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에 용사로 살아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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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승비87
작품등록일 :
2020.08.16 23:30
최근연재일 :
2020.11.2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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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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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화 신경영의 정체와 설민초

DUMMY

병연은 다시 한번 큰 충격을 받았다.


복수의 급이 달랐다.


민초가 말하는 복수는 단순한 일 차원적인 것을 넘어선 것이었다.


물론 철저하게 신경영을 이용하고자 하는 병연의 생각과도 어느 정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었다.


병연은 거침없이 대답했다.


“그런 거라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전 당장은 말씀드릴 수 없는 몇 가지를 실험하고 있고, 그 실험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본격적으로 신경영을 이용할 생각이니까요.”


“그를 이용한다고요?”


“그렇습니다. 그가 가진 모든 것을 이용할 겁니다. 그리고 제 것으로 만드는 게 일단 첫 번째 목표입니다. 그 과정에서 에덴이나 바벨이라는 것도 손에 넣을 수 있을지는 확답 못 드리지만요.”


“그 정도면 안심입니다. 이제야 마음이 놓이네요.”


민초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고는 몸을 비비꼬며 말했다.


“그리고······이건 개인적인 부탁이지만······저도 힘을 얻고 싶습니다. 용사가 되고 싶다는······말입니다.”


“그건 어째서죠?”


“호신을 위해서이기도 하고······앞으로 모실 주군을 위해서 힘이 되고자······.”


“네? 주군이요?”


“네······표현이 조금 그렇기는 하지만요······아마도 그 시나리오대로 일을 진행하다 보면, 필요악이 되실 거에요. 그러니까······마왕······.”


“마왕? 하하······이상한 소리는 하지 마시고······필요악이 된다는 말은 공감하겠습니다만, 저는 믿을 수 있는 동료를 원하는 것이지 하인을 원하는 게 아닙니다.”


“아니요! 반드시 흑마를 탄 마왕이어야 합니다! 그건 정해진 거라고요!”


연초는 기가 막힌다는 듯이 헛웃음을 보였다.


그녀의 웃음을 본 민초는 부끄러운 듯 다시 몸을 꼬며 말을 이었다.


“그게······그냥······어머니께서 곧잘 말 하셨거든요. 제가 일을 방해하거나 칭얼거리면······흑마 탄 마왕의 시녀로 살기 싫으면 방해하지 말라고······근데 그걸 상상하는데 너무 멋있어서 이상형이 되어 버렸어요.”


“하하······.”


“그래도 시녀는 좀 그러니까······요.”


“시녀든 시종이든, 부하든 뭐든 저는 동료를 원합니다. 민초님이 그럴 마음이 있으시다면, 제 동료가 되는 거예요. 시녀가 아니라.”


“네.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현실과 이상은 구분할 줄 아니까요. 그래서 말인데, 코스모스를 지금 업데이트할 겁니다. 이 업데이트는 병연님의 조언으로 이루어졌다고 보고할 거예요.”


“무슨 업데이트죠?”


“용사님이 사냥하신 몬스터의 간략한 정보를 셋별 그룹의 서버에 자동 저장하는 기능입니다.”


“네?”


“사실······신경영 회장이 계속 몰래 추진하라고 했던 부분이기도 해요. 데이터는 무기가 되니까.”


병연은 잠시 생각에 빠졌다.


그리고 판단이 섰는지 민초에게 말했다.


“업데이트하세요. 그리고, 추가로 몬스터의 급소나 결함, 발생 정보 같은 것도 업데이트하게 하세요.”


“네? 그렇게 까지요?”


“네. 아주 좋은 먹이가 될 겁니다.”


병연은 실실거리며 웃었다.


그런 고급 정보를 왜 주냐고 핀잔을 주는 연초에게도 괜찮다고 말할 뿐이었다.


누구에게도 아직 얘기하지 않아야 하는 생각이 그의 뇌리를 스쳤고, 아주 좋은 협상의 먹잇감이라 판단했다.


“아, 그리고 조만간 제가 연락드리면 신경영 회장과 미팅 자리를 잡아주세요. 아직은 멀었지만요.”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동료가 되신 김에 지금 있는 제 멤버를 소개해 드려야 할 것 같은데. 시간 괜찮으신가요?”


“공대님과 최근에는 경청님이죠?”


“어떻게 아셨나요?”


“그······코스모스, 아니, 지수와 유기적으로 몰래 연락하고 있었습니다. 정확히는 저만 알 수 있는 암호화 코드로 제게 정보를 보내는 작업이었지만요.”


“앉아서 제 행적을 다 보셨다는 거네요.”


“죄송합니다······하지만, 이제는 아셨다시피 제 판단의 기준이 되셔야 했기 때문에······부득이하게 그렇게 했어요.”


“괜찮아요. 그리고, 앞으로는 말 편하게 하죠. 동료니까.”


“네! 그렇게 할게요.”


“그래. 민초야. 그래도 사람들은 직접 보고 인사하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시간 괜찮겠어?”


“오늘은 조금······낯을 가리기도 하고······.”


“알겠어. 그럼 네가 힘을 얻게 할 시기는 언제가 좋을까?”


“그건······사건이 터지고 용사님이 판단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냥 오빠라고 해. 용사라고 여기서 용사라고 하는 게 더 불편하고 이상해.”


“으응······적응하는데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이해해줘. 슬슬 가야겠다. 업데이트가 완료됐으니 아마 신경영이 반응할 거야.”


“내가 따로 너를 불러내거나 할 방법은 없나?”


“일단은 사정을 봐야겠지만, 아마 오늘 업데이트로 신경영이 조금 나를 풀어준다면.”


“아냐. 회사 도착하면 신경영에게 말해서 내가 연락하고 싶다고 말해. 너에게 어느 정도 자유를 줄 수 있게 말해볼게.”


“고, 고마워······.”


자리에서 민초가 일어나자 연초도 일어났고, 병연도 일어났다.


셋은 함께 밖으로 나갔고, 민초는 깍듯하게 병연에게 인사한 후 터미널로 향했다.


민초가 시야에서 사라진 후 병연은 담배 한 대를 물고서는 중얼거렸다.


“정말. 이름 그대로의 여자군.”


“일만 더 복잡하게 만드는 거 아냐? 그냥 단박에 처리해 버리는 게 속 편하고 좋을 것 같은데? 자료도 저만하면 충분하고.”


“지금 이 나라에서 신경영을 건드릴 수 있는 정부 기관이 있을 것 같아? 기업 길들이기가 통하지 않는 곳이라고. 거기는. 설사 우리가 직접 신경영을 처리했다 치자. 어떻게 될 것 같아?”


“······나라의 적? 지금 셋별 그룹은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고 있다고 하는 이미지가 강하니까.”


“즉, 스스로 자신의 존재를 나타내게 하는 방법뿐이야. 그게 아니라면 저 여자가 뜻하는 대로 가야겠지.”


“뜻하는 거?”


“일단 들어가자. 행사도 어느 정도 끝났을 거고.”


카페 안으로 들어가자 지쳐서 널브러져 있는 숙희를 볼 수 있었다.


병연은 간단하게 수신호를 하듯이 위로 올라오라는 눈치를 주었다.


생기가 돌아오는 그녀는 눈을 반짝이며 앞치마를 벗었다.


“점장님! 오늘 어땠어요?”


“덕분에 아주 좋아! 이런 경기에 이런 매출! 진짜 오랜만이라니까?”


“헤헤헤~ 다음에 또 시간 되면 도와드릴게요.”


“그러면 나야 좋지!”


숙희는 탈의실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병연과 연초가 기다리는 방으로 향했다.


세 사람이 마주 앉은 순간 숙희는 궁금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두 사람을 보며 물었다.


“그래서 뭐래? 무슨 얘기 했는데? 아! 궁금해서 미치는 줄 알았어!”


병연은 그런 숙희의 반응을 반쯤은 무시하듯 연초와 나누던 얘기를 진행했다.


“설민초가 뜻하는 바는 간단해. 자신과 같은 경치를 보게 만드는 것. 그것도 일평생을.”


무슨 얘기인지 모르는 숙희는 가만히 듣고 있었고, 연초는 되물었다.


“똑같은 경치라니?”


“아무것도 의지할 곳 없고, 갈 곳 없는 존재.”


“······고차원적이네.”


숙희는 궁금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서 대체 뭔데, 신경영 새끼가!”


“볼 자신 있어?”


연초는 옆에서 두 번은 못 보겠다고 밖으로 나갔다.


둘만 남은 상황에서 병연은 지수를 착용하고, 자신의 핸드폰에 영상을 재생시켰다.


괴물로 변해 사람을 뜯어먹는 신경영의 모습이 담긴 영상.


숙희는 아무런 대꾸도, 표정도 짓지 않고 가만히 그 영상을 바라봤다.


그리고 서서히 붉은 기운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물들이기 시작했다.


“야! 카페 박살 낼 일 있어! 일단 좀 참아봐! 참을 줄도 알아야지!”


병연의 말에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숨을 고르는 숙희는 입을 삐죽거렸다.


“그래서, 그 여자가 이 영상을 보여주고 뭐래? 살려달래?”


“아니. 민초의 어머니도 똑같이 잡아먹혔대. 그리고, 자신도 힘을 얻고 싶다고 했어. 동료가 되겠다고 했어.”


“믿을 수······아니 적어도 신뢰할 수 있겠어?”


“이 영상. 찾아내기 위해서 그 사람이 어떤 생활을 했을 것 같아? 자신의 어머니가 산채로 먹히는 걸 바로 옆에서 지켜봤던 애야. 물론 그와 관해선 조사해보면 나오겠지만,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어.”


“······하······오빠 옆에는 참······사연 많은 여자만 모여드네.”


“그 사연이 있기에 지금 우리가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거 아니겠어? 민초가 나를 만나고자 한 이유는 대외적으로는 지수의 업데이트를 위해서고, 사적으로는 자신도 내 동료가 되겠다는 거였어.”


“그래서 어떻게 하게? 나야 복잡한 얘기는 안 들어도 그만이고, 어차피 신경영에게 복수할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 그런데, 연초 언니 같은 경우는 두 번은 싫어. 불안해서.”


“그건 내게 맡겨. 다 생각이 있으니까. 시간은 걸리겠지만.”


“알겠어. 그러면······잠깐만······민초님 나이가 어떻게 되지?”


“너보다 한 살 많을걸?”


“뭐야! 또 막내야? 나도 언니~나, 누나~로 불리고 싶다고!”


“왜? 그편이 어울리잖아. 하하하!”


“웃음이 나오냐? 당연하다는 듯이 웃네? 함부로 웃는 거 아니다······나 화나면 무서워!”


숙희가 툴툴거리며 병연을 노려보고 있을 때, 연초는 야차같이 인상을 쓰고 이를 갈며 들어와서 얼음이 다 녹아 식어버린 커피를 단숨에 들이켰다.


그녀가 입에 담을 수 있는 모든 욕을 혼잣말로 중얼거린 후 콧김을 길게 내뿜고는 병연을 노려봤다.


“미친 협회장 때문에 일이 좀 생긴 게 있는데, 그거 처리하러 지금 당장 올라가야 해.”


“무슨 일인데? 그렇게 노발대발이야?”


숙희도 거들었다.


“그래. 언니. 언니는 생긴 것과는 다르게 얼굴을 너무 막 써. 조금 마음의 평화를 갖는 게 어때? 힘도 얻었는데.”


“평화를 가질 수가 있겠어? 그 망할 새끼 때문에 아주 협회 건물 앞에서 지금 유명 디자이너 부부가 시위하고 있다니까!”


“시위?”


“그래! 계속 병연 오빠를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했나 봐. 몬스터 의뢰로! 근데 협회장이 자기 마음대로 무시했어! 돈이 안 된다는 의미에서!”


병연은 그럼 지금 당장 자신이 가는 편이 좋은 것 아니냐고 물었다.


하지만, 연초는 자신이 일을 처리하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몬스터는 특정한 시기에 특정한 위치에서만 나타난다는 모양이었다.


특별하게 위해를 가하지도 않았고, 단지 나타났다 사라지는 형태로.


“그래서 이번에 나타났으니 그 부부 말로는 시간이 좀 걸릴지 모른다고 했어. 그러니까 내가 먼저 가서 일 처리를 하고, 절차를 밟고, 그 부부를 좀 달래고 해야지. 아우! 망할 새끼 협회에서 안 꺼지나!”


병연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


“뭐 조금만 참아.”


웃음이 나오냐는 연초는 그 자리에서 일어나 바로 서울로 향하기 위해 터미널로 갔다.


병연도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갈 채비를 했다.


“오빠. 가게? 좀 놀다 가지. 간만에.”


“아. 할 것도 있고, 아마 연초가 올라가면 몬스터는 나오지 않을 거야. 근데 나도 서울에 올라갈 생각이긴 해.”


“오빠는 왜? 몬스터는 나오지 않는다는 건 또 뭐고.”


“없어. 몬스터 같은 거. 오히려 다른 곳에 나타나고 있는 녀석이 있긴 해. 신월동 근처에서 나타나는 녀석을 먼저 처리하고, 그다음에 나를 그렇게 보고 싶어서 시위까지 하는 그 사람들을 만나면 딱 떨어질 거야.”


“아주 확신에 찬 말인데, 몬스터에 대한 증거가 있는 거야?”


“그 뭐냐. 우리나라 설화나 그런 곳에서 알려진 녀석들은 오덕이가 귀신같이 알아. 즉, 숙희 네가 어디 있는지도 귀신같이 알아.”


“스토커냐!”


“단지, 너는 오덕이 크게 신경 안 쓰는 거 같아. 비사문천의 힘을 빌린 것과 차이가 있다나? 아무튼, 너는 우리 집 가서 한동안 오덕이랑 시간 좀 보내.”


“뭐? 지금 애완동물 맡기는 거야? 나도 바쁜 사람이야!”


“걔가 더 바쁘게 해줄 거야. 하하하! 아마도 너 달달 볶일걸?”


그렇게 말하며 병연은 자신이 기를 다루어 손에 작은 구체를 만들어 내는 것을 보여주었다.


“어때. 갑자기 생각이 달라지지?”


“어, 어, 어, 매우, 많이! 언제 그렇게 된 거야?”


“오늘 바로. 잠깐 배우고.”


“오덕에게 배우면서 주의할 점은?”


“과일을 좋아해. 엄청!”


숙희는 자신이 원하는 분야의 능력을 배울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얼굴에서 웃음꽃이 피었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추석에 독자분들께 큰 절 올리는 최억만입니다.


추석이 왔습니다.


가지각색의 모습으로 추석을 보내시겠지만, 부디 건강하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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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100화 장례와 새로운 시작 +2 20.11.22 315 5 14쪽
99 99화 잠깐의 방랑 20.11.21 215 6 12쪽
98 98화 분노와 복수와 결착 20.11.20 226 7 12쪽
97 97화 분노와 복수와 결착 20.11.19 205 6 12쪽
96 96화 분노와 복수와 결착 20.11.18 201 6 12쪽
95 95화 분노와 복수와 결착 20.11.17 230 6 13쪽
94 94화 신대륙 진출의 서막 20.11.16 233 6 12쪽
93 93화 신대륙 진출의 서막 20.11.15 225 6 12쪽
92 92화 신대륙 진출의 서막 20.11.14 238 5 12쪽
91 91화 신대륙 진출의 서막 20.11.13 238 5 12쪽
90 90화 신대륙 진출의 서막 20.11.12 264 6 12쪽
89 89화 신대륙 진출의 서막 20.11.11 231 6 13쪽
88 88화 신대륙 진출의 서막 20.11.10 229 7 12쪽
87 87화 세계용사협회 창설 발표 20.11.09 229 7 12쪽
86 86화 세계용사협회 창설 발표 20.11.08 245 7 13쪽
85 85화 모두가 보는 앞에서 삼팔선을 통과하는 용사 20.11.07 229 7 13쪽
84 84화 강철이 사냥 20.11.06 269 8 12쪽
83 83화 강철이 사냥 20.11.05 216 7 13쪽
82 82화 강철이 사냥 20.11.04 218 7 12쪽
81 81화 산군과 오작교 20.11.03 216 7 12쪽
80 80화 처용 가면의 소녀 20.11.02 219 7 13쪽
79 79화 북진 20.11.01 220 7 12쪽
78 78화 북진 20.10.31 222 7 12쪽
77 77화 작당의 시작 20.10.30 227 7 12쪽
76 76화 작당의 시작 20.10.29 230 7 13쪽
75 75화 설민초를 빼 오기 20.10.28 225 7 12쪽
74 74화 설민초를 빼 오기 20.10.27 238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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