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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0.08.06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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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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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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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화 반역(3)

DUMMY

급기야 완전히 왕태자와 정치적인 결별을 선언하는 고종에게 이혁은 침묵했다.


권력은 같은 핏줄에게도 나눌 수 없는 것이라고 했던가?


이혁에게 빙의하고 나서 줄곧 조선의 안녕과 사직을 위해 노력해오던 이혁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을 지났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고종은 그를 정적으로 판단했고 모든 것을 빼앗았다.


그의 신하도, 그의 군대도... 그리고 그의 권력도.


이젠 돌이킬 수 없을지도 모른다.


왕과 왕태자의 사이가 완전히 벌어졌으니.


아마 이 자리를 벗어나면, 고종의 내관들이 그를 붙잡고 한양에서 먼 곳으로 유배를 보낼 것이다.


그리고 고종이 늙어 죽을 때까지, 아니 조선이 망할 때까지 가둬둘게 분명하다.



두근 두근


그 참담한 현실에 이혁의 심장이 빠르게 뛰고 혈압이 올라갔다.


두 눈에는 핏발이 섰고 무공을 익힌 손바닥을 피가 날 정도로 세게 쥐었다.


뚝... 뚝...


손바닥에서 붉은 피가 흐른다. 돌이킬 수 없는 부자간의 관계처럼...



이혁에게 빙의한 후 그는 고종과 민비에게 최선을 다했고 진짜 자신의 부모처럼 대했기에 상처를 더 많이 받았다.



‘하지만..... 이제 되돌릴 수 없어. 이미 아바마마는 나를 버렸다.’



붉게 물든 손바닥을 내려다보며 이혁은 조용히 대답했다. 똑바로 현실을 직시하자 흔들리던 동공은 안정되었고 얼굴빛도 밝아졌다.


이제 이혁은 상황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그렇군요. 아바마마. 알겠습니다. 소자. 골육상쟁이 필요하다면...”



꿀꺽.


고종은 이혁의 예상외의 태도에 당황했다.


그의 생각대로라면 이혁은 그의 말에 복종하고 두려워해야했다.


그런데 왕태자는 두려워하기는커녕 대놓고 맞설 것처럼 말끝을 흐렸다.



‘그럴 리가 없다. 내 아들이 나에게 맞설 리가... 언제나 착하고 효심이 깊었던 왕태자가 아닌가? 분명히 그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내게 복종할 것이다.’


하지만 고종의 생각과는 다르게, 이혁은 빙의해서 다른 사람이 되었고 대리청정을 하면서 많이 성장했다.


그래서 그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원래 권력을 잡기위해 부모 자식이 싸우는 일은 흔한 일이지 않은가?


조선왕조실록이 증명하듯이...



이혁은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대로 고종의 말대로 권력에서 밀려난다면 조선은 패망하고 그의 말로도 비참해질 것이다.


그래서 그는 좀 전까지 숙이고 있던 허리를 세우고 똑바로 고종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조금 전까지 망설였던 기색은 없어졌고 눈빛은 강렬해졌다.



“소자 더 이상 망설이지 않겠습니다. 아바마마! 조선의 옥좌를 폐하께 맡겨 둘 수는 없습니다. 그 자리에서 내려오시지요.”


“네... 네 이놈! 여봐라! 이 역적 놈을 당장 옥에 가두어라! 네 놈이 정령 미쳐버렸구나!”



고종은 역심을 드러내는 이혁의 꼬투리를 잡았다는 듯 의기양양하게 소리쳤다.


안 그래도 이혁을 처리하고 싶었는데 잘 되었다는 목소리다.



“크아아악!”


“누.... 누구냐?!”


“커억!!! 역... 역도가 나타났다!”


챙! 채챙!!!


“역도를 막아라!!!”


“조선의 최강 정예는 전하를 구출하라!!!”


“크어어억!!!”




하지만 상황은 그의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고 있었다.


갑자기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던 것이다.



챙! 채챙!!!!


“끄아아악!!! 폐하! 피하시옵소서!!! 여... 역도가!!!”


경복궁을 수비하던 병졸들이 비명을 질렀고 병장기가 부딪치는 소리가 시끄럽게 울려 퍼졌다.



“네 이놈들!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으아악!”


“무... 무슨 일이냐? 여봐라!!!”


밖에서 들리는 경고음에 고종은 직접 자리에서 일어나 목소리를 높였지만 아무도 대답을 하지 못했다.


오직 처절한 죽음의 소리만 그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을 뿐이다.


“사.... 살려줘!!!!‘



‘도대체 밖에서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설마... 하지만 그럴 리가 없다!’


고종은 지금 일어나는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었지만 문 밖에서 들리는 소리는 지금 상황이 꿈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게 했다.



“으악!”


그래서 고종은 노기가 어린 눈으로 이혁을 노려보며 호통 쳤다.


만약에 왕태자가 반역했다면 사지를 잘라 개에게 줘야할 것이다.

다시는 군주의 권위에 도전할 수 없도록.


“크어어억!!!”


밖에서 계속해서 비명소리가 들리자 고종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설마 그의 병사가 패했단 말인가?


하지만 그럴 리가 없다.


왕의 군대가 어찌 패한단 말인가?


아무리 친위대가 왕태자의 손에 있고, 경복궁의 수비를 어중이떠중이가 하고 있어도 그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건 말도 안 돼!! 왕의 군대가 역도들을 막지 못했단 말인가?!“



고종은 명성황후를 잃고도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막연하게 반란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일본 낭인들에게도 밀리지 않았던 군대가 왕의 병졸을 상대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네... 네 이놈! 설마!”


고종은 이혁이 이렇게까지 나올 줄 몰랐다며 자책했지만 이미 상황은 벌어졌다.


그래서 그는 언성을 높이며 이혁을 힐난했다.


분한 마음에 두 눈의 혈관이 터졌고 목소리는 덜덜 떨렸다.



“도...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이냐? 왕태자?”


“.......”


그러거나 말거나 이혁은 조용히 침묵하며 대꾸하지 않았다.


어차피 더 이상 대화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다.

조금 더 기다리면 그가 기다리던 사람이 도착할 테니.



그리고 10초정도 지났을까....



쿵!



곧 주위가 소름끼칠 정도로 조용해졌고, 의미심장한 표정을 하고 있는 이혁의 뒤에 있는 문으로 온 몸에 피칠 갑을 한 신설대장이 들어왔다.



드르륵-


저벅 저벅 저벅


그는 폐하의 앞이라는 것도 상관하지 않고 무식하게 군화 발로 대전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의 뒤로는 수십의 신설대원들이 피묻은 칼자루를 들고 따라왔다.


저벅 저벅 저벅 저벅



경복궁의 대전이 군인들의 군화 발에 짓밟힌다. 그들은 구식 군인 출신인 신설대원들이었다.


신설대에게 외국인과 신식군인만 대우했던 고종은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원한의 대상이다.


신설대원들은 지난 임오군란의 참혹한 원한을 잊지 않고 있었기에...



사람이 먹는 쌀에 흙을 섞어 줬던 군주는 존경받을 수 없다.



“전하! 감언이설로 폐하와 국정을 농락하고 있던 일당을 모두 참살했습니다. 다음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



경복궁에 고종을 유폐시키고 나서 왕태자 이혁은 서둘러 경복궁을 빠져나갔다.


이번 반역은 조선을 지키기 위해서 필수적인 일이었지만 어느 정도 즉흥적으로 벌어지기도 했다.


사실 이혁도 이 정도까지 일을 크게 벌이고 싶지는 않았지만 고종이 단발령을 시행하기까지 겨우 6일밖에 남지 않았기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


게다가 그가 깨어난 사실을 알면 고종이 가만히 있겠는가?


상대가 움직이기 전에 선수를 치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그래서 그는 구식 군대로 이루어진 신설대를 포섭해 경복궁을 쳤던 것이다.



“이제 어떻게 할까요? 왕태자 전하. 소신에게 어떤 명이라도 내려주십시오.”


“신설대장은 경복궁을 지키세요. 나는 대원군께 가보겠습니다.”


“하지만 혼자서 움직이시는 건 너무 위험하지 않습니까?”


“아니, 오히려 지금은 조용히 움직이는 게 안전합니다. 내각을 접수할 때까지 아무도 경복궁의 상황을 몰라야하니까.”


“알겠습니다. 전하. 저희 신설대만 믿으십시오!”


이혁은 이번에 자신에게 힘이 된 신설대장을 쳐다보았다.


역사에 한 줄의 이름도 새기지 못했던 인물이 이렇게 도움이 될 지는 이혁도 알지 못했다.


이미 조선의 역사는 대 변혁을 맞고 있었다.


그래도 아직까지 신설대장의 이름도 모른다는 미안함에 이혁은 그에게 물었다.



“그런데 아직까지 그대의 이름도 모르고 있었던 것 같군요. 이름이 무엇입니까?”


“하하. 소신은 몰락한 가문 출신이니 이름을 모르실 수도 있지요. 저는 지난 사변 이후에 새롭게 신설대장에 오른 남만리라 하옵니다. 원래는 친위대 1대대의 중대장이었습니다.”


“남만리.... 내 기억해 두겠소.”


구식 군인들이 모인 신설대는 고종에 대한 불만이 많은 조직이었다.


어쩌면 그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혁은 지금 위기에 몰려 있으니.... 군부의 지지가 필요했다.


그래서 이혁은 믿음직한 얼굴을 하고 있는 남만리 신설대장을 보며 미소지었다.



“남만리 신설대장.”


“예!”


“신설대 병사들을 모두 무장시킨 채로 대기 하시오.”


"예!! 왕태자 전하! 조선의 최강정예 신설대가 전하와 함께 할 것입니다! 그 곳이 지옥 불구덩이라고 해도!!"


작가의말

22시 50분에 하나 더 올라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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