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추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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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wise
작품등록일 :
2020.08.07 14:01
최근연재일 :
2024.03.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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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13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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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귀검의 장 Episode #2 - Life Goes On (8)-1

DUMMY

2부 귀검의 장 Episode #2 - Life Goes On (8)-1




“끔찍한 이야기군요. 무적자가 갑자기 살인귀(殺人鬼)가 되어버리다니···그래서 교단에서는 어떻게 이 일을 처리하려 했나요?”


조이의 물음에 미카의 얼굴이 한없이 어두워진다. 아마도 뭔가 그의 마음에 들지 않는 방식이 분명했을 듯 보였다.


“대처? 대처는 무슨! 그냥 쉬쉬한 것뿐이야. 높은 양반들은 이 일이 바깥세상에 알려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밖에 없으니까. 그러니 그가 생때같은 교단의 젊은 형제를 다섯이나 죽일 때까지 그를 제지하지 못하고, 목격자들의 입막음에만 온 힘을 쏟았던 거지.


결국, 이 일은 교황님께서 직접 나서게 되셨어. 그러고 나서야 크리슈나는 살인(殺人)을 멈추게 되었지.”


미카의 말에 조이가 깜짝 놀란다.


“설마 교황님께서 그를 직접 설득하신 건가요?”


“그래, 그런 셈이지.”


“그건 너무 위험한 것 아닙니까? 무적자가 나쁜 마음을 먹고 교황님을 암살이라도 하면 어쩌려고···”


“당연히 모두 교황님의 의견에 반대했어. 하지만 교황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기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더군.


‘우리 교단에, 아니 지금 세상에 크리슈냐를 막을 사람이 있는가? 알레리안 왕국의 ’철벽의 대공‘이나 프로이 제국의 왕자인 ’군단‘이라면 가능하겠군그래.


하지만 자네들이 그 두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겠는가? 보통사람들에게도 교단의 치부(恥部)를 보이기 싫어서 벌벌 떨면서, 권력자인 그들에게 퍽이나 우리의 약한 모습을 보여주겠군그래?


그러니 다들 잔말 말고, 나에게 맡기게.


어차피 힘으로는 ’무적자‘를 어떻게 못 해. 혹여 정말 크리슈나가 미쳐버려서 나를 어떻게 한다면, 녀석을 그렇게 만든 책임이 나에게도 있는 것이겠지. 하지만 못난 스승으로서 비뚤어진 옛 제자 놈에게 한마디 정도는 직접 해야만 하지 않겠나?’


교황님께서 이렇게까지 말씀하셨다니, 다들 뭐 어쩌겠어?”


조이는 속으로 적잖이 감탄한다.


자신이야 교황이라는 존재가 너무 까마득해서 어떤지는 전혀 모르지만, 보통 권력자들일수록 직접적인 위험에서는 발을 빼는 것이 일반적일 것이라고 조이는 생각해 왔다.


물론 이는 선입견(先入見)이지만, 조이는 수 없이 많은 퀘스트를 통해서 지위가 높은 사람 중에 상당수가 자신의 그런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경험을 해왔다. 그러니 최소한 조이에게 ‘권력자들 대부분은 자신의 몸을 끔찍이 사린다’라는 것은 결코 단순한 편견이 아니었다.


그런데 세상에서 가장 높은 지위를 지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교황이 스스로 위험을 짊어진다? 조이로서는 전혀 상상치도 못했던 일이었던 까닭이었다.


“솔직히 놀랍습니다. 교황님께서 직접 그런 위험을 떠안으시다니···제 관점에서 현재의 교황님은 대단하신 분이군요.”


“하하하. 그래서 내가 지금의 교황님을 존경하는 거지. 교황님은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단(剛斷)이 있는 분이시거든.


아무튼, 그런 교황님의 설득이었는지, 아니면 꾸중이었는지는 몰라도 무적자는 더 이상은 사고를 일으키지는 않았네.


이후에 내가 하도 궁금해서, 교황님께 어떤 말씀으로 그를 되돌려 놓으셨냐고 물으니까, 자세한 말씀은 하지 않으시더군. 그저 ‘크리슈나는 아직도 혼란(混亂)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상태이다. 그러니 그를 잘 감시해야 한다.’라고만 하셨지.”


“흠. 그렇다면 그 이후로는, 무적자가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습니까?”


“일단은 그렇네. 물론, 그에게 더 이상 대련(對聯) 같은 것은 허락되지 않았지. 하지만 그는 아무런 불만도 표하지 않았고 평소와 같은 모습이었기에, 다들 그렇기 유야무야(有耶無耶) 넘어갔던 거야.”


“다섯 명이나 죽였는데도 별다른 제재(制裁)도 없었다니···”


“흥, 그러니까 웃기는 일인 거지. 그래도 교단에서는 나름 주의는 하고 있었어. 혹시 다시금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이번에는 이 사실을 숨기는 것이 절대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았으니까 말이야.


그런데 갑자기 일이 터진 거지. 그가 몇 달 전에 이곳 ‘아르만’에 방문을 하게 되었거든. 그리고는···”


“···사라졌군요. 아마도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말이죠.”


“그래, 정답이야. 사실, 그에게는 계속 돌아가며 인퀴지터가 한 명씩 계속 붙어있었거든? 혹시나 해서 말이야. 그런데 크리슈나는 정말 아무렇지 않게 우리 요원을 따돌렸어. 더군다나 그를 감시하던 이가 상당한 실력자였는데도 말이지.”


말을 하며 미카는 씁쓸한 표정을 짓는다. 아마도 그는 당시에 무척이나 곤란했을 것이 틀림없었다. 그리고 지금 조이에게 경위를 말하는 도중 그때의 생각이 다시 나는 것처럼 보였다.


“···결국, 교단에서는 다시금 비상이 걸렸겠군요.”


“휴, 말도 마. 그때만 생각하면 진짜 아찔하다고···”


“그래서 미카님께서는 어떻게 하셨습니까?”


“나도 처음에는 당연히 그가 멀리 떠난 줄 알았는데, 한참 수사를 해보니 놀랍게도 이곳 아르만에 있더란 말이지. 정말로 등잔 밑이 어두운 경우였어. 사실, 나도 무척 당황했기에 평소에 안 하던 실수를 한 점도 있었고.


아무튼, 그는 어느 한 곳, 그러니까 꽤 커다랗고 경비가 삼엄한 저택에서 칩거하더군. 물론, 그곳을 떠나서 이곳저곳을 다니긴 했지만, 그리 먼 곳을 돌아다니진 않았어. 혹여 항상 건물 밖을 돌아다닐 때도 꼭 어떤 한 남자와 함께 있었지. 그리고 그가 바로···”


“그리폰 길드의 길드-마스터, 미스터 파벨이군요.”


미카는 말 대신 고개를 끄덕여 대답을 대신해 준다.


“······”


“아무튼, 이게 교단에서의 무적자가 벌인 일들일세. 내가 아는 이야기는 다 해준 거지.”


잠시 조이는 말이 없었다. 잠시 생각을 다듬기 위해서였다.


‘미카님은 교단 내에서의 그의 행적을 모두 말씀해 주셨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내가 아는 이야기를 해야 할 차례로군.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할까?’


조이는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일단, 자신은 미카에게 얻을 수 있는 것은 모두 얻은 셈이었다. 죽은 아르툼의 후사를 부탁하는 일이나, 살아남은 이들에게 혹여 불똥이 튀는 것을 막는 일, 그리고 무적자에 대한 정보까지 원하는 것을 모두 얻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렇기에 조이가 미카에게 흥미가 갈 만한 정보만을 선별해서 최소의 것들만 이야기한다 해도 별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어쩌면 그것만으로도 미카는 충분히 만족할 수도 있다. 그리고 보통 정보라는 것은 상대가 조금 알수록, 이쪽이 많이 알수록 가치가 커지는 법이다.


‘하지만···’


조이를 미카를 바라본다. 팔짱을 낀 채 이쪽을 바라보는 그 얼굴은 역시나 아직 앳되다. 그리고 차가운 가면을 벗고 자신의 본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미카라는 인간의 그 진실된 눈빛은 조이의 고민을 부질없게 만들었다.


“이런 거 저런 거 재지 말고, 그냥 다 말해주길 바라네. 그게···진짜 친구 아니겠나?”


“휴···알겠습니다. 이야기가 좀 길 테지만 괜찮으십니까?”


“하하. 전혀 상관없네. 밤은 길고, 아직 새벽닭이 울려면 멀었으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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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2 2부 귀검의 장 Episode #5 - 엘레지(élégie, 悲歌)-귀검(鬼劍)의 노래 (12) 24.03.27 3 0 16쪽
391 2부 귀검의 장 Episode #5 - 엘레지(élégie, 悲歌)-귀검(鬼劍)의 노래 (11) 24.03.20 6 0 16쪽
390 2부 귀검의 장 Episode #5 - 엘레지(élégie, 悲歌)-귀검(鬼劍)의 노래 (10) 24.03.16 9 0 16쪽
389 2부 귀검의 장 Episode #5 - 엘레지(élégie, 悲歌)-귀검(鬼劍)의 노래 (09) 24.03.13 10 0 15쪽
388 2부 귀검의 장 Episode #5 - 엘레지(élégie, 悲歌)-귀검(鬼劍)의 노래 (08) 24.03.09 13 0 18쪽
387 2부 귀검의 장 Episode #5 - 엘레지(élégie, 悲歌)-귀검(鬼劍)의 노래 (07) 24.03.06 9 0 17쪽
386 2부 귀검의 장 Episode #5 - 엘레지(élégie, 悲歌)-귀검(鬼劍)의 노래 (06) 24.03.02 12 0 16쪽
385 2부 귀검의 장 Episode #5 - 엘레지(élégie, 悲歌)-귀검(鬼劍)의 노래 (05) 24.02.28 11 0 16쪽
384 2부 귀검의 장 Episode #5 - 엘레지(élégie, 悲歌)-귀검(鬼劍)의 노래 (04) 24.02.24 12 0 17쪽
383 2부 귀검의 장 Episode #5 - 엘레지(élégie, 悲歌)-귀검(鬼劍)의 노래 (03) 24.02.21 12 0 15쪽
382 2부 귀검의 장 Episode #5 - 엘레지(élégie, 悲歌)-귀검(鬼劍)의 노래 (02) 24.02.17 16 0 16쪽
381 2부 귀검의 장 Episode #5 - 엘레지(élégie, 悲歌)-귀검(鬼劍)의 노래 (01) 24.02.07 13 0 15쪽
380 올리는 말씀 - 2부의 마지막 에피소드만이 남았습니다. 24.02.03 11 0 2쪽
379 2부 귀검의 장 Episode #4 - 드워프의 땅 (26) 24.01.31 12 0 15쪽
378 2부 귀검의 장 Episode #4 - 드워프의 땅 (25) 24.01.27 10 0 17쪽
377 2부 귀검의 장 Episode #4 - 드워프의 땅 (24) 24.01.24 14 0 17쪽
376 2부 귀검의 장 Episode #4 - 드워프의 땅 (23) 24.01.20 13 0 18쪽
375 2부 귀검의 장 Episode #4 - 드워프의 땅 (22) 24.01.17 15 0 15쪽
374 2부 귀검의 장 Episode #4 - 드워프의 땅 (21) 24.01.13 16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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