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Y.E.T.(Yame English Teacher)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일반소설

연재 주기
나불리스트
작품등록일 :
2020.08.22 20:15
최근연재일 :
2021.05.14 00:06
연재수 :
71 회
조회수 :
3,002
추천수 :
87
글자수 :
365,104

작성
21.05.07 00:20
조회
12
추천
1
글자
11쪽

추억의 부루마블

DUMMY

“그리고 최 실장이랑 장 사장님은 학원에 묶여있는 사람이니 학원 소속인 경은이랑 하연이랑 팀을 맺는 게 맞는 거 같은데? 어때?”


“우리야 어린 아가씨들이 팀 해주면 고맙지.”


장 기사가 괜히 내 역성을 들어주며 최 실장을 툭 치자, 최 실장도 “좋아, 좋아.”하며 맞장구를 쳐 준다.


저 둘도 은근히 합이 잘 맞단 말이야.


“그럼 내가 최 실장님이랑 할래.”


경은이가 최 실장을 좋아해서 그런 말을 했을 리는 없고, 평소 하연이보다 승부욕이 조금 앞서는 편이니 아무래도 장 기사보다 젊은 최 실장이 보드게임을 더 잘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눈치 빠른 하연이가 사람 좋은 장 기사를 향해 배시시 웃으며 엉덩이를 달싹 들어 붙어 앉았다.


“어차피 썸도 못타는 거 게임에 집중하고 좋지 뭐! 아저씨, 우리 커플들 다 깨부숴버려요!”


그렇게 최 실장과 경은이, 장기사와 하연이, 훈민이와 현진, 그리고 나와 윤 선생이 각각 한 팀이 되었다.




보통 사람들은 부루마블은 단순한 확률의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확률의 게임에서 내가 승률 90%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이 단순한 확률 게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의 비법은 주사위 굴리기만이 아니다.


가끔 주사위를 기가 막히게 잘 굴리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도 마의 구간과 서울 올림픽, 우주여행의 위력을 알지만, 그것만으로는 나를 이길 수 없다.


나는 거기에 한 가지를 더 가지고 있으니까.


아주 낮은 가능성이지만, 30장의 황금열쇠의 내용을 숙지한 상태에서 핵심 황금열쇠가 나올 확률을 계산해가며 정확한 타이밍에 황금열쇠를 피하거나 일부러 걸리는 수학적 감각을 겸비한 도박사의 감각이 매우 중요하다.


‘이 새끼는 황금 열쇠까지 운이 따라주네!’라며 내가 운이 좋다고 착각들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이 모든 것이 철저한 계산인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번 판을 지기로 했기 때문에, 특히 윤 선생의 활약으로 지기로 했기 때문에 일단 윤 선생에게 모든 것을 일임하기로 했다.


“내가 은행도 같이 맡아서 해야 하니까, 우리 팀은 윤 선생이 좀 맡아서 해. 주사위 잘 굴리지?”


팀 별로 돈을 나눠주며 자연스럽게 말하자 윤 선생도 고개를 끄덕였다.


각자 마음에 드는 색의 비행기모양의 말을 고르고, 주사위를 굴려 순서를 정했다.


훈민이와 현진, 최 실장과 경은이, 장 기사와 하연이, 나와 윤 선생 순이었다.


순서 상 꼴등이 된 것은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나에겐 좋은 일이었다.


부루마블은 결국 주인 없는 땅에 깃발 꽂고 돈 받는 게임이므로 후발 주자는 아무리 조금이라도 불리하기 마련이니까.


나의 예상보다 훨씬 훌륭하게(?) 윤 선생은 (4, 6)이 나와서 우리 중 가장 먼저 그것도 한방에 무인도에 갇혀주었다.


4+6=10이니까!


심지어 윤 선생은 계속 더블이 나오지 않아 세 턴을 고스란히 갇혀있었다.


그 순간부터 이 게임은 우리에게 매우 불리하게 진행되었다.


앞으로 우리가 밟은 모든 땅은 남의 땅이 될 테니까.


다행스러운 것은 아직 건물이 세워지지 않아 지불해야 할 금액이 크진 않았지만, 이런 상태로는 버티는 거지 거의 이기기 힘들다고 봐야 했다.


남들이 2 바퀴를 도는 동안 경우 1바퀴를 돌고, 그나마 대부분 남의 땅을 밟아서 찔끔찔끔 돈을 탕진하고, 씨앗증서는 별로 쓸모도 없는 것 1장을 겨우 쥐고 있었다.


나의 의도대로, 심지어 의도보다 더 잘되긴 했지만, 막상 윤 선생의 실망한 표정과 간간히 내 눈치를 보는 것을 보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윤 선생! 다음 턴 내가 주사위를 굴려도 돼? 윤 선생이 은행 좀 맡을래?”


“그러시던지요.”


윤 선생은 의기소침하게 대답했고, 다름 사람들도 ‘이제 와서 뭘 어떻게 할 건데?’하는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윤 선생과 자리를 바꾼 뒤 일부러 주사위를 비장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작전은 이랬다.


일단 더블을 해야 했다.


더블을 하면 주사위를 한 번 더 굴릴 수 있으니까!


3번이나 쉰 우리 팀에게는 꼭 필요한 작전이었다.


그렇게 ‘우주여행’으로 간 뒤에 최고의 사기템 ‘서울올림픽’을 사는 것이었다.


나는 주사위를 최대한 (5, 5)가 나올 수 있도록 손가락에 장착(?)했다.


그리고 굴렸다.


(5, 5)


‘사회복지 기금 접수처’에 도착해서 최 실장이 낸 15만원을 득템했다.


뭐 이 돈 받자고 여기 온 건 아니었지만, 윤 선생의 얼굴이 환해지는 것을 보니 어쩐지 힘이 났다.


한번만 더 10이 나오면 ‘우주여행’이라 다시 한 번 (5, 5)에 도전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고 그만 (4, 5)가 나와 버린 것이었다.


아! 마드리드!


사악한(?) 하연이가 호텔까지 지어놔서 한 방에 120만원이 날아가 버렸다.


나는 장 기사와 하연이에게 120만원을 던지다시피 줬다.


다시 우리 차례가 왔을 때 나는 어차피 진 거 내 손으로 망할 수는 없어서 원래 작전대로 윤 선생에게 주사위를 돌려주면서 그녀에게 우리 팀의 운명을 맡겼다.


그녀도 애초에 자기가 망친 판이다 보니 군소리 없이 다시 주사위를 받아들었다.


윤 선생은 짐짓 진지한 표정을 하고 떨리는 손으로 주사위를 굴렸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6, 4)가 나오면서 떡하니 ‘서울올림픽’에 도착했다.


“윤 선생, 사!”


“이거 너무 비싼 거 아니에요? 이거 사면 빈 털털이 되는데, 다음번에 남의 땅 걸려서 돈 못 내면 지잖아요! 좀 있으면 월급도 받는데!”


“지면 다 내가 책임질 테니 돈 다 털어서 사!”


나는 윤 선생 앞에 놓인 돈을 강탈하다시피 해서 ‘서울올림픽’을 사버렸다.


지금 부터는 정말 도박이었다.


우리 팀이 승리해야하는 데 최대 걸림돌은 두 장의 ‘황금 열쇠’였다.


상대팀이 ‘우대권’을 뽑거나, 우리팀이 ‘반액대매출’을 뽑는 것.


반면 우리를 승리로 더 가까이 다가가게 해주는 ‘황금 열쇠’도 두 장 있었다.


상대팀이 ‘서울올림픽으로 가시오.’를 뽑거나, 상대팀이 타이페이 다음에 있는 황금열쇠에서 ‘3칸 뒤로 가시오.’가 나오면 한방에 역전도 가능했다.


이제 1/18의 확률로 ‘11’이 나온다면 ‘무인도’에서 쉬면서 3턴 정도는 출발점을 돌아 받는 월급으로 버틸 수 있을 것이었다.


“윤 선생! 무인도야! 우리 땅도 없고 돈도 없는데 무인도에 처박혀서 좀 쉬자!”


나는 윤 선생의 손을 잡고 기도를 하는 척하면서 주사위의 위치를 11이 나올 가능성이 있게끔 조정하여 그녀에게 쥐어주었다.


내 손이 아니라 확신은 서지 않았지만, 그녀의 손을 떠난 주사위는 기적처럼 11이 나왔다.


나는 사심을 잔뜩 가지고 ‘잘했다.’며 윤 선생의 머리와 등을 쓰다듬어주었다.


우리의 가장 큰 먹잇감은 ‘도쿄’에 있는 경은이와 최실장 팀이었다.


두 개의 주사위를 굴려서 가장 흔하게 나올 수 있는 수는 바로 ‘6’, ‘7’, ‘8’이었다.


그런 이유로 ‘도쿄’나 ‘콜롬비아호’에 말이 위치해 있으면 언제나 ‘서울올림픽’이라는 마의 구간의 휘협을 피해가기 어려웠다.


두 번재 먹잇감은 ‘퀸엘리자베스호’에 있는 장 기사와 하연이 팀이었다.


두 턴 중 한 번만 낮은 수가 나오면 ‘서울올림픽’에 가까워진다.


훈민이와 현진이는 ‘콩고드여객기’에 있으니까 뭐 안전하다고 생각하겠지.


주사위가 최 실장 손에서 떠나고 기적처럼 (5, 3)이 나오는 순간, 최 실장과 경은이는 마주보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윤 선생은 기쁜 표정으로 살짝 현타가 온 경은이로부터 200만원을 받았다.


경은이의 표정을 웃기다는 듯 웃고 있는 장 기사와 하연이 팀은 (2, 3)이 나왔다.


‘파리’가 그렇게 안전지대는 아닌데 말이지.


무인도에서 빠져나온 우리는 가까스로 몇 개 남은 주인 없는 땅을 밟아가며 다시 무인도로 돌아왔다.


“와! 형이랑 진희는 그 정도는 무인도 사야하는 거 아니야? 남들 한 번도 안 걸리는 무인도를 어떻게 세 번이나 걸리냐?”


훈민이 신기하다는 듯이 말했지만, 사실은 나의 철저한 계산인 건 비밀.


그렇게 우리가 겨우 1바퀴 도는 동안, 다른 팀은 두 세 바퀴를 돌게 되었고, 그 동안 1등을 차지하고 있던 최 실장과 경은이 팀은 한 번 더 ‘서울올림픽’에 걸리는 바람에 가세가 기울기 시작했다.


장 기사와 하연이 팀도 두 번째 돌 때 ‘서울올림픽’의 마수에 걸려 우리는 단번에 졸부가 되었다.


우리는 자본이 풍족해지자 상대적으로 부족한 돈을 메우기 위해 상대팀들이 판 땅을 사들이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게임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환하게 웃는 윤 선생을 보니 한편으론 기쁘기도 했지만 그녀와 같이 설거지를 못하게 되었다는 현실을 직시하게 되자 나는 씁쓸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다.


대신 윤 선생도 승부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설거지는 장 기사와 하연이 팀이 하게 되었다.


“하연아, 너는 차나 마시고 있어.”


생각보다 승부에 쿨한 장 기사가 하연이를 우리에게 밀어넣었다.


“아니에요. 저도 같이 해야죠. 한 팀인데!”


“싱크대도 좁은데, 괜히 걸리적거려. 아저씨 설거지 잘해.”


장 기사는 미안해하는 하연이를 끝내 주방에서 쫒아내고 익숙한 솜씨로 쓱싹쓱싹 설거지를 했다.


나는 설거지를 하는 장 기사 옆으로 다가가 큰 볼을 꺼내 물을 받고 당면을 불렸다.


“또 요리하게?”


“저녁 먹어야지!”


나는 장 기사의 등을 두드려준 후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자리로 다시 돌아왔다.


장 기사가 설거지를 끝내자 그의 커피를 타주고 다시 부엌으로 돌아왔다.


내가 쌀을 씻기 위해 밥솥에 쌀을 푸자 현진이 물었다.


“또 요리하시려고요?”


“요리는 무슨. 그냥 저녁 먹어야 하니까!”


“와! 오늘 풀코스네!”


최 실장이 기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뭐 도와줄 거 없어요?”


윤 선생이 등 뒤로 슬쩍 와서 묻자, 나는 그녀에게 밥솥을 내밀었다.


“쌀 씻을 줄 알아?”


“치! 내가 바본가요? 이래봬도 자취 경력이 얼만데!”


윤 선생이 눈을 곱게 흘기고는 밥솥을 받아들고 쌀을 씻기 시작했다.


나는 압력솥을 꺼내서 낮에 손질해둔 채소들을 우르르 부었다.


쌀을 다 씻은 윤 선생은 밥솥에 내솥을 넣고 취사를 누른 후, 조용히 서서 내가 하는 것을 보고 잇었다.


나는 닭을 깨끗하게 씻어서 야채 위에 올려놓고 그 위에 불린 당면을 올리고, 양념장을 만들어서 부었다.


“이거 혹시 그 유명한 안동찜닭이예요?”


나는 대답대신 씩 웃었다.


물을 자작하게 부은 후, 압력 솥 뚜껑을 닫고 가스레인지에 올렸다.


“이게 다예요?”


밑 작업을 다 해놓아 요리를 간단하게 끝내는 것을 보며 윤 선생이 신기한 듯 물었다.


“응, 이렇게 하다가 끓으면 불 좀 줄이고 한 20분 찌면 돼.”


윤 선생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우리도 저쪽 가서 차 마시고 놀자.”


내가 윤 선생의 등을 떠밀었다.




영어에 관한 질문을 댓글에 작성해주시면 선별하여 소설에 채택하여 사용하려고 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 드려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Y.E.T.(Yame English Teacher)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1 그 남자의 여자 21.05.14 13 2 12쪽
70 그녀들의 마음 21.05.12 13 1 11쪽
» 추억의 부루마블 21.05.07 13 1 11쪽
68 정 선생, 계획이 다 있구나. 21.05.05 19 1 11쪽
67 I wish 가정법, as if 가정법, 혼합가정문. 집밥 정 선생 21.04.30 31 1 11쪽
66 가정법 21.04.27 23 1 12쪽
65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21.04.21 26 1 11쪽
64 최종보스 공략전 21.04.16 27 3 11쪽
63 조동사, Battle 1:N 21.04.13 25 2 11쪽
62 그 남자의 관심사 21.04.09 22 1 11쪽
61 데이트 21.04.09 17 0 12쪽
60 현재, 진행, 과거, 현재완료 下 21.04.02 20 2 11쪽
59 현재, 진행, 과거, 현재완료 上 21.03.31 19 2 11쪽
58 오버 정용화 선생 21.03.25 15 2 11쪽
57 그럼 뭐 먹지? 21.03.23 19 1 11쪽
56 지각동사 下, 소개팅? 21.03.19 24 1 11쪽
55 무대, 사역동사, 지각동사 上 21.03.16 60 1 11쪽
54 탑골 미션 21.03.12 21 1 11쪽
53 마음이 흐르는 방향 21.03.09 18 1 11쪽
52 실력자 21.03.04 18 1 11쪽
51 테스트, 연습 21.03.03 20 1 11쪽
50 막무가내 YET 선생 21.02.26 24 1 11쪽
49 YET, 문제적 영작 21.02.24 28 1 11쪽
48 최 실장이 궁금한 그녀, 신현정 21.02.19 23 1 11쪽
47 PC 구하기 대작전 2 21.02.16 23 2 11쪽
46 PC 구하기 대 작전 21.02.05 42 1 11쪽
45 질문, 질문, 질문! 21.02.03 23 1 11쪽
44 부가의문문, 간접의문문, 도시락 21.01.28 26 1 11쪽
43 이게 학원이냐? 21.01.22 33 2 11쪽
42 정 선생의 도전기: 운전면허 21.01.20 25 1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나불리스트'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