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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T.(Yame English Tea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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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불리스트
작품등록일 :
2020.08.22 20:15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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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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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87
글자수 :
365,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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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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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Test Ⅰ

DUMMY

건이는 어릴 때부터 조용하고 말 잘 듣는 전형적인 모범생이었다.


그래서 별다른 걸 시키지 않아도 초등학교시절 내내 우등생이었기 때문에 건이네 살림살이가 그렇게 척박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사교육에는 도통 관심이 없었다.


초등학생들이 으레 친구들과 몰려다니는 재미에 학원 한두 군데 쯤 다니고 싶어 할 법도 한데, 건이는 딱히 학원에 보내달라고 조르지도 않았다고 했다.


그저 학교에서 배우는 것에 충실하면서 다른 누구의 도움 없이 스스로 모든 것을 해내는 학생이었다.


그런 건이를 보면서 건이네는 자식 잘 둬서 돈 벌었다며 다들 부러운 말을 하곤 했다.


그런 건이가 중학교에 들어가자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건이가 노력을 덜 하는 것은 아닌데도, 아니 여전히 혼자서 해내려고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건이가 제 나름대로 공부를 하다 보니 체계적이지 못해서 여기저기 구멍이 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하여 학원에 보내기 시작했다.


판단이 정확했던 것인지 학원에 다니고부터 다시 성적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다른 과목은 다 성적이 오르는데 이상하게 유독이 영어만은 성적만은 쉽사리 오르지 않았다.


역시 영어는 어려서부터 해야 하는 것일까, 보낸 곳이 입시학원이다 보니 영어전문학원이 아니어서 일까 별별 고민을 다 한 끝에 고등학교 올라가기 전 마지막 겨울방학을 이대로 보내서는 안 되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민수는 혁보와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아니 혁보가 걸어온 길을 조금 더 엘리트로서 앞서 걸었다.


민수는 영어유치원과 영어전문어학원에 다니면서 기본적으로 영어는 꽤 잘하는 아이였고 중학교에 들어서면서부터 입시학원으로 전향한 케이스였다.


잘 하고 있던 민수가 영어전문학원에서 입시학원으로 바꾼 이유는 민수는 건이와는 다르게 혼자서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가 아니다 보니 영어를 뺀 나머지 과목이 중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입시학원과 영어전문학원을 병행하기에는 스케줄이 도저히 맞지 않아서 마지못해 영어학원을 끊게 된 것이었다.


민수 역시 입시학원으로 옮기고 다른 과목들도 점차 보조를 맞추어 향상되고 있었는데, 문제는 중 3이 되면서부터 유독 영어성적만 떨어지게 되었다.


민수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도무지 문법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러려고 어릴 때 그 비싼 비용을 지불하면서 어학원에 보낸 것이 아닌데, 어릴 때는 잘하는 것 같았지만, 결국 한국식 입시 교육에는 안 맞는 이상일 뿐이라며 그 동안 낭비한 시간과 돈이 아깝다고 했다.


나야 그런 민수엄마의 조언으로 미리 다른 길을 모색하게 되었으니 다행스러운 일일지도 모르지만······.


민수는 혁보보다 우수한 학생이었는데도 저렇게 된 걸 보면 우리 혁보가 민수의 뒤를 좆아 그 과정을 그대로 밟았다면······, 생각만으로도 아찔했다.




언니들의 기나긴 영어교육에 대한 풍파를 듣고 있던 정 선생이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살며시 일어나 A4지 한 장을 들고 왔다.


보통은 이쯤 되면 커리큘럼이 적인 자료나 테스트지, 교재 등을 들고 오기 마련인데 달랑 A4지 한 장을 들고 오는 그의 황당하고 다소 없어 보이는 행동에 언니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지만, 이미 한 번 경험을 했던 나는 정 선생이 무엇을 할지 예상되어 빙긋이 웃었다.


물론 이 아이들이 혁보처럼 어린아이가 아닌 이상 조금 더 고차원적인 테스트를 할 것이 예상되어 어떤 테스트를 할지 기대가 되기도 했다.


“아이들 테스트 좀 해봐도 되겠습니까?”


정 선생의 물음에 언니들은 바깥에 앉아 있던 건이와 민수를 불러 자리에 앉혔다.


아이들이 자리에 앉아도 정 선생은 테스트지를 따로 내밀지 않고 좀 전에 꺼낸 그 빈 A4지에 뭔가를 적어내려가기 시작했다.


나와 언니들은 도대체 뭘 테스트하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가는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He goes to school.

(그는 학교에 다닌다)

He went to school.

(그는 학교에 갔다)

He is going to school.

(그는 학교에 가고 있다)

He was going to school.

(그는 학교에 가고 있었다)




“이 문장 뭔지 다 알겠지? 중1만 되도 다 아는 문장인데 여기서 모르는 단어는 없지?”


“네.”


정 선생의 물음에 건이와 민수가 동시에 대답했다.


“그럼 이 문장들에 대해 각각 부정문과 의문문을 적어볼래?”


가만히 지켜보던 건이 엄마와는 달리 민수엄마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민수엄마가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이 내심 이해가 되었다.


저 문제는 원래 중1 때 나오는 문제라고는 하지만, 영어학원 좀 다녀본 아이들이라면 초등학교 4학년 내지 늦어도 5학년 정도만 되도 다 배우는 내용이었고, 심지어 민수는 어학원을 다녔기 때문에 아무리 늦게 배웠어도 2학년 때는 배웠을 문장이었다.


게다가 민수는 초등학교 때까지는 영어를 잘하는 아이였으니 민수에게 너무 수준 낮은 테스트였던 것이다.


당연히 답안지를 먼저 내민 것은 민수였고, 곧이어 건이도 답안을 제출했다.


“건이는 다 맞았네요. 기본이 충실하다는 것이 보이네요.”


정 선생이 건이의 답안지를 살짝 보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정 선생이 민수의 답안지를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Does he go to school. (O)

Did he went to school. (X)

Does he be going to school. (X)

Did he be going to school. (X)


He is not go to school. (X)

He not went to school. (X)

He is not going to school. (O)

He was not going to school. (O)




민수의 답안지를 본 나는 내색은 안했지만 깜짝 놀랐다.


나는 슬그머니 민수 엄마의 표정을 살피니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는 것이 우리를 향한 부끄러움과 민수에 대해 분노가 한 번에 드러나 있었다.


저 언니 성격에 집에 가면 민수는 죽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건이의 자기주도적이며 성실한 면은 모두가 인정하는 바요 부러움의 대상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어만은 민수가 건이를 능가한다고 지금껏 자부해왔던 민수 엄마였기에 이렇게 대놓고 망신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었다.


나조차도 지금껏 영어는 당연히 민수가 건이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충격이 상당한데 당사자인 민수 엄마는 충격을 넘어서 이렇게 분노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했다.


오직 건이 엄마만이 이 상황을 차분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정 선생이 아이들에게 두 번째 미션을 제시했다.


이번에도 역시 너무 쉬운 문장이었다.




I want go to school.

(나는 학교가기를 원한다)

He keeps going to school.

(그는 계속해서 학교를 가고 있다)




“이 문장들은 맞는 문장이니 틀린 문장이니?”


정 선생의 질문에 민수와 건이가 당황하는 것 같았다.


“잘 모르겠으면 둘이서 토론해서 답을 결정지어도 돼. 커피 한 잔 마시고 올 테니까 둘이 같이 이야기해보고 결론을 말해 줄래?”


정 선생은 태연하게 웃으며 인스턴트커피를 종이컵에 쏟아 넣고는 정수기에서 뜨거운 물을 받아 휘휘 저으면서 정말로 상담실을 나갔다.


학부모를 상담실에 두고 커피를 마시러 나간다는 정 선생의 행동도 그다지 상식적이지 않아보였지만, 테스트의 답을 의논해서 결정하라는 것도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그 와중에 민수와 건이는 서로를 바라보면서 ‘맞네, 틀리네.’를 한참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그래도 제법 뭔가를 주장하는 것 같아 보이는 민수와는 달리 건이는 별다른 의견을 내세우지 못하고 있었다.


아까 조금 실수가 있었는지는 몰라도 역시 민수가 영어만큼은 건이보다 한 수 위라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민수 엄마의 표정이 한결 누그러져있었다.


“언니, 저거 답 뭔지 혹시 알아요?”


나는 슬쩍 민수엄마의 귀에 대고 속살거렸다.


그래도 영어 교육에 있어서 매우 적극적이고 관심이 많은 언니니까 어쩌면 쉽게 답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자기야, 내가 영어 공부 안한지가 언젠데 저걸 알아? 아마 분명히 하나는 맞고 하나는 틀린 거겠지.”


민수 엄마가 답을 찍고 있는 자신이 스스로도 웃긴지 말끝에 조금 웃었다.


“혹시 그걸 노리고 둘 다 맞거나 둘 다 틀린 것일 수도 있지.”


건이 엄마의 의견에 우리는 불현 듯 심각해졌다.


그런 심리전까지 생각하자 처음에 그렇게 쉽고 단순해보이던 저 두 문장의 옳고 그름이 점점 오리무중으로 치닫고 있었다.


우리도 정답을 알 수 없게되자 더욱 건이와 민수가 내릴 결론을 기대하며 두 아이의 토론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아이들은 한참을 이야기한 끝에 결국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내지 못한 건이 보다는 문장을 서너 번 읽어보더니 알겠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자기주장을 펼친 민수의 의견으로 결론을 내린 듯했다.


적당히 결론이 난 것 같아 보였는지 아이들이 부르지도 않았는데, 로비에서 남은 커피를 한 입에 털어넣은 정 선생이 종이컵을 쓰레기통에 넣고 상담실로 돌아왔다.


“어떻게 결론이 났어?”


정 선생이 궁금한 표정으로 아이들에게 물었다.


“첫 번째 문장은 맞고요, 두 번째 문장은 틀렸어요.”


민수가 자신감에 차서 말했다.


“너도 이 의견에 동의하니?”


정 선생의 질문에 건이는 정 선생을 바라보며 잠잠히 있다가 뭔가 말을 하기 위해 입을 떼는 듯 했으나 금세 다시 입을 다물었다.


아무래도 자신이 없는 모양이었다.


“왜 첫 번째 문장은 맞고 두 번째 문장은 틀리다고 생각했어?”


정 선생이 민수에게 물었다.


“‘I want go to school.’은 솔직히 이유는 모르겠지만 몇 번 읽어보니까 왠지 익숙한 것이 자연스러웠어요. 그리고 두 번째 문장은 처음 보는 문장인데다 해석해보니까 해석도 이상해요. 두 번째 문장은 ‘He is going to school.’이라고 해야 돼요.”


민수의 설명을 들으며 ‘역시 민수다. 저렇게 이유까지 명확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보니 민수가 어학원에서 쌓은 실력이 헛것은 아니었구나.’싶은 생각이 들었다.


민수 엄마도 이번에는 대견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틀려도 좋으니까 네 생각도 말해볼래? 뭐라도 괜찮아.”


정 선생이 또다시 권하자 머뭇거리던 건이는 결국 우물쭈물 자신 없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첫 번째 문장은 틀렸고, 두 번째 문장은 솔직히 맞는지 틀렸는지 모르겠어요.”


“왜 첫 번째 문장이 틀렸다고 생각해?”


“이게 좀 헷갈리는데요, ‘want’는 ‘to 부정사’를 목적어로 취하는 동사라고 외운 적이 있는 것 같아서요.”


정 선생은 아이들의 설명에 대한 평가 없이 딱 결론만 말했다.


“건이는 50점, 민수는 0점.”


아까부터 별다른 감정을 드러내고 않고 있는 건이와 건이 엄마와는 달리 민수 엄마의 얼굴은 다시 붉으락푸르락해지고 있었다.


특히 민수는 하얗게 질려 엄마 눈치를 보는 것이 안쓰러웠다.


정 선생은 이런 기류를 전혀 느끼지 못하는 사람처럼 무심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테스트 신경 쓰지 마세요. 제가 이 친구들한테 이 문제들을 낸 이유는 아이들 실력을 알아보려는 게 아니고 이 학생들이 우리나라 영어교육의 희생자라는 걸 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쇼입니다.”




영어에 관한 질문을 댓글에 작성해주시면 선별하여 소설에 채택하여 사용하려고 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 드려요^^


작가의말

영어 질문 모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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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결정의 시간 20.10.03 54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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