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주의 사회는 없다(기계들의 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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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s
작품등록일 :
2020.08.0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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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4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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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City 대원(2)

DUMMY

조금 전 밖에서는 날도 어두워진 상태였고 무엇보다 아이의 얼굴에 거뭇거뭇한 기름때가 묻어있어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아이는 상당이 곱상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각진 외모라기보다는 여린 선을 갖고 있어 언 듯 보면 여성이라고 착각할 정도였다.


“아저씨는 누군가를 찾고 있어”


주민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선에서 두루뭉수리 하게 말했다.


“누구요? 옛 애인? 아니면 돈 떼어간 사람?”


아이는 테이블을 껑충 뛰어 안으로 들어가 컵을 집어 에일을 따르고는 한 모금 시원하게 마셨다.


“아니, 그런 건 아니고...”


“장난이에요. 근데 누군가를 찾는 다면 제가 도와줄 수는 있어요. 대원에 있는 모든 사람은 아니지만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을 알고 있거든요.”


주민은 잠시 고민을 했다.


“튜스라고 한단다. 현제 판동 신문에 글을 쓰고 있는 신인 작가지. 정확한 이름은 모르고 필명만 알고 있어.”


“음...튜스라...굉장히 특이한 이름이라 한 번 들으면 잘 안 까먹을 것 같은데....한 번도 들어보지는 못했네요.”


“그렇구나...헌데 너는 몇 살이니?”


주민은 아까 전부터 묻고 싶었던 질문을 했다. 그리고 별로 어렵지도 큰 뜻을 담지도 않았던 질문에 아이는 불쾌한 감정을 표정으로 여실이 드러냈다.


“신상에 대해 물어 보려면 적어도 자신이 누군지 밝혀야 하는 거 아닌가요?”


퉁명스러운 대답이었다.


“이런! 미안하구나, 나는 이런 사람이란다.”


주민은 품안에서 명함 한 장을 꺼내 아이에게 건네주었다. 언제 창고에서 나왔는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바텐더도 궁금했는지 슬금슬금 다가와 명함을 봤다.


“탐정? 탐정이라고요? 소재지는...성도라...꽤 멀리서 오셨소.”


바텐더가 말했다.


“그렇게 먼 곳도 아니지요. 지도로 본다면 고작 손가락 한마디 정도 거리밖에 안됩니다. 하하”


주민은 웃으며 대답했다.


“탐정이라...누가 사람을 찾아달라고 의뢰를 한 거군요?”


주민은 남은 에일을 모두 마시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는 명함을 꼼꼼하게 확인한 뒤 다시 돌려주었다.


“아니다. 안돌려줘도 돼.”


한주민이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미겔”


“응?”


“제 이름입니다. 그리고 19살입니다.”


“19살이라...”


한주민은 순간 깊은 생각에 잠겨 잔이 비어있는 줄도 모르고 입에 가져다 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바텐더는 에일이 가득 찬 새로운 술잔을 건네주었다.


“이것도 그냥 드쇼. 서비스!”


주민은 잠에서 깨어나듯 생각에서 깨어나 바텐더를 바라봤다. 바텐더는 빈 잔을 가져가며 그에게 윙크를 했고 그제야 자신의 잔이 다시 채워져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고맙습니다.”


“근데 지금은 들어가도 못 찾을 거에요.”


미겔이 명함을 손가락 사이에서 돌리며 말했다.


“왜?”


“원래 대원은 우리 반대파의 도시로 유명했죠. 그러다보니 반대파의 뜻과 일치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이사를 오기 시작해 도시의 분위기가 계계화를 반대하는 분위기 인데 그런 도시 한복판에서 용병들을 모집하고 있죠.”


“분위기가 좋지만은 않겠구나...”


“안 좋은 정도가 아니죠. 험악합니다. 툭하면 시비가 붙고 가게가 박살나고 나라에서 고용한 용병들한테 음식을 팔았다고 가게 주인이 폭행을 당하는 일도 있었죠. 물론 우리 온건파는 아니지만요.”


미겔은 에일을 한 모금 쭉 들이켰다.


“잠시만! 너 그 에일은 돈을 내고 먹는 거냐?”


바텐더가 물었다. 미겔은 아무런 대답 없이 에일을 단숨에 들이켰다.


“내가 내죠. 여기 있습니다. 그리고 미겔에게 한 잔 더 주세요.”


주민은 동화를 꽤 많이 꺼내 식탁 위에 놨다. 바텐더는 동화들을 홱 낚아채고는 에일이 가득 담긴 잔을 미겔에게 주었다.


“감사합니다. 잘 마실게요.”


미겔이 말했다.


“아니다. 이런 귀중한 정보를 알려주는데 에일 한잔이 대수겠니? 그건 그렇고 혹시 내일 들어가서 찾으려고 하는데 괜찮겠지?”


“주소나 뭐 다른 건 없나요?”


“있지!”


주민은 안주머니에서 곱게 접힌 종이 한 장을 꺼내 미겔에게 주었다. 미겔은 종이를 받자마자 펴서 내용을 봤다.


“음...주소만으로는 어디인지 정확하게 모르겠네요. 대원은 그리 작은 도시는 아니니까요. 여하튼 표지판을 보고 찾으면 쉽게 찾을 겁니다.”


미겔은 좋이를 돌려주었다.


“그렇구나...”


“음...어차피 저도 며칠 안에 대원으로 다시 들어갈 생각이었으니, 제가 도와드리죠.”


주민은 생각도 못한 미겔의 호의에 환하게 웃었다.


“고맙다!”


그 후 둘은 대원과 반대파에 대한 이야기를 서로 나누며 남은 술을 모두 마셨다. 시간이 지나 밤이 깊어지자 술집에 있던 사람들이 한둘씩 자리를 떴고 미겔과 주민 역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밖으로 나온 둘은 서로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주민은 곧바로 방으로 가지는 않았다. 그는 대원 쪽을 바라봤다. 대원이 속해있는 서 한중 지역은 풍부한 곡창지대로 유명한 곳이었다. 드넓은 대지와 비옥한 땅 그리고 극단적이지 않은 온화한 사계절이 있었다.


그러한 이유로 이 지역은 옛날부터 수많은 전쟁의 중심부가 되었던 곳이었다. 어쩌면 최근 몇 년간의 풍작은 이 곳에서 죽은 수많은 사람들의 밑거름에서 비롯되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자 주민은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시선을 돌려 하늘에 수놓은 별들을 바라보다 이내 방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 * *


“준비 됐나요?”


미겔이 짐을 차에 실으며 물었다. 주민은 늦은 새벽까지 뒤척이다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게 잠에 들었다. 그저 잠시 눈을 감았다 뜬 것만 같은 잠을 잔 주민은 여전히 비몽사몽이었다.


“혹시 여기에 커피도 파니?”


“커피요? 그런 게 여기에 어디 있어요. 도시 안에 가야 있을 겁니다. 그건 그렇고 출발 안하시나요? 아침 일찍 가야한다면서요.”


주민은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손바닥으로 볼을 몇 대 두드리고는 운전석으로 향했다.


“가자”


“근데 괜찮은 거에요?”



미겔은 조수석에 타며 물었다.


“괜찮아”


주민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그 모습을 본 미겔은 조수석에서 내려 운전석으로 걸어갔다.


“내리세요. 제가 운전할게요.”


“뭐?”


“제가 운전한다고요. 어차피 길도 제가 더 잘 아니까 훨씬 빨리 갈 거예요.”


주민은 손으로 미아에 땀을 닦으며 운전석에서 내려 조수석에 탔다.


“갑니다.”


여관에서 한 시간을 조금 넘게 달리고서야 대원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 사이에 다른 마을은 없었다. 듬성듬성 농가들이 있기는 했지만 기껏해야 서너 가구가 같이 사는 촌락정도의 크기였다.


대원 주변의 드넓은 벌판은 초록색으로 가득 차 이었다. 이제 한두 달만 지나면 초록색은 노랗게 물들 것이었다. 미겔에게는 익숙한 풍경이었다. 바로 지금이 일 년 중 유일하게 초록색의 머리가 빳빳하게 하늘을 보고 있는 기간이었다.


주민은 피곤했던지 조수석에 타자마자 창문에 머리를 기대고 잠을 자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대원에 도착해 미겔이 흔들어 깨운 후에야 눈을 비비며 잠에서 깼다.


“미안하다. 너무 피곤했나봐.”


“괜찮아요. 일단 말했던 주소에서 가장 가까운 공터에 차를 주차했어요.”


“고맙다. 빨리 가자”


“아저씨 그 전에 화장실 가서 눈곱이랑 침자국만 닦고 가요.”


주민은 가까운 건물로 들어갔다. 차가운 물은 정신을 깨우며 잠을 쫒아냈다. 그는 아까보다는 조금 말똥말똥해진 눈으로 나왔다.


“가자.”


주민이 가지고 있던 주소는 두 개였다. 하나는 의뢰인인 마를이 준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신문사에서 받은 주소였다. 분명 그녀도 신문사에서 받은 주소라고 했었지만 이상하게도 두 개의 주소는 달랐다.


사실 이 문제가 그의 잠을 방해했던 가장 큰 이유였다. 우선 주민은 신문사에서 준 쪽지만을 미겔에게 보여줬고 그 곳으로 지금 미겔과 같이 가고 있었다. 그는 나머지 주소가 적혀있는 쪽지가 들어있는 주머니를 만지작거렸다.


“아까 커피 먹고 싶다고 하지 않았나요?”


미겔은 앞서 걸어가다 뒤로 홱 돌며 물었다. 익숙한 곳에 도착해서인지 미겔은 조금 들떠보였다.


“맞아. 너무 간절하구나.”


“저기 커피 맛이 나쁘지 않아요. 원래 더 잇있는 곳이 있는데 거긴 좀 멀어서 걸어가긴 힘들 거 같네요.”


주민은 미겔이 가리킨 장소로 가 뜨거운 커피가 가득 담긴 잔을 가지고 나왔다. 그는 평소에도 나무로 만든 자신의 커피 잔을 차에 싣고 다녔다. 오랫동안 써온 탓에 커피향이 베어 아무것도 담지 않아도 커피 냄새가 진동을 했다.


“빨리 가자.”


주민은 커피를 홀짝거리며 미겔을 따라갔다.




주민과 미겔이 건물로 들어가기 전이었다. 엄청나게 커다란 폭발 소리와 함께 검은 연기가 하늘로 올라갔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산발적으로 비슷한 폭발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기 시작했다.


펑 펑 펑


하늘은 금세 자욱한 연기로 뒤덮였다.


“무슨 일이지?”


주민과 미겔은 순식간에 벌어진 일 때문에 머리가 멍해졌다. 그때 누군가가 달려와 주민과 미겔이 들어가려던 건물 안으로 들어갔지만 곧바로 밖으로 쫓겨나 바닥에 엉덩방아를 찌며 넘어졌다. 미겔은 재빨리 그를 일으키며 물었다.


“무슨 일인가요?”


그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헉헉, 지금 나라에서 고용한 용병들이 자신들한테 충성을 맹세한 가게들 빼고 전부 습격하는 중이야!”


“언제부터요?”


“오늘 새벽에 시가지 내에 있는 반란군들의 거처를 기습했어. 지금은 반란군들이 응전하고 있는데 대부분 도시 밖으로 빠져나갔다고 하더군. 그래서 다른 사람들만 피해를 보는 중이라고...”


“반대파들은요?”


“당연히 강경파들은 반란군편에서 같이 싸우고 있지! 너도 강경파야?”


“아니요. 강경파 말고 온건파 사람들은요?”


“몰라! 몇 안 되는 온건파 녀석들은 벌써 다 도망갔겠지! 그나저나 너도 빨리 도망가는 게 좋을 거야!”


그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다시 뛰었다. 그는 금세 모퉁이를 돌아 시야에서 사라졌다.


“뭐야? 너희들은?”


남자를 내 쫓았던 건물의 문이 열리며 한 여자가 밖으로 나왔다.


“뭔데? 누가 또 왔어?”


뒤에서 또 다른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저희는 이곳에 볼일이 있습니다.”


주민이 정중히 부탁했다.


“볼일? 무슨 볼일인데?”


처음 나온 여자와 나중에 나온 여자는 똑같이 생겨 누가 누군지 구분하기가 힘들었다. 쌍둥이였다. 구불구불하고 긴 적갈색 머리에 선명한 이목구비로 인해 강한 인상을 주었다. 자세히 보니 그나마 한명의 얼굴에는 커다란 흉터가 있어 구분을 가능했다.


우악스럽고 두꺼운 검과 몸 군데군데 있는 여러 가지의 전투 장비들은 그들이 용병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반짝였다. 그들에게서는 피 냄새인지 아니면 화약의 냄새인지 혹은 죽음의 냄새인지 모를 역한 냄새가 진동했다.


“그저 사람을 찾고 있소.”


주민은 긴장하여 숨을 크게 쉬며 대답했다.


“사람? 누군데?”


얼굴에 커다란 흉터가 있는 여자가 물었다.


“그것까지는 몰라도 되잖소? 당신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이오!”


주민은 지지 않았다.


“그렇지 않을 걸? 우리는 여기 치안대 소속이거든. 킬킬”


둘은 동시에 기분 나쁜 웃음을 지으며 품안에서 자그마한 치안 요원 배지를 꺼내 주민의 눈앞에서 흔들었다. 주민은 일이 쉽게 풀리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강하게 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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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화. 목적지 : 다마스쿠스 in Chaft(1) 20.09.04 93 1 15쪽
9 9화 목적지 : 다마스쿠스(1) 20.08.31 71 1 14쪽
8 8화. City 대원(6) 20.08.28 80 1 14쪽
7 7화. City 대원(5) 20.08.24 79 0 14쪽
6 6화. City 대원(4) 20.08.21 88 1 12쪽
5 5화. City 대원(3) 20.08.17 108 2 12쪽
» 4화. City 대원(2) 20.08.14 131 1 12쪽
3 3화. City 대원(1) 20.08.10 175 2 14쪽
2 2화. 사건의 꼬리 +1 20.08.07 278 2 11쪽
1 1화. 실종 +3 20.08.03 636 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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