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에 용사로 살아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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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승비87
작품등록일 :
2020.08.16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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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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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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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화 대통령과의 약속

DUMMY

병연의 첫 질문부터 대통령은 당황스러웠다.


그도 그럴 것이 협회의 독립을 얘기했기 때문이었다.


“당장은 아닙니다. 아직 준비단계에 있습니다. 단지 제가 대통령께 바라는 것은 지지를 선언해 주시는 것입니다.”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괴물 사냥에 특화된 집단을 포기해야 할 국익이 있을까요?”


“타당한 이유라면 있습니다. 전 세계는 혼란 속에 있고, 지금 그에 맞는 임무를 수행할 기관은 용사협회뿐이죠. 하지만, 이에는 곤란한 점이 많습니다.”


“어떤 곤란한 점을 얘기하시는지요.”


“간단하게 지금 같은 경우입니다. 몬스터의 소행으로 볼 수 있는 사건에 용사가 투입되는 과정이 너무 복잡합니다. 타국으로 갈 때 그에 맞는 절차가 필요하기도 하고, 저희가 소지한 무기류를 가지고 가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죠.”


“그건 그렇습니다만, 해당 절차는 국가 간의 행정체계이자 경제, 사회, 정치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런 것으로 소모되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싶다는 겁니다. 대외적으로 대한민국은 홀로 가진 것을 국제기구로 인정하고 공표함으로 세계적인 신뢰와 함께 자국의 이익보다 세계 모든 사람을 아우른다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대통령은 잠자코 병연의 말을 들었다.


“또한, 이는 현직 대한민국 대통령의 업적이 되겠지요. 국제기구가 된다면, 용사협회를 유지하는 세금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지금은 인건비부터 모든 것을 고려해야 하지만, 그때는 의뢰비만 있을 뿐이죠.”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일을 성사시키기 어렵습니다. 그 결정이 국민적인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우선 지금 낭비되고 있는 실업급여 형식의 용사 정착 지원금부터 차단해야 합니다. 물론 김모 용사님 덕에 해당 이슈가 조금 수그러들었지만요.”


“그 부분도 크게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국제기구로 나아갈 수 있게 운을 띄워주신다면, 저는 용사가 되는 방법을 전 세계에 공표할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용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 늘어나겠죠.”


나머지는 국제기구로 얼마나 탄탄하게 운영하느냐에 달린 문제였다.


진정으로 활동하는 용사가 많아지고,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고, 세금 낭비에 대한 이슈를 지울 수 있다면 대통령으로서 나쁜 조건은 아니었다.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국제기구로 인정받은 후 세계용사협회가 되었을 때, 저는 어느 국가에서도 지원금과 같은 명목하에 경제적인 이득을 취하지 않을 겁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병연이 구상하는 시나리오대로 일이 진행된다면, 굳이 타국에 지원을 받을 이유가 없었다.


오히려 용사들의 활동이 많아지고, 장인의 활동이 많아져서 경제활동이 원활하게 굴러가면 자신이 구상한 화폐를 통해 세금과 같은 방식으로 징수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병연은 그마저도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누구의 것도 아닌 완전한 독립 체제를 갖는 것.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


어쩔 수 없는 빈부격차를 능력으로 해소할 수 있게 만드는 것.


누구나가 자신이 원하는 형태로, 능력을 사용하며 살게 만드는 것이었다.


유토피아를 만드는 것도, 디스토피아를 만드는 것도 관심 없었다.


그냥 사람으로 태어나 자신이 태생부터 가진 것을 이용해 만족감을 느끼며 살게 하는 것만이 관심사였다.


지금 병연 자신이 만족감을 느끼며 일을 하고 있듯이.


대통령의 반응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어떻게 그런 기구를 만들 것인가에 대해서 의문점이 많았기에 선뜻 확답을 줄 수 없었다.


대통령이란 그런 것이었다.


나라의 중심이자 대표 행정을 수행하는 기관의 장이지만, 책임이라는 무게감은 다른 어떤 공무원의 장보다도 거칠고, 파격적이며, 무거웠다.


확실하게 국가에 이익이 되는 선택과 다수의 지지를 받는 선택을 해야 하는 존재.


국가의 존망을 두고 업적을 남겨야 하는 존재.


입법부의 잘못도 사법부의 잘못도 행정부의 잘못도 모두 자신의 책임인 존재.


그렇게 대통령이 고민에 빠진 사이에 병연은 한 가지 말을 더했다.


“아, 해당 기관을 만들기 위해서 저는 몇몇 기업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즉,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이를 공표했을 때, 대한민국이 가장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요.”


“기업들을 만났다고요?”


“정확히 아직 총수를 만난 것은 신경영 회장과 비둘기 아파트의 회장. 두 사람뿐이지만, 앞으로 한국폭약과 비너스 그룹 등 몇몇 기업의 회장들을 만나서 얘기를 나눌 일정을 잡고 있습니다.”


“······흠······.”


깊은숨을 내쉬며 다시 생각에 잠긴 대통령에게 병연은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일단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그 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았다는 것. 그리고, 확실하게 경제적인 이익을 쟁취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는 것.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도 만나봐야겠군요.”


“그러셔도 괜찮습니다. 일단은 아직 만나지 못한 기업 인사들을 제가 만난 후 말씀드린 것들을 설명하고 만나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건 왜죠? 대통령의 직책으로 먼저 만나서 그들과 협상을 하는 편이 빠르고 간편하지 않을까요?”


대통령의 의중은 간단했다.


병연이 총수들을 설득하기 이전에 자신의 편으로 사람들을 솎아내는 것.


하지만, 병연은 그 생각을 간파했고, 자신이 먼저 만나야 하는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기업마다 준비해야 하는 과정과 일이 다르고, 그것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것은 저밖에 못 하는 일입니다. 오히려 대통령께서 제게 일임했다고 하는 편이 업적과 일을 순탄하게 만드는 좋은 판단이 아닐까요?”


“그렇지만, 이는 사회적으로 상당히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입니다. 그에 따라 제가 직접······.”


병연은 대통령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순서를 가로챘다.


“큰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더더욱 제가 나서야 합니다. 이 분야에서 지금 업적을 세운 것은 저와 제 동료뿐이고, 미국에도 입김이 닿는 것은 접니다. 대통령께서는 제 의견에 동조하시고 업적을 가져가시기만 하면 됩니다.”


대통령은 고민이 끝나지 않았다는 듯이 안경을 다시 고쳐잡았지만, 특별하게 더 할 말이 없었다.


“그럼 하나 약속해 주시죠. 용사님.”


“무엇을 약속드릴까요?”


“일단 북해도에 가서 사건을 해결하신 후 기업인들을 만나고 협상이 끝나면, 저에게 결과를 알려주세요. 가실 때 비서실장의 전화번호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 부분. 약속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 나라와 기업에 피해가 없어야 합니다.”


“나라에는 피해가 없을 거라 장담할 수 있지만, 기업의 경우에는 시대의 흐름을 어떻게 타느냐에 따라 다르기에 확답드릴 순 없습니다. 다만, 피해가 있다면 최소화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추후에 뵙도록 하죠.”


“네.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병연은 자리에서 일어났고, 아무 말 없이 대화에 끼어 있었던 숙희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볍게 목례를 한 후 집무실을 빠져나온 두 사람은 안내를 받으며 청와대를 빠져나와 정문에 도착했다.


그렇게 광화문까지 도착한 두 사람.


숙희는 지루하다는 듯이 망치를 들고 세종대왕 동상 앞에 섰다.


“쓸데없이 얘기가 너무 길어! 밥은 맛있었지만.”


“하하하! 쓸데없지 않아. 다만, 그동안 내가 이런 짓을 하고 다니는 곳에 네가 같이 없었을 뿐이지.”


“그야 내 관심사가 아니니까. 별수 없지. 내 머릿속은 온통 그 도마뱀 녀석을 어떻게 이 방망이로 으깨느냐 뿐이니까.”


“근데······그게 정말 방망이라고 할 수 있냐?”


“왜? 아주 그럴싸한 도깨비방망이잖아! 오빠가 무엇이 되는지 한번 두들겨 볼까?”


“그만둬······일단 연초에게 연락해야지. 북해도로 가는 절차를 밟아야 하니까.”


“그래. 후딱 가서 깨부수고 오자. 오덕에게 배운 거 써먹고 싶어서 안달 났거든!”


“일단······사람들이 우리······아니 네 망치 때문에 몰려들기 시작하는 거 같으니까 자리부터 피하자.”


두 사람은 가벼운 발놀림으로 뛰어올라 중심 일보 빌딩 헬기장 위에 올라섰다.


병연은 바로 연초에게 연락을 했다.


“일본 북해도로 가는 절차 좀 밟아 줘.”


“가는 건 이미 허락이 떨어졌어. 조금 전에. 대통령실에서 다이렉트로. 그런데 문제는 갈 방법이 없다는 거야.”


“갈 방법이 없다니?”


“매우 간단한 문제야. 비행기가 착륙할 수 없어. 배로 가야만 하는데, 배도 파도가 거세서 장담 못 해. 거기에 인근 바다도 전부 두껍게 얼어 있어서······.”


“알았어. 일단 가도 된다는 허락은 떨어졌다는 거지?”


“방법이 있어?”


“일단, 떠오른 건 있어. 뭐, 헤엄쳐 갈 수도 있긴 하겠지만 그러긴 싫으니까.”


“알겠어. 그럼 나는 오빠가 가 있는 동안 준비할 게 있어? 생각 같아서는 나도 가고 싶긴 한데.”


“비둘기 아파트 도창수 이사에게 연락해서 일정이 어떻게 조율되고 있는지 물어보고, 만약 어려움이 있다면 네가 좀 도와줘.”


“알았어. 그럼 조심히 다녀와! 이상한 짓 하지 말고!”


“내가 무슨 사고뭉치냐······.”


연락을 끊은 병연은 숙희와 함께 천안으로 향했다.


숙희의 신체적 변화를 시험할 겸 뛰어서 천안까지 가기로 정하고, 인적이 드문 산길을 따라서 달렸다.


숙희는 확실히 이전보다 육체적인 능력이 향상했다.


특별히 두억시니의 힘을 쓰지 않아도 병연의 속도에 맞춰 뛸 만큼 빨랐고, 옷이 마구잡이로 찢어지지 않을 만큼 힘을 컨트롤 할 수 있었다.


천안에 도착하여 간단하게 무기를 챙긴 병연은 공대에게 가서 총 제작이 얼마나 남았는지 물었고, 답변은 간단했다.


“권총은 P320을 기초로 해서 만들었고, 소총은 아직 고민 중이야.”


“그럼 그 권총부터 줘. 명칭은 정했어? 어차피 기초로 했다는 건 P320이 아니란 거잖아.”


“명칭? 생각해 본 적 없는데.”


“이건 시작품이라고 생각하고, 다음부터는 무기의 네이밍도 좀 부탁햐. 명색이 최초 장인이 만드는 무기인데 정식 명칭도 없으면 섭섭하잖냐.”


“그려. 네가 요 몇 달간 한 말 중에 가장 기분 좋은 말이다. 푸하핫! 탄은 열여덟 발 탄창은 하나만 만들었어. 테스트 용이니까.”


“그려! 조만간 새로운 자재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으~”


“기왕이면, 전통적인 걸 만들게 해줘라.”


“오냐~”


병연은 공대의 시작품 권총을 받아들고 자신의 칼을 챙긴 뒤에 뒤뜰로 나가 오덕을 불렀다.


“오덕!”


메아리치듯이 오덕 소리가 울려 퍼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에서 오덕이 날아와 병연의 앞에 착지했다.


“아빠 잘 자고 있었는데, 무슨 이유로 불렀는가?”


“나랑 숙희 태워서 일본에 좀 가야겠어.”


“열도에? 거기는 뭐하러?”


“북해도에 뭐가 나타난 거 같아. 그걸 퇴치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와서.”


“북해도라······안 가는 편이 정신 건강에 좋을 것 같은데 말이지.”


“일단 가보자. 퇴치하든지 안 하든지 그건 가서 결정하고. 간 김에 신대륙도 가보고 싶으니까.”


오덕은 뭐 어찌 되어도 상관없다는 듯, 자신이 할 말은 다 했다는 듯.


혀를 한 번 날름거렸다.


병연은 공대의 냉장고에서 토마토를 하나 꺼내 오덕에게 주었고, 기분 좋은 듯 토마토를 한입에 먹어치운 후 덩치를 키웠다.


“자. 아빠. 숙희 낭자. 올라타.”


병연과 숙희는 오덕이 펼친 날개를 계단 삼아 등 위로 올라갔다.


부드러운 깃털에 몸을 맡기고 가볍게 출발이라고 말하자 오덕은 거대한 날개를 펄럭이며 순식간에 하늘로 올라 구름 위로 몸을 숨겼다.


날갯짓 한 번에 수 킬로미터를 순식간에 날아갔지만, 바람의 저항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편안했다.


“아빠. 이 정도 거리를 날게 할 거면 앞으로 과일 한 개보다 더 주던지! 특별한 과일을 주던지! 심지어 토마토는 채소잖아!”


“알았어. 일 끝나면, 달고 맛있는 과일로 챙겨줄게. 걱정하지 마.”


병연은 오덕의 등을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타일렀고, 그 광경을 숙희는 재미있다는 듯 지켜봤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최억만입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셨다면, 좋아요와 댓글, 선작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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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100화 장례와 새로운 시작 +2 20.11.22 315 5 14쪽
99 99화 잠깐의 방랑 20.11.21 215 6 12쪽
98 98화 분노와 복수와 결착 20.11.20 226 7 12쪽
97 97화 분노와 복수와 결착 20.11.19 205 6 12쪽
96 96화 분노와 복수와 결착 20.11.18 201 6 12쪽
95 95화 분노와 복수와 결착 20.11.17 230 6 13쪽
94 94화 신대륙 진출의 서막 20.11.16 233 6 12쪽
93 93화 신대륙 진출의 서막 20.11.15 225 6 12쪽
92 92화 신대륙 진출의 서막 20.11.14 238 5 12쪽
91 91화 신대륙 진출의 서막 20.11.13 238 5 12쪽
90 90화 신대륙 진출의 서막 20.11.12 264 6 12쪽
89 89화 신대륙 진출의 서막 20.11.11 231 6 13쪽
88 88화 신대륙 진출의 서막 20.11.10 229 7 12쪽
87 87화 세계용사협회 창설 발표 20.11.09 229 7 12쪽
86 86화 세계용사협회 창설 발표 20.11.08 245 7 13쪽
85 85화 모두가 보는 앞에서 삼팔선을 통과하는 용사 20.11.07 229 7 13쪽
84 84화 강철이 사냥 20.11.06 269 8 12쪽
83 83화 강철이 사냥 20.11.05 216 7 13쪽
82 82화 강철이 사냥 20.11.04 218 7 12쪽
81 81화 산군과 오작교 20.11.03 216 7 12쪽
80 80화 처용 가면의 소녀 20.11.02 219 7 13쪽
79 79화 북진 20.11.01 220 7 12쪽
78 78화 북진 20.10.31 222 7 12쪽
77 77화 작당의 시작 20.10.30 227 7 12쪽
76 76화 작당의 시작 20.10.29 230 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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