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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T.(Yame English Tea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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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불리스트
작품등록일 :
2020.08.22 20:15
최근연재일 :
2021.05.14 00:06
연재수 :
7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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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9
추천수 :
87
글자수 :
365,104

작성
21.03.12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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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탑골 미션

DUMMY

- 너 3번째 문장 해봐.


나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피곤한 목소리······.


3번째 문장?


나는 나도 모르게 작은 목소리로 첫 문장부터 다시 되뇌고 있었다.


- 현정아?


“······.”


- 잘하긴 했는데, 방금 네가 한 행동을 봐봐. 구구단 게임을 할 때, ‘9☓8’하면 바로 ‘72’라고 해야지. ‘9☓1=9, 9☓2=18······.’하면 되겠니? 이걸 나보고 듣고 있으란 거냐?


그는 가차없이 그대로 채팅방을 나가버렸다.


조금의 여지도 주지 않는 그의 태도도 당황스러웠지만, 신랄한 비판에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도대체 이놈은 어느 정도의 수준을 원하는 거야?


그렇게 말하는 너는 얼마나 잘하기에?


분한 마음에 오기가 생겼다.


오기만큼 피나는 노력이 수반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제는 정말 완벽하게 그가 말해준 모든 것을 해냈다고 생각했다.


부모님도 내가 연습하는 모습을 보고 감격의 박수를 아끼지 않으실 정도였다.


나는 다시 그와 음성채팅방에서 마주했다.


“선생님! 이제 다 된 것 같아요!”


- 해봐!


나는 이제 툭 찌르기만 해도, 눈 감고도 연설문의 내용을 줄줄 말할 수 있을 정도였으므로 그 어느 때보다 자연스럽게 연설을 시작했다.


마지막 문장까지 완벽하게 해내고 드디어 쏟아질 칭찬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 신현정이야! 내가 맘먹고 못해내는 일은 없다고!


그간의 피땀 흘린 노력의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뇌리를 스쳐지나갔다.


- 음! 좋은데?


YES! 그럼 그렇지! 이제 선생님도 더는 흠을 잡을 수 없는 거야!


- 너 진심 연습 많이 했구나! 왠지 이래놓고 1등 못하면 왠지 내 탓 할 것 같네? 내일 12시 탑골공원에서 봅시다!


탑골공원?


나는 순간 내가 뭔가를 잘못 들은 줄 알았다.


노인네들만 북적이는 그곳에서 왜? 도대체 뭐 하려고?


“선생님, 탑골 공원에는 왜요?”


- 아, 피곤해. 내일 거기 나올래? 안 나올래?


조금 전에 ‘음, 좋은데?’하고 칭찬한 사람치고는 너무 만사가 귀찮은 어투였다.


“꼭 탑골 공원이어야 해요?”


- 응. 야, 미리 말해? 너 지금도 입상할 정도는 될 거야. 그런데 내 마음에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어서 그러는데. 그거 할 수 있으면 진짜 무조건 일등인데, 나올래, 안 나올래?


문득 그의 자신감과 오만함의 근원이 궁금해졌다.


그렇게 호기심에 휘말려 정신 못 차리는 나도 미쳤지.


- 아참! 같이 노래하는 친구들 있지?


내가 이래 뵈도 홍대 버스킹녀인데, 무슨 그런 당연한 질문을······.


“네.”


- 그 친구들도 오라고 해. 버스킹할 때 필요한 앰프라든지 키보드라든지 뭐 그런 거 있잖아? 장비 갖추고 나와라!


“우리 맴버는 왜······?”


그는 또 자기 할 말만 하고 음성 채팅방을 나가버린 후였다.


이건 또 뭔 소리야!


갑자기 탑골공원에 나오라는 것도 황당한데, 웬 장비 타령?


이 남자 도대체 뭘 하려는 거지?


그의 의도가 1도 이해되지 않았는데, 교주를 맹신하는 광신도처럼 이미 우리 밴드 ‘다이너마이트’ 리더인 선원의 번호를 누르고 있었다.


- 당분간 연락 안할 것처럼 잠적하더니 어쩐 일이야?


“너희 내일 나랑 탑골 공원에 가주면 안 될까?”


-웬 탑골 공원?


“악기도 다 가지고······.”


- 야, 현정이가 내일 악기 가지고 탑골 공원 오라는데?


- 웬 탑골공원?


- 거기서 공연하재?


- 에이, 설마!


- 공연할 거 아니면 악기를 왜 가져가?


전화기 너머로 자기들끼리 떠드는 소리가 다 들렸다.


- 다 들렸지? 무슨 일이야?


“나도 잘 몰라.”


선원이 어이가 없는지 한 동안 말이 없었다.


나도 안다.


나도 무슨 일인지 모르는 일에 멤버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건지.


연습실에서 가까운 홍대도 아닌, 탑골 공원까지 비싼 악기와 장비를 옮기는 것도 부담이었다.


“오빠, 나 한번만 살려주는 셈치고. 정말 부탁해.”


나는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좀처럼 남에게 부탁 따위를 하지 않는 콧대 높은 나의 저자세에 선원의 마음이 좀 녹는 것 같았다.


게다가 그에게 ‘오빠’라고 부른 건 이번 생에 처음이었다.


보통은 ‘어이’나 ‘선원이 형’이나 ‘선배’ 중 기분에 따라 최대한 건방지게 부르곤 했다.


내가 느끼는 ‘다이너마이트’의 색이 그랬고, 밴드의 홍일점인 내가 청색과 섞이는 방법이었다.


잠시잠깐 선원의 긴 한숨 소리가 들린 후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 언제까지 가면 돼?


- 뭐야? 탑골 가는 거야?


-아, 가오 떨어지는데!


전화기 너머로 멤버들의 원성이 들렸지만, 그건 선원이 어떻게든 할 것이었다.


그래도 지원사격이 있으면 좋겠지?


“내가 맛있는 거 쏜다고 전해줘! 엄카로 쇠고기 쏠게!”


-현정이가 쇠고기 쏜대.


결국 실리보다는 의리였던 선원의 결정이었다.


어려움을 이기고 함께 ‘다이너마이트’를 꾸려온 시간을, 메인 보컬인 나의 존재감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나는 전화를 끊으면서도 ‘YET’ 그 남자의 생각이 궁금해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




다음날, 시간에 맞춰 나온 나에 비해 멤버들이 이미 도착해 악기를 모두 세팅한 후였다.


선원이 나 대신 앰프에 연결된 마이크를 점검하고 있었다.


버스킹을 한 두 번 해본 팀이 아니었기에 자리 선택은 정말 탁월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어느 방향에서 모여도 편하게 우리를 볼 수 있을만한 위치였다.


나는 오는 길에 사온 음료수를 멤버들에게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신현정, 이걸로 때우는 건 아니지? 쇠고기라고 했다.”


드럼을 치는 시영이 싱긋이 웃으며 말했다.


“당연하지!”


기타를 치는 시현이 휘파람을 불었다.


그러던 사이 선생님이 도착했다.


“이 분이 내가 말한 선생님이야.”


멤버들이 그에게 꾸벅 인사를 했다.


그도 방글거리며 함께 인사를 했다.


뭔가 나에게 보였던 모습보다는 훨씬 예의바르고 친절한 모습이었다.


악기가 마지막 점검을 하는 동안 그는 잠시 나를 불러 바로 그 자리에서 연설을 해보라고 명령(?)했다.


나는 눈을 잠시 감았다가 호흡을 가다듬었다.


내가 그동안 허투루 연습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에게 뽐낼 시간이었다.


내가 연설을 마치자 그가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마치 어린아이를 칭찬하듯이.


“이제 좀 있으면 점심 식사를 마치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모여들 거거든? 그러면 그 앞에서 실전처럼 해봐.”


잉? 할머니, 할아버지들 앞에서?


우리말도 아니고 영언데?


그분들이 내 말이 무슨 말인지 알기나 할까?


게다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뭐 볼게 있다고 내 연설을 듣기나 하겠어?


이렇게 탁 트인 공간에서 집중도 안 될 텐데, 삼삼오오 모여서 떠들겠지.


이런 나의 의구심들이 얼굴에 드러나기라도 한 건지 그가 나의 어깨를 두 번 툭툭 두드려주고는 각정 말라는 듯이 환하게 웃었다.


나는 그만 어이를 상실하고 그저 이 와중에도 속편한 그의 뒷모습만 눈으로 좆고 있었다.


그는 그런 나를 뒤로한 채 멤버들에게 가서는 뭔가를 부탁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어디서 가지고 온 건지, 언제부터 그의 손에 들려져 있었던 것인지 알 수 없는 돗자리들을 주변에 펼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원래는 나의 자리인 보컬용 스탠드 마이크를 꿰차고 멤버들에게 사인을 보냈다.


그러자 문석의 베이스기타가 중후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둥둥둥 둥둥둥······.


순간적으로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시선이 ‘다이너마이트’로 쏠렸다.


무료한 참에 뭐 재밌는 구경거리라도 있나 싶은 사소한 관심이었지만, 그들의 취향에 안 맞으면 얼마든지 돌려질 관심이었지만, 어쨌든 이목을 끄는 데는 성공했다.


곧이어 드럼의 소리가 섞이고, 건반과 일렉기타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관중의 대부분 이런 일렉트로닉 악기에 관심이 없는, 어쩌면 시끄럽게 여길 어르신들이었지만 간간히 학생처럼 보이거나 연인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길을 가다 멈춰 서서 우리를 봤다.


그때 선생님이 구성진 소리로 ‘장녹수’를 부르기 시작했다.


“가는 세월 바람타고~~~♫ 흘러가는 저 구름아! 수많은 사연 담아~~♫ 가는 곳이 어드메냐~~♫”


우리 밴드는 평소 이런 곡을 연주해본 적이 없었다.


물론 악보도 없었을 것인데 신기하게 선생님의 노래를 잘 받쳐주며 반주를 하고 있었다.


이것은 인간 주크박스인 선원의 능력일 것이다.


아마 선원이 즉석해서 멤버들에게 코드 진행을 알려줬겠지.


천재는 저런 사람을 천재라고 하는 걸 거라고 평소에도 생각해왔다.


그래서 믿음직한 우리 ‘다이너마이트’ 멤버 보다는 오히려 선생님이 걱정이었다.


그가 노래를 잘 부르는 건 지난번에 들어봤으니 익히 아는 바이지만, 그래도 이 곡은 여자곡이다.


저렇게 원키로 부르면 결국 무리하게 될 텐데······.


“구중궁궐 처마 끝에 한 맺힌 매듭 엮어~♫ 눈물 강 건너서 높은 뜻 걸었더니~♫ 부귀도 영화도 구름인양 간 곳없고~~♫ 어이타 녹수는 청산에 홀로 우는가~~♫”


그러나 나의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는 양 선생님의 고음은 깔끔하기 짝이 없었다.


게다가 판소리를 연상케 하는 구성진 소리에 나도 모르게 멤버들 얼굴을 바라보았다.


멤버들도 입이 살짝 벌어진 것이 어지간히 놀란 표정들이다.


한 곡이 채 끝나기도 전에 흩어져 있던 어르신들이 하나 둘 일어나 돗자리에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장녹수’가 끝나자 그는 본조비의 ‘always’를 부르기 시작했다.


멤버들도 아까보다 한결 즐겁게 연주하고 있었다.


처음 연주한 곡보다 익숙한 팝이어서도 그랬겠지만, 보컬이 꽤 마음에 든 것이 분명했다.


선생님은 노래의 장르가 바뀌면 바뀌는 대로 그 분위를 잘 살려서 노래했다.


어르신들도 때때로 박수도 쳐가면서 마치 아이가 된 듯 좋아하며 공연을 관람했다.


무료한 한 때, 때 아닌 위문공연(?)이 무척 즐거운 것 같았다.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지나가던 젊은 연인과 학생들도 걸음을 멈추고 멀찍이 기대앉거나 서서 공연을 보고 있었다.


이거, 홍대보다 나은데?


두 번째 노래가 끝나자 공연장이라도 된 듯 제법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었다.


깔아둔 돗자리가 부족할 지경이었다.


원래 한번 모여들기 시작하면 무슨 구경거리가 있나 싶어 인파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마련이다.


노점에서 파는 떡볶이도 파리를 날리다가도 누군가 한 사람이 먹기 시작하면 한 팀, 두 팀 불어나는 원리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대로 가다가는 선원이 나를 버리고 선생님을 섭외하겠군.


위험한데?


두 번째 곡이 끝나자 그가 나를 조용히 손짓해서 불렀다.


“봐봐! 여기 모인 사람들 중에 내가 하는 팝송을 듣고 이해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 그냥 분위기에 홀리는 거지!”


“······.”


“오늘 내가 너를 부른 것은 너의 표현력과 연기력향상을 위해 부른 거야! 눈빛으로 얼굴로 몸으로 그리고 소리로 마치 노래를 부르듯 하나의 작품을 연기하듯 온 몸으로 네 연설을 이 분들이 느끼게끔 연설해봐!”




영어에 관한 질문을 댓글에 작성해주시면 선별하여 소설에 채택하여 사용하려고 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 드려요^^


작가의말

금요일 됐어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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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그 남자의 여자 21.05.14 12 2 12쪽
70 그녀들의 마음 21.05.12 12 1 11쪽
69 추억의 부루마블 21.05.07 12 1 11쪽
68 정 선생, 계획이 다 있구나. 21.05.05 18 1 11쪽
67 I wish 가정법, as if 가정법, 혼합가정문. 집밥 정 선생 21.04.30 30 1 11쪽
66 가정법 21.04.27 22 1 12쪽
65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21.04.21 25 1 11쪽
64 최종보스 공략전 21.04.16 25 3 11쪽
63 조동사, Battle 1:N 21.04.13 24 2 11쪽
62 그 남자의 관심사 21.04.09 21 1 11쪽
61 데이트 21.04.09 17 0 12쪽
60 현재, 진행, 과거, 현재완료 下 21.04.02 19 2 11쪽
59 현재, 진행, 과거, 현재완료 上 21.03.31 18 2 11쪽
58 오버 정용화 선생 21.03.25 14 2 11쪽
57 그럼 뭐 먹지? 21.03.23 18 1 11쪽
56 지각동사 下, 소개팅? 21.03.19 23 1 11쪽
55 무대, 사역동사, 지각동사 上 21.03.16 60 1 11쪽
» 탑골 미션 21.03.12 21 1 11쪽
53 마음이 흐르는 방향 21.03.09 17 1 11쪽
52 실력자 21.03.04 16 1 11쪽
51 테스트, 연습 21.03.03 19 1 11쪽
50 막무가내 YET 선생 21.02.26 23 1 11쪽
49 YET, 문제적 영작 21.02.24 27 1 11쪽
48 최 실장이 궁금한 그녀, 신현정 21.02.19 22 1 11쪽
47 PC 구하기 대작전 2 21.02.16 22 2 11쪽
46 PC 구하기 대 작전 21.02.05 42 1 11쪽
45 질문, 질문, 질문! 21.02.03 22 1 11쪽
44 부가의문문, 간접의문문, 도시락 21.01.28 25 1 11쪽
43 이게 학원이냐? 21.01.22 32 2 11쪽
42 정 선생의 도전기: 운전면허 21.01.20 25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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