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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T.(Yame English Tea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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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불리스트
작품등록일 :
2020.08.22 20:15
최근연재일 :
2021.05.1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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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글자수 :
365,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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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8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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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깨달음

DUMMY

세월이 흘렀음에도 혜신이의 미모는 여전했다.


나는 윤 선생을 이끌고 혜신이와 명신이가 있는 테이블로 다가갔다.


“명신아, 혜신아! 잘 지냈냐?”


“어! 용화 형!”


“선배도 잘 지냈어요?”


“형수님한테는 인사 안하냐?”


내가 윤 선생을 그들에게 슬쩍 보여주며 말하자 명신이가 너스레를 떨었다.


“아이고, 형수님 죄송합니다. 제가 먼저 인사를 드렸어야 하는 건데. 우리 선배랑 같이 다니기 힘드시죠?”


“야! 우리 혜신이는 미모가 여전하구나! 넌 애 엄마 맞아? 애들은 잘 크고?”


“그러게 선배는 여태 결혼도 안하고 뭐하고 있었어요? 어디 문제 있는 거 아니에요?”


“그래서 이렇게 애인 데리고 왔잖아.”


“애인 말고 와이프를 모시고 와야죠. 언제 와이프 해주실 거예요?”


혜신이의 장난에 윤 선생이 당황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 여자는 언제나 농담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며 놀라는 경향이 있었다.


“어허, 나한테 말해. 나한테. 우리 윤 선생 놀라잖아.”


나는 짐짓 연인을 보호하려는 남자 행세를 했다.


애인 대역을 하려고 왔으니 윤선생도 이것이 더 자연스러웠을 것이다.


“어머. 안 잡아먹어요. 물어보지도 못해요?”


“응. 안 돼. 나한테 말해.”


나는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윤 선생을 위해 음료수를 하나 주문해 주고 명신이의 잔을 받았다.


주거니 받거니 술이 오가니 옛 생각이 더 명료해졌다.




명신이에게 “형, 나 혜신이 좋아해요.”라는 말을 듣고, 혜신이가 곧바로 포기가 되었던 것은 아니었다.


물론 그때까지 뭔가를 한 것도 없었으므로 포기라는 말 자체가 적당치 않지만 여하튼 그 자리에서 결론이 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니까 형이 좀 도와줘요.” 명신이의 의중을 알아챈 것 밖에는.


언제였더라?


아마도 늘 세트처럼 몰려다니는 혜신이와 명신이 그리고 선하 외에도 몇몇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1학년들과 섞여 밥을 먹은 날이었을 것이다.


예닐곱 명의 식권을 한꺼번에 계산하는 혜신이를 보며 내가 한마디 했었다.


“너는 무슨 갑부집 딸이냐? 얘네들 밥을 다 왜 네가 다 사?”


혜신이가 내 밥을 사주는 날이면 명신이와 선하의 밥도 같이 샀는데, 명신이와 선하는 지들도 돌아가면서 밥을 사니까 괜찮았지만, 다른 애들의 밥까지 사는 건 이야기가 달랐다.


마음 약한 혜신이가 내 밥을 사느라 괜한 애들 밥까지 사는 것 같아 어쩌면 주제넘을 잔소리를 한 까닭이었다.


“갑부집 딸 맞아요. 얘네 아빠 사장님인데?”


선하가 몰랐냐는 듯 말했다.


“갑부는 아냐. 그냥 조그만 공장 사장님이지.”


“너네집 공장 2개잖아.”


선하는 혜신이네 집에 대해 잘 아는 듯 조금 들떠서 떠들었다.


“진짜 갑부집 아들은 명신이지.”


누군가, 이름이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 그 1학년 녀석이 선하에게 지지 않으려는 듯 끼어들었다.


일제히 명신이를 향해 시선이 쏠렸다.


명신이는 얼굴이 붉어져 손사래를 치고 있었다.


“얘네 아빠는 중소기업 사장님인데. 이름 들으면 들어본 사람들도 있을 텐데?”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


부끄러워하는 명신이와 거침없이 말하는 이름 모를 신입생을 번갈아 보며 나는 물었다.


“우리 아빠가 얘네 아빠 회사에 다녀요.”


“야, 그럼 너 명신이한테 잘해야 하는 거 아냐?”


선하가 생긋 웃으며 말했다.


“야, 그런게 어딨어? 친구끼리.”


명신이는 선하의 농담이 정말로 곤란했던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나는 어쩐지 다른 세상 이야기인 것도 같고, 혜신이 짝은 정말로 명신이인 것도 같아 괜히 마음에 없는 말을 했다.


“그러고 보니 둘이 잘 어울리네.”


명신이는 내가 둘을 도와준다고 여겼던 것인지 나를 향해 시원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여영부영 시간이 흐르고 마치 정해진 수순처럼 둘은 결국 사귀었다.


때가되어 나는 군대를 갔고, 군대 안에서 혜신이와 명신이가 헤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때까지도 혜신이는 나의 첫사랑으로서 존재감이 있었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기뻤던 것 같다.


그래서 제대 후 제일 먼저 그녀에게 전화를 했다.




“야! 넌 무슨 결혼을 대학 졸업하자마자 했냐? 제대하고 너한테 전화했는데 네 동생이 ‘결혼한 사람한테 왜 전화 하냐?’고 해서 내가 얼마나 당황했는지 알아?”


나는 문득 떠오른 기억에 혜신이에게 따지듯이 말했다.


“선배가 언제 나한테 관심이나 있었어요? 뜬금없이 집에 전화는 왜 했대?”


“아니! 거기서 내가 너한테 관심이 있냐, 없냐가 왜 나와?”


쳇, 도둑이 제발 저렸다.


“야! 혜신이랑 명신이랑 헤어진 이유가 너 때문인 거 모르냐?”


종화가 뒤에서 이상한 말을 하며 끼어들었다.


“그게 뭔 소리야?”


“명신이가 너 따라다닌 거 사실 혜신이 좋아서 그런 거야!”


그건 나도 안다고!


“너랑 혜신이랑 붙어있으니 어쩔 수 없었겠지. 그래서 둘이 사귀게 된 건데.”


“근데 그게 왜 나 때문에 헤어진 거야? 내가 제대로 오작교 노릇 해줬네.”


“너 군대 가고 혜신이가 너 면회간적 있지?”


딱 한번 혜신이가 혼자 군대에 면회를 온 적이 있었다.


그때 내가 “왜 명신이랑 같이 안 왔냐?”고 묻자 그저 “걔는 바빠서요.”라고만 했다.


안 그러려고 했지만. 그때까지도 내 마음에는 혜신이가 있었기에 “명신이랑은 여전히 잘 지내지?” 따위의 명신이에 관한 얘기만 했던 것은 그런 내 마음을 다스리려던 명신이에 대한 나의 의리였다.


“응.”


“근데 그걸 알게 된 명신가 혜신이랑 싸워서 헤어진 거잖아!”


“면회 온 게 왜? 그게 왜 싸울 일이야?”


“넌 왜 그렇게 눈치가 없냐? 혜신이가 네 면회를 왜 갔겠냐?”


“그야······, 친한 선배니까?”


“친한 선배한테 친구들이랑 같이 가는 것도 아니고 혼자 면회 가냐?”


“형, 여자 친구 있는데서 말하긴 좀 그렇지만, 이제 혜신이도 유부녀고 다 지난 일이니까.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데, 형은 혜신이가 형을 좋아해서 따라다닌 거 정말 몰랐던 거예요? 아니면 혜신이가 마음에 안 들어서 모른 척 한 거예요?”


“당연히 몰랐지! 야! 사실 나도 혜신이 좋아했어!”


이런!


너무 놀란 나머지 나도 모르게 묵혀두었던 진심을 실토했다.


다들 내가 혜신이를 좋아했던 것을 꿈에도 몰랐는지 입이 떡 벌어졌다.


“혜신이가 우리 대학 퀸카대회 진선미중에 미에 꼽힐 정도로 예쁜데다가 성격도 좋았지! 내가 혜신이를 좋아하지 않을 이유가 있냐?”


나는 짐짓 분위기를 가라앉히려 당연한 이야기를 하듯 말했다.


“그런데 왜 가만히 있었어요?”


“네가 혜신이 좋다고 나한테 말했잖아. 그러니까 나는 그냥 둘이 잘 되기를 바란 거지! 내가 뭐 잘못 했냐?”


“암튼 우리 선배 때문에 싸워서 헤어진 거 맞아요.”


혜신이와 명선이이가 잔을 부딪치고 나와 윤 선생을 바라보자 우리 넷은 함께 건배를 했다.


혜신이는 그쯤에서 마무리하고 싶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궁금증을 견딜 수 없었다.


“혜신아, 근데 너 나 언제부터 좋아했냐?”


“그게 이제 와서 왜 궁금해요?”


“나 진짜 몰랐거든.”


“어? 여자 친구 앞에서 나 아까워하면 안 되는데?”


나는 윤 선생을 흘깃 보았다.


진짜 내 여자친구가 아니니 기분나빠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눈치가 보였다.


“야, 내가 애 엄마를 왜 아까워하냐?”


“요즘도 선배 이상한 장난 치고 그래요?”


혜신이는 윤 선생에게 말을 걸음으로써 내 질문에 대한 답을 회피했다.


“대학교 때도 이상한 장난 많이 쳤나 봐요?”


“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때 처음 만난 사람이 용화 선배인데, 시치미 뚝 떼고 저한테 동기인척을 했지 뭐예요? 선배들 앞에서 ‘용화야’ 그랬다가 저만 혼났다고요.”


“그때도 동안이었나 봐요?”


윤 선생이 내 외모를 칭찬하는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기니 기분이 좋았다.


“네. 그때도 영락없이 신입생 같아 보였어요.”


“그래서 내가 어려 보여서 좋아했어?”


“그게 무슨 말이에요?”


혜신이가 나의 끈질김이 질리는지 인상을 찌푸렸지만 할 수 없었다.


나는 궁금한 건 못 참는 성미니까.


“나 언제부터 좋아했냐고?”


“그게 왜 알고 싶어요? 그것도 여친 앞에서.”


“궁금해서 그래. 궁금해서.”


혜신이가 나를 언제부터 좋아했는지는 끝끝내 알 수 없었지만, 이제와 깨달은 것은 사랑은 타이밍이라는 것이다.


그 시절, 어쩌면 나에게도 타이밍이 있었는데, 내가 그것을 놓치는 바람에 그 타이밍은 명신이에게 돌아갔는지도 몰랐다.


혜신이와 명신이를 향해 환하게 웃는 윤 선생을 보며 이제 다시 그런 타이밍이 오면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야, 너는 제수씨 앞에서 너한테 득이 될 얘기 좀 꺼내라.”


종화가 화제를 돌려 그때부터 내 칭찬퍼레이드가 시작되었다.


종화는 내가 기타를 잘 친다는 것까지 대신 자랑해주었다.


이놈은 참 평생 도움이 되는 녀석이다.


칭찬릴레이를 이어가던 중 돌연 명신이가 말했다.


“형, 삼행시 이런 것도 되게 잘하잖아요. 형수님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윤진희요.”


“형, 형수님 성함으로 오랜만에 삼행시 하나 가보죠?”


“야, 내가 몇 살인데 이 나이 먹고 삼행시를 하냐?”


“해봐, 해봐! 옛날에 하던 식으로! 막가파 식으로 해봐! 재미있잖아!”


종화가 큰 목소리로 말하자 갑자기 주위의 시선이 우리에게 쏠렸다.


“윤!”


모두 한 목소리로 운을 띄웠다.


더 빼는 것도 이상해서 할 수 없이 생각나는 대로 말했다.


“윤기가 좔좔 흐르는 그대의 이름은”


“진!”


“‘진라면’이라고 합니다.”


“희”


“히히히 (희희희) 맛있게 먹겠습니다.”


나는 더 멋진 삼행시를 짓고 싶었지만 그런 욕심 때문에 오히려 더 생각나는 말이 없어서 둘러대기 급급했다.


윤 선생의 눈치를 보고 있는데 다른 동창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하기야 내 삼행시라는 것이 애초에 멋진 표현보다는 그야말로 1초 내로 아무 생각 없이 내뱉는 재미로 하는 것이었지만, 그래도 윤 선생에게 그런 삼행시를 들려주고 싶진 않았다.


내 기분도 모른 채 혜신이가 말했다.


“내 이름 가지고도 하나 해보세요.”


다시 사람들이 운을 띄웠다.


“권!”


“권하고 싶진 않았다.”


“혜!”


“해진 양말에 빵꾸 난”


“신!”


“신발을 신고 빗속을 달리는 것을!”


혜신씨가 화난 표정을 짓자 다른 동창생들이 깔깔대며 웃었다.


나는 또다시 윤 선생의 표정을 살폈다.


솔직히 다른 놈들이 뭘 느끼든 아무 상관없었다.


내 관심은 오직 윤 선생뿐이었다.


윤 선생의 표정은 나쁘지 않았지만, 어쩐지 잘 먹지 못하는 술을 마시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고 모임은 파했다.


“우리 2차 가요.”


“그래. 오랜만에 만났는데, 2차 가자.”


종화와 명신이가 부추겼다.


나도 생각이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먹지도 못하는 술에 취해 조금씩 비틀거리는 윤 선생을 보고 오늘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안 되겠다. 나 윤 선생 데려다줘야 해서.”


“나도 집에서 신랑이랑 애들이 기다려. 이래 뵈도 나 유부녀라고.”


혜신이가 내 말에 힘을 실어준 뒤 먼저 택시를 타고 가버렸다.


종화와 명신이는 못내 아쉬웠는지 동조하는 다른 친구들을 모아서 2차를 가기로 했다.


내가 택시를 잡아 윤 선생을 태우자 윤 선생은 자신의 집 주소를 나에게 겨우 말해주고는 이내 잠들었다.


나는 그녀의 머리 밑으로 어깨를 밀어 넣고는 그녀를 위에서 내려다보았다.


정면에서 볼 때 보다 훨씬 아름다웠다.


“여자친구인가 봐요. 잘 어울리시네요.”


택시 기사가 인사치례로 얘기했을 뿐일 텐데도 나도 모르게 입 꼬리가 올라갔다.


나는 그녀가 잠든 것을 확인해 본후에 “예쁘죠? 저랑 결혼할 여자예요!”




영어에 관한 질문을 댓글에 작성해주시면 선별하여 소설에 채택하여 사용하려고 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 드려요^^


작가의말

연재가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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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이 선생과 윤 선생을 떼어놓는 방법 20.12.25 29 1 12쪽
36 진희와 훈민 20.12.22 27 1 11쪽
35 면접 20.12.18 27 1 11쪽
34 무교동 낙지, 청계천 20.12.15 23 1 11쪽
33 미친 불닭 조작 사건 20.12.10 28 1 11쪽
32 문법나무 왼쪽가지(형태 변화), Soul Mate (소울메이트) 20.12.09 40 2 11쪽
31 문법나무 가지 실전 적용, 문법을 배우는 이유 20.12.02 35 1 11쪽
» 깨달음 20.11.28 34 1 12쪽
29 첫사랑 20.11.24 4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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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문법나무 가지 해설 V(동사) 下, AD(형용사), ADV(부사) 20.10.27 41 1 12쪽
20 문법나무 가지 해설 N(명사), V(동사) 上 20.10.22 47 1 11쪽
19 스킨십, 문법나무 줄기 해설, 대명사표 20.10.20 49 1 12쪽
18 팀 메이트 영어 정 선생 20.10.15 43 1 11쪽
17 정 선생과의 인연 20.10.14 5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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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교재비는 500원, 문법 나무 20.10.06 5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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