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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T.(Yame English Tea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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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불리스트
작품등록일 :
2020.08.22 20:15
최근연재일 :
2021.05.1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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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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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3
추천수 :
87
글자수 :
365,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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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12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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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그녀들의 마음

DUMMY

“우리도 저쪽 가서 차 마시고 놀자.”


그가 내 등을 떠밀다시피 해서 거실로 돌아왔다.


“닭볶음탕은 어쩌고요?”


“압력 솥이라 끓기 시작하면 소리 나잖아. 소리 나면 불 줄이고 타이머 맞춰놓으면 돼. 내가 할 일은 끝났다고!”


한두 번 해보지 않고서야 할 수 없는 말이었다.


이 남자 생각보다 가정적이네.


집에 들어왔을 때 청소가 말끔히 되어 있어서 좀 놀랐다.


여자라고 다 깨끗하지 않듯이 남자라고 꼭 더러우리라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청소에 상당히 신경 쓴 것 같았다.


그래도 청소는 사람들을 초대했으니 일부러 할 수 있는 거라고 치고, 요리는 좀 다른 문제였다.


나도 요리를 못하는 편은 아니지만, 순서에 두서가 없어서 싱크대를 잔뜩 어지르면서 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그의 요리에는 군더더기가 없어 보였다.


게다가 파스타를 만들 때 프라이팬을 다루는 솜씨라든가, 닭을 꼼꼼하게 씻는 모습도 매우 능숙했다.


학원에서 만날 컵라면에 찬물 부어주던 그 남자가 맞나 싶었다.


하긴 저번엔 도시락도 싸왔었지.


참 예쁘고 맛있었는데.


어느새 대화를 주도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부루마블 게임을 할 때 위기에 처한 나를 구해준 것을 생각했다.


비록 져도 크게 상관없는 게임에 불과했지만, ‘서울올림픽’을 사는 과감한 결단력 같은 건 정말 나에겐 없는 요소다.


오늘 이 남자가 평소보다 더 매력 있어 보이는 건 연말이라는 분위기 때문일까?


학원에서 보던 모습과 다른 모습을 보았기 때문일까.


“윤 선생도 괜찮지?”


불현 듯 내 이름을 부르는 그의 목소리에 나는 정신이 퍼뜩 들었다.


그가 나에게 눈을 맞추고 방글방글 웃고 있었다.


나는 생각을 들키기라도 한 것만 같아 나도 모르게 그의 시선을 피했다.


“아, 잠깐 멍 때리고 있었어요. 뭐라고 말씀하셨죠?”


“우리 밥 먹고 다 같이 홍대 가자고 했어.”


현진이 대신 말해주었다.


“네, 괜찮아요.”


그가 나를 보고 싱긋 웃는 순간, 부엌에서 압력솥의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이제 20분만 기다려. 저녁 먹자.”


그가 일어나서 가스레인지에 다가가 불을 줄이고, 핸드폰 타이머 기능을 켜면서 말했다.


“하연아, 아까 장 기사님이 설거지 했으니까 우리 차 마신 컵은 네가 설거지 좀 할래?”


“네!”


하연이 머그컵들과 과일을 담았던 접시를 쟁반에 챙겨서 싱크대로 가져갔다.


“경은아, 너도 거실 상 좀 닦자.”


“네!”


경은이도 발딱 일어나 행주를 찾아와 거실 상을 닦았다.


그 사이 정 선생은 작은 접시를 꺼내서 반찬을 덜고 있었다.


내가 반찬을 옮기려고 다가가서 보니 배추김치와 물김치, 잔멸치볶음과 김, 마늘장아찌였다.


“설마 이런 것도 다 만드시는 건 아니죠?”


“멸치볶음은 내가 한 거고, 나머지는 엄마표지.”


그가 피식 웃었다.


내가 설거지를 마친 하연이에게 쟁반을 받아서 반찬을 담자 정 선생이 수저통을 쟁반에 같이 올렸다.


“이것도 부탁해.”


나는 그에게 생긋 웃어주고, 거실 탁자에 세팅을 했다.


“뭐가 이렇게 많아? 형 평소에도 되게 잘 먹고 사는구나!”


“이거 자취하는 남자 맞아? 정말 어디 여자 있는 거 아니야?”


최 실장과 훈민이가 괜한 너스레를 떨었다.


“야, 겨우 그거 갖고 그러냐? 그건 아직 본게임 아닌데! 메인 메뉴 나오면 난리 나겠네!”


정 선생이 웃으며 대꾸하는 사이 밥솥이 밥이 다 되었음을 알렸다.


“진짜 혼자 아니네! 밥은 미스 김이 하네!”


“밥은 원래 미스 김이 잘하지!”


밥솥의 AI음성을 듣고 장 기사가 농담을 하자 정 선생이 무슨 콤비처럼 바로 맞받아쳤다.


“길도 미스김이 제일 잘 알아.”


“미스김은 뭐든 잘하지.”


“아, 두 분 만담하세요?”


컵과 물을 옮기던 하연이가 웃으며 핀잔을 주었다.


“하연아, 그거 옮기고 나면 밥도 옮겨!”


정 선생이 밥을 퍼서 옆에 나란히 두며 말했다.


곧 이어 닭볶음탕이 완성되고 정 선생은 그것을 오목한 모양의 큰 접시 두 곳에 나누어 담아서 양 손에 들고 왔다.


그가 접시를 상에 내려놓자 여기저기서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와~ 스멜!”


“이거 비주얼 장난 아닌데!”


“팔아도 되겠어요!”


“다들 말만 하지 말고 어서 먹어! 빨리 먹고 홍대 가야지!”


정말 맛있어서 우리는 먹으면서도 연신 감탄사를 내뱉기 바빴다.


“이거 비법이 뭐예요? 나도 집에서 해봐야겠다.”


내가 슬쩍 묻자 그가 내 귀에 대고 작은 목소리로 농담처럼 말했다.


“비밀! 또 먹고 싶으면 나한테 시집 와!”




***




분장실에서 한창 메이크업을 하고 있는데 팀 리더 선원이 들어왔다.


“너 오늘 뭔가 좀 과하다?”


평소보다 신경 쓴 것이 사실이기에 속으로는 흠칫 놀랐지만 태연한 목소리로 눈을 조금 내리깐 채 시크하게 말했다.


“내가 뭘?”


“아무리 크리스마스이브가 우리 같은 사람들한테 대목이라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예쁘게 치장했네. 너답지 않게!”


다시 거울을 보니 다소 보이시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평소 모습에 비해 오늘따라 우리 무대와 약간은 동떨어져 보이는 예쁜 콘셉트로 메이크업을 한 것 같았다.


옷도 약간 러블리한가?


하지만 상관없지 뭐!


오늘은 크리스마스이브니까!


감히 그의 앞에서는 한 번도 입 밖에 꺼내보지 못한 이름, 용화 오빠!


나도 크리스마스이브에는 용화 오빠에게 예쁘게 보이고 싶으니까!


“난 원래 예뻐.”


나는 거울에 비친 선원을 바라보며 여전히 시크한 목소리로 말하고는 다시 화장을 마무리 지었다.


선원이 테이블에 놓인 음료수를 한 모금 마시며 싱긋이 웃었다.


“네가 예쁜 건 사실이지만, 네 입으로 그렇게 말하니까 좀······.”


“재수 없다고?”


“어.”


“그래도 할 수 없어. 사실이니까.”




처음에는 스승과 제자였으니까 감히 그를 남자로 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지금도 그는 여전히 우리 관계를 스승과 제자라고 생각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부모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학업에 충실해야 했기 때문에 내가 시간이 없었다.


단지 학업뿐이었다면 또 모르겠지만, 나에겐 밴드도 있었다.


이제 조금씩 클럽에서 우리 다이너마이트의 입지가 생기는 중이었기 때문에 밴드에겐 너무나 중요한 시기였다.


그렇다고 용화 오빠가 밴드나 학업보다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도 내가 밴드에 미친 만큼이나 영어에 미친 인간인 것 같아 마음을 놓고 있었다.


간간히 주고받는 연락에서 그에게 여자가 없음이 확인되었기에 나는 내 일에 매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의 여자가 되어 그를 지켜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 혼자서 외롭게 싸우던 그의 모습이 측은하기도 하고, 그 잘생긴 얼굴에 가볍게 살살 거리는 웃음 뒤에 숨겨져 있는 상처를 보듬어 주는 것은 내 의무이자 권리 같기도 했다.


그의 그런 모습을 아는 사람은 나뿐일 테니까.


이건 어디까지나 나의 입장이고 그는 여전히 나를 제자로 생각하는 것도 안다.


그가 나에게 먼저 연락한 것은 지난번에 번역 일을 도와달라는 것이 전부였고, 언제나 내가 먼저 연락했다.


그런데 그가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두고 나에게 먼저 연락을 했다.


학원 사람들과 크리스마스이브 때 이곳에 오고 싶다고.


나는 어느 때보다 꼼꼼히 신경서서 메이크업을 마친 내 얼굴을 보았다.


“현정아, 첫 번째 공연 시간이다!”


나는 선원의 마지막 외침을 듣고 당찬 걸음으로 무대로 나갔다.




크리스마스이브 아니랄까봐 홀이 가득 차있었다.


가득차 있다기보다 메워져 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정도였다.


우리의 첫 곡은 ‘lonely night’이었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노래방에서 용화 오빠가 부르던 느낌을 살려서 부르고 싶었기에 특별히 부탁해서 선곡에 넣었다.


나는 용화 오빠를 생각하면서 시원하게 열창했다.


함께 연주하는 멤버들도 흥겨워보였고, 청중들도 떼창으로 화답했다.


용화 오빠는 언제 오지?


나는 어느새 사람들 무리 가운데서 용화 오빠를 찾고 있었다.


첫 무대를 마치고 대기실에서 잠시 대기하고 테이블에 놓인 전화기가 울렸다.


발신인 ‘Respect’!


드디어 용화 오빠가 왔구나!


나는 급하게 전화를 받았다.


“선생님 오셨어요?”


“넌 손님대접을 이 따위로 하냐? 얼른 나와! 아니면 나 그냥 갈까?”


반가운 나의 기대와 달리 평소 그 답지 않은 가시 돋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나가요!”


나는 영문도 모른 채 무작정 밖으로 뛰어나갔다.




***




저녁 식사를 만족스럽게 끝내고 서로 설거지를 하겠다는 최 실장과 훈민이를 겨우 말리고 장 기사가 운전하는 학원차량을 타고 다같이 홍대로 왔다.


사람들로 가득 차 연말분위기를 물신 풍기는 분주한 거리 골목사이에 어디 차 댈 때가 있다고 다른 차도 아니고 커다란 학원차를 기가 막히게 주차하는 장 기사님이 대단하게 느껴지는 순가이었다.


진다. 이렇게 저렇게 해서 정선생님이 데려온 이곳은 홍대에서도 꽤 유명한 클럽이었는지 사람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향하는 곳은 가뜩이나 유명한 클럽인데다가 때가 때이니만큼 일직 나서지 않으면 들어가기조차 쉽지 않을 텐데 정 선생님은 무슨 배짱으로 여길 오자고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정 선생님이 길게 늘어서있는 줄을 무시하고 입구를 지키고 있는 클럽직원에게 뭐라고 속닥이니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리 와!”


정 선생님이 도대체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 직원은 우리를 줄선 사람들보다 먼저 들어갈 수 있도록 해준 것 같았다.


어떻게 된 거지? 클럽이 무슨 예약이 있는 것도 아닐 텐데!


이유가 뭐가 됐든 기다리지 않고 들어가게 되어 좋다고 경은이와 히죽거리며 입장하는 동안 주차하고 조금 늦게 도착한 장 기사님이 클럽 직원에게 붙들렸다.


“이런 복장으론 못 들어가니까 돌아가주세요.”


말만 존댓말이지, 클럽직원의 목소리와 말투, 표정에는 장 기사님을 무시하는 태도가 역력했다.


“앞에 일행인데요!”


장 기사님이 점잖게 말했지만, 클럽직원은 더욱 눈을 부라리면서 목소리를 좀 더 높여서 말했다.


“꺼지라고! 물 흐리니까!”


“제가 가볼게요!”


이 선생님이 다시 되돌아 나가는데 그에 앞서 정 선생님이 이 선생님을 제치고 나갔다.


정 선생님은 놀라운 스피드로 클럽직원에게 다가가 그를 벽으로 밀치고 왼팔로 그의 몸을 짓누르고, 오른손으로 그의 턱을 움켜쥔 채 거칠게 말했다.


“너 이 새끼! 너 이름 뭐야?”


그리고 정 선생님보다 덩치도 훨씬 큰 클럽직원의 빰을 가차 없이 후려쳤다.


갑작스러운 사태에 주변에 늘어서 있던 클럽 직원들이 정 선생님을 둘러싸자 우리는 사태가 더 험악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앞 다투어 직원들을 막으려했다.


잔득 겁을 집어먹고 어쩔줄 몰라하는 우리와 달리 정 선생님은 그 상황에서도 초연하게 클럽직원들을 쏘아보았다.


그 눈빛은 평소 우리를 혼내거나 할 때 보던 눈빛과는 매우 달리 매우 살기등등했다.


너무 무서워서 정 선생님이 저런 사람이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영어에 관한 질문을 댓글에 작성해주시면 선별하여 소설에 채택하여 사용하려고 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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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그 남자의 여자 21.05.14 13 2 12쪽
» 그녀들의 마음 21.05.12 13 1 11쪽
69 추억의 부루마블 21.05.07 12 1 11쪽
68 정 선생, 계획이 다 있구나. 21.05.05 19 1 11쪽
67 I wish 가정법, as if 가정법, 혼합가정문. 집밥 정 선생 21.04.30 30 1 11쪽
66 가정법 21.04.27 22 1 12쪽
65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21.04.21 25 1 11쪽
64 최종보스 공략전 21.04.16 27 3 11쪽
63 조동사, Battle 1:N 21.04.13 25 2 11쪽
62 그 남자의 관심사 21.04.09 21 1 11쪽
61 데이트 21.04.09 17 0 12쪽
60 현재, 진행, 과거, 현재완료 下 21.04.02 19 2 11쪽
59 현재, 진행, 과거, 현재완료 上 21.03.31 18 2 11쪽
58 오버 정용화 선생 21.03.25 15 2 11쪽
57 그럼 뭐 먹지? 21.03.23 19 1 11쪽
56 지각동사 下, 소개팅? 21.03.19 24 1 11쪽
55 무대, 사역동사, 지각동사 上 21.03.16 60 1 11쪽
54 탑골 미션 21.03.12 21 1 11쪽
53 마음이 흐르는 방향 21.03.09 18 1 11쪽
52 실력자 21.03.04 18 1 11쪽
51 테스트, 연습 21.03.03 20 1 11쪽
50 막무가내 YET 선생 21.02.26 24 1 11쪽
49 YET, 문제적 영작 21.02.24 28 1 11쪽
48 최 실장이 궁금한 그녀, 신현정 21.02.19 23 1 11쪽
47 PC 구하기 대작전 2 21.02.16 22 2 11쪽
46 PC 구하기 대 작전 21.02.05 42 1 11쪽
45 질문, 질문, 질문! 21.02.03 22 1 11쪽
44 부가의문문, 간접의문문, 도시락 21.01.28 26 1 11쪽
43 이게 학원이냐? 21.01.22 33 2 11쪽
42 정 선생의 도전기: 운전면허 21.01.20 25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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