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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T.(Yame English Tea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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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불리스트
작품등록일 :
2020.08.22 20:15
최근연재일 :
2021.05.1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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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87
글자수 :
365,104

작성
21.04.0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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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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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현재, 진행, 과거, 현재완료 下

DUMMY

1. I have a lunch.

2. I am having a lunch.

3. I had a lunch.

4. I have had a lunch.




“그럼 1번의 ‘먹는다’와 2번의 ‘먹는 중이다’는 무슨 차이야?”


“······.”


“잘 봐! ‘야, 너 뭐하니?’, ‘밥 먹는데.’랑 ‘밥 먹는 중인데.’가 뭔 차이가 있는 건데?”


정 선생이 뭔가 정곡을 찌르는 말을 했는지 경은이는 이미 조금 풀이 죽은 것 같았다.


“그냥 진행형은 ‘···하는 중’이라고 달달 외웠으니 그 의미는 생각안하고 그냥 ‘밥 먹는 중’이라고 해석했을 것 같은데? 아니면 차이를 말해봐!”


경은이가 조금 풀죽었다고 해서 살살할 정 선생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아는 바였다.


영어에 정말 자신이 없는 내가 생각해봐도 정 선생의 지적은 너무 일리 있었다.


그는 쉬지 않고 경은이를 몰아세웠다.


“3번의 ‘먹었다’랑 4번의 ‘먹었었다’는 같은 맥락에서 역시 무슨 차이가 있는 거지? 설명해봐!”


경은이가 불쌍해지려고 하던 찰나 그녀는 무슨 오기라도 발동한 듯이 갑자기 약간 높아진 톤으로 말했다.


“‘먹었었다’가 ‘먹었다’보다 다 오래됐어요.”


경은이의 대답이 제법 그럴싸한 것 같았지만, 정 선생의 얼굴에 비웃음이 떠오른 걸 보고 그녀의 답이 틀렸음을 알았다.


“얼마만큼 오래전에 먹어야 ‘먹었었다’라고 말해야 하는 거지? 10분전? 아니면 30분전?”


경은이는 대답을 못하고 얼굴만 붉혔다.


“그런 식이면 말하기 전에 시간이라도 재놓고 말해야 하나? 경은이 너는 지금 네 말이 우기는 거라는 생각 들지 않니?”


정 선생의 여유 있는 미소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얄미운 마음이 들 정도였다.


저기서 한 마디만 더 해봐!


당장 경은이 손목이라도 잡고 튈 거니까!


이러다 애 울겠네.


“경은이는 틀렸고, 다음은 하연이! 네가 말해봐!”


내 마음이 텔레파시라도 쏜 것인지, 스스로도 너무했다 싶었던 것인지, 그도 아니면 정 선생은 정녕 밀당의 끝판왕인지 여하튼 거기서 그치고 하연이에게 공이 넘어갔다.


하연이는 시작도 하기 전에 이미 기가 질린 표정이었지만.


“저기······, 혹시······.”


“편하게 말해. 뭘 저기 혹시야?”


“1번은 모르겠는데, 4번은 다 먹었다는 거고 3번은 밥을 좀 남긴 것 아닐까요?”


정 선생이 ‘이건 또 무슨 말이야?’라는 표정을 지었지만, 하연이는 떠듬떠듬 말을 마칠 수밖에 없었다.


“아니면······, 그 반대일 수도 있고, 잘은 기억나지 않는데 그 차이 같은데요. 밥을 남겼나, 안 남겼나? 하하하······. 아니겠죠?”


급기야 머리까지 긁적였다.


“하연아 그럼 밥을 얼마만큼 남겨야 현재완료나 과거를 쓰는 거냐? 한 숟갈? 두 숟갈? 땡!”


정 선생은 아까 경은이에게 그랬던 것처럼 얄밉게 웃으면서 하연이를 몰아세웠다.


학원에서는 마냥 웃으며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것 같더니만, 오늘따라 왜 유독 경은이와 하연이를 망신시키지 못해 안달이라도 난 사람처럼 구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경은이 하연이 너희들 토론하는 방법 배우고 싶다고 했지?”


두 아이는 대답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고개만 푹 숙이고 있는 것이 꾸중이라도 듣는 것 같았다.


“너희들한테 한 가지씩 알려줄 게 있는데 토론에서 제일 중요한 건 지식도 아니고 말발도 아니야! 토론에서 제일 중요한건 질 때 잘 질 수 있는 마음가짐이야!”


“······.”


“방금처럼 질 것 같으니까 우기거나, 이리저리 물 타기 하면서 유리한대로 끌고 가려고 하면 안 되는 거야!”


“······.”


“토론의 시작은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너의 주장을 상대방에게 관철시키는 것인데, 무조건지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그런 억지 같은 주장을 하게 되는 거지!”


“······.”


“너희가 볼 때 국회의원들이 소리 고래고래 지르면서 상대방 말은 듣지도 않고 자기말만 맞다고 우기는 거 보면 무슨 생각 들어? 청문회에서 많이 봤을 거 아니야?”


경은이와 하연이가 완전히 기가 죽었겠구나 싶어서 걱정했는데, 둘 다 아까와는 달리 아주 밝은 표정이었다.


“네! 솔직히 저도 제가 우기면서도 좀 그랬어요.”


“우리는 틀렸지만 그래도 쌤들 문제 푸는데 같이 논의해도 되죠?”


얘들은 쿨한 거야? 해맑은 거야?


어쨌든 다시 밝은 표정으로 돌아와 문제에 다시 집중하게 된 것은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기껏 맛있는 거 사 먹이려고 데려와서 애들 울리기라도 하면 안 되니까.


“아까 논의 다 한 거 아니었어?”


“우리는 했지만 선생님들은 안했어요.”


두 아이는 다시 해맑게 웃었다.


정 선생이 싱긋 웃더니 나와 훈민을 보며 말했다.


“훈민이랑 윤 선생은 3번과 4번의 차이를 알긴 힘들 거야!”


사실인데도 뭔가 무시당한 것 같은 기분이 좀 그랬다.


“아마 현진씨는 1번과 2번의 차이는 이미 알고 있을 테니 현진씨는 3번과 4번의 차이에 신경 쓰시고, 1, 2번은 훈민이랑 윤 선생에게 맡겨보겠어. 경은이랑 하연이는 깍두기니까 어디에 끼든 상관없어! 10분 준다.”


그렇게 던져놓고 다시 나가 버렸다.


정 선생이 나가 있는 사이 주문한 음식들이 하나씩 나왔다.


우리는 음식을 먹으며 나음 즐겁게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현진만 유독 심각한 표정으로 고민하고 있었다.


내가 현진의 앞접시에 음식을 덜어 주면서 그녀의 옆구리를 살짝 치자 현진은 섬광처럼 짧은 미소를 보여주고 샐러드를 한입 입에 넣더니 씹는 것도 잊은 사람처럼 다시 생각에 잠겼다.


시간이 흘러 10분이 지나자 정 선생이 칼 같이 들어왔다.


“뭐야! 지들끼리만 먹고!”


“식으면 맛없으니까 먼저 좀 먹었어요.”


훈민이 생글생글 웃으며 말하자 정 선생이 훈민에게 비슷한 웃음을 돌려주며 말했다.


“그럼 빨리 1번과 2번의 차이를 말해봐.”


“아마도 ‘···한다’는 것은 습관적인 것이고, ‘···하는 중’은 지금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현진이 미소 짓는 것을 보니 정답인 게 분명했다.


“빙고!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현재형을 쓰면 ‘항상’이란 말을 넣으면 자연스러워져. 그래서 ‘지구가 태양을 돈다.’를 ‘The Earth goes around the Sun.’이라고 하는 거지. 항상 도니까.”


“······!”


“속담도 그래서 그런 거고, 우리 문법책에는 ‘절대적 진리’, ‘속담’, ‘습관’이라고 설명해 놓는데, 그냥 ‘항상’이란 말만 기억하고 있으면 되지. 즉, ‘what do you do?’는 ‘너는 항상 하는 일이 뭐니?’ 라는 뜻이 되고 그래서 ‘네 직업이 뭐니?’란 뜻이 되는 거야? Got it?”


모두들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럼 이제 3번과 4번의 차이에 대해서 현진씨 의견을 들어보자! 현진씨 고견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정 선생이 짐짓 겸손한 척 물었다.


“음······. 제 생각에는 4번의 경우 현재완료의 ‘경험’, ‘결과’, ‘계속’, ‘완료’ 용법 중에 ‘완료’라고 봐서 이제 막 점심을 먹었다라고 생각하는데 어떤가요?”


현진이도 제법 겸손하게 답했다.


“일반적으로 보면 거의 맞았다고는 할 수 있겠지만 2%가 부족한 설명이네요!”


현진은 뭔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웃어보였다.


“사실 이건 먹었네, 안 먹었네의 문제가 아니거든요! 우리 문법책에는 현재완료가 ‘과거의 동작이 현재에 미치는 영향’ 이렇게 써 있죠! 근데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가지 않아요? 그러다보니 이런 현상이 생기는 거예요!”


“······.”


“쉽게 설명해 볼게요! ‘I have had a lunch.’, ‘밥을 먹었다.’ 그래서? 지금 어떻다?”


“배부르다?”


경은이가 날름 주워 먹듯 대답했다.


“응! 바로 그거야!”


정 선생이 경은이에게 엄지를 치켜세워 보였다.


“‘I have finished my homework.’ (나는 숙제를 끝냈다.) 그래서? ‘so I’m free.’ (그래서 지금 나는 자유롭다.) 뭐! 이런 식인 거지!"


"······!"


"예를 들어 경은이에게 이상한 선배가 직접대려고 ‘야, 우리 영화 보러 갈래?’ 라고 물어볼 때 선배라서 대놓고 거절하기 좀 그래! 그럴 때 ‘I have seen that movie.’라고 말하는 거야.“


“······.”


“‘나 그 영화 봤어. 그래서 내용 다 알아’. 사실 숨은 뜻은 ‘꺼져 줄래?’ 이거지! 한마디로 말해서 현재 완료는 ‘돌려 말하기’다 이거야. 이해돼요? 현진씨? 만원 아까우면 돌려드릴게요!”


현진이가 고개를 끄덕거리며 많은 것을 배웠다는 듯이 웃었다.


“제가 졌네요! 그래도 이런 가치 있는 지식을 만원에 샀다고 생각하니 하나도 아깝지 않아요.”


현진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스프와 샐러드를 먹기 시작했다.


“선생님! 선생님은 그런 걸 어디서 다 배우신거예요? 미국? 영국? 호주?”


경은이 정말 궁금한 듯이 물었다.


문득 나도 궁금해져서 정 선생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야, 내가 어디서 배운 게 뭐가 중요하냐? 일단 나도 밥 좀 먹자! 너네만 입이냐?”


정 선생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씨니컬한(cinical) 표정으로 스프를 떠먹었다.


“부시맨 브레드는 참 담백하고 맛난단 말이지! 하연아 갈 때 우리 하나씩 싸달라고 하자!”


스프에 빵을 찍어먹으면서 경은이가 말하자 하연이는 마음이 맞았다는 듯 경은이와 하이파이브를 했다.


“야! 무슨 거지냐? 여기서 먹었으면 됐지 니들 돈 아니라고 그렇게 막 포장해가고 그래도 돼? 염치가 있어야지.”


정 선생이 평소 같지 않게 눈치를 주었다.


“선생님! 선생님은 도대체 조선시대사람이에요? 여기 빵은 그냥 공짜거든요?”


경은이가 곱게 눈을 흘기며 입을 삐죽거렸다.


“달라고 안 해도 원래 다 알아서 사람 수만큼 챙겨 준다고요.”


아까 당한 망신을 갚기라도 하려는 듯 하연이도 보탰다.


사실은 나도 현진이도 훈민도 터져 나오는 웃음을 겨우 참으며 턱을 긁고 있는 정 선생을 쳐다보았다.


“어! 그래? 그럼 갈 때 다 얘들 주자! 학생이 뭐 돈이 있겠어, 아니면 요리 실력이 좋아서 지들 스스로 요리를 하겠냐? 나갈 때 우리 6명 거 다 가져가.”


생각보단 쿨한 구석이 있는 정 선생이었다.


그리고 이런 사소한 배려에 또 좋다고 금세 밝아지는 단순한 녀석들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음식이 나오는 대로 하나씩 처리해 가고 있었다.


만족스러운 식사였지만, 딱 하나 아쉬운 점은 이 맛난 록 햄프터 립아이가 6명이 먹기엔 양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점이었다.


그래도 다른 음식들을 계속 나와 줘서 하나씩 클리어해가며 즐거운 식사 시간이 이어졌다.


식사가 마무리 될 무렵이었다.


“내가 퀴즈 하나 또 내볼테니 맞춰볼래?”


“상금 있어요?”


경은이가 물었다.


“맞추면 500원 줄게.”


“아싸! 쉬운 건가 보다!”


하연이가 즐거운 듯 말했다.


경은이와 하연이의 기대를 받으며 정 선생이 입을 열었다.




영어에 관한 질문을 댓글에 작성해주시면 선별하여 소설에 채택하여 사용하려고 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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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I wish 가정법, as if 가정법, 혼합가정문. 집밥 정 선생 21.04.30 30 1 11쪽
66 가정법 21.04.27 22 1 12쪽
65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21.04.21 25 1 11쪽
64 최종보스 공략전 21.04.16 27 3 11쪽
63 조동사, Battle 1:N 21.04.13 25 2 11쪽
62 그 남자의 관심사 21.04.09 21 1 11쪽
61 데이트 21.04.09 17 0 12쪽
» 현재, 진행, 과거, 현재완료 下 21.04.02 20 2 11쪽
59 현재, 진행, 과거, 현재완료 上 21.03.31 18 2 11쪽
58 오버 정용화 선생 21.03.25 15 2 11쪽
57 그럼 뭐 먹지? 21.03.23 19 1 11쪽
56 지각동사 下, 소개팅? 21.03.19 24 1 11쪽
55 무대, 사역동사, 지각동사 上 21.03.16 60 1 11쪽
54 탑골 미션 21.03.12 21 1 11쪽
53 마음이 흐르는 방향 21.03.09 18 1 11쪽
52 실력자 21.03.04 18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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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PC 구하기 대작전 2 21.02.16 22 2 11쪽
46 PC 구하기 대 작전 21.02.05 42 1 11쪽
45 질문, 질문, 질문! 21.02.03 22 1 11쪽
44 부가의문문, 간접의문문, 도시락 21.01.28 26 1 11쪽
43 이게 학원이냐? 21.01.22 33 2 11쪽
42 정 선생의 도전기: 운전면허 21.01.20 25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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