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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T.(Yame English Tea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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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불리스트
작품등록일 :
2020.08.22 20:15
최근연재일 :
2021.05.1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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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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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9
추천수 :
87
글자수 :
365,104

작성
21.02.03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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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질문, 질문, 질문!

DUMMY

수업시간이 끝난 뒤 윤 선생의 교실로 가니 역시나 밥도 제대로 먹지 않고 일을 하고 있었다.


무슨 일을 그렇게 만들어서 하는지, 참······.


티도 안 나고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 일을······.


나는 얼른 준비한 찬합을 들고 와서 윤 선생의 눈앞에 살짝 흔들어 보였다.


“같이 밥 먹자!”


윤 선생이 ‘웬 찬합?’하는 표정으로 손에 들었던 펜을 슬며시 내려놓는 순간, 경은이와 하연이가 교실로 들어왔다.


“윤 선생님, 같이 점심 하실래요?”


윤 선생에게 말을 붙이던 하연이 윤 선생 얼굴 앞에 떠 있던 찬합을 발견하고는 내 얼굴과 찬합을 번갈아 보았다.


“선생님! 이거 혼자 드신다고 하시지 않으셨어요?”


그리고 굳이 나에게 물었다.


“물어보긴 뭘 물어봐? 보면 모르냐? 알았으면 빨리 나가든가!”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아니! 당.연.히. 혼자 먹으려고 했는데 갑자기 속이 부대끼는 바람에! 아까우니까 윤 선생이라도 먹으라고 주는 거지!”


경은이와 하연이가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나를 쳐다보았다.


“너희들도 먹고 싶으면 같이 먹어!”


나는 마지막 말로 그들의 의심을 불식시키며 교실을 나왔다.


저 둘은 다 좋은데 가끔 저렇게 분위기 파악을 못 하는 게 문제다.


나는 교실에서 컵라면을 하나 들고 나와 탕비실로 걸어갔다.




***




정 선생님이 윤 선생님 앞에 찬합을 들고 있는 것을 본 순간, 사실은 정 선생님의 의도는 짐작이 되고도 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치 없는 척 도시락에 덤벼든 것은 ‘용기 없는 남자’에 대한 패널티라고 해 두자.


자고로 ‘용기 있는 자가 미인을 차지한다.’는 격언도 있는데, 정 선생님은 윤 선생님을 차지하기 위한 노력이 답답하리만큼 소극적이기만 하다.


윤 선생님이 또 그런 면에 감이 있어서 눈치를 딱 채고 끌어줄 수 있는 여자면 상관없겠지만, 지금 해맑게 도시락을 펼치고 있는 윤 선생님의 표정을 보면 새벽부터 윤 선생님 먹이려고 도시락을 쌌을 정 선생님이 불쌍한 지경이었다.


“와! 김밥 너무 예쁘다!”


정 선생님이 어색하게 나가고, 정 선생님과의 둘만의 점심 식사가 날아간 의미를 전혀 모르는 것 같은 윤 선생님 들으라고 나는 과하게 리액션을 취했다.


김밥 하나를 입 안에 넣고 씹어보니 확실히 학원 앞 김밥집에서 파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유부초밥도 상큼한 맛과 담백한 맛의 조화가 일품이었다.


윤 선생님도 김밥과 유부초밥을 맛있게 잘 먹었다.


도톰한 입술로 예쁘고 복스럽게 오물오물.


저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서 정 선생님에게 보내면 잘 먹는 모습에 기뻐하실지, 우리에게 다 들킨 것에 소스라치게 놀라실 것인지 불현 듯 궁금해졌다.


그러나 윤 선생님에게 들키지 않고, 혹은 이상하게 보이지 않고 동영상을 찍을 길이 없으니 호기심은 잠시 넣어둬. 넣어둬.


애초에 윤 선생님과 함께 먹을 것을 염두 해둔 것인지 김밥과 유부초밥의 크기가 여자가 크게 입을 벌리지 않고도 편하게 한 입 먹을 수 있는 크기였다.


된장국도 분명히 미소시루가 아닌 것 같은데, 짜지 않고 담백하니 오히려 미소시루보다 더 김밥과 잘 어울렸다.


정 선생님 정말 센스 있고, 괜찮네.


나이차만 아니면 확 그냥 내 남자로 만들어버리는 건데!


알록달록 정성스럽게 만든 과일꼬지도 손에 과즙을 묻히지 않고 하나씩 들고 다양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모양만 예쁜 게 아니라 과일 하나하나가 모두 당도도 높고 맛있었다.


배도 부르고 산뜻한 과일향으로 입이 충족되어서 그런가 정 선생님이 한층 더 멋진 남자로 느껴졌다.


윤 선생님은 정말 정 선생님의 마음을 모르는 걸까? 아니면 정 선생님에게 관심이 없는 걸까? 불현 듯 궁금해졌다.


“선생님은 정 선생님 어떻게 생각하세요?”


“뭘 어떻게 생각해?”


“실력도 좋고, 잘 생기시고 착하잖아요?”


내 말에 윤 선생님도 동의하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내친 김에 한번 질러조기로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정 선생님이 윤 선생님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 선생님 생각은 어떠세요?”


마치 생각지도 못한 말을 들었다는 듯 윤 선생님의 눈이 동그래졌다.


“나는 나이만 맞으면 사귀겠다! 그치? 경은아!”


“에이 설마! 정 선생님 애인 있으시겠지. 저 외모에, 실력에 뭐가 부족해서 아직 솔로겠어?”


이 뇬이 한 술 더 뜬다.


“그런가?”


나도 모른 척 경은이의 의견에 한 표를 얹어보았다.


“당연히 애인 있겠지! 아무튼 부럽다 부러워! 그 여자는 무슨 복이 많아서 정 선생님 같은 남자를!”


경은이 이 뇬 이제 보니 연기를 전공해야겠네!


“야, 정 선생님 정도면 나이가 문제냐? 애인만 없으면 바로 결혼하겠다!”


“정 선생님 애인 없어.”


윤 선생님이 나와 경은이를 보며 설핏 웃었다.


“그럼 역시 정 선생님은 윤 선생님에게 관심이 있는 거 아닐까요? 윤 선생님은 정 선생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나는 다시 집요하게 물었다.


윤 선생님은 무심한 듯 방울토마토를 한입 먹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정 선생님 착한 것도 알겠고, 실력 있는 것도 알겠는데, 좀 철이 없지 않아? 그런 사람 결혼하면 피곤할 스타일이야!”


윤 선생님은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꼬지에 꽂혀있는 파인애플을 앙하고 먹었다.


서로 신뢰하고 좋아하는 것은 분명한데 남녀 관계로 전혀 발전이 없는 이 두 사람의 관계는 과연 무엇일까?


정 선생님이 소심한 듯 보이는 것도 두 사람의 감정의 격차 때문에 사실은 신중한 것인가?


윤 선생님도 정 선생님을 싫어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저 정도 남자가 자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면 흔들릴 법도 한데, 저렇듯 무심한 것을 보면 정 선생님이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틀림없었다.


나도 알고, 경은이도 아는 사실을 윤 선생님만 모르고 있었다.


모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정 선생님의 다소 애매한 데시를 장난으로 치부하며 철벽을 치고 있을 가능성이 더 높았다.




점심을 다 먹고 나서 우리는 찬합을 돌려준답시고 괜히 정 선생님을 염탐하러 나섰다.


교실에 들어가기 전에 창문 너머로 교실을 들여다보니 컵라면을 먹으면서 문제를 업데이트하고 있었다.


속이 안 좋긴 뭐가 안 좋아?


내가 문을 벌컥 열자 정 선생님이 화들짝 놀라면서 먹던 컵라면을 컴퓨터 뒤로 슬며시 밀었다.


“선생님! 그거 우리가 해드리면 되는 건데 왜 선생님이 하고 계세요?”


“이걸 왜 니들이 해? 이건 내 일인데! 그나저나 도시락은 맛있었어?”


“네, 엄청 예쁘고 맛있던데요!”


“네, 정말 맛있었어요. 윤 선생님도 엄청 맛있게 드시더라고요. 저 윤 선생님이 그렇게 많이 드시는 거 처음 봤어요.”


나는 점심 값 대신 그가 가장 기다릴 것 같은 대답을 기꺼이 해주었다.


경은이가 그에게 빈 찬합을 내밀 때, 나는 그가 완벽하게 숨기지 못한 컵라면을 들여다보았다.


바닥에 국물만 조금 남았을 뿐, 거의 비어 있었다.


“그런데 선생님은 점심 해결하셨어요?”


내가 시치미를 떼고 묻자 정 선생님이 빈 찬합을 대충 바닥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속이 안 좋다고 했잖아! 너희들 잘 먹었으면 됐어.”


아이고, 우리 정 선생님, 속이 안 좋으셔서 컵라면을 바닥까지 박박 긁어 드셨구나!


정 선생님은 마치 우리를 쫓아내려는 듯 우리가 들어오기 전까지 하던 업데이트를 마저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선생님, 이건 뭐 별로 중요한 문제 같지는 않은데요. 질문하나 해도 돼요?”


경은이의 말에 정 선생님이 하던 일을 멈추고 돌아보았다.


“‘sleeping bag’할 때 ‘sleeping’은 동명사예요? 분사예요? 저는 선생님이 가르쳐준 대로 ‘분사’라고 했는데, 교수님이 그 때는 ‘동명사’라고 하더라고요!”


아, 결국 경은이가 저걸 물어보는구나!


내가 설마 교수님이 틀리겠냐고, 정 선생님이 예외들을 일일이 안 가르쳐줬을 수도 있다고 말했지만, 정 선생님을 흠모하는 경은이는 그런 나의 의견을 용납할 수 없었던 것 같았다.


“중요한 문제 같지는 않다더니만, 진짜 씨잘데기 없는 거 물어보네.”


정 선생님은 경은이에게 핀잔을 주는 듯하더니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이내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쓸데없는 것 가지고 싸우는 모양인데 아무 의미 없어!”


정 선생님은 한심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영어도 언어야! 언어란, 말이 통해야 하는 거잖아? 말만 통하면 되는데 이놈의 나라에서는 이상하게 쓸데없는 것 가지고 동명사니 분사니 싸우고 있단 말이야!”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정 선생님이 자신이 틀리게 가르쳐주었지만, 그것이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니 그냥 넘어가려는 것인 줄 알았다.


교수님이 틀리지는 않았을 테니까!


“그래도 너희들이 그런 부분에 궁금해 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니까 설명해줄게! ‘sleeping baby’는 ‘잠자는 아기’, 누가 봐도 ‘sleeping’은 형용사니까 ‘분사’라고 말해!”


“······.”


“그런데 ‘sleeping bag’은 ‘잠자는 가방’, 말이 안 돼지? 그러니 잠을 자는 용도로 사용되는 가방, 즉 침낭을 말하는 거야.”


“······.”


“그러니 우리나라 문법학자들이 이럴 때는 동명사라고 정해놓은 거지! 그런데 정작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영국에서는 어떻게 평가할까?”


“······?”


“그 애들이 ‘sleeping bag’을 ‘잠을 자고 있는 가방’이라고 해석하겠냐? 그 애들은 그냥 ‘침낭’이라고 이해하겠지! 그러니 명사를 꾸며주는 형용사 즉 분사라고 본다고!”


“······!”


“너 같으면 우리나라 학자들이 ‘어거지’로 만든 문법이 맞다고 생각해? 아니면 원어민들이 보는 문법이 맞다고 생각해? 저기 옥스퍼드 사전 있지? 거기에 예문이랑 보면서 확인해봐!”


경은이는 의문이 해결 된 듯 시원하게 웃었고, 나는 정 선생님의 말대로 옥스퍼드 사전을 뒤졌다.


옥스퍼드 사전에 버젓이 분사라고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런 쓸데없는 데 신경 쓰지 말고 제대로 된 공부나 해! 너 저번에 토익 930점 맞았다고 했는데, 정말 그 정도 실력은 되냐?”


정 선생님은 별안간 경은이를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너 백설 공주 줄거리 영어로 말해봐!”


“A princess lived a long long ago. She······.”

(한 공주가 오래전에 살았어요. 그녀는······.)


경은이는 당황했는지 떠듬떠듬 말하려고 애썼지만, 잘 되지 않는 것 같아보였다.


나에게 해보라고 했다면 나는 할 수 있었을까?


“야! 장난 하냐? 도대체 이놈의 나라 영어 교육은 왜 이 모양인거야?”


정 선생님은 책장으로 다가가더니 우리에게 ‘백설 공주’와 ‘신데렐라’를 한 권씩 들려주면서 말했다.


“읽어! 그리고 내일까지 이거 내 앞에서 발표할 수 있을 때까지 연습해와! 쓸데없이 나 도와줄 생각하지 말고!”


경은아! 너 때문에 나까지! 이게 뭐야?




영어에 관한 질문을 댓글에 작성해주시면 선별하여 소설에 채택하여 사용하려고 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 드려요^^


작가의말

도시락 묵다가 12시가 넘어부렀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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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I wish 가정법, as if 가정법, 혼합가정문. 집밥 정 선생 21.04.30 31 1 11쪽
66 가정법 21.04.27 22 1 12쪽
65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21.04.21 26 1 11쪽
64 최종보스 공략전 21.04.16 27 3 11쪽
63 조동사, Battle 1:N 21.04.13 25 2 11쪽
62 그 남자의 관심사 21.04.09 21 1 11쪽
61 데이트 21.04.09 17 0 12쪽
60 현재, 진행, 과거, 현재완료 下 21.04.02 20 2 11쪽
59 현재, 진행, 과거, 현재완료 上 21.03.31 19 2 11쪽
58 오버 정용화 선생 21.03.25 15 2 11쪽
57 그럼 뭐 먹지? 21.03.23 19 1 11쪽
56 지각동사 下, 소개팅? 21.03.19 24 1 11쪽
55 무대, 사역동사, 지각동사 上 21.03.16 60 1 11쪽
54 탑골 미션 21.03.12 21 1 11쪽
53 마음이 흐르는 방향 21.03.09 18 1 11쪽
52 실력자 21.03.04 18 1 11쪽
51 테스트, 연습 21.03.03 20 1 11쪽
50 막무가내 YET 선생 21.02.26 24 1 11쪽
49 YET, 문제적 영작 21.02.24 28 1 11쪽
48 최 실장이 궁금한 그녀, 신현정 21.02.19 23 1 11쪽
47 PC 구하기 대작전 2 21.02.16 23 2 11쪽
46 PC 구하기 대 작전 21.02.05 42 1 11쪽
» 질문, 질문, 질문! 21.02.03 23 1 11쪽
44 부가의문문, 간접의문문, 도시락 21.01.28 26 1 11쪽
43 이게 학원이냐? 21.01.22 33 2 11쪽
42 정 선생의 도전기: 운전면허 21.01.20 25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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