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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T.(Yame English Tea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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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0.08.2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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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5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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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팀 메이트 영어 정 선생

DUMMY

그렇게 말하는 최 실장 역시 정 선생에 대한 믿음이 남달라 보였다.


회식 때만 해도 그 둘이 마주앉아 학원의 나아갈 길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목격한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게다가 정 선생은 내가 처음에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탄탄한 경력의 소유자로 특별히 스카우트되어 온 것이라고 했다.


비록 소문에 어두운 나지만,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그는 이미 2~3곳 정도의 망해가는 학원을 살려낸 경험이 있다고 했다.


정 선생이 그렇게 애써서 살려낸 학원들을 왜 떠났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지만, 실제로 멘사학원에도 온지 얼마 되지 않아 성과가 나기 시작했으니 앞의 소문들이 영 근거 없는 소문은 아닌 것 같았다.


나는 최실장의 말대로 정 선생과 팀메이트 수업에 대해 의논하기 위해 201호 문을 노크했다.


“네.”


나는 안에서 들러오는 정 선생의 목소리에 201호 문을 빠끔히 열고 고개만 불쑥 내밀어 말했다.


“흠흠. 최 실장님이 정 선생님이랑 상의해서 시간표 짜라고 하시던데요.”


“그거 선생님 편하게 짜시면 되요.”


정 선생이 컴퓨터에서 고개를 들어 나를 흘낏 보더니 방글방글 웃으며 말했다.


그러나 나의 사회생활 경험 상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말이 바로 알아서 하라는 말이었다.


내가 공들여 시간표 짜 놓으면 나중에 그거 보고 뭐라고 하려고?


이건 이래서 안 된다, 저건 저래서 안 된다 하기 십상이지.


나는 처음부터 확실하고 꼼꼼하게 일이 진행되길 바랐다.


“선생님 스케줄도 있으실 텐데······. 어떻게······. 같이 좀 짜시죠?”


“저는 정말 상관없으니까 선생님 편하실 대로 짜세요. 저는 초등부, 중등부 요정도만 맞춰 주시면 돼요.”


정 선생의 제안이 사실이라면 아이들을 학년별 실력별로 나눠서 반편성을 해야 하는 내 입장에서는 완전 ‘개이득’이었다.


“나중에 딴소리 하시기 없기예요.”


“네. 네.”


정 선생은 뭐가 바쁜지 컴퓨터에서 얼굴도 들지 않고 마치 나를 내쫓듯이 말했다.


정 선생의 말대로 나는 정말 내 마음대로 시간표를 짰으나 그는 한 번도 그것에 대해 토를 달지 않았다.


심지어 실력이 부족한 몇몇 학생들을 시간에 못 맞춰서 보내주는 경우도 있었다.


나는 아이가 해야 될 분량을 끝내지 못하면 최대한 남겨서라도 가르치는 스타일이었다.


시간이 되었다고 그냥 보내 버릇하면 공부를 하기 싫어하는 아이들이 그 점을 이용해서 시간을 때우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애초에 아이들에게 분량을 채우지 못하면 집에 못 간다는 인식을 심어 놓았다.


그러면 확실히 꾀를 부리는 아이들이 줄어들었다.


그리고 수학의 경우 같은 분량을 주더라도 계산 속도가 느린 아이들도 있고, 가끔 숙제를 안 해오는 경우도 그것을 다 하고 가도록 시키기 때문에 내 수업을 듣는 아이들은 종종 남았다.


다음에 바로 수업이 있는 경우, 아이들이 다른 수업을 갔다가 다시 내 교실로 돌아오는 일들도 종종 있었다.


다음 수업이 있다고 하면 그 수업을 하고 다시 오라고 할 텐데, 그렇게 남아서 공부하는 아이들의 경우 종종 공부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여보려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어차피 수학은 못 벗어난다는 생각에 다음 수업이 없는척하거나 실제로 자기 시간표를 신경 쓰지 않아 다른 수업과 차질을 빚는 경우가 빈번했다.


그때마다 나는 다른 선생님들의 컴플레인을 고스란히 감수해야했다.


그래서 정 선생이 그런 상황에 내 교실을 찾아왔을 때 또 컴플레인을 걸겠구나 싶어 잔뜩 긴장했었다.


그러나 정 선생은 태연한 얼굴로 한 마디 했을 뿐이었다.


“지각한 애들한테 들었는데, 앞으로도 이런 상황 생기시면 편하게 다 가르치고 보내세요.”


내 교실 문을 닫고 나가면서 작게 한마디 덧붙였다.


“쫄지 말고.”


그의 허락도 떨어졌겠다 맘 편하게 가르치다가 한번은 거의 한 시간이나 늦게 보낸 경우도 있었지만, 정 선생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 아이가 영어 성적이 떨어지거나 하는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아이가 학원에서 자꾸 늦는다는 학부모의 항의 전화도, 학원에 오래 붙들려 있어서 힘들다는 아이들의 불평도 없었다.


돌아가는 상황이 신기해서 한 번은 아이에게 물어봤더니 내가 몇 시에 마쳐주든 영어를 정시에 마쳐준다는 것이 아이의 답이었다.


201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모르겠지만, 정 선생은 시간이 촉박해도 진도를 무리 없이 잘 나가는 것이 틀림없었다.


원 없이 보충수업을 할 수 있었던 탓에 아이들의 수학 성적이 쑥쑥 오르자 상대적으로 알게 모르게 영어에는 피해를 끼쳤을 거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제가 수학 보충을 너무 길게 해서 선생님이 너무 고생 많이 하시는 거 아니에요?”


그래서 언젠가 미안한 투로 묻자 정 선생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우리가 팀인데 영어, 수학 점수가 같이 올라가면 되는 거 아니에요? 제가 보기에는 선생님 수업 방식이 수학 공부하는 데는 상당히 효율적인 것 같은데요. 저야 수업시간 줄면 편하고 좋죠.”


나도 나름 경력이 있다면 있는 강사인데, 저런 선생은 처음 보았다.


그때까지 내가 경험한 학원 강사라는 집단은 개인주의를 빙자한 이기주의자들이었다.


성적이 곧 커리어이기 때문에 다른 과목 성적이야 어떻든 자기 과목 점수만 잘 나오면 되는 사람들이었다.


그런 점에서 나는 최대한 조심하려고 노력은 했지만, 나 역시 그런 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래도 수학은 모든 학문의 기본이고, 수학을 못하면 다른 공부는 잘해도 좋은 대학 가기 힘든 게 한국 교육의 시스템이라는 것이 나의 핑계였다.


딴 과목은 나름 벼락치기가 되지만, 수학은 정말 기초부터 잘 쌓지 않으면 나중에 포기를 하게 되는 과목이니까.


그러나 정 선생은 영어 성적 뿐 아니라 아이의 전체 성적이나, 공부에 할애하는 시간으로 인한 아이의 삶의 질까지 생각하는 그런 ‘선생’ 같아 보였다.


사명감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이 바닥에서 유일하게 사명감을 지닌 존재로 비쳤다.


학원 강사들의 프라이드가 높아 보이는 것은 그들이 가르치는 직업이다 보니 그것이 직업병으로 나타나 가르치려는 태도가 굳어서가 아니다.


물론 강사 생활을 오래한 분들의 경우 그런 경우가 없잖아 있지만, 젊은 햇병아리 강사들도 마찬가지다.


사실 대부분 젊은 학원 강사들은 강사 생활을 천직으로 여기거나, 평생직장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인생에서 잠시 스쳐 지나가는 정류장 정도로 여긴다.


그러면서 다른 학원 강사들을 보면서 ‘나는 꿈이 있지만, 사정에 의해 잠시 여기 머물 뿐, 저들과 달라.’라고 생각한다.


시작은 정류장이지만, 결국 종착역이 되면 결국 남는 것은 자존심만 남고, 자존심은 커리어로 지켜야 하고, 커리어는 성적이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정말 아이들을 좋아하고 가르치는 일을 천직으로 여기는 선생님들도 있을 것이다.


아니 믿는다. 내가 아직 못 만나봤을 뿐.


원래 아침에 일찍 출근하는 것이 체질에 맞지 않아서 학원에 다닌다는 허세 쩌는 ‘돌+아이’는 만나봤어도.


하긴 정 선생 같은 사람도 있지 않은가.


아무튼 그간 겪어 본 정 선생은 학생에게 크게 신경 쓰는 것 같지 않는데도 가끔씩 툭툭 내뱉는 그의 생각을 들어보면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 것처럼 보였다.


“혹시 보조 선생님 필요하지 않으세요?”


학생이 많이 늘어서 혼자 감당하기에 조금 버거워질 무렵 정 선생이 먼저 내게 물었다.


“있으면 좋죠.”


“최 실장이랑은 말을 마쳤는데요. 보조 선생님 뽑으면 페이는 나랑 윤 선생이랑 학원이 1/3씩 내는 걸로. 괜찮아요?”


비율제로 바뀌고 학생이 늘어서 페이가 상당히 올랐기 때문에 딱히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보조 선생이 생기면 나도 일이 주는 것이므로 페이를 지급할 용의가 있었다.


그렇게 보조 선생 경은이를 구하고, 경은이는 내 수업에 와서 주로 아이들 숙제 채점이나 테스트를 봐주었다.


물론 정 선생도 뭔가를 시키겠지.


그리고 몇 달 후, 아이들이 더 늘자 경은이도 일이 너무 많은 것 같아서 경은이의 소개로 하연이를 뽑았다.




정 선생이 학원에서 말을 섞는 사람은 기껏해야 최 실장과 나 정도라고 생각했다.


그것도 대부분 업무적인 얘기라고 생각해서 혹시 그가 외톨이 기질이 있거나 낯을 심하게 가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겸손한 건지 신비주의가 심한지 자신의 이력에 대한 말을 거의 하지 않는데다 가끔 나에게 장난을 치는 것 외에는 다른 선생님들과는 거의 말을 섞지 않았다.


말을 섞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교무실에 들어가지 않는 것 같았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지만 나는 이유가 달랐다.


그는 시간이 남아도 교무실에 안 가는 것 같았으니까.


간혹 다른 선생님들이 정 선생에게 뭔가를 물어보기도 했지만, 그는 필요한 대답만 해주고는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경은이와 하연이와는 처음부터 말을 잘했다.


젊고 예쁜 여자애들한테 말을 잘 거는 것을 보고 비로소 그가 다름 선생님들을 싫어해서 말을 안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들은 젊고 예쁘지 않으니까.


나는 젊······나? 예쁜······가?


최 실장은 젊고 예쁘지만, 남잔데······.


그리고 나서 정 선생이 장 기사와 친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을 보고 무슨 포인트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정 선생은 자신의 마음에 드는 사람만 상대하는 인간관계가 매우 좁은 스타일일 뿐, 외톨이나 수줍은 성격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윤 선생 오늘도 알지?”


정 선생이 회식을 제안했다.


새 학생이 등록을 하면 정 선생은 무슨 의례라도 되는 듯이 회식을 하자고 했다.


며칠 상간에 신규생이 두 명이라 며칠 전에 했는데 또 하자고 한다.


거절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내가 거절하면 “윤 선생 없으면 놀릴 사람이 없어서 재미없어. 다음에 하자.”하며 회식을 미루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봐서라도 거절하기 힘들었다.


나 하나 때문에 분위기가 어그러지는 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맛있는 것을 잔뜩 기대하는 경은이와 하연이의 눈빛을 차마 외면할 수는 없었다.


“뭐 먹고 싶어?”


정 선생의 질문에 경은이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회요!”


사실 나는 회는 별로지만, 횟집의 스끼다시를 좋아하니 상관 없었다.


정 선생이 ‘좋은 바다 횟집’으로 우리를 인도하며 최 실장에게 투덜거렸다.


“사실, 회는 바닷가로 가야 제 맛인데! 서울은 무슨 스끼다시만 많이 나와. 나중에 워크샵으로 남해 가서 제대로 된 회 맛 좀 보여주자~”


횟집에 들어가서 그는 최 실장과 학원의 운영 방침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중간 중간 경은이와 하연이 그리고 나와 장 기사에 대해서 돌아가며 칭찬을 하다가 이상한 말을 했다.


“당신들 참 괜찮은 사람들이야. 내 꿈이 나중에 GPS라는 조직을 만드는 건데. 정말 당신들 같은 사람들이랑 함께하고 싶다.”


“GPS가 뭐예요?”


경은이가 물었다.




영어에 관한 질문을 댓글에 작성해주시면 선별하여 소설에 채택하여 사용하려고 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 드려요^^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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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메이트 영어 정 선생 20.10.15 42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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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결정의 시간 20.10.03 53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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