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가지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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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과을
작품등록일 :
2014.06.0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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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4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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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0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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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치의 세바퀴 - 10

DUMMY

Channel 1. 로키


답답이가 나가버리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애써 잡은 기회를 날려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나와 리겔은 앞서 했던 작업을 계속해 나갔다. 처음에는 자신의 동료들을 팔아넘긴다는 것에 심리적으로 저항감을 느꼈던 탓인지 손톱을 두 세 개 쯤 뽑아야 간신히 정보 하나를 건지는 게 다 일 정도로 가격을 높게 불렀지만, 아담 스미스가 이야기했던 보이지 않는 손의 이론에 따라서 공급을 무지막지하게 늘리다보니...... 손톱 하나를 뽑아버리겠다는 으름장만 놓아도 알아서 술술 불어버릴 정도로 시세는 바닥을 쳤다. 이런걸 보니 마음이라는 재화도 결국은 닳아 없어질 소모품에 불과한 모양이었다.


“아따 뭐던다고 이렇게 빨리 불어버렸냐......”


리겔은 너무 일이 순조롭게 진행된 것에 맥이 탁 풀렸는지 신경질적으로 송곳을 집어던져버렸다. 송곳이 바닥에 튀면서 금속성의 물질이 돌바닥과 부딪치며 나는 날카로운 소리가 쨍하고 울렸다.


“생각 할수록 빡치네, 고작 요런 좆밥 새끼덜 땜시 암것도 못하고 있던게 말이 되냐!”

“히익! 죄송합니다! 죄송......”

“죄송은 니미 뽕이다 씨벌럼이......”

“아 됐어. 그만 때려, 그러다 또 오줌 지릴라. 저거 닦는 것도 여간 귀찮은게 아니라고.”


나는 뒤통수를 때리려는 리겔의 손을 잡아채고, 턱으로 휴지 더미를 가리켰다. 그곳에는 한때는 하얗게 시작되었으나, 누렇게 뜬 결말을 맞이한 수많은 휴지들이 탑을 이루며 쌓여있었다. 리겔은 제 분을 참지 못해 씩씩거리다가...... 이내 냉정을 되찾았는지, 휴지더미에 가래침을 뱉는 것으로 화를 달랬다. 어쨌거나, 이젠 내가 나서야 할 시간이 된 것 같다.


어쨌거나 우리는 열심히 훈육을 했고, 처음에는 시행착오가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우리의 훈육에 훌륭하게 따라온 학생이니, 리스크 매니징의 두 번째 단계는 순조롭게 이루어질 것이다. 나는 녀석의 옆에 걸터앉아 최대한 ‘친교적’인 말투로 녀석과 의사소통을 시도했다.


“이봐.”

“네.....넵!”

“살고 싶지?”

“그렇습니다!”

“그래그래 이런 태도 아주 좋아. 이젠 이야기가 잘 통하겠어. 이렇게 의욕이 넘치니 말도 잘 듣겠구먼...... 그렇지?”

“여부가 있겠습니까!”

“네가 아까 알려줬던 ‘수뇌부 회의’ 말이야...... 어떻게 돌아가나 상당히 궁금해졌어. 그 정도 호기심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거잖아 그렇지?”

“그렇습니다! 대륙의 모든 민족은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권리가 있고......”

“아아, 그만. 나는 여기서 인권 선언을 듣고자 하려는 게 아니야. 민족자결주의 같은 거는 더더욱 알 바 아니고. 그저...... 궁금증이 생겨서 그래. 인간이 신의 명령을 어기고 사과쪼가리를 주워 먹고 난 뒤에 생겨난 그 감정 말이야.”

“아 그렇습니까? 죄송합니다. 제가 오해를 했습니다.”

“아니야. 내 워딩이 좀...... 좆같아서 그런 거겠지 뭐. 내가 잘못한 거야.”

“아닙니다!”


녀석의 목소리는 우렁찼고, 리겔이고 주설이고 웃음을 참느라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주먹을 제 입에 우겨넣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하기엔 좀 맥락이 어긋나는 것 같긴 하지만 남을 재미있게 하는 것은 참으로 보람된 일인 것 같다.


“근데 네 설명만 들어서는 그게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겠거든...... 그래서 그런데, 거기에 한번 놀러가 보고 싶은데 괜찮겠지?”

“어......그게.”

“안 될게 뭐 있나? 우리가 무슨 사이야? 친구잖아! 설마 친구가 미지의 존재에 대해 학구적인 욕구를 불태우는데 그걸 막을 생각이야?”

“아.....아닙니다!”

“그렇지? 이제 장난스러운 말은 그만하고, 본론부터 말하도록 할게. 네가 말한게 사실이라면...... 너희 ‘수뇌부 회의’는 회합 직전에 장소와 시간에 대한 공지가 돈다며? 그럼 그 공지를 받아서 우리를 수뇌부 회의에 데려다 주는거야...... 어렵지 않지?”

“네.....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니가 학습 능력이 있다면 그렇지 않겠지만, 혹시나 딴 생각을 먹을 수도 있으니까, 신뢰를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될 것 같아. 괜찮지?”

“네......네. 근데 그게 어떤 것을 말하시는지......”

“아 별건 아니고. 그냥......”


나는 녀석의 팔을 잡아, 혈관을 잡고 그곳에 주사를 놓았다. 녀석은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란 듯 했지만, 앞서의 훈육으로 학습된 무기력 때문인지 별다른 저항은 하지 않았다.


“방금 뭘......”

“비소를 주사했다. 그게 어떤 건지는 잘 알고 있지?”

“그..... 그거 독극물 아니에요?”

“맞아. 간당간당하게 치사량을 놓았어. 아마 가만히 놔두면 넌 아마 죽게 될 거다.”

“이......이익!”

“걱정하지 마. 아직 우리는 너를 죽일 생각이 없으니까. 아까 말했지. 이건 너와 우리 사이의 신뢰를 위한 장치라고. 일단 이 해독제를 먹도록 해.”


나는 녀석에게 환약을 건넸고, 녀석은 오아시스를 만난 낙타마냥 우걱우걱 소리를 내며 환약을 잘도 씹어 먹었다. 참...... 생존을 위한 유기체의 본능이 이렇게 비합리적일 수가 있나 싶었다.


“비소 자체는 독이 없지만, 다만 산소랑 반응을 하면 엄청난 맹독을 띄게 돼...... 네 핏속의 적혈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열심히 산소를 나르고 있기 때문에 네가 숨을 쉬면 쉴수록, 네 혈관 속의 비소는 점점 독해지겠지.”

“으읍......”

“날마다 먹어야 될 해독제를 네놈 집 앞에 놔 둘 거야. 그걸로 네 구차한 목숨을 잘 연명해 보라고. 네가 딴 마음만 먹지 않는다면, 우리의 신뢰는 계속해서 유지 될 거다...... 내가 무슨 말 하는지 잘 알겠지?”







Channel 2. 아이리스


“하아......”


북받치는 감정을 못 이겨 무작정 거리로 나오긴 했지만...... 그것이 멍청한 짓이라는 걸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어요. 일단 수중에는 그 흔한 빵 쪼가리 사기에도 퍽퍽한 돈 정도 밖에 없다는 걸 깨달은 것도 있지만...... 봐버렸거든요. 제가 현재 어떤 입장인지 알 수 있는 단서를 말이에요.


“내가 미쳤지...... 어쩌다 하샤신들하고 엮여버려서......”


여느 지구대나 마찬가지겠지만...... 지구대 앞 게시판에는 아직 체포하지 못한 지명수배자들의 명단이 사진과 함께 걸려있었고, 그리고 그 한구석에는......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 떡하니 붙어있었거든요. 그래요. 제 목 위에 붙어있는 바로 그 얼굴이죠.


“죽이든지 살리든지 100파운드라..... 자수하면 그 돈이 나한테 가나?”


웃음도 나오지 않을 시시껄렁한 농담이지만 어찌할 새도 없이 그런 농담이 흘러나왔어요. 그동안 재기 넘치는 유머감각을 소유한 사람들과 다니다보니, 저도 이런 식으로 변해버린 모양입니다. 참..... 웃기지도 않네 정말.


그나저나 이곳 지구대에만 제 얼굴이 붙어있을 리는 없기 때문에, 인적이 드문 곳을 골라 다녀야 할 판입니다. 평생을 이곳에서 살아왔으니 골목길쯤이야 빠삭하게 꿰고 있다마는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에요. 지은 죄 없이 십자가에 못 박혀야 했던 ‘아드님’의 삶을 이렇게 체험하게 될 줄이야...... 대체 ‘아버님’은 제게 무엇을 바라고 이런 시련을 주셨나 묻고 싶을 따름이에요. 이러다가...... 십자가에 매달아 버리는 건 아니겠죠?


“에휴...... 십자가 등반은 등반이고 일단 배라도 좀 채워볼까.....?”


‘다른 건 몰라도 먹는 걸로 꿀리진 말자.’라는 말을 금석같이 여기는 저 이지만, 사정이 사정이니 만큼 금석이라도 과감하게 포기해야 하는 결단력이 필요한 때에요. 저는 그랜드 스트림 북단에 있는 신민 공원으로 갔습니다. 거기에는 비둘기가 참 명물이죠. 예전 보육원 시절에 그곳으로 소풍을 간 적이 있었는데요. 수만을 헤아리는 비둘기 떼들의 단체비행은 정말 장관이었지요. 매력적인건 그 비둘기의 집단 비행을 동일한 피조물인 인간의 손으로 의도하고 조종할 수 있다는 거에요. 바로......


“얼마에요?”

“네, 1파운드 10실링입니다요.”


제 손에 쥐여져 있는 과자로 말이에요. 그 어린 시절 저는 신민 공원에서 대중을 좌지우지 하는 선동가처럼 새우과자 하나로 수만의 비둘기들을 날아오르게 만든 기억이 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유치하기 이를 데 없지만...... 그 순간만큼은 제가 전지전능한 ‘아버님’의 선지자라도 되는 것 같은 기분에 도취되었었죠. 그런 기억을 저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어서, 지금도 이곳 신민공원에서는 비둘기들과의 교감을 꿈꾸는 사람들을 노리는 과자상인들이 제법 많이 포진되어 있답니다. 아무래도 중간 마진이 끼다보니 가격은 시장가보다 더 높게 책정되어 있는 게 보통이지만, 실제로는 경쟁이 붙다보니 시장에서 사는 것과는 가격차이가 그리 크지 않아요. 그리고 그런 분들은 대부분...... 입이 무겁게 마련이죠. 자신에게서 과자를 사는 사람이 지명수배자라고 하더라도 말이에요.


저는 벤치에 앉아 과자봉지를 뜯었어요. 봉지를 뜯자마자 비둘기들 중에 약아빠진 축에 드는 몇이 제 주변으로 슬금슬금 다가왔지만..... 저는 이 과자를 나누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당장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수만의 청중을 좌지우지 하는 선지자가 되면 뭐하겠어요. 용기인지 만용인지 대담한 새 몇 마리가 제 무릎위에 올라왔지만, 찬바람이 덜덜 떨 정도로 냉정한 제 손사래에 몇 차례 활갯짓을 하다가 이내 바닥으로 떠밀려 내려와야 했습니다.


“미안하다 미안해. 근데 어쩌겠어 나도 먹고 살아야지......”

“하아...... 이게 무슨 꼬라진지 참......”


과자가 배 속에 들어차는 만큼, 가슴은 그 이상으로 헛헛해졌어요. 아까 혼자서 중얼거린 것 만큼이나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빠듯했지만, 내 손으로 벌고, 내 몸 하나 뉘일 방이 있던 그 시절의 저와...... 명패만 번지르르한 주주 간판 달고 맘 놓고 먹을 곳 하나 찾지 못해서 새 모이나 씹어 먹어야 하는 지금의 저...... 둘 중에 어느 쪽이 ‘행복’이라는 단어에 가깝냐는 것은 너무 뻔 한 질문일 테지요.


가슴을 때리는 시린 비애감에 더 이상 과자가 목구멍으로 넘어가질 않아, 저는 과자를 한 움큼 그러쥐고는 그것들을 하늘 너머로 집어던졌어요. 바다를 거침없이 누비던 새우과자는 이제 바다만큼이나 파란 하늘을 노랗게 수놓았고, 수만의 비둘기들은 일시에 날아올라, 새우과자들을 향해 달려들었어요. 바다의 새우는 그렇게 찢겨지고 바스라지다가 마침내는 가루가 되어 사라졌습니다.


토악질을 앞둔 주취자처럼 허둥지둥 그곳을 떠나는 제 발걸음은 그랜드 스트림의 둔치가 가로막더군요. 와..... 정말 크긴 커요. 이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는 그랜드 스트림은 여러 설화들을 품고 있다고 해요. 대표적인 것을 하나 이야기 하자면...... 예전에 프로하기온 출신의 거부가 돈벌이를 찾아 이 고장에 와서 시장을 들쑤시느라 이 바닥 상인들이 비상이 걸렸다고 해요. 이 듣보잡 외국인을 어떻게 엿을 먹일까 고민하다가, 도시의 유명한 재담꾼에게 도움을 요청했다지요. 그는 1천 파운드를 가불해서 프로하기온의 물장수들에게 1파운드씩 나눠주고는, 이제부터 물을 뜰 때 이 돈을 자신에게 돌려달라고 했더랬습니다. 재담꾼의 장난끼를 아는 물장수들은 선뜻 그를 돕기로 했고, 그 현장을 프로하기온의 재벌이 발견한 거죠. 거부는 재담꾼에게 무얼 하느냐고 물었고, 그는 ‘이 강은 내가 4대조 조상님부터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물을 뜰 때 마다 물 값으로 1파운드씩 받는다고 대답을 했더라는 겁니다. 그랜드 스트림이 마를 리는 없고, 엄청난 돈벌이가 되겠다는 것을 직감한 거부는 재담꾼에게 큰돈을 줄 테니 이 강을 자신에게 팔라고 이야기했죠. 재담꾼은 한참을 재다가...... 50만 파운드에 강을 팔기로 계약했더랍니다. 놀랍게도 가계약 절차도 거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일시불로 결재를 했대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어떤 정신 나간 사람이 물을 돈 주고 마시겠어요? 이 순진했던 남자는 자신이 사기를 당한 것을 깨달았고, 그것에 치욕감을 느껴 다시는 라스알게티쪽으론 쳐다도 보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는지는 알 도리가 없긴 하지만...... 그만큼 라스알게티 사람들에게 있어 그랜드 스트림이란 친숙하면서도 고마운 존재였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는 거겠죠. 라스알게티 신민들이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화가 날 때나 즐거울 때나 가리지 않고 그랜드 스트림은 라스알게티 시를 감싸 안으며 흐르고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제가 오늘 이 강가에 제가 가지고 있는 비애감을 조금 얹어놓아도...... 티나지 않을거에요...... 그렇겠죠?


조금은 유치하지만 제 가슴의 비애감을 얹을 것을 찾아 주변을 돌아보니...... 아아, 여기 차돌들이 보이네요. 이거라면, 제 비애감을 덜어내는 데는 충분할 것 같습니다.







Channel 1. 로키


일단 제안은 받아들여진 것 같고, 나는 리겔에게 신호를 보냈다. 리겔은 녀석의 어께를 툭툭 털며 친한 척을 했다.


“그러게 사람이 차가게 살아야제 뭔 놈의 부귀영화를 본다고 남을 괴롭혀 싸소? 오늘 이후로 나넌 디졌다가 살아났다..... 하고 차가게 살어라잉. 알겄쟈?”

“네. 네 알겠습니다. 살려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 으긱!?!”


리겔이 친한척을 하며 시선을 끄는 동안, 나는 조용히 녀석의 뒤로 다가가, 그 목에 트라이앵글 초크를 걸었다. 목이 졸리자, 녀석의 입에서는 강제적으로 공기가 빠져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목을 휘감은 내 팔뚝에는 녀석의 경동맥의 자맥질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이게 참..... 어려운 일이다. 너무 세게 졸라버리면 죽어버릴 것이고, 너무 약하게 졸라버리면 효과가 미비하다. ‘그들’에 속해있을 때야, 그런거 잴거 없이 꾹 조여 버리면 그만이었지만...... 아무튼 죽이지 않고 제압하는 건 확실히 힘들다. 이븐타운에서도 그랬다.


나는 속으로 카운트다운을 했다. 7초, 단 7초면 충분했다. 카운트가 0을 향해 갈수록 녀석의 저항은 거세졌다. 이젠 숫제 내 팔뚝을 물고 할퀴려고 들었거든. 하지만 그 또한 내 초크가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니까...... 그대로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

7초의 카운트다운이 끝나고, 녀석은 그대로 엎어져버렸다. 휴, 이로서 리스크 매니징의 첫 단계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어진 것 같군. 나는 리겔과 함께 축 늘어져버린 이 살덩어리를 캐리어에 옮겨 담았다. 아무래도 덩어리가 크면 주목을 받기 쉬우니, 조금......구겨 넣는게 힘들긴 하지만...... 이정도면...... 됐다.


“주사장, 핑 다녀오겄소잉.”

“잉 그려. 식사 혀야하니께 얼렁 내뿌리고 와.”


주설의 배웅을 뒤로하고 우리는 숙소를 나섰다. 닫힌 문틈 사이로 테이프가 뜯겨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주설이 현장정리를 하기로 한 모양이다...... 어디사는 누구랑 다르게 일처리가 빠릿빠릿한 여자다.


나와 리겔은 캐리어를 질질 끌면서, 블라우 브룩을 지나 이스트민스터 어귀까지 걸어갔다. 평소라면 걸어서 15분 안쪽으로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곳이었지만, 짐이 짐이니 만큼 시간은 배 이상이나 걸렸다.


“어휴! 이쯤에다가 버려둘까?”

“그러세. 으짜짜짜짜짜...... 오매 징하게 무겁네.”


나와 리겔은 캐리어를 골목에 쌓여있는 쓰레기 더미 사이에 던져놓고 비밀번호를 풀어놓았다. 이제 이 녀석을 구하는건 스스로의 몫이 될 것이다.


“저녁은 뭐 묵을려? 양꼬치에 맥주 한잔 찌끄릴텨?”

“나쁘지 않은데? 주설하고 아이리스한테 물어...... 아 맞다. 아이리스 녀석 나가버렸지.”

“아따 고년은 뭔 성인군자 코스프레를 헌다고 뛰쳐나가 가꼬는......하여간에 귀찮은 년이여.”

“살아온 삶의 궤적이 다른데, 생각하는 방식 또한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지 않겠냐?”

“음마? 각시 역성드는거시냐?”

“말이 그렇다는 거지. ‘동의’는 할 수 없지만, 그렇게라도 ‘이해’해야 신간 편하지 않겠냐.”

“흐응.....”


내 말을 듣는 리겔의 눈에는 악의가 가득 들어차 있었고, 들어차다 못해 흘러넘친 악의는 볼을 타고 내려와 입가에서 비죽이는 웃음의 궤적을 이루며 턱 아래로 뚝뚝 떨어졌다. 혹여나 해서 부연을 해보았지만...... 상대가 영 좋지 않았다. 선택적으로 귀를 여닫는 것이 아닐까 의심되는 이 녀석에겐...... 내가 한 부연설명은 그저 ‘구차한 변명’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 것 같아보였다.


“부부 쌈은 칼로 물 베기라드만 옛말 틀린 거 하나도 없구마잉.”

“야 내 말 듣기는 한 거냐?”

“아따 꼬치 달고 태어난 새끼가 뭔 넘의 쎗바닥이 씨잘데기 없이 길어브냐. 얼렁 고년 찾아가꼬 델구 와브러. 나넌 주사장이랑 먼저 한잔 찌끄리고 있을랑게.”

“......”

“아 뭣허냐. 빨랑 안가고.”







Channel 2. 아이리스


어렸을 때 학교를 마치고 보육원으로 가는 길에 종종 보던 거였어요. 저와 같은 반 친구들, 혹은 다른반에 아는 사이인 친구들은 여름이면 냇가에 가서 멱을 감고, 물고기를 잡았더랬죠. 그 당시 저는 고아라는 자격지심에 섯불리 친구들에게 다가갈 수 없었어요. 그저 먼 발치에서..... 부러운 시선을 애써 가리며 몰래 훔쳐보는 정도였지요.

그 당시 친구들이 놀던 것 중엔 어느하나 부럽지 않은게 없었지만, 그중에서 가장 부러웠던 건 단연코...... 물수제비였어요. 그저 돌을 집어던졌을 뿐인데, 신기하게 수면위로 통통 튀어오르는게 어찌나 신기하던지......


시간이 흘러 그때의 운터브룩은 실개천 같이 느껴지는 그랜드 스트림 앞에 서서 돌을 던져보게 되었네요. 하하 참..... 나이 먹고 이렇게 하는게 부끄럽긴 하네요.


저는 기억을 더듬어 친구들이 하던 동작을 어설프게나마 따라해 가며 돌을 던져보았습니다.


“아.....아! 아이고.....”


나름 던져본다고 던졌지만 초보운전은 어쩔 수 없었는지 돌은 그대로 수면 아래로 퐁하고 가라앉아버렸어요. 에이 뭐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이 있나요. 저는 주변을 살펴 또 다른 돌을 찾아보았습니다. 표면이 반질반질하고 크기도 적당한 것이, 이 정도라면 잘 튕길 수 있을 것 같아요.


“흡.....! 아아......”


이번에도 꽝이었네요. 자세가 이상한건가? 분명 애들은 허리 아래로 던지는 ‘언더핸드’로 던졌던 것 같은데...... 이런 식으로 몇 차례 돌을 던졌지만 뭔 짓을 해도 돌은 단 한 번도 튕기지 않고 꼬르륵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버렸답니다. 와..... 제가 이렇게 까지 운동신경이 없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그냥 던지면 바로 될 줄 알았는데 쉽지가 않네......”

“그럼요. 숨 쉬는 거 말고 세상 쉬운 게 어디 흔한가요?”

“그러게나 말..... 으응?”


어디에서 왔는지 웬 남자가 제 옆에 서 있었고, 너무나 놀란 나머지 저는 그대로 다리가 풀려 제자리에 주저앉아버리고 말았어요. 아이고..... 얼굴이 다 화끈거리네요. 이게 무슨 망신이람.


“괜찮으세요?”

“어디 불편한건 없기는 한데......”


‘당신 때문에 한없이 불편하네요.’라는 말은 차마 내뱉지 못하고 삼켜야만 했습니다. 이런 저의 내적인 고뇌를 아는지 모르는지 남자는 저를 재미있다는 듯이 바라보면서 손을 내밀었습니다. 저는 그 손을 뿌리칠 용기도 뻔뻔함도 없었기 때문에..... 손을 잡았고, 남자는 저를 일으켜 세워주었습니다.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는 게 나쁘건 아니지만...... 너무 열중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게요...... 의도치 않게 이런 추태를 부리게 되었네요.”

“그것도 그거지만..... 혹시 모르잖아요.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을 지도 모르니까.”

“네.....? 개구리요?”

“비유적인 표현이죠. 저 강에 물고기가 헤엄치고 있다가 날아오는 돌에 맞으면 어떻게 되겠어요?”

“.......으응?”


아이고...... 이건 또 무슨 말인건지...... 이거 지독한 또라이에게 잘못 걸린게 아닐까 싶은데요?








Channel 1. 로키


녀석이 성화를 부린 것도 있고, 답답이의 행방이 궁금하기도 하여, 나는 리겔과 헤어져 답답이를 찾아나서기는 했는데...... 이거 참 난감하다. 이 거대한 도시에서 답답이를 무슨 수로 찾는담? 무작정 거리를 쏘다녀봐야 내가 발이 달린 만큼 녀석에게도 발이 달려 있으니 자칫 잘못하다가는 그 자리에 붙박혀 있는 것 보다도 못한 결말이 나올 수 있기에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내가 아는 답답이에 대한 정보를 토대로 녀석이 갈만한 곳을 찾고 그곳을 가보는게 효율적이겠지. 일단...... 이스트민스터는 어떤가? 녀석이 나고 자란 고향 말이다.


“거길 가겠냐 병신아?”

“......응?”


나를 두고 한 말인가 하여 주변을 둘러보니, 남자 셋이서 나를 스쳐지나가고 있었다. 두 명의 남자가 나머지 한 명을 두고 놀리듯이 타박을 했다. 그래...... 설마하니 초면인 사람에게 그런 말을 할 리가 없지. 지독한 우연의 일치였을 뿐이다. 이렇게 마음을 다스려보아도 찝찝한 건 사실이다. 내 생각이 잘못된 걸까? 음..... 그럴 수도 있겠는걸? 아무래도 현상수배를 당하는 입장인데...... 답답이를 알아볼 사람이 없을 리가 없고, 그런 사람들 중에 대다수는 답답이를 보자마자 지구대를 향해 달려갈 것이다. 아무리 답답이라지만...... 그런 것쯤은 당연히 생각을 했겠지.


그럼 운터브룩......? 이건 더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 이 도시를 떠나면서 운터브룩의 ‘그들’과 좀 얼굴을 붉혔어야 말이지. 아마 그녀 뿐 만 아니라, 나조차도 그곳에 그림자라도 들이밀었다간, 지구대에 신고 정도로 끝나지 않을게 분명하다. 모르긴 몰라도 아차 하는 사이에 턱과 목 사이에 돌이킬 수 없는 간극이 생겨날 걸?


머리를 쥐어뜯다시피 생각의 실마리를 잡으려 해봐도 답답이가 갈만한 장소가 떠오르지 않았다. 허 참...... 이거 체포될 걸 무릅쓰고 지구대에 가서 ‘여기 실종 신고 좀 하려는데요.’라고 말해봐야 하는 걸까? 생각이 여기까지 가보니, 나는 그닥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인정해야만 하는 불편한 상황에 직면했다. 나는 답답이에 대해서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었다. 녀석은 ‘나’를 알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지만, 나는...... 녀석을 알기 위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 하긴 뭐...... 애초에 내가 그럴 의무가 없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제와선 그것이 발목을 잡을 줄이야.


하다못해 만날 장소라도 약속을 잡아놨어야 했다. 유사시에 여기서 만나자고 말이지...... 나중에라도 꼭 정해야겠다. 그건 그거고..... 당장이 문제인데......


“여기서 머리 싸매고 있어봐야 달라지겠어? 답 없으면 강바람이라도 쐬야지 별 수 있나.”

“......?”


또 다시......?란 생각에 주변을 둘러보니 남녀가 함께 걸어가고 있었다. 무슨 실패나 고민을 겪고 있는지 남자의 어께는 축 쳐져있었고, 그런 남자를 여자가 토닥여주고 있었다. 허 참, 오늘따라 우연이 겹치고 겹치는 게 영 이상하다. 물론 평소의 나라면 그냥 웃어넘겼을 지도 모르겠지만, 내 상황과 심정은, 이런 비합리적인 우연에라도 기대고 싶을 정도로 절박하고 다급했다. 그 말이 지금의 나에게는 제법 설득력 있게 들렸거든.


“이거..... 어쩐다?”


개똥같은 소리지만 저것이 정말 계시라면..... 그러니까, 나는 모르지만, 나를 알고 있는 누군가가 있고, 그 누군가가 나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자 한다면...... 그걸 따라야 하냐는 근본적인 질문에 봉착했다. 누군가란...... ‘그들’과 같은 비밀 결사조직일 수도 있고, 답답이의 사고방식에는 ‘신적인’ 존재일 수도 있다. 그것이 누구건 간에 ‘내가 모른다’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미지의 존재가 네민 손...... 나는 그것을 잡아야 하는가.


“어차피 밑져야 본전 아니야? 내 말 듣지 않는다고 네가 뭘 할 수 있는데.”


또 다시 계시인가 싶어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펴보았지만...... 이번만큼은 내 주변에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뭐야..... 이번거는 ‘누군가’가 직접 개입을 한 것 같은데? 나는 긴장감을 털어내기 위해 몸을 가볍게 풀고 알기에바를 발동시켰다. 목에 감겨있던 알기에바가 갈기를 흩날리며 주변을 살폈다.


“그럼 너는 내게 뭘 해줄 수 있는데?”


미지의 존재에게 말을 걸어보았지만, 그것은 대답이 없었다. 다만.....


“1010010 1110101 1101110”

“뭐라고? 응? 으응?......어억! 이게 뭐야?”


갑자기 내 몸이 제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게.....‘그것’의 대답인가? 당황하여 팔을 저어보려고 했지만, 내 사지육신은 내 의사와 상관없이 그랜드 스트림 방향으로 내달렸다. 언제 해제되었는지 알기에바는 갈기를 접고 다시 내목에 휘감겼다. 이런 빌어먹을..... 이게 무슨......개 같은.......


“멈추라고! 내 몸은 내거야! 니가 뭔데......으아아아아아!!!!”








Channel 2. 아이리스


‘대륙이 넓은 이유는, 또라이들 까지도 모두 품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라는 말이 있어요. 대륙은 넓고 또라이는 많다라는 말과 유사한 의미로 쓰이는데요. 사실 누구나 살다보면 최소 한 번 이상은 또라이와 마주치는 일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그런 명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죠. 사실...... 제 인상이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저 같은 경우는 남부럽지 않게 많이 만났다고 생각해요. 그러다보니, 경험적으로 또라이들을 분류할 수 있겠더라구요.

또라이들 중에 제일 난이도가 낮은 것은 ‘위악자’입니다. 제정신이지만, 또라이인 척 하는 거죠. 이런 종류의 사람들은 자신의 돌충 행동으로 인해 사람들이 곤란함에 빠지는 것을 보면서, 자신의 ‘강함’을 인식하고, 나아가 ‘우월감’을 느끼려는 의도가 강해요. 그런 사람들에게는 ‘자신보다 강한 사람’을 만나는게 특효약이죠.

약한 또라이가 있다면, 강한 또라이가 있겠죠? 제일 난이도가 높은 또라이는 바로 ‘광신도’입니다. 자신의 행동은 ‘선’한 것이며, 그것을 가로막는 자들은 모두 ‘악’하다고 생각해버립니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패배조차도,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발판으로 생각해버려요. 그들에겐 좌절이란 있을 수 없고, 신념만이 있을 뿐입니다.


아마...... 지금 제가 마주하고 있는 이 남자는 ‘광신도’에 속한다고 생각해요. 이거..... 잘못걸려도 단단이 잘못 걸린 것 같습니다.


“예 예, 알겠습니다. 생명을 해할 지도 모르는 제 행동에 반성하고요. 앞으로 속죄하며 살겠습니다.”


이런 또라이들과는 엮여선 안 된다는 생각에 저는 최대한 공손하게 사과하며 그의 ‘신념’을 존중한다는 액션을 취해보였습니다. 그에게 패배감을 줘선 안 되요. 그럴수록 더욱 집요하게 달라붙을 테니까요.

이정도면 충분히 명분을 줬을 거라고 생각하며 황급히 자리를 뜨려는데......


“백도는 잘 만들어지고 있어요?”


이 남자의 한 마디에 저는 그대로 굳어버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백도에 대해서 알고있는 존재는 제가 아는 한 단 세명입니다. 저와, 수사님, 그리고......


“천사.....님?”

“잘 지냈어요?”

“아 뭐에요!”


반가운 마음에 그에게 달려들었지만, 천사님은 손을 뻗어 저를 제지했습니다. 덕분에 제 얼굴은 그의 손에 가로막혀 찐빵처럼 찌그러졌어요. 아니, 이렇게 거리를 둘 거면 애초에 왜 아는 척을 했는지 원.


“진작에 말을 했으면 제가 그렇게 대했겠어요? 잘 지냈어요?”

“하하...... 원래는 앞으로도 현신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부득이하게 이렇게 방문했네요.”

“네? 그게 무슨말이에요?”

“약속이 있었거든요. 게임이 시작되었으니, 이제 더는 개입하지 말자고요...... 약속은 약속이니 어기는 쪽에는 패널티가 부과되기로 했는데...... 이대로 놔두면 완전히 나가리가 되겠다 싶어서 패널티를 감수하고 이렇게 나타난 거에요.”

“페널티? 그게 뭔데요?”

“말해줄 수 없어요.”

“그럼..... 무슨 일이 있길래, 패널티를 감수하고 제 앞에 나타난 거에요?”

“음..... 그것도 제 입으론 말해줄 수 없기는 한데...... 아마 곧 알게 될 거에요.”

“알게 될 거라구요?”

“네. 다행이도요. 물론 어안이 벙벙하긴 할 텐데, 제대로 말 못해서 미안해요. 안 그래도 페널티를 받는데 그것까지 이야기하면 난 이 게임에서 완전히 아웃이거든요. 음..... 됐네. 이젠 거의 다 왔네요. 잘 지내구요. 최후까지 잘 살아남길 바래요.”

“네?”

“1000100 1101001 1110011 1100001 1110000 1110000 1100101 1100001 1110010"


천사님은 허공을 응시하다가...... 이제는 됐다는 투로 도저히 해독할 수 없는 0과 1의 숫자조합을 순식간에 읊어나가고 나서는..... 그대로 사라져버렸습니다. 이게 무슨 영문인가 도저히 감도 오지 않아 멍을 때리는 동안, 로키군이 제 앞에 쑥하고 나타났어요. 이것이...... 천사님이 나타난 이유라고요? 이걸 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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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법치의 세바퀴 - 11 19.06.26 108 0 17쪽
» 법치의 세바퀴 - 10 19.06.02 64 0 30쪽
83 법치의 세바퀴 - 09 19.05.13 79 0 23쪽
82 법치의 세바퀴 - 08 19.04.25 84 0 18쪽
81 법치의 세바퀴 - 07 19.03.28 71 0 18쪽
80 법치의 세바퀴 - 06 19.02.17 142 0 28쪽
79 법치의 세바퀴 - 05 19.02.02 106 0 35쪽
78 법치의 세바퀴 - 04 18.12.27 85 0 31쪽
77 법치의 세바퀴 - 03 18.12.02 109 0 27쪽
76 법치의 세바퀴 - 02 18.11.08 143 0 18쪽
75 법치의 세바퀴 - 01 18.10.29 160 0 26쪽
74 고단한 아버지 - 07 18.10.11 124 0 23쪽
73 고단한 아버지 - 06 18.10.01 95 0 28쪽
72 고단한 아버지 - 05 18.09.17 125 0 33쪽
71 고단한 아버지 - 04 18.08.05 111 0 35쪽
70 고단한 아버지 - 03 18.07.20 125 0 37쪽
69 고단한 아버지 - 02 18.07.04 106 0 30쪽
68 고단한 아버지 - 01 18.06.06 118 0 28쪽
67 고단한 아버지 - 0 18.05.24 130 0 18쪽
66 구름의 아이들 - 15 18.05.13 119 1 37쪽
65 구름의 아이들 - 14 18.05.02 132 0 33쪽
64 구름의 아이들 - 13 18.04.19 147 0 33쪽
63 구름의 아이들 - 12 18.03.31 130 0 32쪽
62 구름의 아이들 - 11 18.03.20 123 0 33쪽
61 구름의 아이들 - 10 18.03.06 119 0 36쪽
60 구름의 아이들 - 09 18.02.21 127 0 33쪽
59 구름의 아이들 - 08 +2 18.02.12 166 1 43쪽
58 구름의 아이들 - 07 18.02.02 149 1 34쪽
57 구름의 아이들 - 06 18.01.03 137 0 44쪽
56 구름의 아이들 - 05 17.12.20 492 0 23쪽
55 구름의 아이들 - 04 17.12.14 132 0 44쪽
54 구름의 아이들 - 03 17.11.21 435 0 34쪽
53 구름의 아이들 - 02 17.11.07 163 0 32쪽
52 구름의 아이들 - 01 17.10.24 162 0 21쪽
51 사막의 어금니 - 06 17.10.07 178 0 35쪽
50 사막의 어금니 - 05 17.09.14 194 0 40쪽
49 사막의 어금니 - 04 17.09.01 155 0 15쪽
48 사막의 어금니 - 03 17.07.30 166 0 23쪽
47 사막의 어금니 - 02 17.07.20 194 0 24쪽
46 사막의 어금니 - 01 17.07.17 197 0 26쪽
45 당랑포선 황작재후 - 10 17.06.21 223 0 22쪽
44 당랑포선 황작재후 - 09 17.06.06 336 0 31쪽
43 당랑포선 황작재후 - 08 17.05.06 222 0 21쪽
42 당랑포선 황작재후 - 07 17.03.22 293 0 25쪽
41 당랑포선 황작재후 - 06 17.01.29 373 0 25쪽
40 당랑포선 황작재후 - 05 16.11.24 376 0 27쪽
39 당랑포선 황작재후 - 04 +2 16.11.07 610 1 22쪽
38 당랑포선 황작재후 - 03 16.10.18 543 1 25쪽
37 당랑포선 황작재후 - 02 16.09.26 561 1 25쪽
36 당랑포선 황작재후 - 01 16.09.11 494 0 30쪽
35 실마리 - 06 16.08.11 516 0 35쪽
34 실마리 - 05 16.07.21 575 0 30쪽
33 실마리 - 04 16.06.27 397 0 23쪽
32 실마리 - 03 16.06.09 393 0 28쪽
31 실마리 - 02 16.05.29 318 0 19쪽
30 실마리 - 01 16.05.23 467 0 13쪽
29 운터 브룩에서 - 04 16.05.22 301 0 12쪽
28 운터 브룩에서 - 03 16.05.08 462 0 28쪽
27 운터 브룩에서 - 02 15.11.04 528 0 21쪽
26 운터 브룩에서 - 01 15.10.10 478 0 11쪽
25 운터 브룩으로 가는 길 - 03 15.04.30 425 0 24쪽
24 운터 브룩으로 가는 길 - 02 14.07.18 620 0 19쪽
23 운터 브룩으로 가는 길 - 01 14.07.10 430 0 25쪽
22 뉴 빌리지와 뉴 빌리지 - 07 14.07.09 418 0 14쪽
21 뉴 빌리지와 뉴 빌리지 - 06 14.07.08 537 1 22쪽
20 뉴 빌리지와 뉴 빌리지 - 05 14.07.07 471 0 24쪽
19 뉴 빌리지와 뉴 빌리지 - 04 14.07.06 675 1 17쪽
18 뉴 빌리지와 뉴 빌리지 - 03 14.07.05 599 0 17쪽
17 뉴 빌리지와 뉴 빌리지 - 02 14.07.04 560 0 32쪽
16 뉴 빌리지와 뉴 빌리지 - 01 14.07.02 837 0 21쪽
15 운터 브룩과 무르짐 산맥 - 02 14.06.30 715 1 40쪽
14 운터 브룩과 무르짐 산맥 - 01 14.06.29 626 0 36쪽
13 이븐타운과 무르짐 산맥 - 03 14.06.28 571 2 43쪽
12 이븐타운과 무르짐 산맥 - 02 14.06.27 769 0 30쪽
11 이븐타운과 무르짐 산맥 - 01 14.06.26 519 0 14쪽
10 피아제와 비고츠키 14.06.25 567 0 13쪽
9 이스트 민스터와 이스트 민스터 - 05 14.06.24 700 1 45쪽
8 이스트 민스터와 이스트 민스터 - 04 14.06.23 349 0 37쪽
7 이스트 민스터와 이스트 민스터 - 03 14.06.20 512 0 32쪽
6 이스트 민스터와 이스트 민스터 - 02 14.06.19 384 1 10쪽
5 이스트 민스터와 이스트 민스터 - 01 14.06.14 592 3 23쪽
4 운터 브룩과 이스트 민스터 - 02 14.06.13 405 2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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