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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T.(Yame English Tea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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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0.08.2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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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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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4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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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정 선생과의 인연

DUMMY

따지고 보면 우리가 정 선생의 수업을 참관한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


총 50분 수업 중 중간 쯤 들어왔으니 당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관하고 있던 우리까지 뭔가 하나씩은 확실히 배우고 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건이도 정 선생의 수업에 심취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정 선생은 설명을 마치고 아이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살피기라도 하듯 죽 둘러보며 말했다.


“모두 이해가지? 오늘 수업 어땠니?”


마지막 시선은 건이에게 닿았다.


“정말 궁금했던 것이 확 풀리면서 이해가 잘 됐어요.”


건이가 수줍게 답하는 것을 보며 건이 엄마도 만족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정 선생은 수업을 마치기 직전, 선화를 비롯한 몇몇 아이들을 불렀다.


“너희들은 평소처럼 동화책 읽고 내용을 정리해와.”


그리고 다른 한 무리의 아이들에게는 다른 지시를 했다.


“어휘 각자 몇 번까지 외워야 하는지 알지? 선생님이 일일이 체크 안 해도 되겠지?”


“네!”


아이들의 군기 바짝 들린 목소리와 함께 정 선생은 또 다른 한쪽의 아이들에게 다른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문법나무 3번씩 그려보고.”


역시 맞춤형 수업이구나 싶었다.


그리고 바로 수업 종소리가 울렸다.


정 선생이 건이를 살짝 보더니 갑자기 또 A4지를 한 장을 꺼냈다.


그리고 뭔가를 쓱싹쓱싹 그리는 것인지 적는 것인지 아무튼 열심히 펜을 놀리고 있었다.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A4지를 다 채운 정 선생이 L파일을 꺼내 종이를 넣어 건이에게 보여주었다.


“이게 문법나무야.”


슬쩍 들여다보니 아까 칠판에 그린 그 요상한 도식표였다.


사실상 내용의 양으로만 따지자면 단어 몇 개 외우는 수준이의 양이었다.


“외울 수 있겠니?”


건이는 정 선생으로부터 파일을 건네받아 슥 흩어보며 말했다.


“네 외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여기 각종 기호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어요.”


“그건 다음에 다 알려줄 거야.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그럼 일단 외워오는 거다.”


“네.”


건이는 얼핏 보기에도 굉장히 소중한 자료를 받은 것처럼 받은 파일을 가슴에 품었다.


정 선생이 그런 건이를 기특하게 바라보고는 우리에게 말했다.


“이게 제가 만든 ‘Simple 문법’의 전부입니다. 최근에 이렇게 표로 만들어보니 나무처럼 생겨서 애들 이해하기 쉽게 ‘문법 나무’라고 불러요.”


“······.”


“이건 단순히 외우는 것만은 아니고요, 앞으로는 이 내용들을 여기 저기 응용해가는 훈련을 하게 될 겁니다. 그러면 뭐 문법은 토익, 토플, 텝스까지 다 해결됩니다.”


“······!”


“물론 참고로 텝스는 비추지만요.”


고작 저 A4 한 장짜리도 안 되는 것이 그 많은 문법을 망라한다고?


깜짝 놀라는 우리에게 정 선생이 방글방글 웃으며 덧붙였다.


정 선생은 우리를 배웅하며 마지막으로 건이에게 말했다.


“언제든지 궁금한 것 있으면 물어봐.”


“네. 내일 뵙겠습니다.”


건이는 정 선생에게 다시 한 번 공손하게 인사했다.


우리도 조용히 목례를 하며 교실을 나왔다.


건이 엄마와 건이는 무척 만족스러운지 얼굴에 미소가 만연했다.


나 역시 기대 이상의 성과라는 생각이 들어 두 사람을 보는 내내 어깨에 뽕이 들어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앞으로는 건이가 우리 혁보의 미래가 될 터였다.


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웠다.




***




이번 주에도 두 명의 신규생이 들어왔다.


모두 정 선생을 통해서 들어온 학생들이었다.


그러니 내게는 참 고마운 사람이다.


그러고 보니 정 선생이 입사한 것은 내가 멘사 학원에서 일한 지 일 년쯤 되었을 때고, 그와 팀을 이루어 수업을 한 지도 어느덧 3년이 다 되어간다.


그것이 멘사학원에서 내 입지를 이렇게 다르게 만들 줄은 그때는 몰랐다.


지금도 그런 소문이 자자하지만, 정 선생은 처음부터 기인이었다.


그는 망해가는 학원으로 이직하면서도 월급제를 마다한 건 둘째 치고, 배당된 학생이 한명도 없는 상태에서 비율제로 가겠다고 했다.


그 소문이 돌자 동료 강사들은 모두 ‘원장이 드디어 물정 모르는 선생 하나 물어서 망치는구나.’하고 생각했다.


하긴 나도 그들이 생각하는 물정 모르는 선생 중 한명인 것 같기는 했지만, 그때의 시선은 매사에 그저 FM인 나를 바라보는 시선과는 또 결이 달랐다.


이번에는 정말 ‘어린 양’ 한 마리를 보는 시선이었다고나 할까.


정 선생이 우리 학원에 와 처음으로 한 일은 폐기할 의자와 책상으로 가득한 창고를 청소하는 것이었다.


지금이야 번듯한 교실인 그곳이 그때는 그런 창고였다.


처음에는 미친짓이라고 생각했다.


최 실장이 지정해준 번듯한 교실도 있는데, 굳이 소수 정예를 지향하는 요즘 타임당 인원이 점점 줄어가는 아이들이 들어가기에는 너무 휑한 교실을 힘 빼고 땀 빼가며 청소해서 뭘 어쩌겠다고!


우리 어렸을 때, 동네 스타강사라도 꿈꾸는 건지······.


그때는 나도 허황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정 선생은 우리들의 그런 시선은 아랑곳 않고 결국 그 창고를 몇날 며칠 치워 제법 교실답게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와주는 사람 하나 없는데 혼자서 그것을 해내고 있는 정 선생이 안쓰러웠다.


그리고 아무리 학원계가 개인주의로 똘똘 뭉친 집단이라고는 하나 정 선생을 비웃으며 교무실에서 뒷담화나 하고 있는 다른 남자 선생님들이 한심하기도 하고 너무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마음으로 정 선생에게 커피를 몇 번 타준 것이 그와의 인연의 시작이라면 시작이었던 것 같다.


처음 정 선생의 학생들이라고 해봐야 이미 멘사 학원을 다니고 있던 아이들 중, 마침 영어 단과를 필요로 했던 몇몇 학생들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정 선생의 수업의 만족도가 높았는지 그 학생들의 동생들이 붙기 시작하고, 친구들이 붙기 시작하면서 그의 학생들이 하루가 다르게 늘었다.


언제나 수업시간이면 노래를 부르거나 깔깔거리는 소리가 교실 밖을 넘어오곤 했는데, 그런 소란스러운 방식의 수업에도 불고하고 정 선생의 수업에는 탈퇴자가 거의 없었다.


처음 동료 강사들의 반응은 어차피 월급제인데, 본인이 관리할 학생들이 한두 명 줄어들어서 반가운 정도였다가 곧 정 선생의 독특한 수업 방식에 ‘시끄럽다’, ‘방해 된다’는 반응과 더불어 ‘아이들 비위를 잘 맞추나 본데, 저런 건 오래 못 간다.’는 반응이었다.


그러다가 정 선생이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학부모들을 초대해 ‘스피킹 대회’를 열었을 때, 1등 10만원, 2등 7만원 등 보습학원에서는 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상금을 내거는 것을 보고 모두 놀랐다.


당시만 해도 멘사 학원은 강사들 월급도 종종 밀리는 한 푼이 아쉬운 상황이었는데 그런 결정을 내려 반발을 사기도 했다.


“상금은 정 선생님의 사비로 내는 겁니다.”


“······!”


“상금은 정 선생님이 먼저 제안하셨고 학원 입장에서는 못해주는 마음에 미안하기도 해서 다른 상품으로 하자고 했지만, 정 선생님이 자기 학생들을 위한 투자라며 기꺼이 사비로 주시겠다고 해서 염치 불구하고 그저 감사하기로 했습니다.”


강사들의 불만을 눈치 채고 전후 사정을 설명한 것은 최 실장이었다.


최 실장은 원장의 아들로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말이 실장이지 원장이나 다름없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말인데, 윤 선생님 혹시 201호 좀 꾸며주시면 안 될까요?”


“네? 네······.”


최 실장이 내가 손재주가 좋다는 것은 알 리가 없을 것이고, 아마도 그나마 교무실에서 정 선생을 가장 적대적으로 대하지 않는 사람이 나여서 부탁을 하는 것 같아 거절할 수가 없었다.


승낙을 하고 나서 다른 강사들의 표정을 보고 그들이 나를 뒤에서 ‘FM 호구’라고 부르는 것이 생각나 최 실장도 결국 나를 호구로 보고 이런 일을 시키나 싶은 생각이 들어 ‘내가 이런 것까지 해야 하나?’ 싶었다.


그러나 그래도 내가 이 학원에서는 정 선생의 선배고, 젊은 사람이 나름 큰 야심을 품은 것 같은데 뭐라도 도움이 되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아서 마음을 고쳐먹고 흔쾌히 그를 도와주게 되었다.


나는 칠판에 ‘제 1 회 멘사학원 SPEAKING 대회’라고 프린트해서 붙이고, 색종이로 색색 사슬을 만들어 꾸며주었다.


교실 입구에 풍선을 불어서 달아주었는데, 정 선생이 시원스럽게 풍선을 턱턱 잘도 불어주어 수월하게 끝났다.


그가 처음으로 연 ‘스피킹 대회’는 나름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생각보다 많은 학부모들이 참석해서 관전했고, 본의 아니게 대회 관계자가 되어버린 나도 최 실장 옆에 나란히 앉아서 참관했다.


아이들의 스피치를 들은 나는 내심 놀랐다.


아이들 한 명 한 명 끝날 때마다 박수를 치며 ‘와!’하고 감탄사를 내뱉는 최 실장은 물론이었을 것이다.


아이들의 스피치 솜씨도 놀라웠지만, 내게 더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은 점수를 평가하는 사람이 거기참가한 아이들 모두였다는 사실이었다.


본인이 말을 하는 것과 남이 하는 말을 듣고 평가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일임이 분명했다.


아이들은 하나같이 진지한 표정으로 대회 내내 친구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정 선생이 미리 나누어 준 것으로 보이는 심사 기준표 같은 것을 들고 열심히 심사를 하고 있었다.


아이들의 심사로 입상자가 정해졌지만, 거기에 토를 다는 아이도 없고, 정 선생이 이견을 내지도 않는 것으로 보아 아이들의 심사는 꽤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진 것 같았다.


최 실장이 상금을 전달하는 것으로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정 선생이 아이들과 학부모들 앞으로 나왔다.


“이렇게 작은 보습학원임에도 불구하고 저를 믿고 귀한 자녀들을 맡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 선생이 제법 공손하게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앞으로도 아이들에게 더 좋은 가르침을 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요, 내년 봄에 학교에서 있을 영어 말하기대회에 입상한 친구들을 내보낼 계획입니다.”


정 선생이 입상한 친구들에게 잠시 시선을 주자 아이들의 얼굴에 싱글벙글 웃음꽃이 피었다.


“어머님들, 제가 여기 땅값 올려 드릴게요!”


정 선생이 방글방글 웃으며 그렇게 말을 맺었다.


학부모들도 함박웃음을 지으며 박수를 쳤다.


이듬해 정 선생은 입상자 외에도 4명을 더 선발하여 총 6명의 학생을 ‘영어 말하기 대회’에 내보냈고, 그 중 2명은 속한 학년부에서 우승을 하고, 나머지 4명도 입상을 하여 ‘전원 입상’이라는 쾌거를 얻었다.


그 후로 정 선생에 관한 소문이 퍼짐은 물론이고, 그로 인해 찾아오는 부모님들이 점차 많아져 오늘에 이르렀다.


정 선생의 학생이 막 불어나기 시작할 무렵의 어느 날, 최 실장이 또 나를 불렀다.


“정 선생님 수업 듣는 아이들 중에 수학 단과 수요가 생겼어요. 정 선생님이 윤 선생님과 함께 팀을 맺어서 영‧수 팀을 만들면 어떻겠냐고 제안하셨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 급부상하며 잘 나가고 있는 정 선생과의 팀이라는 제안은 매우 솔깃한 것이었다.


그러나 월급제에서 비율제로 넘어가야한다는 점이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영역이라 조금 불안해서 나를 신중하게 만들었다.


“기본급은 정 선생님이 책임져 주신다는 데요?”


싱긋이 웃는 최 실장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정 선생의 자신감이 들어 있는 말이라는 생각이 드니 나도 용기가 났다.


“네, 해볼게요. 저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요.”


“반 짜시는 거나 수업시간 같은 건 모두 학원 일정이랑 상관없이 정 선생님과 의논하시고 결정하시면 됩니다.”


그렇게 말하는 최 실장 역시 정 선생에 대한 믿음이 남달라 보였다.




영어에 관한 질문을 댓글에 작성해주시면 선별하여 소설에 채택하여 사용하려고 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 드려요^^


작가의말

화요일을 넘겼습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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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문법나무 가지 해설 V(동사) 下, AD(형용사), ADV(부사) 20.10.27 42 1 12쪽
20 문법나무 가지 해설 N(명사), V(동사) 上 20.10.22 47 1 11쪽
19 스킨십, 문법나무 줄기 해설, 대명사표 20.10.20 50 1 12쪽
18 팀 메이트 영어 정 선생 20.10.15 43 1 11쪽
» 정 선생과의 인연 20.10.14 57 1 12쪽
16 1번 원칙. S+V=1 (‘to 부정사’와 ‘V+ing’) 20.10.08 59 1 11쪽
15 교재비는 500원, 문법 나무 20.10.06 57 1 12쪽
14 결정의 시간 20.10.03 54 2 11쪽
13 Test Ⅱ 20.10.01 55 1 11쪽
12 Test Ⅰ 20.09.29 5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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