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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T.(Yame English Tea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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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불리스트
작품등록일 :
2020.08.22 20:15
최근연재일 :
2021.05.14 00:06
연재수 :
71 회
조회수 :
2,987
추천수 :
87
글자수 :
365,104

작성
21.02.26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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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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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1쪽

막무가내 YET 선생

DUMMY

[학생입니다만: 또 다른 문제는요?]


이젠 논쟁의 차원이 아니었다.


어느새 나는 그의 말을 경청, 아니 정독하고 있었다.


[YET: 님의 글은 연설문으로는 적당하지 않아요!]


[YET: 전체적인 내용을 보자면 그냥 설명문? 마치 신문을 보는 그런 느낌이 납니다.]


[YET: 연설문이란 사람들의 감동을 이끌어 내야하죠!]


[YET: 그렇게 하기 위해선 님의 감정을 표현하고, 연설을 듣는 사람들의 감정을 끌어내야 하는데, 님은 그저 사실만 나열하고 있잖아요.]


[YET: 그걸 과연 연설문이라 할 수 있을까요?]


그의 말은 마치 송곳처럼 내 심장을 파고들었다.


아프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자존심이 전혀 상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나는 그 따위 자존심보다 유럽 버스킹이 더 중요했다.


유럽 버스킹에 집착하는 만큼 그의 평가에 흔들리게 되었다.


[학생입니다만: 선생님! 그럼 이걸 어떻게 바꿔야 할까요? 저는 정말 절박하거든요! 좀 알려주시면 안될까요?]


나는 어느새 그를 신뢰하고 있었다.


[YET: 아까 바쁘시다고 했잖아요?]


[YET: 저도 바빠요!]


[YET: 문제점을 알려줬으니 그 부분만 해결해보세요!]


[YET: 그럼 저는 이만 나가볼게요!]


엥?


뭐시라고라? 나간다고라?


이제껏 실컷 사람 마음을 불 지펴놓고 무책임하게 나간다고?


설마 내가 처음에 좀 까칠하게 대한 것에 대한 복수?


그런 거라면 너무 쪼잔하잖아!


[학생입니다만: 선생님! 선생님! 지금부터 다시 저걸 새롭게 작성하려면 연습할 시간도 부족해요! 좀 제발 알려주세요!]


그러나 버스킹에 대한 나의 집착은 찬밥 더운밥을 가릴 때가 아니었다.


[YET: 아니 무슨 대회 하나에 그렇게 목을 매요?]


[YET: 이유나 먼저 들어봅시다.]


나는 그간의 사정을 있는 그대로 담백하게 30분간 서술했다.


그는 간간히 내 글을 읽고 있다는 표시로 ‘저런!’, ‘그래서요?’ 따위의 반응을 해주었다.


[YET: 젊은 분이 꿈이 있으니 보기 좋긴 하네요!]


[YET: 시간될 때 전화할 테니 전번 줘 봐요!]


[YET: 대신 돈 좀 들고 오셔야 할 거예요!]


[YET: 물론 그것도 내 테스트를 통과했을 때만 필요하겠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사기꾼처럼 보이는 멘트였지만, 절박함이 내 손가락을 움직였다.


나는 어느새 내 핸드폰 번호를 채팅창에 적고 있었다.


[학생입니다만: 제 이름은 신현정입니다. 최대한 빨리 연락주세요!]


꼬리를 살랑대는 강아지처럼 납작 엎드린 모양새였지만, 그런 자존심 따위 아무 상관 없었다.


그만큼 나는 유럽 버스킹이 중요했다.




이틀 동안 전화기만 바라보고 있었지만, 그에게선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어린 애를 유혹하려는 수작이었거나, 돈을 노린 사기였다면 더욱 연락이 왔을 거라는 생각에 아이러니하게도 연락을 안 하는 그가 더 신뢰할만한 사람으로 생각되었다.


나는 어떻게든 그를 다시 만나기 위해 시간 날 때마다 ‘영강모’에 들어가 봤지만 그의 자취를 찾는 것은 불가능했다.


나의 닉네임을 기억하는 몇몇 사람이 더 도움을 주려고 했으나 그들이 다시 서준 내용조차 그의 지적에서 자유로워 보이지 않았다.


이대로 포기하거나 지금까지 한 내용으로 그럭저럭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날 수업 중에 전화가 왔다.


수업 중이기도 하고, 모르는 번호이기도 해서 종료버튼을 눌렀다.


그런데 금방 다시 전화가 왔다.


나는 다시 종료버튼을 누르고 대신 문자를 보냈다.


[누구세요?]


답장은 금방 왔다.


[별로 도움이 급하지 않나보네?]


도움?


[아! YET 선생님이세요?]


[까먹진 않았나보네.]


[저 지금 수업중인데 수업 끝나고 연락드려도 될까요?]


[나 지금 홍대 나와 있는데, 지금 만나려면 만나고, 아님 말고. 이 정도 각오도 없이 내 도움을 받으려는 것은 아니겠지? 이게 첫 번째 테스트야!]


테스트?


내가 얼마나 절박한지 보이라는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례하고 터무니없었다.


갑자기 갈등이 일었다.


하지만 나는 곧 생각을 고쳐먹었다.


내가 언제부터 수업에 목맸다고!


이깟 수업 한 번 더 빠진다고 내 성적이 달라지지도 않을 만큼 충분히 엉망이었다.


이 터무니없이 무례한 자신감을 한번 믿어보자!


나는 교수님과 눈이 마주쳤음에도 불구하고 목례를 하는 것으로 당당히 교실을 나왔다.


약속한 장소로 가서 전화를 하자 남자가 전화를 받았다.


나는 전화기를 들고 있는 남자를 찾아 그의 앞에 섰다.


“영강모 YET 선생님이세요?”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앞에 앉으라고 권했다.


꼰대 아저씨 내지는 까탈스러운 노처녀 정도를 상상하고 나온 까닭에 잘생긴 그의 외모는 좀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게다가 너무 젊어 보여서 내 친구라고 해도 아무도 의심하지 않을 것 같았다.


방실방실 웃는 미소도 지적인 이미지보다는 사랑스러운 쪽에 가까웠다.


“이름이 뭐야?”


저번에 말해줬는데!


“현정이요. 신현정.”


“이름 예쁘네!”


그가 싱긋 웃었다.


“일단 밥부터 먹자. 아줌마, 여기 순두부 2인분 주세요.”


나한테 묻지도 않고 내 것까지 시켰다.


“네가 쏘는 거지?”


그는 당연한 듯이 물었다.


“네? 아······, 네!”


그래, 1000만원이 걸린 일인데, 밥 정도는 쏴야지.


“네가 쓴 연설문 가져왔지?”


“네.”


“그거랑 노트 한권 줘봐.”


“노트요?”


“그래, 노트. 설마 학생이 노트 한권 안가지고 다니는 건 아니지?”


당연히 있지, 있나?


없었다.


수업에 관련된 노트와 책은 수업시간이 끝나면 모두 사물함에 넣어두고 다음 수업까지는 꺼내지 않았다.


다행히 악보 복사본이 몇 장 있었다.


나는 가방을 주섬주섬 뒤져서 연설문과 악보 이면지를 꺼냈다.


그는 말은 안했지만, ‘너 공부 더럽게 안하는구나.’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는 내게 받아든 악보 뒷면에 새롭게 연설문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빨리 작성했는지,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마쳤다.


나는 그가 던지다시피 건넨 연설문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대단한 문장들은 없었다.


모르는 단어도 하나도 없고, 문법도 중학생 수준을 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은 모두 표현되어 있었다.


심지어 상당히 열정적이고 감정적인 표현들이 새롭게 들어가 있었다.


“선생님, 이 정도로 제가 입상할 수 있을까요? 어휘가 너무 쉬운 것 같아요! 그래도 우리학교 Y대인데······.”


그가 여전히 방실방실 웃고 있었다.


“조금 있다가 알려줄 테니까 일단 밥부터 먹자.”


나는 못내 탐탁찮은 얼굴로 입을 비죽거렸다.


“그래도 대단한데? 수업까지 빼가면서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만나러 바로 나오네? 의지가 대단한가봐? 아니면 위기의식이 없거나.”


“그만큼 제 유럽 버스킹이 중요하고 절박한 거라고 생각해 주세요.”


나는 그래서 이 연설문이 실패작이면 안 된다는 말을 눈으로 텔레파시로 그에게 쏘았다.


“알았어. 알았다니까! 어서 먹어! 먹어야 힘을 내지!”


뭐야? 텔레파시 간 거야?


내가 혼자 흠칫 놀라는 사이 다음 말이 날아들었다.


“다음 테스트만 통과하면 빡세질 테니!”


“테스트가 또 있어요?”


나는 왠지 불안해지기 시작했지만, 어서 먹으라는 그의 제스처에 일단은 앞에 놓인 순두부를 먹기 시작했다.


내가 식사를 마치기 전에 먼저 식사를 마친 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네가 계산해!”


그는 내 옆을 슥 스치고 지나가며 식당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나는 혹시라도 그를 놓칠까봐 먹던 숟가락을 내려놓고 카드로 계산을 마친 후 식당을 나갔다.


그는 식당 문 옆에서 느긋하게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왜 먹다 말고 나왔어? 천천히 먹고 나오지!”


“아니요, 다 먹었어요. 다음 테스트라는 게 뭐예요?”


나는 누가 뒤에서 쫒아오기라도 하는 것처럼 불안한 마음으로 물었다.


“일단 노래방부터 가자!”


그의 황당한 제안에 나도 모르게 태양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런 대낮에 노래방을 가자고요?”


혹시 이 남자가 도움을 핑계로 나를 어떻게 해보려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거 좀 도와준다고 접대라도 받으려는 걸까?


내 머릿속에 별 생각이 다 지나가는 동안 그는 그저 방실방실 웃기만 했다.


“너 유럽여행 목적이 버스킹이라며! 네가 정말 그럴만한 실력이 되는지 확인해봐야 되지 않겠냐?”


“······?”


“왜? 가기 싫어? 그럼 나도 그냥 가지 뭐! 순두부 값은 내 바쁜 시간 할애한 비용이라고 치자! 그럼 바이, 바이!”


이 남자 심리전의 달인인가?


나쁜 남자 코스프레라도 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한편으로는 그의 제안이 터무니없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돌아서서 가려는 그의 팔을 재빨리 붙잡고 내가 잘 아는 노래방이 있는 곳을 향해 당겼다.


“가요! 가요! 노래방 가요! 자! 가자!”


나답지 않게 오버까지 하면서.


홍대하면 클럽이지만, 사실 노래방도 많다.


술집, 밥집, 노래방, PC방 다 많다.


그가 나에게 작업을 걸려는 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어차피 한 두곡정도만 부르면 될 거라는 타당성으로 나는 그를 코인 노래방으로 안내했다.


노래방 앞에 선 그가 고개를 가로 저었다.


“넌 돈이 그렇게 아깝냐? 그리고 이 나이에 이런 데를? 쪽팔리게!”


“난 별로 안 쪽팔린데?”


내가 배시시 웃음으로 무마하려 하자 그가 정색을 하고 진지하게 말했다.


“무엇보다 코인 노래방은 방음이 제대로 안돼서 내가 네 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가 없지 않겠어?”


“어차피 일반 노래방도 방음 제대로 안되거든요?”


“물론 그렇지!”


나는 싱긋 웃었다.


“하지만 주말도 아니고 평일 대낮 이 시간대에 학생들이 노래방을 가게 되면 코인 노래방을 가지, 일반 노래방에 가겠냐? 지금 이시간이면 노래방에 우리밖에 없을 걸?”


그러니까! 그게 더 신경 쓰인다고요, 이 남자야!


“내가 뭐 괜히 쓸데없이 너를 수업까지 빼게 하고 이 시간에 불러낸 줄 아냐?”


뭔가 계획이라도 있는 건가?


어쩐지 갑을관계의 을이 되어버린 것 같은 마음으로 나는 맴버들과 가끔 가는 노래방으로 갔다.


“어서 오세요! 어떻게 해드릴까요?”


이 시간에 노래방에 와본 적은 없었지만, 그래도 노래방이 이렇게 조용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의 말대로 우리를 제외한 사람들은 거의 없었는지 노래 소리들이 전혀 들리지 않았다.


“두 명이고요, 한 시간······”


“2시간 넣어주시고요, 맥주 2병 넣어주세요.”


“2시간씩이나요? 아니 무슨?”


그가 술을 시킨 것도 조금 찜찜해지려고 하는데, 시간을 2시간씩이나 달라고 하자 나도 모르게 따지는 조가 되어 있었다.


알바생은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할지 몰라 우리를 번갈아보며 눈치를 보고 있었다.


그는 얄미운 표정으로 내 얼굴을 보면서 입모양으로만 ‘왜? 싫어?’하고 말했다.


“알았어요! 알았어! 두 시간 해주시고 맥주 두병 넣어주세요!”




영어에 관한 질문을 댓글에 작성해주시면 선별하여 소설에 채택하여 사용하려고 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 드려요^^


작가의말

화목 연재라 쓰고 수금 연재라 읽는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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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추억의 부루마블 21.05.07 12 1 11쪽
68 정 선생, 계획이 다 있구나. 21.05.05 18 1 11쪽
67 I wish 가정법, as if 가정법, 혼합가정문. 집밥 정 선생 21.04.30 30 1 11쪽
66 가정법 21.04.27 22 1 12쪽
65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21.04.21 25 1 11쪽
64 최종보스 공략전 21.04.16 26 3 11쪽
63 조동사, Battle 1:N 21.04.13 25 2 11쪽
62 그 남자의 관심사 21.04.09 21 1 11쪽
61 데이트 21.04.09 17 0 12쪽
60 현재, 진행, 과거, 현재완료 下 21.04.02 19 2 11쪽
59 현재, 진행, 과거, 현재완료 上 21.03.31 18 2 11쪽
58 오버 정용화 선생 21.03.25 15 2 11쪽
57 그럼 뭐 먹지? 21.03.23 19 1 11쪽
56 지각동사 下, 소개팅? 21.03.19 24 1 11쪽
55 무대, 사역동사, 지각동사 上 21.03.16 60 1 11쪽
54 탑골 미션 21.03.12 21 1 11쪽
53 마음이 흐르는 방향 21.03.09 18 1 11쪽
52 실력자 21.03.04 18 1 11쪽
51 테스트, 연습 21.03.03 19 1 11쪽
» 막무가내 YET 선생 21.02.26 24 1 11쪽
49 YET, 문제적 영작 21.02.24 28 1 11쪽
48 최 실장이 궁금한 그녀, 신현정 21.02.19 22 1 11쪽
47 PC 구하기 대작전 2 21.02.16 22 2 11쪽
46 PC 구하기 대 작전 21.02.05 42 1 11쪽
45 질문, 질문, 질문! 21.02.03 22 1 11쪽
44 부가의문문, 간접의문문, 도시락 21.01.28 26 1 11쪽
43 이게 학원이냐? 21.01.22 33 2 11쪽
42 정 선생의 도전기: 운전면허 21.01.20 25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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