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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T.(Yame English Tea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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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0.08.22 20:15
최근연재일 :
2021.05.1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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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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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글자수 :
365,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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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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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달콤하고 소심한 복수

DUMMY

.“어때? 윤 선생도 주문할래?”


나름 진심어린 마음으로 정 선생의 고민을 들어주려고 했던 내가 바보였구나 싶은 순간이었다.


‘아구창을 날려버리고 싶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속으로 가늠해보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러는 와중에 메인 메뉴인 순두부찌개와 오징어볶음이 나오자 정 선생은 서빙을 하는 아주머니에게 그렇게 부탁했다.


“공기밥 하나 추가하고요 앞 접시 좀 주세요.”


식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웬 공기밥 추가하나 싶었는데, 나의 생각을 알아챘는지 정 선생이 설명했다.


“아, 오징어볶음은 밥이 안 나오거든. 따로 시켜야 돼. 아마 저거 술안주로 먹는 사람들도 있나봐.”


내가 고개를 주억거리는 사이 정 선생이 갑자기 자기 앞에 놓인 밥을 순두부찌개에 툭 털어 넣었다.


그리고 숟가락으로 막 휘젓더니 아주머니가 금세 가져다주신 앞 접시 하나를 집어 들어 마구 옮겨 담았다.


“먹어! 먹어!”


그는 나도 그것을 앞 접시에 덜어서 먹으라는 듯 손짓하며 순두부에 말은 밥을 입에 떠 넣었다.


“저는 오징어 볶음 먹는 거 아니었어요?”


“에이, 두 개 시켜서 같이 나눠먹는 거지. 원래 여자들 모이면 이거 저거 시켜놓고 같이 나눠 먹는다며? 나도 그거 해보고 싶었다고. 이것저것 먹어보고 좋잖아.”


이 인간이 정말!


그건 어디까지나 여자들끼리 모여서, 그것도 파스타나 피자처럼 덜어먹기 좋은 음식 먹을 때 그러는 거지.


이렇게 순두부에 밥까지 몽땅 말아놓고 나눠먹자니!


정 나눠먹고 싶으면 앞 접시에 순두부를 조금씩 덜어서 각자 비벼 먹자고 하던가!


내가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정 선생은 추가로 나온 밥을 오징어 볶음에 톡 털어 넣어 비볐다.


양심은 있는지, 그래도 자기가 먹던 숟가락으로 안비비고 아직 사용하지 않은 내 숟가락으로 비볐다.


덕분에 내 숟가락엔 의도치 않게 오징어볶음 양념이 잔뜩 묻어 있었다.


부모형제도 아니고, 연인도 아닌데 남자랑 여자랑 그릇 하나에 숟가락 같이 섞어가며 밥을 먹자니 난감하기 짝이 없었다.


위생관념이랄지, 사회성이 없어보이는 정 선생의 행동에 정말이지 주먹으로 한 대 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나는 아까부터 너무 허기가 져서 신경이 날카롭고 예민하던 참이었으니까.


나에게 주어진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나는 그저 살기위해 같이 먹기로 했다.


정 선생은 이미 한 접시하고 다시 부지런히 앞 접시에 음식을 옮겨 담고 있었다.


좀 떨떠름한 기분이었지만, 앞 접시에 순두부찌개에 말은 밥을 먹기로 했다.


그의 제안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것인지 알게 해주기 위한 소심한 복수로 나는 내 숟가락에 묻은 오징어 덮밥 양념을 깨끗하게 쪽 빨았다.


일부러 쪽쪽 소리가 나도록 빨았다.


남이 빨던 숟가락이 당신이 먹을 그릇에 담기는 기분을 느껴보란 말이다!


나의 소심하지만 야심찼던 복수계획과는 달리 정 선생은 내가 그 숟가락으로 음식을 덜어도 그다지 신경 쓰는 것 같지 않았다.


허탈한 마음으로 복수는 때려치우고 덜은 음식을 한 숟갈 먹었다.


막상 맛은 괜찮았다.


어쩌면 너무 배가 고파서 무엇이라도 맛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여하튼 맛있었다.


“먹어보니 맛있지? 맛있지? 이런 걸 먹어야지. 너처럼 풀떼기만 먹어서야 체력이 버티겠냐?”


남자답지 못하게 수다를 떠는 정 선생이 여전히 신경을 긁긴 했지만, 나는 그보다 앞서 이제 오징어볶음에서 오징어 덮밥이 된 음식을 선점하기 위해 부지런히 숟가락질을 했다.


정 선생은 순두부찌개를 더 좋아하는지 오징어볶음에는 아직 손을 대지 않았다.


“먹어! 더 먹어!”


정 선생은 내 접시가 빈 것을 보고 자기가 먹던 숟가락으로 뜬 순두부찌개를 내 입에 들이밀었다.


“내 파트너가 건강해야 내가 생각한 팀플(team play)에 해가 안 돼”


반강제로 입에 음식을 쑤셔 넣으려는 정 선생의 모습에서 짜증이 치민 나는 “이걸 먹으면 오히려 건강에 해가 가서 팀플에 해가 갈 것 같은데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허기로 인한 짜증이 조금 가셨기에 완곡하게 거절할 수 있었다.


“저는 오징어볶음 먹을래요.”


나는 아직 정 선생의 마수가 닿지 않은 오징어볶음비빔밥을 기쁜 마음으로 내 앞 접시에 덜었다.


마음이 뿌듯해지려는 찰나 정 선생의 숟가락이 갑자기 내 눈앞에 다시 등장했다.


정 선생은 숟가락 한가득 오징어들을 건져서 내 앞 접시에 툭 옮겨 놓았다.


“너는 밥만 덜어가냐? 이게 메인인데! 많이 먹어!”


이런 쓰앙!


나는 뭔가 너덜너덜해진 기분을 느끼며 포기하고 먹기 시작했다.


그 후로도 내가 손이 없는 것도 아니고, 젓가락이 없는 것도 아닌데 정 선생은 내가 아기인 줄 아는지 내가 밥을 뜨기가 무섭게 내 숟가락 위로 반찬을 이것저것 집어서 얹어 주었다.


누가 보면 내가 정 선생 자식이라도 되는 줄, 아니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나이차가 너무 안 나니까 좀 오버고 연인인 줄 알겠네.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갑자기 오스스 소름이 돋았다.


어찌되었든지 그렇게 점심을 먹고 나자 정 선생은 내가 가방을 챙기고 신발을 다 신고 나오기도 전에 계산까지 끝내놓고 있었다.


정 선생이 나에게 빨리 나오라는 듯 손짓을 했다.


“내가 먹은 건 내가 계산하려고 했는데, 뭐가 그렇게 급해서 벌써 계산을 다 마쳤어요?”


“내가 대접한다고 했잖아. 윤 선생이 정 마음에 걸리면 커피나 사주든지.”


오는 길에 나는 단골 카페에 들렀다.


“선생님은 뭐 드실래요?”


“아메리카노.”


정 선생은 메뉴판을 한참 본 것치고는 너무 뻔한 것을 시켰다.


나는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카라멜마끼아또, 같이 먹기 좋은 담백하고 고소한 스콘을 주문했다.


나만 스콘을 먹기가 그래서 아메리카노에 어울리는 케이크를 사주려고 벌써 자리를 꿰차고 앉은 그를 불렀다.


“선생님, 케이크 어떤 거 좋아하세요?”


“난 단 거 안 좋아해. 위험하잖아."


“단 게 왜 위험해요? 정 선생님 당뇨 있어요?”


주문을 마치고 진동벨을 받아들고 정 선생의 맞은편에 앉은 내가 물었다.


정 선생은 손가락으로 테이블에 'DANGER'라고 적으며 “단 거.”라고 말했다.


하루 종일 한번도 진중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정 선생 때문에 콧방귀가 절로 나왔다.


진동벨이 울리자 내가 일어서기도 전에 정 선생이 먼저 재빠르게 일어나 주문한 것들을 가져왔다.


내가 마끼아또를 한 모금 마시고 스콘을 먹기 위해 해체하자 특유의 놀리는 톤으로 말했다.


“윤 선생은 밥을 그렇게 먹고 또 빵을 먹어? 하여간 여자들은 이상해! 밥 먹을 때는 배불러서 못 먹겠다고 하면서 음식 남겨놓고 돌아서면 후식으로 빵을 꼭 먹더라?”


“여자들은 밥 배랑 간식배가 따로 있거든요? 그리고 저는 밥 안 남겨요.”


“그러니까 살찌지. 윤 선생, 그거 먹고 아이스크림도 먹는 거 아니야?”


내가 아주 날씬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막 뚱뚱하고 그렇지는 않았다.


나는 새치름한 눈으로 정 선생을 노려보며 말했다.


“아니, 내가 살찌는데 뭐 도와준 거 있어요? 조용히 그냥 드시죠?”


“윤 선생이 살이 찌긴 뭐가 쪄?”


“방금 쪘다고 했잖아요.”


“아, 그건 다른 여자들보다 쪘다는 거지. 하여간 우리나라 여자들은 죄다 무슨 젓가락 같은 몸을 선호하는데 난 그런 여자보다는 윤 선생같이 건강미 넘치는 사람이 좋더라? 김혜수 뭐 이런 여자들 멋지지 않아?”


“건강미요? 그 말이 지금 내가 뚱뚱하다는 말이잖아요? 그리고 김혜수는 글래머라서 그렇지 엄청 날씬하거든요.”


내가 다시 쏘아 붙이자 정 선생이 양손을 설레설레 저었다.


“아니! 정말이라니까! 윤 선생 충분이 예뻐! 그냥 요즘 여자들 너무 다이어트, 다이어트 하는데 너무 심하게 해서 건강에 해가 될 것 같아. 윤 선생은 지금 충분히 예쁘니까 다이어트 같은 거 하지 말라고 하는 소리야”


놀리다가 어느새 걱정모드로 바뀐 정 선생의 태도에 나는 그만 피식 웃으며 스콘을 입으로 가져갔다.


역시 고소한 스콘은 달달한 마끼아또랑 궁합최고다.


“그래서 이거 먹고 아이스크림도 먹을 거야?”


내가 행복한 꼴을 못 보겠는지 또 장난질을 시작했다.


“아니! 아이스크림 먹고 싶으면 내가 사주려고 했지.”


내가 스콘을 씹으며 그를 씹어 먹을 듯이 노려보자 그가 헤실헤실 웃으며 말했다.


계속 장난만 치는 정 선생에게 본때를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저 앞 아이스크림 가게 가서 ‘그린티’ 패밀리 사이즈로 사주세요.”


내가 정말로 사달라고 할 줄은 몰랐는지 그가 짐짓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니 그 큰걸 혼자서 다 먹는다고? 미쳤구나?”


정 선생이 빈정대면서 자리를 일어서는 모습을 보며 나는 조금 고소했다.


아니, 방금 또 한 입 넣은 스콘이 고소했나?


“다 먹을 거니까 꼭 패밀리 사이즈로 사 오세요!”


아, 통쾌해!


남이야 밥 먹고 빵을 먹거나 말거나 자기가 무슨 상관이야?


내 돈 내고 내가 먹는데!


내가 살이 찌든 말든 속된 말로 자기가 내 서방이야, 남친이야?


내가 카라멜마끼아또와 스콘을 거의 다 해치웠을 즈음 정 선생이 아이스크림을 떡 하니 들고 나타났다.


“딸기우유 아이스크림이랑 녹차 아이스크림 반반으로 해서 사왔어.”


주문하지 않은 ‘우유에 빠진 딸기’가 떡하니 자리한 것을 보고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니 웬 ‘우유에 빠진 딸기’?”


“그게 그 아이스크림 이름이야? 뭔 아이스크림 이름이 복잡해?”


“이거 제가 사오라고 한 거 아닌데요?”


“아, 그거 딸기우유 먹으면 가슴이 커진다는 소리를 들은 것 같아서. 난 가슴 큰 여자 좋아하거든.”


이게 무슨 생뚱맞은 소리야?


정 선생이 가슴 큰 여자를 좋아하는 거랑 지금 이 아이스크림이 무슨 상관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소심하지만 복수를 한 것에 만족하며 나는 아이스크림을 받아들고 카페를 나왔다.


걸음이 어찌나 가볍고 경쾌한지!


만날 놀림만 당하다가 한 방 먹여서 기분이 엄청 좋았다.


학원으로 돌아가는 내내 정 선생은 또 끊임없이 시답잖은 농담을 섞어가며 나를 놀렸지만 그의 그런 장난이 악의가 없다는 것쯤은 이미 아는데다 이런 장난 따위 하루 이틀 겪어본 것이 아니었기에 그냥 무시하면서 학원으로 돌아왔다.


학원에 도착하자마자 최 실장이 정 선생을 불렀다.


‘이 많은 아이스크림을 어떻게 해야 하지?’


정 선생이 최 실장을 따라 원장실에 들어가고 나서야 나는 비로소 아이스크림의 막대한 양에 대해 생각했다.


밥도 충분히 먹었고, 달달한 카라멜마끼아또에 스콘까지 먹은 내가 싱글컵도 아니고 패밀리를 다 먹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집에 가져가자니 이 센스 없는 남자는 드라이아이스도 넉넉히 넣어오지 않았다.


아마도 점원이 물었을 때 “지금 다 먹는대요.”라고 말 했겠지.


아, 경은이랑 하연이랑 먹어야겠다.


일단은 교무실로 들어가 비좁은 냉동실에 아이스크림을 욱여넣어보았다.


경은이와 하연이가 좋아할 것을 생각하며 수업 준비를 위해 내 교실인 202호로 들어갔다.




영어에 관한 질문을 댓글에 작성해주시면 선별하여 소설에 채택하여 사용하려고 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 드려요^^


작가의말

윤 선생 너도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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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오해, 문법 나무 열매(문장의 5형식), 궁극의 목적 21.01.07 29 1 11쪽
38 나불리스트 20.12.29 27 1 11쪽
37 이 선생과 윤 선생을 떼어놓는 방법 20.12.25 29 1 12쪽
36 진희와 훈민 20.12.22 26 1 11쪽
35 면접 20.12.18 27 1 11쪽
34 무교동 낙지, 청계천 20.12.15 23 1 11쪽
33 미친 불닭 조작 사건 20.12.10 27 1 11쪽
32 문법나무 왼쪽가지(형태 변화), Soul Mate (소울메이트) 20.12.09 38 2 11쪽
31 문법나무 가지 실전 적용, 문법을 배우는 이유 20.12.02 35 1 11쪽
30 깨달음 20.11.28 33 1 12쪽
29 첫사랑 20.11.24 45 1 12쪽
28 혜신이 20.11.19 30 1 11쪽
27 동창회 20.11.17 41 1 12쪽
26 귀에 걸어도 코걸이, 코에 걸어도 귀걸이 이론 20.11.13 38 1 11쪽
25 우유에 빠진 딸기 20.11.10 35 1 11쪽
24 시강: 12시제, 시간조건 부사절 20.11.09 41 1 13쪽
» 달콤하고 소심한 복수 20.11.03 45 1 11쪽
22 윤 선생과 정 선생의 점심시간 20.10.29 38 1 12쪽
21 문법나무 가지 해설 V(동사) 下, AD(형용사), ADV(부사) 20.10.27 40 1 12쪽
20 문법나무 가지 해설 N(명사), V(동사) 上 20.10.22 46 1 11쪽
19 스킨십, 문법나무 줄기 해설, 대명사표 20.10.20 48 1 12쪽
18 팀 메이트 영어 정 선생 20.10.15 41 1 11쪽
17 정 선생과의 인연 20.10.14 55 1 12쪽
16 1번 원칙. S+V=1 (‘to 부정사’와 ‘V+ing’) 20.10.08 57 1 11쪽
15 교재비는 500원, 문법 나무 20.10.06 55 1 12쪽
14 결정의 시간 20.10.03 53 2 11쪽
13 Test Ⅱ 20.10.01 54 1 11쪽
12 Test Ⅰ 20.09.29 5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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