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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T.(Yame English Tea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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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0.08.2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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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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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시강: 12시제, 시간조건 부사절

DUMMY

“이번에 상담을 원하는 학생은 대한외고에 입학이 예정된 학생이에요.”


나는 정 선생을 상담실로 대동하면서 학생에 대해 어필하려고 애썼다.


대한외고라 함은 외고 중 최고로 꼽는 곳이 아닌가.


“선생님도 보시면 아실 테지만. 여학생이 겉으로 보기에도 보통 똑똑해 보이지 않더라고요. 엄마도 상당히 지적으로 보이고. 그래서 조금 간간할 것 같긴 하지만.”


이런 학생이 우리학원에 다닌다면 광고효과로는 최고일 것이므로 나는 정 선생이 이 학생을 꼭 잡아주길 바랐다.


다행스럽게도 이번 상담은 정용화 선생님 지정 상담이었다.


이렇게 지정을 하여 오는 경우, 등록확률이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혹시나’하는 조바심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정 선생이 또 지랄 맞을 때는 지랄 맞으니까.


정 선생은 의례 그렇듯 걱정할 것 없다는 듯이 내 어깨를 툭 치면서 오히려 나를 달랬다.


대략 10분간 상담을 하고 나오자 학부모가 정 선생을 따라 나와 바로 등록을 했다.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했기에 까다로워 보이는 학부모와 학생을 10분 만에 설득했는지 궁금했다.


‘하여간 정용화 선생님. 대단하긴 하네.’하는 생각과 함께 문득 그를 처음 보았을 때가 떠올랐다.




***




영어를 전공하신 나의 아버지인 원장님과 수학을 전공하신 나의 어머니 부원장님이 나를 원장실로 호출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나를 호출하신 이유는 새로운 선생 면접을 보는데 같이 심사를 하자는 것이었다.


잠시 후 상담실장의 안내를 받아 원장실에 들어온 사람은 젊고 잘생긴 남자였다.


상담실장이 그의 이력서가 든 파일을 우리에게 전해주고는 밖으로 나갔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그의 이력서를 보는 동안 나는 내 또래의 그를 관찰했는데, 그에게서는 보통 강사들이 면접 때 보이는 긴장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그의 이력서를 검토한 후 나에게 건네주었다.


그의 이력서를 검토하면서 좀 놀라웠던 것은 ‘어학원 실장’이라든가, ‘입시학원 영어 총괄 부장’ 등 우리 학원 같은 보습학원에 이력서를 내기에는 그의 경력이 너무나 걸출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보통의 강사들처럼 고용인으로서 조건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에게 자신을 고용할 수 있는 조건들을 제시하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누가 누구의 면접을 보는 것인지 헷갈렸다.


“이전에 다니던 학원에서 페이는 어떻게 됐어요?”


“사백에서 오백 정도 됐습니다.”


그의 답에 아버지는 짐짓 당황했다.


“우리학원은 그렇게 많이는 못줍니다. 보통 경력이 있으신 분들은 200전후에서 시작하시고, 초짜이신 분들은 100에서 120정도에서 시작하세요.”


아버지가 학원 사정에 대해 말하자 그가 빙그레 미소 지었다.


“저는 비율제로 할 거라서 상관없을 것 같은데요. 학생이 적으면 적게 받고, 학생이 많으면 많이 받으면 되죠.”


“아무리 그래도 현재 저희 학원에서 정 선생님이 가르칠만한 아이들이 7~8명 정도밖에 없는데, 그렇게 처음부터 비율제로 하시면 생활이 불가능하시지 않겠어요?”


젊은 선생이 패기가 있는 것은 좋았으나 앞뒤 상황 가리지 않고 하는 말에 내가 정곡을 찔렀다.


나의 말에 그는 처음 배정되는 학생이 생각보다 적었는지 조금 고민하는 듯 했다.


“일단 고등부 수업을 병행하시면서 180부터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그의 화려한 경력이 마음에 들었는지 아버지는 그를 붙들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그냥 그 7~8명 데리고 시작하고 싶고요, 대신 제가 밥 먹고 교통비 정도 쓸 수 있게 인원수에 상관없이 기본급 100만원은 보장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기본급 100만원’이라는 말에 순간 그의 경력이 허위가 아닐까 의심했지만, 그의 표정은 무척 진실하고 담백해 보였다.


가끔 몸값을 올리기 위해 경력을 허위로 기재하는 강사들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는 물욕 같은 건 없어보였다.


그가 우리에게 제시한 근무 조건들을 보면 돈을 많이 주는 학원을 찾기보다는 자신의 이상을 실현할 곳을 찾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나는 그를 믿어보고 싶었다.


내가 아버지에게 긍정적인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자 아버지가 말했다.


“시강 한번 볼 수 있을까요?”


보통 학원에서 시강을 요청할 때 주제를 지정해주기도 하고, 학원교재를 내주면서 그 중 자신 있는 것을 해보라고 하기도 한다.


어쨌든 시강도 강의기 때문에 짧게라도 강의 준비를 할 시간을 주기 마련이다.


“30분 정도 준비할 시간 드리면 되겠습니까?”


“그냥 지금 해도 될 것 같은데요. 빈 강의실로 가실까요?”


아버지의 말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한 그가 먼저 문을 나섰다.


참으로 대단한 자신감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시강을 요구하는 학원이 많으니 미리 준비해 둔 것이 있겠거니 했다.


시강을 미리 준비한다는 것은 준비성이 철저하다는 인상을 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실력이 살짝 의심스럽기도 하다.


드물긴 하지만, 정말 딱 준비해온 그 강의만 잘하는 강사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부분도 나름 알아보는 방법이 있으니 우리는 그를 빈 강의실로 안내했다.


“시강은 어느 부분으로 하실 겁니까?”


“어느 부분을 해드릴까요?”


영어 강의 경력이 오래된 아버지가 묻자 그는 다소 건방져보이게 질문으로 답했다.


“‘준동사’는 사실 많이들 준비하고 오시니까, ‘시제’ 설명해 보세요.”


역시나 아버지는 그를 괘씸하게 여기는 것이 분명했다.


"몇 분짜리로 설명해드릴까요? 5분? 10분? 아니면 한 시간 full version?"


그는 자신감을 넘어서 시건방이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아버지는 강의실에 있는 분필이 아닌 아버지만이 들고 다니는 고급 분필을 직접 건네주었다.


“아무거나 자신 있는 것으로 하시고, 대신 질문해도 되겠습니까?”


“학생이라고 생각하고 대답해도 되죠?”


도무지 쫄지 않는 그는 얼굴에 자신감을 가득 담고 아버지의 분필을 받아들었다.


그가 칠판에 거침없이 ‘12시제’라고 썼다.


“12시제, ‘12시제’라고들 하는데 시제는 총 몇 개일까요?”


그는 영어를 전공하고 영어강사로 잔뼈가 굵어 결국 학원 원장에 이른 우리 아버지에게 아이콘택트를 하면서 학생에게 물을법한 어투로 물었다.


“12개!”


아버지는 어쩐지 즐거워 보이셨다.


“똑똑한 학생이네! 그럼 12시제의 이름을 대볼래?”


그의 질문에 아버지가 모두 정답을 말하면 우리가 그의 실력을 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혹시 틀릴지도 모르는 창피함을 무릅쓰고 손을 들었다.


“그래. 뒤에 있는 학생!”


그의 지목에 영어에 그다지 자신이 없는 내가 더듬더듬 하나씩 대답해 나가는데, 중간에 그가 잘랐다.


“그거 아까도 말했는데? 중복됐어.”


각오하고 한 일이지만 막상 당하니 창피했다.


학생에게 하듯이 핀잔을 주는 것도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냥 막 외우면 안 돼.”


그가 칠판에 하나씩 적어가면서 설명을 시작했다.




V

have P‧P (완료)

be + (V+ing) (진행)

have been + (V+ing) (완료진행)




“이것만 알면 시제는 끝이야. 이 4개가 어떻게 12개가 되는지 이제부터 설명해줄게.”


그가 칠판에 ‘4☓☐=12’라고 썼다.


“답이 뭘까요?”


“3”


“그럼 그 3개가 뭘까요? 시제와 관련된 3가지 말 맞춰보세요.”


“현재?”


내가 자신 없게 하나를 말하자 아버지가 두 개를 덧붙여주었다.


“과거, 미래.”


그가 답을 맞힌 학생을 보는 눈길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빙고!”


그는 처음 쓴 4줄 옆에 순서대로 판서를 해가면서 강의를 이어갔다.




V/V-es (현재)

have/has + P‧P (현재완료)

am/are/is + (V+ing) (현재진행)

have/has been (V+ing) (현재완료진행)




“V/V-es (현재), have/has + P‧P (현재완료), am/are/is + (V+ing) (현재진행), have/has been (V+ing) (현재완료진행)입니다.”




V-ed (과거)

had P‧P (과거완료)

was/were + (V+ing) (과거진행)

had been (V+ing) (과거완료진행)




“이제 앞에 있는 것만 과거로 바꾸면 V-ed (과거), had P‧P (과거완료), was/were + (V+ing) (과거진행), had been (V+ing) (과거완료진행) 이해되요?”


아버지가 그의 명료하고 매끄러운 강의에 매우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설명은 영어에 자신 없는 내가 듣기에도 심플하고 간결하면서도 명확했다.


“이제 남은 것은 뭐?”


“미래!”


아버지는 그에게 완전히 마음을 빼앗긴 듯 신나서 그에게 동조했다.


“미래하면 떠오르는 게 뭐?”


“will.”


“똑똑한 학생 있으니까 좋네!”


그는 정말 영리한 학생을 칭찬하듯이 머리가 허연 우리 아버지에게 말했다.


“will은 조동사잖아. 조동사 뒤에는 뭐? 그렇지 동사원형.”


그는 자문자답을 했다.




will + V (미래)

will have P‧P (미래완료)

will be + (V+ing) (미래진행)

will have been (V+ing) (미래완료진행)




“그러니까 will + V (미래), will have P‧P (미래완료), will be + (V+ing) (미래진행), will have been (V+ing) (미래완료진행) 이렇게 12시제란 거야 이제 까먹지 않겠지?”


건방진 면이 없잖아 있지만 그가 뿜어내는 활기찬 기운과 깔끔하고 명료한 설명에 나는 그를 인정했다.


무엇보다 영어로 한평생을 먹고 사신 우리 아버지가 저렇게 인정하는 눈길을 보내고 있지 않은가!


어머니도 고개를 주억거리고 계셨다.


아버지는 보는 김에 그의 강의가 조금 더 보고 싶으신 듯했다.


“선생님, 저 ‘시간 조건 부사절’ 잘 모르겠어요.”


갑작스런 아버지의 학생 흉내에 나는 깜짝 놀랐다.


우리 아버지 저런 캐릭터 아닌데, 어지간히 그가 마음에 드신 모양이었다.


그가 아버지의 갑작스런 애교에 가볍게 웃더니 다시 분필을 들었다.


“절이란 쉽게 말해 S+V로 구성된 문장을 말하며, 부사라는 것은 문장의 메인이 되는 S(주어), V(동사), O(목적어), C(보어) 즉, 문장의 4요소에 해당되지 않는 것을 말해.”


“아~.”


아버지는 아예 작정하신 듯 방청객 리액션까지 하셨다.


“시간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그렇지! when! 그럼 조건이라는 것은? ‘~하면’ 떠오르는 게 뭐지? 그렇지. if.”


그는 참 혼자 질문하고 혼자 답하기를 잘했다.


“일단 이런 종류의 단어가 나오면 주절의 동사가 will과 같이 미래를 표현하더라도 when/if 뒤에 나오는 S+V에는 미래를 쓰지 않는다는 거야. 이유는 너무 간단해.”


“······.”


“네가 이번 시험에 통과하면 내가 최신형 폰 사줄게!”




If you pass the test, I will buy you 최신형 폰.




그가 칠판에 다른 건 모두 영어로 쓰고 ‘최신형 폰’을 한글로 쓰자 절로 웃음이 나왔다.


아마도 나처럼 단어 실력이 짧은 학생을 배려하는 스킬일 거라는 짐작이 들었다.




I will buy you 최신형 폰 if you pass the test.




“혹은 I will buy you 최신형 폰 if you pass the test. ‘If you pass the test’가 앞에 붙건 뒤에 붙건 부사절이고 조건을 말해주는 조건절인데, 원장님 이것도 다 일일이 설명해 드릴까요?”


“그럴 필요까진 없어요.”


“우수한 학생이시네요!”


아버지가 설명을 계속해보라고 손짓하자 그가 웃으며 아버지에게 말하고 강의를 이어갔다.


“한국말로도 ‘네가 이번에 시험을 통과할거면, 내가 최신형 폰 사줄게!’ 이말 어색하지 않냐? 그러니까 이런 경우에는 미래를 나타내는 will을 쓰면 안 되는 거지! 사실 이런건 문법이 아니야. 그냥 말이니까 자연스럽게 말하다 보니 그렇게 되는 거지!”


그는 분필로 칠판을 딱 찍으면서 설명을 마쳤다.


“더 질문할 거 있어요?”


“아니요.”


“이 분필 정말 좋은데? 가루가 하나도 안 날리는데다가 글씨가 선명해. 이거 어디서 낫게?”


우리가 만족스럽게 일어서려고 하는데, 뜬금없이 그가 손에 들고 있던 분필을 보면서 나에게 물어보았다.


“원장님이 주신 거잖아요?”


나의 대답에 그가 깔깔거리며 웃었다.


“봤지? 원장님이 나를 알아보고 이런 좋은 분필을 주셨어! 나를 알아보고!”


마지막까지 우리를 학생 대하듯 한 그가 이제 되었냐는 표정을 지으며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아버지는 당연히 매우 흡족한 표정을 짓고 계셨다.


“원장실로 가서 이야기를 마무리하십시다.”




영어에 관한 질문을 댓글에 작성해주시면 선별하여 소설에 채택하여 사용하려고 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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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교재비는 500원, 문법 나무 20.10.06 58 1 12쪽
14 결정의 시간 20.10.03 55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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