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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T.(Yame English Tea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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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0.08.22 20:15
최근연재일 :
2021.05.14 00:06
연재수 :
7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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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6
추천수 :
87
글자수 :
365,104

작성
20.11.19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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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혜신이

DUMMY

학과실로 향하던 중에 보기 드문 미모의 여학생이 보였다.


앳되고 처음 보는 얼굴인 것으로 보아 신입생이 분명했다.


“안녕? 혹시 행정과 신입생이야?”


여학생은 약간 경계심 어린 표정으로 끄덕였다.


“반가워. 나도 이번에 합격한 신입생이야. 넌 이름이 뭐야?”


“권혜신인데요? 님은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내 이름은 용화야! 정용화! 아, 그런데 선배들 만나려니 너무 떨렸는데 여기서 이렇게 동기 만나니까 너무 다행이다!”


내가 신입생인척 너스레를 떨자 혜신이는 경계심을 풀고 스스럼없이 내가 묻는 족족 자기 얘기를 늘어놓았다.


사는 동네는 어디며, 어느 학교를 나왔고, 우리 과는 왜 지원하게 되었는지 등등······.


얘기하는 내내 방실방실 잘도 웃으며 순진한 표정을 짓는 혜신이는 정말 예뻤다.


웃는 여자는 다 예쁘지만, 예쁜 애가 웃으니까 더 예뻤다.


내가 혜신이의 예쁜 미소를 보며 흐뭇해하고 있을 때, 돌연 혜신이가 중요한 것이라도 생각난 듯 물었다.


“근데, 이번 수능 수리영역 주관식 마지막 문제 정말 어렵지 않았어? 너 맞았니?”


당연히 그 문제가 무엇인지 알 리 없는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대충 둘러댔다.


“넌 뭘 그런 걸 기억하냐? 나는 수능 끝나자마자 그냥 다 잊었어. 어우 생각도 하기 싫다!”


“하긴. 그렇지? 수학 문제 다시 풀 일도 없는데.”


혜신이가 학과실 문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제 들어갈까?”


그러고 보니 우리는 학과실 앞에 꽤 오랫동안 서 있었다.


“그래.”


혜신이가 먼저 문을 열고 학과실에 들어서자 남자 동기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와! 우리 과에 미인이 왔다!”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여자 동기들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그들을 째려보았다.


“예쁜이는 이름이 뭐야?”


종화가 물었다.


“권혜신입니다.”


혜신이가 나를 한 번, 우리 동기들을 한번 번갈아보는 것으로 보아 아무도 나에게 이름을 묻지 않는 것에 신경 쓰는 것 같았다.


예쁜 게 착하기까지 하네.


혜신이는 내가 선배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불운한 신입생이라고 단정한 듯 내 옆에 딱 붙어 앉아 나를 챙길 기세였다.


“용화야, 그런데 너는 왜 선배들한테 인사 안 해?”


혜신이와 나를 주목하고 있던 종화가 꾸짖듯이 말했다.


“혜신이 너, 선배를 그렇게 부르는 건 무슨 경우야?”


혜신이는 영문을 몰라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나는 슬그머니 미안해졌다.


“야! 야! 내가 신입생인 것처럼 장난 좀 쳤어! 혜신이는 아무 잘못 없어! 혜신이 얘 얘기해보니 나름 귀엽다야.”


나는 혜신이의 볼을 살짝 꼬집고 과실을 나왔다.


과실 밖에서 “저 녀석 원래 장난이 심해!”라고 말하는 종화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후로도 나는 가끔 혜신이를 만나게 되면 관심의 표현으로 장난을 치곤했다.


혜신이는 예쁜 외모와는 달리 성격이 털털해서 장난을 잘 받아주었다.


예쁘고 성격까지 좋은 혜신이는 내 이상형이었다.


나는 영어 동아리인 Time반에 매진하느라 원래 과에 그다지 애착이 없어서 M.T. 같은 건 잘 안 가는데, 이번에는 혜신이 때문에라도 전체 M.T.를 꼭 가기로 했다.


서울역 시계탑에 도착하자 나를 발견한 종화가 큰 소리로 말했다.


“야! 너는 무슨 M.T. 가는데 패션쇼 하냐? 뭘 이렇게 차려입고 오냐?”


“형 옷 몰래 빼입고 왔지. 집에 가면 한 대 쳐 맞겠지!”


“쳐 맞으면 안 아프냐?”


“한두 번 맞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이렇게 예쁜 후배들 보는데 후줄근하게 나오면 되겠냐?”


나는 ‘예쁜’이라고 말 할 때 괜히 혜신이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


열차를 타는데 내 옆에 종화가 와서 앉고 혜신이와 선하가 맞은편에 앉았다.


나는 혜신이와 앉고 싶어서 괜히 심통을 부렸다.


“야! 무슨 조선시대 남녀칠세부동석이냐? 옛날 대학생 미팅하는 것도 아니고 촌스럽게 그냥. 너 저기 가서 앉아!”


혜신이가 내 옆으로 오길 간절히 바라며 종화를 발로 걷어차다시피 쫓아내자 마치 텔레파시라도 통한 듯 혜신이가 내 곁에 앉았다.


나는 기분이 아주 좋아졌다.


기분이 좋을 때는 자고로 음악이 있어야 한다.


“야, 종화야! 기타 좀 쳐봐!”


나는 혜신이와 선하를 바라보며 말했다.


“얘들아, 종화 기타 정말 잘 쳐!”


“야! 무슨 열차 안에서 기타냐? 넌 공중도덕이란 것도 모르냐?”


“이 칸에 우리 밖에 없는데 뭔 상관이야?”


나는 일어서서 기차 안을 휘둘러보며 큰 목소리로 말했다.


“선배님, 후배님들! 기타 좀 쳐도 되겠습니까?”


“그래! 그래! 어서 해봐!”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이제 됐지?’하는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종화가 멋쩍어하며 기타를 꺼내서 연주를 시작하자 동기 중 한명이 크게 소리쳤다.


“야 미화야! 너 동아리 ‘높은음자리’지? 종화 연주에 맞춰서 노래나 하나 해봐!”



미화는 종화와 의논을 하더니 곧 노래를 시작했다.


미화의 노래가 끝나자 종화가 ‘고래사냥’을 연주했고, 그것은 떼창으로 이어졌다.


혜신이와 선하는 ‘고래사냥’을 잘 모르는지 흥겹게 박수만 칠 뿐 따라 부르지는 않았다.


나는 불현 듯 혜신이의 노래를 들어보고 싶었다.


“저 놈 피아노도 잘 쳐서 악보 없어도 무슨 노래인지만 알면 다 연주 가능하니까 부르고 싶은 노래 있으면 신청해.”


혜신이는 방긋 웃으며 고개만 끄덕일 뿐 따로 노래를 신청하지는 않았다.


우리는 목적지인 가평의 숙소에 도착했다.


기쁘게도 혜신이와 나는 한조였다.


프로그램을 하기 전에 먼저 점심을 해 먹기로 했는데, 우리 조는 카레를 해 먹기로 했다.


혜신이가 뭔가를 하려는 듯 팔을 걷어붙이며 이리저리 눈치 보는 것이 보였다.


“이런 데서는 신입생이 뭐 하는 거 아니야.”


성철이가 신입생들을 ‘휘휘’ 쫒아내자 혜신이도 함께 떠밀렸다.


나도 은근슬쩍 신입생들과 함께 떠밀리기로 했다.


음식이 어느 정도 될 즈음 내가 절대미각임을 아는 성철이가 나를 불렀다.


“용화야! 이제 와서 네 할 일 해!”


카레가 끓고 있는 냄비를 보니 색이 흐렸다.


“색깔이 맘에 안 들어!”


내가 주변을 두리번거리자 성철이가 얼른 카레봉지를 내밀었다.


나는 성철이에게서 카레를 받아들고 국자로 휘휘 저으면서 대충 이정도면 되겠다 싶을 때까지 솔솔 뿌려주었다.


“이제 3분만 더 끓여!”


나는 가방이 있는 곳으로 가서 밀크초콜릿을 하나 꺼내왔다.


운 좋게 혜신이와 같은 조가 되면 그녀를 위한 특제 카레를 해줄 심산으로 챙겨 온 건데, 용케 계획대로 되어가고 있었다.


때마침 성철이가 나를 다시 불렀다.


“용화야, 맛 좀 봐봐!”


나는 맛도 보지 않고 가지고 온 초콜릿의 반을 뚝 잘라 카레에 투하했다.


“선배! 뭐하는 거여요?”


혜신이가 깜작 놀란 듯이 외쳤다.


“야, 내비 둬! 내비 둬! 그냥 용화 믿어봐!”


성철이가 혜신이를 다독였다.


국자로 카레를 저으며 초콜릿이 다 녹은 것을 확인한 나는 그제야 간을 보았다.


원래 고수는 간을 여러 번 보는 법이 아니다.


카레는 나의 예상대로 초콜렛을 넣은 것은 전혀 티나지 않으면서도 훨씬 부드럽고 그 풍미가 올라가 있었다.


“됐어!”


나는 성철이에게 엄지 세워보였다.


혜신이는 초콜릿을 넣은 카레가 영 못미더운지 미심쩍은 표정으로 살짝 맛을 보았다.


“선배님, 맛이 좀 강한 거 아니에요?”


‘카레만 먹으면 당연히 맛이 강하지. 너 요리해 본 적 없지?’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나는 그저 방실방실 웃었다.


“밥이랑 같이 먹어봐!”


성철이가 배식을 하고, 혜신이는 밥을 비벼서 한 입 먹어보더니 입에 맞는지 활짝 웃으며 복스럽게 먹기 시작했다.


예쁘고 날씬한 게 먹는 것도 잘 먹네.


다이어트 한다고 깨작거리는 것들보다 100만 배는 예쁜 것 같았다.


그렇게 우리 조가 카레를 한참 맛있게 먹고 있는데, 멀리서 종화가 우리 조로 달려오고 있었다.


“야! 너네는 요리 어떻게 됐냐?”


종화는 내 카레를 빼앗아 한 입 먹어보더니 갑자기 내 옆에 자리를 깔고 앉았다.


”야! 나도 그냥 여기서 먹으면 안돼? 우리 조는 짜장밥하기로 했는데 뭔가 망한 것 같아!“


종화의 표정에 간절함이 깃들어 있었다.


“야! 우리 애들 먹을 것도 없어! 꺼져!”


성철이가 냉정하게 종화를 내치자 나는 스리슬쩍 일어나 종화네 조에 갔다.


내가 종화네 짜장밥을 살려주고 다시 돌아오자 성철이가 물었다.


“어떻게 됐어?”


“물도 너무 적게 붓고, 야채는 익는 시간이 다 다른데 한꺼번에 넣어서 어떤 건 익고 어떤 건 안 익고. 그냥 사람이 먹을 수 있을 만큼 해놓고 왔어.”


내 말에 성철이와 친구들이 ‘안 봐도 비디오’라는 듯 웃어댔다.


점심을 먹고 나자 뻔하고 재미없는 게임이 시작됐다.


평소 같으면 ‘이럴 시간 있으면 영어 공부나 더 하자.’ 싶을 텐데, 승부에 집착하는 조원들을 보는 맛이 있었다.


우리조가 거의 꼴등이나 다름 없어진 상황이 안타까워 발을 동동거리는 혜신이의 표정도 무척 신선했다.


“야! 이러다 우리 꼴등하겠다. 너 좀 열심히 하면 안 돼?”


성철이가 애가 타는지 나에게 핀잔을 주었다.


“이런 게임에서 꼭 이겨야겠냐? 다음 게임이 뭔데?”


게임에 참여하고픈 마음은 없었지만, 그래도 우리조가 꼴등은 면하게 해주고 싶었다.


규칙을 이해하는 것이 빠른 나는 그 이후 게임부터는 마치 우리 조의 감독인양 작전을 세워주어 최종적으로는 2등까지 끌어올렸다.


별 것 아닌 게임 2등했다고 좋아하는 모습들이라니.


혜신이가 웃는 모습이 참으로 어린아이 같았다.


예쁘고 성격도 좋은 것이 잘 먹고 순수하기까지 하다.


마지막으로 조별 장기자랑이 있었는데, 우리 조는 단막극을 하기로 했다.


단막극 스토리를 구상하느라 고심하는 조원들을 보며 나는 이왕 이렇게 된 거 조를 위해 마지막으로 살신성인하자 싶었다.


내가 사이비교주를 주제로 한 아주 웃긴 스토리를 제시하자 모두들 내용은 마음에 들어하면서도 그 역을 누가 할 것인가에 대해 망설이고 있었다.


“내가 할게.”


나는 시크하게 말하고는 실제로 무대에서 완전히 망가져서 1등을 가져왔다.


혜신이에게 잘 보이려고 아침부터 만진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리고, 형으로부터 훔쳐 멋지게 차려입은 옷 대신 급하게 찢은 러닝셔츠에 트레이닝 바지를 입고 흰자위를 까뒤집어가며 열연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나의 코믹 연기가 훌륭했는지 혜신이도 배를 잡고 웃었다.


저녁에는 고기파티가 벌어졌다.


나는 이번에도 비장의 무기인 후추와 맛소금을 꺼냈다.


고기가 노릇노릇 익어갈 무렵 고기 위에 살살 뿌렸다.


“그냥 먹는 것보다 이렇게 후추랑 맛소금을 살짝 뿌려주면 훨씬 맛있어!”


나는 잘 익은 고기를 한 점 집어 혜신이에게 먹여주었다.


별 거부감 없이 넙죽 받아먹은 혜신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엄지를 세워보였다.


예쁘고, 성격 좋고, 잘 먹고, 순순한 것이 리액션도 좋다.


나는 만족스럽게 웃으며 후추와 맛소금을 들고 종화네 조로 갔다.




영어에 관한 질문을 댓글에 작성해주시면 선별하여 소설에 채택하여 사용하려고 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 드려요^^


작가의말

오늘은 잠깐 과거로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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