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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T.(Yame English Tea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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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불리스트
작품등록일 :
2020.08.22 20:15
최근연재일 :
2021.05.14 00:06
연재수 :
7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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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73
추천수 :
87
글자수 :
365,104

작성
21.02.2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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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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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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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YET, 문제적 영작

DUMMY

1등 상금 1000만원

2등 600만원

3등(2명) 각 300만원

장려상(4명) 각 200만원

내용: 자유 연설

참가자격: 한국에 거주한 한국인으로 외국에 2년 이상 거주한 학생은 참가 불가

-증거자료(학적부 자료 제출: 증거자료 검증 후 바로 폐기함)




‘1등 상금 1000만원.’


‘1등 상금 1000만원?’


‘1등 상금 1000만원!!!’


분명 처음에는 상금에 혹해서 포스터를 본 것이었지만, 정작 내 발길을 붙들고 있었던 것은 참가자격이었다.


‘외국에 2년 이상 거주한 학생들은 참가 불가!’


원래 영어를 잘하는 것들을 뺀다면 영 승산이 없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기말 고사도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소위 모범생이라 불리는 녀석들이 확률 높은 장학금을 포기하고 확률 낮은 대회에 눈길을 돌리지 않을 것 같았다.


단지 잘하는 녀석들이 다 빠질 것 같다는 것이 이유라면 내가 대회를 너무 얕잡아보고 호기를 부리는 것에 불과했을 것이다.


사실 대회의 규모가 규모이니만큼 정말 다 빠지지 않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모범생 중 몇몇은 과감하게 장학금을 버리고 도전한다 해도 이상할 것은 없었다.


1등 상금이 무려 1000만원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 이유는 나의 ‘발음’ 때문이었다.


홍대에서 버스킹을 하는 나는 당연히 팝송을 자주 불렀다.


당연히 어려서부터 팝송을 많이 듣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발음이 꽤 좋았기 때문에 외국에서 살다온 애 정도가 아니면 발음에서 질 것 같지는 않았다.


또 내가 노래 부르느라 안 해서 그렇지, 무려 Y대를 입학한 여자다.


팝송 가사도 몇 십 곡은 너끈히 왼다.


연설문 정도 외우는 거야 마음만 먹는다면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었다.


확실히 길이 보이자 나는 지체하지 않았다.


그길로 홍대에서 함께 노래하던 팀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영어 연설 대회’ 준비에 모든 시간을 할애했다.


많이 고민하고 몇 번을 고쳐서 마침내 연설문 작성을 마쳤다.


물론 국어로.


나의 영어 실력은 그야말로 수능 시험용 영어였을 뿐 내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데는 무리가 있었다.


첫 문장부터 턱턱 막히는 걸 나보고 어쩌라고!


솔직히 국어도 남의 글을 읽고 이해하는 것은 쉽지만, 내 생각을 제대로 표현해서 쓰는 것은 어렵다.


상황은 내 친구들도 마찬가지여서 마땅히 조언을 구할 사람이 없었다.


그러다가 꾀를 낸 것이 강사들도 커뮤니티가 있지 않을까하는 것이었다.


그런 생각을 막연하게 주영이에게 말하자 주영이가 ‘영강모’라는 사이트를 소개해주었다.


주영이가 과외를 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을 때 도움을 받는 사이트라고 했다.


나는 꽤 정직하게 가입 목적을 알리고 그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때 내가 느낀 것은 그곳은 정말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어서 안달난 사람들의 모임 같았다.


실력자들이 시간까지 널널한 건지 내가 게시글을 올리는 족족 도움의 댓글이 달리는 것은 물론이고, 더 좋은 표현, 실제로 외국인들이 더 자주 쓰는 표현, 더 세련된 표현들을 앞다투어 가르쳐주었다.


때때로 저 밑에서 내가 알 수 없는 토론의 장이 열리기도 하면서.


그러한 도움들 덕분에 나는 꽤 그럴듯한 영어 연설문을 얻게 되었다.


이제 연습에 돌입하기만 하면 되었다.


그래도 혹시 몰라 마지막 점검 차원에서 내 연설문이 얼마나 그럴듯한지 알아보기 위해, 조금은 누군가 감동하며 칭찬해주기를 바라면서 ‘영강모’에 내 글을 올렸다.


물론 최대한 겸손을 떨면서 조언을 구하는 형식을 빌었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문법도 딱히 틀린 곳이 없는 것 같고, 내용도 꽤 좋은 것 같다’는 칭찬을 했다.


‘독도를 일본으로부터 지켜야 한다’는 내 글의 주제에 대해 시류에 맞는 탁월한 선정이라는 칭찬도 있었다.


칭찬의 댓글을 읽고 있자니 어깨에 뽕이 절로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칭찬에 취해가고 있을 무렵 갑자기 일대일 대화창이 떴다.


[YET: 님, 저랑 잠시 이야기 좀 나누실 수 있겠어요?]


이 커뮤니티에서 도움을 주신 좋은 분들도 많았지만, 솔직히 내가 어린 여자라고 대놓고 작업을 걸어오는 남자들도 많았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일수록 일대일 대화창을 이용했었다는 생각에 절로 경계심이 들었다.


더구나 그간 댓글창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생소한 닉네임이었다.


[학생입니다만: 어떤 대화요? 이제 막 나가려던 참인데.]


분명 완곡한 거절의 의사였다.


[YET: 나가시는 건 자유지만.]


[YET: 설마 지금 그 글로 정말로 대회에 나가서 입상할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


[YET: 제가 방 만들고 초대할 테니까 궁금하면 그리로 오세요.]


[YET: 비번은 ‘8520’입니다.]


[YET: 5분 내로 오지 않으시면 안 오시는 걸로 알고 방 폭파할게요.]


일대일 대화창이 꺼지고 금방 ‘비밀방’에 초대한다는 메시지가 떴다.


일대일 대화창에 이어, 비밀방에다가 도발적인 어투 선뜻 내키지는 않았지만, 나는 입상을 꼭 해야 했으므로 아주 작은 것이라도 위험요소를 제거해야했다.


그리고 그래봐야 채팅방이니 방 분위기가 이상하다 싶으면 나와 버리면 그만이니까.


[학생입니다만: 어째서 제가 입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세요? 다른분들은 다 칭찬만 하시던데?]


[YET: 그 글 님이 혼자 쓰신 거 아니잖아요.]


대뜸 날아오는 팩트폭격은 꽤 무례했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었다.


[학생입니다만: 당연히 어느 정도 도움은 받았지만, 그게 뭐 어쨌다는 거예요? 다른 애들도 다 그렇게 할 건데요?]


둘 중 하나였다.


내가 학생의 수준을 넘어선 글을 썼던지, ‘YET’가 비록 댓글은 안 달았지만, 그간 눈팅으로 모든 것을 보고 있었든지.


전자라면 기쁜 일이지만, 후자라면 어쩐지 좀 오싹한 느낌이었다.


[학생입니다만: 그리고 제가 다른 분들의 도움 받은 건 어떻게 아셨죠?]


[YET: 일반 대학생 수준에서 쓸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서.]


그럼 그렇지!


나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학생입니다만: 그게 왜 문제가 돼요? 오히려 유리한 거 아닌가요?]


[YET: 제 가 님을 개인채팅방으로 초대한 이유가 그거예요.]


[YET: 다른 분들 있는 데서 님 글을 지적하게 되면 다른 분들이 뭐가 될까요?]


나는 그가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YET: 그런 수준 미달의 글을 왜들 그렇게 칭찬하냐고 따질 수도 없고.]


수준 미달?


이 자식이 얼굴 안 보인다고 막말을 하네?


아니야, 어쩌면 이런 식으로 나를 자극해서 오히려 호감을 사려는 지도 몰라.


‘너한테 이렇게 막대하는 남자 내가 처음이지?’ 작전인가?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보셨군.


그렇게 결론지은 나는 더 이상 쓸데없는 대화를 접고 채팅창을 나가려 했으나 눈앞에 ‘1000만원’이 아른거리며 역시 쓸데없는 리스크를 지우기로 했다.


반드시 이 논쟁에서 이겨 내 글이 결코 ‘수준미달의 글’이 아님을 나 스스로에게 증명해야 했다.


나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키보드 위에 놓인 손을 들어 손가락을 풀었다.


어디서 꼰대 같은 색히가 이런 식으로 작업을 걸어와?


내가 그렇게 만만한 줄 아나!


이미 검증은 받을 만큼 다 받은 글이었기에 그를 이길 자신이 있었다.


[학생입니다만: 어디한번 말해보시죠. 내 글의 어디가 그렇게 수준 미달인지!]


[YET: 제일 간단한 것부터 말씀 드릴게요.]


[YET: 님, Dok-do island라고 쓰셨죠?]


[YET: 그냥 Dok-do라고 쓰는 게 낫지 않겠어요?]


[학생입니다만: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에 버젓이 ‘Dok-do island’라고 나와 있던데요?]


나는 그 놈에게 회심의 일타를 날렸다고 생각했다.


너는 네이버 지식백과도 모르냐?


[YET: Dok-do 뒤에 island이라는 표현은 외국인들이 독도가 섬이라는 것을 잘 모르니까 이해를 돕기 위해 붙여준 거겠죠?]


[YET: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 중에 독도가 섬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있나요?]


[YET: 님이 외국인들에게 독도를 설명할 때야 Dok-do island라고 말하는 게 맞겠지만 한국인에게 굳이 그렇게 말할 필요가 있을까요?]


[YET: 예를 들어 우리가 Kimchi를 무슨 A kind of food made of ~~(~~로 만들어진 음식의 한 종류) 이렇게 말하지 않는 것처럼.]


[YET: 부자연스럽잖아요?]


뭐 맞는 말이긴 했지만, 겨우 이걸 가지고 수준미달 운운하기에는 약했다.


[학생입니다만: 또 다른 것은요?]


[YET: 님의 글에서 한 문장 한 문장 떨어뜨리고 보면 뭐 문법도 틀린 것 없고 내용도 괜찮아요!]


[YET: 근데 문제는 통일성이 없다는 거죠!]


[학생입니다만: 그게 무슨 말이죠?]


[YET: 님이 혼자 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바로 그 부분인데요.]


[YET: 어떤 문장은 초딩이 말하는 것같이 쓰고, 또 어떤 문장은 교수가 쓴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겁니다.]


[YET: 예를 들어 아버님 밥 먹어! 뭐 이런 느낌?]


[YET: 문법적으로도 문제없고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닌데 뭔가 부자연스럽지 않아요?]


이게 사실이라면 이건 내가 생각해도 문제였다.


[YET: 아니면 아빠 진지를 드십시오. 이상하죠?]


[YET: 아빠, 밥 먹어! 아니면 아버님, 진지 드세요! 이렇게 말하는 게 자연스럽지 않나요?]


[YET: 님이 쓰신 글은 너무 어려운 단어와 그에 맞지 않는 단어가 이상하게 어우러져서 원어민이 들으면 아주 매우 불편해할 문장들 투성이예요. Got it?(이해되요?)]


그거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학생입니다만: 다른 문제는요?]


[YET: 소통의 문제입니다.]


[YET: 님은 지금 연설을 하는 겁니다.]


[YET: 그렇다면 누구나 쉽게 알아들을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가 대화할 때 어려운 단어를 쓰나요?]


[YET: 그런 건 신문이나 방송 같은 매체에서나 써야지 누가 대화하면서 그렇게 어렵게 말을 하나요?]


[YET: 예를 들어 vomit(구토하다) 이런 말은 의학용어로 의사들이나 쓰지 일반인들은 쓰지 않아요.]


[YET: 일반인들은 그냥 throw up(토하다)이라고 쓰죠.]


[YET: abandon(포기하다)은 give up(포기하다)으로 많이 쓰고.]


[YET: 이상하게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려운 단어만 많이 쓰면 잘 쓴 글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YET: 님이 연설을 하시는 거라면 사람들에게 더 친숙하게 들릴 수 있는 단어를 사용하셔야 한다는 겁니다.]


[YET: 제 말이 틀린가요?]


뭔가 구구절절이 그의 말이 다 옳은 것 같아 나는 스페이스바만 눌렀다가 지울 뿐 단 한마디도 덧붙일 수가 없었다.




영어에 관한 질문을 댓글에 작성해주시면 선별하여 소설에 채택하여 사용하려고 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 드려요^^


작가의말

6분이 모자랐어...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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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21.04.21 25 1 11쪽
64 최종보스 공략전 21.04.16 25 3 11쪽
63 조동사, Battle 1:N 21.04.13 24 2 11쪽
62 그 남자의 관심사 21.04.09 21 1 11쪽
61 데이트 21.04.09 17 0 12쪽
60 현재, 진행, 과거, 현재완료 下 21.04.02 19 2 11쪽
59 현재, 진행, 과거, 현재완료 上 21.03.31 18 2 11쪽
58 오버 정용화 선생 21.03.25 15 2 11쪽
57 그럼 뭐 먹지? 21.03.23 19 1 11쪽
56 지각동사 下, 소개팅? 21.03.19 23 1 11쪽
55 무대, 사역동사, 지각동사 上 21.03.16 60 1 11쪽
54 탑골 미션 21.03.12 21 1 11쪽
53 마음이 흐르는 방향 21.03.09 17 1 11쪽
52 실력자 21.03.04 16 1 11쪽
51 테스트, 연습 21.03.03 19 1 11쪽
50 막무가내 YET 선생 21.02.26 23 1 11쪽
» YET, 문제적 영작 21.02.24 28 1 11쪽
48 최 실장이 궁금한 그녀, 신현정 21.02.19 22 1 11쪽
47 PC 구하기 대작전 2 21.02.16 22 2 11쪽
46 PC 구하기 대 작전 21.02.05 42 1 11쪽
45 질문, 질문, 질문! 21.02.03 22 1 11쪽
44 부가의문문, 간접의문문, 도시락 21.01.28 25 1 11쪽
43 이게 학원이냐? 21.01.22 33 2 11쪽
42 정 선생의 도전기: 운전면허 21.01.20 25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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