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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T.(Yame English Tea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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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불리스트
작품등록일 :
2020.08.22 20:15
최근연재일 :
2021.05.14 00:06
연재수 :
7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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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5
추천수 :
87
글자수 :
365,104

작성
20.11.24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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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첫사랑

DUMMY

저녁 설거지가 끝나자 캠프파이어가 시작되었다.


캠프파이어라고는 하지만, 결국은 모닥불 주변에서 술 마시는 것이었다.


모닥불에서 일정 거리 떨어진 곳에 소주 박스와 맥주 박스, 막걸리 박스와 안주로 먹을 과자들을 줄지어 놓였다.


나는 당연히 종화 옆에 앉았다.


앉고 나서야 모닥불 너머 멀리 앉은 혜신이와 눈이 마주쳤다.


학회장이 모두에게 잔을 채우라고 한 뒤, 건배를 청했다.


각자 취향에 맞는 술을 잔에 채우거나 서로에게 채워준 뒤 학회장을 따라 건배를 하고 첫 잔을 비웠다.


종화가 자연스럽게 기타를 꺼내 연주를 하기 시작하자 떼창이 이어졌다.


종화가 신청곡을 두곡 더 받고 잠시 연주를 쉬고 있을 때, 학회장이 입을 열었다.


“야, 신입생들 나와서 노래 한곡씩 불러봐.”


예정에 있던 순서도 아니고, 노래방 기계가 있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종화의 기타 반주에만 의지해서, 그나마 종화가 모르는 곡이면 무반주로 노래해야하는 상황이다보니 선뜻 나서는 신입생이 없었다.


학회장은 아직 술이 취할 타이밍도 아닌데 얼굴까지 붉히며 언성을 높였다.


“아니, 이것들이 빠져서! 빨리 안 불러? 이게 뭐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건 줄 알아? 이건 신고식이야!”


이런 것이 바로 내가 M.T.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였다.


물론 촌음을 아껴가며 영어 공부를 하느라 시간이 아까워서이기도 하지만, 겨우 시간을 내서 오면 즐거운 시간 끝에 꼭 이렇게 선배랍시고 갑질을 하는 놈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정말 볼썽사나워서 나는 참지 못하고 일어섰다.


“신입생 중에 노래 부르고 싶은 사람 있으면 어서 부르고 부를 자신 없으면 손들어! 부르지 않아도 돼!”


놀랍게도 제일 먼저 손을 삐죽이 들어 올린 것은 혜신이었다.


혜신이가 손을 들자 여기저기서 삐죽삐죽 손이 올라왔다.


“선배,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그런 걸로 애들 군기를 잡으려고 하세요?”


나는 신입생들의 응원에 힘입어 학과장에게 맞섰다.


학과장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지며 그가 일어서려고 하자 여학생장이 그의 손을 붙들었다.


“네가 참어! 요즘 애들 우리 때랑 달라.”


나는 갑질이 싫었을 뿐 분위기를 망칠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한발 물러서기로 했다.


“선배님, 괜찮으시면 제가 후배들 대신 노래할게요.”


나는 그의 자존심이 살도록 최대한 정중하게 말했다.


“그럼 그렇게 해!”


그도 이쯤에서 못이기는 척 받아주는 것이 면이 살겠다 싶었는지 허락했다.


“선배님, ‘사랑보다 깊은 상처’ 좋아하시죠?”


학회장이 기분이 풀린 듯 미소를 띤 채 고개를 끄덕였다.


“미화야, 나랑 ‘사랑보다 깊은 상처’ 같이 부르자.”


미화도 분위기 쇄신에 일조하고 싶었던 건지 두말없이 앞으로 튀어나왔다.


노래가 끝난 후, 나는 신입생들 모두에게 인사를 하면서 한 명 한명 거쳐 혜신이에게 이르렀다.


“아니, 이게 누구야? 내 동기 혜신이 아니야?”


나의 장난에 혜신이가 어쩔 줄 몰라했다.


“야, 야! 괜찮아, 괜찮아! 건배나 한 잔 하자!”


나는 그녀 옆에 퍼질러 앉아 잔에 술을 따르고 그녀의 잔에 부딪쳤다.


혜신이가 나의 잔을 채워주려고 하자 나는 그것을 저지하며 말했다.


“야! 여자가 아무 남자에게나 술 따르는 것 아니야! 혹시 다른 선배들이 따라 달라고 해도 따라주지 마!”


나는 그렇게 당부하고 자리를 떴다.


캠프파이어가 끝나갈 무렵 혜신이가 나를 찾아왔다.


“선배, 내일 저랑 보트 타실래요?”


M.T. 이튿날 보트를 타는 이벤트가 있는데, 파트너는 신입생이 정하는 것이 전통이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종화도 벌써 선하에게 선택된 것 같았다.


“어 그래.”


혜신이가 같이 보트를 타자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아침이 밝았다.


10시까지 각자 개인 시간을 갖는 와중에 보트를 탈 팀들만 보트장으로 향했다.


나는 노를 저으며 강의 중간까지 나갔다.


“아침 햇살에 반짝반짝 빛나는 물결이 너무 아름다워요.”


혜신이가 강물보다 더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는 기분이 좋아졌다.


“혜신아! ‘홍도야, 문 열어라 오빠가 왔다.’를 일곱 자로 줄이면 뭐~게?”


혜신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모르겠는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물었다.


“뭔데요?”


“홍도 띵동 오빠 짠!”


“그게 뭐예요?”


혜신이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정말 웃겨서 웃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일단 웃기 시작했으니 계속 달리기로 했다.


“너 콩쥐 알지?”


혜신이가 당연히 고개를 끄덕였다.


“새엄마가 밑 빠진 독에 물을 채우라고 시켰어. 당연히 아무리 물을 길어서 부어도 채워지지 않는 거야! 그래서 콩쥐가 울고 있으니까 두꺼비가 와서 ‘콩쥐, 아가씨 제가 구멍을 막아드릴게요.’하고 말하는 거야. 힘이 난 콩쥐가 열심히 물을 길어 와서 물을 가득 채웠어. 이제 새엄마한테 검사 받으려고 새엄마 데리고 왔더니 두꺼비 튀고 이 지랄!”


“풋!”


혜신이가 진짜 우스운지 웃음을 참지 못하고 터트렸다.


노를 저으며 성대모사까지 해가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혜신이가 웃는 것이 기뻐서 물었다.


“더해줄까?”


“네, 더 해주세요.”


“콩쥐만 잔치에 안 데려간 새엄마가 마당에 있는 쌀겨를 다 까놓고 잔치에 가라고 한 거야! 콩쥐가 울고 있는데 이번엔 참새들이 도와준다고 하네? 그런데 참새들이 쌀 다 처먹고 이지랄!”


“흐으 흐으 킥킥킥”


정말 웃긴지 혜신이는 이상한 소리를 내며 웃기 시작했다.


나는 내친김에 이야기를 계속했다.


“이번에는 새엄마가 나무호미를 하나 던져주더니 넓디넓은 돌밭을 다 메라고 한 거야. 힘들게 밭을 갈려고 했지만, 나무 호미로 돌을 파넬 수 있겠어? 당연히 호미가 뚝 부러졌지. 그래서 콩쥐가 또 울고 있는데 소가 나타나서 도와준다고 하더니 호미 고쳐주고 가고 이 지랄!”


이미 한 번 터진 웃음보는 그칠 줄 몰랐다.


혜신이가 웃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다가 시야에 종화가 걸렸다.


나는 종화 곁으로 노를 저여갔다.


“혜신아, 준비해라!”


나는 혜신이에게 말하고는 노를 힘껏 내리쳐서 종화와 선하에게 강물을 튀겼다.


종화가 씩 웃더니 우리를 향해 물을 뿌려대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두 배 의 물싸움이 벌어졌다.


우리의 모습을 본 다른 팀들도 이쪽으로 합류해 한데 뒤엉켜 어느새 모두가 흠뻑 젖어버렸다.


누군가가 10시가 다 되었다고 말하자 우리는 서둘러 노를 저어 배를 대었다.


옷이 흠뻑 젖은 혜신이의 미소가 싱그러웠다.


실루엣도 예쁘고.


나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렸다.



점심으로 라면을 먹고 버스에 올랐다.


자연스럽게 같이 보트를 탔던 종화와 선하가 함께 앉고 혜신이가 내 옆에 앉았다.


혜신이는 기차를 타고 오던 날은 활기에 넘치더니 돌아가는 길에는 버스를 타서인지, M.T. 때 신나게 놀아서인지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혜신이의 머리가 유리창에 콩 하고 부딪쳤다.


나는 혜신이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받아 내 어깨에 기대게 했다.




***




“Time반 신입생들이야.”


나는 성철이 데리고 온 후배들을 물끄러미 보았다.


성철이가 몰고 온 후배들 틈에 혜신이와 명신이, 선하가 있었다.


혜신이가 내 마음에 들어온 것은 사실이었지만, 혜신이는 예쁜 외모만큼 인기도 많았고, 나는 연애에 쏟을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없었던지라 그녀를 향한 마음은 사치라고 치부하고 있던 참이었다.


“어 반갑다.”


나는 혜신이를 보자 조금 넋이 빠져 건성으로 대답했다.


다행히 내 손에 들려있던 ‘Time지 덕에 내가 영어 해석을 하다가 인사를 받아 그런 것이라고들 생각할 것이었다.


나는 보던 잡지를 내려놓고 신입생들을 쭉 둘러보며 말했다.


“마침 잘 됐다. 얘들아, 마침 오늘은 나한테 밥 사준다는 선배가 없네. 혹시 너희 중에 누군가 나한테 밥 사줄 용의가 있다면 내가 기꺼이 같이 밥을 먹어주도록 할게. 지원자 손들어!”


이렇게 바닥을 내보이면 오히려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황당해 하라고 한 말에 혜신이가 선선히 손을 들었다.


혜신이가 손을 들자 명신이와 선하도 질세라 덩달아 손을 들었다.


나는 혜신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래! 오늘은 내가 너랑 점심을 먹어주도록 하지! 하지만 다른 후배들도 너무 서운해 하지 마!”


나는 손을 든 순서대로 다음 차례도 지정해주었다.


“명신이는 내일, 선하는 모레.”


얼떨결에 사흘 동안 돌아가며 내 밥을 사야하는 후배들에게 조금 미안하긴 했지만, 덕분에 나는 사흘 동안 밥값도 굳으면서 혜신이와 밥을 먹을 수 있겠다 싶었다.


이 녀석들이 밥을 따로 먹을 것 같지는 읺았으니까.


“자! 불만 없지? 불만 있으면 말해! 혀를 잘라버릴 테니까! 불만 있으면 손들어! 손목을 잘라줄 테니!”


나의 말에 모두가 웃음을 터트렸다.


“뭐해? 배고파 얼른 가자!”


나는 혜신이 손을 잡고 이끌었다.


혜신이는 내 식권 뿐만 아니라 선하와 명신이 식권도 같이 샀다.


밥을 타서 모두 자리에 앉자 내가 말했다.


“나 학교 식당에서 내 돈 주고 밥 사먹은 적 없어.”


모두 이유를 궁금해하는 표정이었다.


“돈이 없거든. 신입생 때는 선배들이, 지금은 동기들과 선배들이 사줬는데 오늘은 왠지 종화도 안 보이고 선배들도 다 약속이 있는지 밥 사줄 사람이 없더라.”


명신이가 내 말이 농담이라고 생각하는지 따져 물었다.


“선배님은 그렇게 돈도 없는데, 학교는 어떻게 다니고 옷은 어떻게 그렇게 멋지게 입고 다녀요?”


“나는 장학금 못 받으면 학교 못 다녀. 물론 종화도 그 사실을 알기 때문에 시험 때마다 애써 만든 노트나 족보 같은 거 나에게 보여줘!”


“······.”


“하긴 내가 그 녀석한테 족보만 받는 게 아니지. 밥 사줘. 술 사줘. 그러고 보니 완전 내 봉이네. 불쌍한 종화 녀석! 뭐 그래도 종화네는 워낙에 부자니까 도움 좀 받아도 되지 않겠냐? 게다가 종화도 장학금 꼬박 꼬박 타가잖아!”


“······.”


“그리고 내가 옷을 멋지게 입는 경우는 형 옷 몰래 훔쳐 입을 때야! 우리 형이 의상디자인과 다니는데 신문에도 날 정도니까 옷을 얼마나 잘 입고 다니겠냐? 이 옷도 형이 2년 전에 입고 다니던 거라서 요즘은 잘 안 입거든! 그래서 몰래 훔쳐 입고 왔지!”


내가 구체적으로 말하자 그제야 모두 믿는 눈치였다.


혜신이가 나를 남자로 보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 가난에 대한 편견이 없어서 그런 것인지 그날 이후로도 나에 대한 태도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좀 더 친근해졌다.


내가 불쌍해서 그런 것인지, 선배로 좋아해서 그런 것인지, 일말의 호감이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나쁠 건 없었다.


Time반에 들어온 후, 혜신이는 영어 공부를 열심히 했다.


그러다보니 곧 잘 나에게 뭔가를 물어보러 오곤 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도서관 내 옆자리는 혜신이자리가 되곤 했고, 혜신이가 도서관에 있으면 마치 세트메뉴처럼 명신이와 선하가 따라붙기 일쑤였다.


어느날,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가 잠시 커피를 마시기 위해 자판기 앞에 섰을 때였다.


뒤에서 나 대신 동전을 넣어주는 손이 있었다.


내가 돌아보자 명신이는 나대신 밀크커피 버튼을 눌러주고 커피를 뽑아 나에게 건네주고, 자신도 하나 뽑아서 손에 들었다.


명신이가 뭔가 할 말이 있는 듯 머뭇거리더니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뭔데?”


내가 먼저 웃자 명신이가 멋쩍게 입을 열었다.


“형, 나 혜신이 좋아해요.”




영어에 관한 질문을 댓글에 작성해주시면 선별하여 소설에 채택하여 사용하려고 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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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문법나무 가지 실전 적용, 문법을 배우는 이유 20.12.02 35 1 11쪽
30 깨달음 20.11.28 33 1 12쪽
» 첫사랑 20.11.24 4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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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번 원칙. S+V=1 (‘to 부정사’와 ‘V+ing’) 20.10.08 59 1 11쪽
15 교재비는 500원, 문법 나무 20.10.06 57 1 12쪽
14 결정의 시간 20.10.03 54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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