미 걸어놓은 마법에 마력을 더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코르손이 말했다.


“맞습니다. 쉽게 말해 위치 변환입니다. 이 안에는 녹인 꿈의 파편이 있습니다. 이걸 부으면 순간 엄청난 마가 흘러 들어가게 되죠. 원래는 이런 용도로 쓰이는 것은 아닙니다. 특별한 무기를 벼릴 때 사용하는 것이죠.”


“이제 여기서 기다리면 되는 건가? 한 달 반을?”


“그 정도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습니다. 그때는 모르는 상태였기에 그 정도로 걸렸을 뿐입니다. 이 악몽의 가장 어려운 규칙이 바로 초기화입니다.”


“초기화?”


“네, 처음 열 명이 들어와 그 중 한 명이 하루 만에 나간다면 태양은 원래의 자리로 돌아갑니다. 태양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지나오며 남겼던 발자국마저 사라집니다.”


“그럼 조금 전에 네가 깎던 나뭇조각은 무엇이었냐?”


코르손이 물었다.


“촉매입니다. 서홍비님의 힘은 아무런 대가 없이 발동하지 않습니다.”


“뭐, 좋다. 그럼 언제까지 이곳에 있어야 하는 건가?”


코르손이 물었다.


“이런 곳에서라면 한 달 반도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요?”


제라드가 바닥에 누우며 말했다. 그는 눕자마자 잠자리에 들었다. 근 이틀간 더위 때문에 제대로 된 숙면을 취하지 못했었다.


“나도 좀 자야겠다.”


코를 고는 제라드를 바라보던 코르손이 말했다.


“그러시지요. 하루 이틀 내에 끝날 것은 아닙니다. 인내를 가지고 호흡을 길게 가지세요.”


시간이 조금 지나자 코르손 역시 한쪽 구석에 누워 잠자리에 들었다.


“너는 안 자도 되는 거냐?”


아르마가 물었다.


“저도 자야죠. 하지만 누군가는 밖을 관찰해야 합니다.”


“내가 보겠다.”


“쉬지 않아도 되겠습니까?”


“그래, 나중에 교대해주면 되지 않느냐?”


소년은 빙긋 웃었다.


“알겠습니다.”


소년은 인사하고 제일 구석진 곳으로 가 등을 기대고 앉아 잠을 청했다. 시간이 지나갔다. 수평적인 움직임이 없는 태양만 이글거리는 이곳에서 시계 없이 시간을 가늠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언제나 낮이었다. 아르마는 창가에 앉아 모래를 바라봤다. 모래는 황금색으로 빛났다.


황금색의 모래는 그녀를 예전 기억으로 잡아끌었다. 그녀가 어렸을 적 모래는 놀이터이자 삶의 터전이었다.


이 정도까지 곱고 영양가 없는 모래사막은 아니었지만, 모래는 그녀에게 친숙하고도 악질적인 존재였다.


그녀가 전사로써 크는 과정은 험난했다. 위대한 전사의 기질이 가장 중요시하는 남성에 비해 여성은 완전히 반대의 기질을 중요시했다.


여성은 음식을 할 때를 빼고는 날카로운 쇠붙이를 손에 드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전쟁이 일어나면 남자의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아르마는 태어날 때부터 덩치가 컸다.


유년기에도 성별을 불문하고 또래 아이들보다 한 뼘은 더 컸다. 힘은 물론이고 속도와 전투를 바라보는 눈도 달랐다. 그녀는 타고난 전사였다.


부족의 그 누구도 그녀와 싸워 이기는 자가 없었지만, 그런데도 그녀는 전사가 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그녀에게 커다란 변화가 찾아왔다. 그들이 맞서던 청이 무너지고 몽제국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다만 몽제국은 청나라와는 달리 그들을 하나의 부족으로써 인정했다. 동시에 각 지역에서 인재를 등용했는데 임관의 조건에 성별은 관계가 없었다.


그녀에게 기회가 찾아온 것이었다.


“하...”


웃음이 나왔다. 그녀에게 몽제국은 완벽한 나라 그 자체였다. 출신의 신분도 성별도 아무런 상관없이 바라봤다.


능력을 인정 받기만 한다면 그만큼의 보상이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는 이곳에서 세상에는 자신보다 뛰어난 강자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


젊음이 넘쳐 의기양양했던 그녀는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이 모두 이길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우물 안의 개구리에 불과했다.


연이은 대련에서 그녀가 이긴 횟수는 5할이 채 되지 않았다. 아르마는 그때 웃었다. 비록 대련에서는 졌지만, 전투에서는 신체 능력 외에 또 다른 기술들이 존재했다.


자신이 더욱더 성장하고 강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한 일대일 대결에서는 개인의 역량이 승패의 가장 큰 요인이었지만, 사람이 한 명이라도 늘어난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둘이 아닌 셋이었을 때는 또 달라졌다. 그리고 거대한 전쟁은 싸움과는 아예 다른 이야기였다.


다만 그녀가 전쟁을 치르며 느꼈던 것은 거대한 전쟁은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정복 전쟁이 끝나고 그녀는 소규모 전투만을 찾아 돌아다녔다.


아무리 많아도 백 명 이상의 전투에는 되도록 참전하지 않았고 작았던 전투가 점차 커지면 다른 곳으로 발령 신청을 했다.


소규모 전쟁터는 그만큼 더 목숨의 위협이 되는 곳이 많았기에 그녀의 발령 신청을 몽에서는 반겼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새 괴물과 싸우는 곳까지 오게 되었다.


어렸을 때는 상상도 하지 못할 괴물과 싸워나갔다. 그녀는 이런 삶이 좋았다. 이번에는 도 어떤 괴물이 자신의 앞에 기다릴지 두근거렸다.


“이제 내가 망을 보지.”


코르손의 목소리는 그녀를 현실로 불렀다. 그는 기지개를 켜며 일어났다.


“알겠습니다.”


아르마는 간단하게 대답하고는 의자에서 일어나 방 한쪽에 자리 잡고 누웠다. 몇 시간 후 잠에서 깬 제라드가 경계 임무에 합류했고 다음날 아르마가 깨어나 교대했다.


길잡이인 소년은 꼬박 이틀을 내리 잔 후에야 일어났다. 사막은 그 후로도 일주일 동안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열흘하고 하루가 더 지나자 모래의 색이 어둡게 변하기 시작했다. 소년은 창가로 다가가 밖으로 물을 뿌렸다.


슈우욱


물은 땅에 닿기도 전에 공중에서 증발했다. 그 모습을 본 소년이 말했다.


“이제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다들 준비하시지요.”


소년은 말을 마치고 문을 열었다.


“우리도 나가야 하나?”


“아닙니다. 모두 안에 계시면 됩니다.”


소년이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빛이 사라졌다. 세상은 아무런 빛이 없어 그 무엇도 보이지 않았다.


완전한 어둠은 공포 그 자체였다.


다행히도 어둠은 그리 오래가지는 않았다. 땅에서 소용돌이가 일어나며 거대한 나선형의 계단이 나왔다.


계단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땅속 깊숙한 곳까지 이어져 있었다.


그리고 기분 나쁜 보라색 빛이 계단 틈에서 일렁이며 그들에게 손짓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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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94화. 세상이 꾸는 악몽(1) 21.06.27 28 0 11쪽
93 93화. 이상자의 이상(2) 21.06.24 23 0 11쪽
92 92화. 이상자의 이상(1) 21.06.20 22 0 12쪽
91 91화. 섬 이에 21.06.17 23 0 11쪽
90 90화. 몽-002 21.06.13 27 0 13쪽
89 89화. 접신(10) 21.06.10 30 0 13쪽
88 88화. 접신(9) 21.06.06 28 0 12쪽
87 87화. 접신(8) 21.06.03 27 0 12쪽
86 86화. 접신(7) 21.05.30 33 0 13쪽
85 85화. 접신(6) 21.05.27 30 0 11쪽
84 84화. 접신(5) 21.05.23 31 0 12쪽
83 83화. 접신(4) 21.05.20 32 0 11쪽
82 82화. 접신(3) 21.05.16 29 0 12쪽
81 81화. 접신(2) 21.05.14 31 0 12쪽
80 80화. 접신(1) 21.05.10 31 0 14쪽
79 79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7) 21.05.06 33 0 12쪽
78 78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6) 21.05.02 31 0 12쪽
77 77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5) 21.04.29 33 0 14쪽
76 76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4) 21.04.25 34 0 15쪽
75 75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3) 21.04.22 38 0 14쪽
74 74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2) 21.04.18 35 0 14쪽
73 73화. 오랜 힘과 계획의 단면(1) 21.04.15 33 0 13쪽
72 72화. 백두산에서 시작되는 바람(5) 21.04.11 36 0 12쪽
71 71화. 백두산에서 시작되는 바람(4) 21.04.08 49 0 12쪽
70 70화. 백두산에서 시작되는 바람(3) 21.04.04 38 0 14쪽
69 69화. 백두산에서 시작되는 바람(2) 21.04.01 38 0 14쪽
68 68화. 백두산에서 시작되는 바람(1) 21.03.28 36 0 14쪽
67 67화. 범 사냥꾼들의 밤(5) 21.03.26 35 0 13쪽
66 66화. 범 사냥꾼들의 밤(4) 21.03.22 41 0 15쪽
65 65화. 범 사냥꾼들의 밤(3) 21.03.19 38 0 14쪽
64 64화. 범 사냥꾼들의 밤(2) 21.03.14 36 0 13쪽
63 63화. 범 사냥꾼들의 밤(1) 21.03.11 44 0 12쪽
62 62화. 이(異)와 이(利) 그리고 조선 21.03.08 34 0 13쪽
61 61화. 괴물들이 난무하는 곳 21.03.04 33 0 14쪽
60 60화. 괴물을 위한 괴물 21.02.28 35 0 12쪽
59 59화. 마지막 커튼콜 21.02.26 36 0 12쪽
58 58화. 과거의 눈물은 현재의 비가되어(3) 21.02.21 59 0 12쪽
57 57화. 과거의 눈물은 현재의 비가되어(2) 21.02.19 36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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