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마왕의 의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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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속다크
작품등록일 :
2020.08.16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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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9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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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시작 (3)

DUMMY

3.



‘NP’

-띠링!


━━━━━━━━━━━━━━━━━━━━━━━━━━━━


NP (negative point): 11


-11NP 획득했습니다. 당신은 동료 찰스와의 동행 약속을 거절하였습니다. 찰스는 오랜만에 말이 통하는 동료를 얻어서 즐겁게 행상을 떠날 즐거운 기대를 했지만, 당신은 그 기대를 무심하게 저버렸습니다. 게다가 물품과 거래처를 소개하는 수고로 얼마간의 이득 얻지 않을까 하는 소소한 행복마저 무산시켰기에 부정적 에너지 11포인트를 획득합니다.

━━━━━━━━━━━━━━━━━━━━━━━━━━━━


확인해보니 11포인트가 적립되어 있었다. 생각보다 너무 쉽게 획득한 거 아닌가란 생각도 들었지만, 그 양이 얼마 되지 않음에 곧 납득했다. 나는 좀 더 쉽게 NP를 획득할 방법을 고민하면서 신중해지기로 결정했다. 이곳에서 누구를 죽이거나 다치게 해서 NP를 획득할 수는 있지만, 막무가내로 움직이다가 감옥에 감금되거나 처형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나는 먼저 이곳의 문화나 삶에 익숙해져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며칠간은 이곳 국경도시 나인 하트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그나저나 이 찰스라는 친구는 나와의 동행을 얼마나 기대한 거야?



.

.

.

.



“이번에 슬라임토벌 공고 보상 봤어? 이거 갈수록 너무하는 거 아니야?”

“젠장, D급 모험가 일이 다 그렇지.”

“X 같은 길드 공헌도만 아니면 진작 C급은 달았는데”


며칠간의 정보수집과 고민을 통해서 향후 일정을 결정한 나는 지금 길드로 왔다. 길드의 1층 로비에서 상인담당 안내창구에 줄을 섰다. 이세계하면 길드 아니겠는가.


길드 내부에는 꽤 많은 사람으로 북적댔다. 곳곳에 길드를 상징하는 문양이나 깃발들이 보였고, 구석에서는 속닥속닥 비밀스러운 정보를 공유하는 무리도 보였다.


게다가 상인길드가 모험가 길드와 같이 건물을 사용하는 까닭에 검이나 활, 지팡이와 같은 무기를 든 모험가들도 꽤 많다. 신기한 마음에 곁눈질로 모험가나 상인들의 이야기나 장비들을 구경하기 용이해 보이는 안내 창구에 가서 줄을 섰다.


도움말에서 읽었던 바로는 모험가 길드는 등급제를 시행하고 있다. S부터 D급까지 특출난 실력이나 능력이 있지 않으면, 차근차근 D급부터 길드가 제시하는 의뢰를 수행해야지만 승급할 수 있다. 그래서 D급은 대략 1년 정도는 의료를 진행해야 승급 자격을 얻고 C급은 3년 정도는 해야 B급 승급의 자격을 얻는다. 물론 자격을 얻는다고 전부 승급에 통과하지는 않는다. 길드가 제시하는 의뢰를 혼자서 수행하여 완료해야지 승급된다.


당연히 등급에 따라서 선택 가능한 폭이 넓고, 보수도 좋기 때문에 길드 소속이면 누구나 승급을 바라보면서 길드 의뢰를 받고 있다.


“아~ 몬스터 토벌은 지겨운데, 편한 부잣집 경비 일은 없나?”

“부잣집은 경비는 대우가 좋아서 A급 녀석들도 노리고 있어서 경쟁이 치열하다는데, 이번 의뢰 중에 와이번 토벌이 짭짤한데 같이 갈래?”

“에이, 와이번은 좀 위험할 텐데?”


근처에서 번쩍번쩍한 장비를 착용한 모험가 무리가 공고를 보며 여유롭게 떠들고 있었다.


상인길드 역시 등급제이지만 모험가의 등급제와는 아주 다르다. 상인길드의 역할은 상인과 상인, 모험가들을 연결하는 교역소와 같은 개념이다. 그래서 상인길드에 물품구매 및 판매 또는 의뢰를 자주 하거나 의뢰의 규모가 클 경우 등급이 올라가게 된다. 물론 수수료가 있어서 가능하면 발품을 팔아서 직거래로 물건을 처리하거나 의뢰를 하는 게 좋지만, 길드의 수완 능력과 정보력은 대단해서 어쩔 수 없이 많이들 이용한다.


도움말에서 읽어봤던 내용과 그동안 수집했던 정보를 상기시키며 주변을 살펴보고 있으니 내 차례가 왔다.


“네, 다음 분 들어오세요~”


상냥한 톤이지만 꽤 지쳐 보이는 여성의 목소리가 창구에서 들렸다. 천천히 다가가서 준비했던 말을 하려는데


“어? 레인 씨 어떤 일로 오셨어요? 혹시 저번에 말한 넵튠으로 같이 갈 동행 건인 가요?”

“아.... 예예 맞아요. 그것 때문에 왔습니다.”


오! 기억해 주다니 꽤나 유능한 직원이네, 클라라..... 기억해 둬야겠군.


“마침 연락드리려고 했는데, 잘 됐네요. 이번에 중견 상단에서 해상도시 넵튠으로 가는 무역이 있어서 동행 요청하면 될 것 같은데, 잠시만요~”


아직 대답도 하기 전에 그녀는 어디론가 가더니 어떤 아저씨를 데리고 왔다.


“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일단 내가 먼저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건넸다. 풍성한 수염에 동글동글한 인상을 받은 아저씨이다. 여직원의 소개로는 이 아저씨는 카프라 상단에서 10년 이상 근속했던 고용인이라고 한다.


“그런데 듣자 하니 등급도 C급이고 상인 생활도 꽤 했다고 들었는데, 넵튠은 초행이라고? 생각해둔 물건이라도 있는 건가?”


딱히 의심스러워서 물어보았다기보다는 의례적인 질문인 것 같았다.

사실 나는 물품을 어느 정도 정해두었지만, 순순히 알려주는 것도 좀 그래서 그냥 대충 얼버무렸다.


“아직 확정된 건 없고, 도착해서 살펴보고 결정할 생각입니다.”

“그렇구먼, 하긴 어련히 알아서 하겠지. 워낙 오지랖이 넓어서 이해하게 허허~”


내가 조금 불편한 기색을 보이자, 털북숭이 고용인은 넉살스러운 웃음을 흘리고는 모레 출발할 합류 지점과 시간을 알려주고 떠났다.


“그럼 그때 봅세”

“예, 들어가세요~”


일반적으로 상단에서는 동행을 거부하는 일이 적다고 한다. 왜냐면 동행을 허락해서 생기는 단점이 없다. 호위 인원을 충원하거나 속도를 줄이거나 할 필요도 없고, 도적이 통행료를 요구한다고 해도 상단에서는 상단 인원만 통행료를 지불하면 된다.


게다가 몬스터와의 전투가 발생 시엔 조금이라도 동행인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에는 미끼로 활용해서 도망갈 시간을 벌 수도 있다. 게다가 목적지에 도착하면 동행하는 상인들이 상단 사람들에게 식사 대접하는 것이 관례다. 이래저래 상단 입장에선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다.


나 같이 혼자서 무역하는 소규모 보따리 상인은 필수적으로 상단에 빌붙어 다녀야만 한다. 혼자서 상행을 하러 가는 객기를 부렸다가는 돈 걱정이 아닌 목숨 걱정을 해야 할 일이 태반이기 때문이다.


“수수료 은화 5개 되겠습니다~”


소지품에서 은화를 꺼내 지불하고 나가려는 차에 여직원의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아서 다시 한번 유니폼 가슴 옆 명찰을 확인했다. 클라라 역시 예쁜 이름이다. 게다가 예쁜 이름만큼이나 마음씨가 굉장히 큰 것 같다.



.

.

.

.


이틀 뒤, 약속한 장소와 시간에 맞춰서 도착하니, 마차 5대와 출발을 분주하게 준비하는 상단의 고용인들이 눈에 들어온다. 아직 이른 아침이어서 주변에 뿌연 안개가 자욱하다. 안갯속에서 준비가 한창인 사람들을 바라보며 나는 계획을 점검했다.


먼저, 이번 상행에서 내가 노리는 것은 바로 술이다.


해상도시 넵튠의 럼주는 명품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귀족이나 고위 모험가 등 재력이 있는 부류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하다. 그런데 막상 넵튠에서는 럼주는 뱃사람들을 위해서 만든 술이라 그렇게 비싸게 판매되고 있지 않다고 한다.


게다가 술은 보관이 용이해서 상하거나 부패할 일도 거의 없어서, 교역하기에 제격이라 할 수 있었다. 액체라서 무겁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금화 12개 정도면 어찌어찌 중고 소형 마차 정도는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




하여튼 현재 계획은


1. 넵튠에 가서 럼주를 저렴하게 구매한다.

2. 복귀해서 시장 판매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한다.

3. 반복해서 기존의 럼주 상인들을 불행하게 만들어 NP를 획득한다.

4. 마족의 눈을 구매한다.


술을 통해서 많은 돈을 벌고 그 돈으로 매점매석을 하여 상인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이다.

아마도 이 정도면 금방 500포인트를 모을 수 있을 거란 희망에 차 있다. 그 후 계속 상행을 할지 말지는 상황을 봐서 선택하면 될 것이고, 지금은 이번 상행에 성공하는 것만 집중하기로 했다.


여관에서 소개해 준 넵튠의 럼주 판매처를 찾아가서 럼주를 구매하고, 가능하면 양조장에 방문 직접 거래를 하거나 계약을 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슬슬 출발 준비가 끝나가는 분위기를 읽고서 나는 상단의 무리에서 저번에 소개 맞은 중년 남성을 찾아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저번에 상인길드에서 소개받은 레인이라고 합니다만....”

털북숭이 고용인은 깜빡했다는 듯이 묘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 어디까지 간다고 했더라.....”

“넵튠까지 갑니다.”

고용인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움직이며 말했다.


“잠시 따라오게나.”


그는 나를 데리고 상단 무리의 후위 쪽으로 데려갔다. 그곳에는 대여섯 명의 보부상들이 짐을 가운데 두고 둥그렇게 앉아있었다. 무리의 리더로 보이는 자가 말을 걸었다.


“어이, 그 친구는 뭔가? 새로운 고용인?”

“내가 저번에 말하지 않았나 동행인이 한 명 추가될 거라고, 그 친구이네.”

“흠....?”


보부상들의 리더는 나를 위아래 훑어보다가 말했다.


"뭐 덩치도 좀 있어 보이고, 안될 것도 없으니 우리가 맡도록 하지."

"그래 자네가 잘 알아서 관리하게."


털북숭이는 나에게 이들은 지금까지 넵튠으로 오가는 상행을 여러 번 해온 보부상들이며, 앞으로의 상행은 이들과 같이 이동할 것이니, 초행인 자네는 도움을 받아서 이동하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말이 도움을 받으라는 거지 그냥 닥치고 통제에 따라야겠지.


보부상의 리더는 하관이 길쭉하고 30대 중후반 정도로 보이는 사내였다. 그는 다시 자리에 앉더니 나를 힐끔 바라보았다.


“ 특별하게 할 줄 아는 게 있나? 요리라던가, 식물 채집이라던가.”

“ 아뇨. 잡 심부름이나 짐 나르기 정도는 잘할 수 있습니다.”


딱히 할 줄 아는 게 없던 나는 대충 힘쓰는 일 정도만 할 수 있다고 답하였다. 리더는 굳이 내 정체나 목적 따위를 일일이 묻지 않고서, 바로 앞으로의 동행하는 동안에 지켜야 할 규칙들을 내게 설명해 주고서 따를 수 있는지는 물었다. 나는 별 고민 없이 바로 승낙했다.


“예, 알겠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나는 설거지와 천막을 치고 접는 것을 담당하기로 했다.


곧 상단이 출발했고, 나와 보부상 무리도 뒤를 쫓아서 이동하기 시작했다. 대략 4시간 정도 이동하고 쉬었다가 다시 이동하는 것을 반복하니 벌써 저녁 식사 시간 시간이 다가왔다. 낯선 환경 속에서 종일 걷다 보니 피곤했지만, 별다른 문제 없이 순조롭게 오늘 예정된 거리만큼 이동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천막 치는 것에 있어 문제가 발생했다. 저녁 식사 때가 되어서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천막 치는 일은 맡은 다른 사람들과 같이 천막을 치기로 했다.


“아니! 그쪽 말고 저쪽을 잡으라고!”

“쯧쯧쯧! 이렇게 묶으니까 풀리지....”

“아.... 에휴~”


천막을 담당하던 사람들이 한번 할 일을 나 때문에 두 번 하게 되니 짜증을 내며, 우리끼리 할 테니 본인이 잘 천막이나 설치하라고 나를 쫓아냈다. 그런데 내가 가지고 온 소형 천막도 겨우겨우 설치하는 것을 보면서 또 한마디 들었다....



“와~진짜! 저 사람은 도대체 지금까지 어떻게 상행하러 다닌 거야?”


솔직히 눈물 난다. 내가 진짜 보따리 상인인 레인이고, 몇 년이고 상행해본 적이 있었다면 왜 못하겠냐고, 다 처음 보는 천막이고, 매듭인데 어쩌란 건지.... 군대 A형 텐트면 몰라


천막 치기에 전력 외 통보를 받은 나는 조용히 구석에 앉아있었다. 홀로 외로움을 감내하고 있을 때 주위에 인기척이 들려왔다. 살펴보니 무기와 갑주를 찬 상단의 호위들이다. 옆에 익숙한 털북숭이 고용인이 따라오고 있었고, 맨 앞에는 멋들어진 장비를 차고 건방진 표정으로 다가오는 검사가 보였다.


이번 상행에 B급 모험가인 검사가 포함되었다고 들었는데, 아마도 그 B급 모험가인 것 같았다. 모험가에는 각자의 특기가 있다. 모험가집단은 의뢰를 받고 각종 문제를 해결해 주는 집단이기 때문에 단순히 무력만 강한 집단은 아닌 것이다.


무력에 특화된 경우가 많지만, 채집이나 사냥에 특화된 경우도 있고, 마법이나 연금술에 또는 조사 및 정찰에 특화되어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앞에 보이는 모험가는 누가 봐도 무력에 특화되어있는 자로 보였다. B급 모험가의 무력이면 웬만한 기사들보다 강한 자들이고, 몸값 역시 적지 않기 때문에 쉽게 보기 힘든 고급 인력인데 여기서 보게 되다니 신기했다.


사실 이 세계에 와서 제대로 된 마법이나 검술을 본 적이 없기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벽력일섬 같이 멋있는 기술 좀 보여달라고 하면 보여 주려나


곧 털북숭이는 호위대장이 할 말이 있다고 사람들을 불렀다. 사실 부를 필요도 없는 것이 잔잔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개선장군 마냥 기세등등한 자세로 병사들이 나타나니, 나를 포함한 보부상들이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어느 정도 한곳에 모이자 B급 검사는 고압적인 태도로 우리에게 통보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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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마왕의 의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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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대사제 시작(1) 20.09.30 9 0 13쪽
24 성황국 최고회의 20.09.25 10 0 13쪽
23 심판의 시작(8) +2 20.09.24 18 1 12쪽
22 심판의 시작(7) 20.09.23 20 1 12쪽
21 심판의 시작(6) 20.09.18 24 0 11쪽
20 심판의 시작(5) 20.09.17 23 0 12쪽
19 심판의 시작(4) 20.09.16 24 0 12쪽
18 심판의 시작(3) 20.09.11 23 0 12쪽
17 심판의 시작(2) 20.09.10 24 0 13쪽
16 심판의 시작(1) 20.09.08 25 0 13쪽
15 새로운 시작 (9) 20.09.07 22 0 12쪽
14 새로운 시작 (8) 20.09.04 22 0 12쪽
13 새로운 시작 (7) 20.09.03 23 0 12쪽
12 새로운 시작 (6) 20.09.01 23 0 12쪽
11 새로운 시작 (5) 20.08.31 25 0 12쪽
10 새로운 시작 (4) 20.08.29 22 0 14쪽
9 새로운 시작 (3) 20.08.28 23 0 12쪽
8 새로운 시작 (2) 20.08.27 29 0 12쪽
7 새로운 시작 (1) 20.08.25 25 0 13쪽
6 이세계 시작 (6) 20.08.24 30 0 12쪽
5 이세계 시작 (5) 20.08.21 33 0 14쪽
4 이세계 시작 (4) 20.08.20 42 0 11쪽
» 이세계 시작 (3) 20.08.19 41 0 13쪽
2 이세계 시작 (2) 20.08.17 56 1 14쪽
1 이세계 시작 (1) +2 20.08.16 84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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