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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T.(Yame English Tea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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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불리스트
작품등록일 :
2020.08.22 20:15
최근연재일 :
2021.05.1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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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글자수 :
365,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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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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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면접

DUMMY

“아직 한명도 없는데요?”


물론 거짓말이었다.


우리가 국어 선생을 뽑기로 한 것 자체가 학부모들의 요청 때문이었으니까.


그는 매우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그냥 한 200만 원정도 받고 월급제로 하면 안 될까요?”


방금 전까지 다소 거만한 태도로 우리를 저울질하는 듯이 보였던 그의 입을 통해 나온 말 치고는 너무 의외인지라 ‘저 나이 먹고 지금 뭐하는 짓이지?’ 싶어 순간 한심해보였다.


그래도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면 안 된다 싶기도 하고, 혹시라도 어떤 절박한 사정으로 인해 한 푼이라도 아쉬워 저런 말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프로로서의 그의 자질을 알아볼 필요를 느꼈다.


“이 전에 다른 학원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수업하셨나요?”


“전에 다니던 학원들은 대부분 학원용 교재가 있었습니다.”


“당연히 교사용 교재도 있었고요?”


“네, 그런데 무슨 문제 있습니까?”


그의 표정이 다분히 방어적이 되었다.


“우리 학원은 교사용 교재가 따로 없는데, 그럼 어떻게 수업하실 예정이세요?”


“제가 시중의 적당한 교재를 선정하고, 학생들 교재를 일괄적으로 총판을 통해 구매하면 교사용 교재는 서비스로 줍니다.”


실력 없이 그저 교사용 교재의 첨삭에 의지해 강의를 한다는 말을 하면서도, 교사용 교재를 구하는 방법이 무슨 대단한 노하우인양 말하는 모습에 조금 전 그를 한심하게 본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 실장이 적당히 대화를 마무리하고 그를 내보내자 아줌마 티를 물씬 풍기는 여자가 들어왔다.


그녀의 모습과 이력서를 번갈아 본 나는 순간 ‘최 실장은 저 여자를 뭘 보고 뽑은 거지?’ 싶어 그의 얼굴을 한 번 보았다.


최 실장은 친절한 얼굴로 그녀를 맞이하고 있었다.


내가 탐탁지 않았던 것은 다소 촌스럽고 올드해 보이는 그녀의 외모 때문만은 아니었다.


학교는 그럭저럭 알만한 4년제를 나왔지만, 앞서 면접을 본 두 사람보다는 급이 살짝 떨어졌다.


게다가 그럴싸한 이력도 하나 없고, 경력 단절이 심한 사람이었다.


“결혼해서 애 낳고, 아이를 돌보다가 애가 이제 3살이라 어린이집을 다닐 수 있게 돼서 다시 일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육아에서 벗어나 자아실현이나 자기개발을 위해 다시 단절된 경력을 이어보고자 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실상은 경제적 어려움일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돈 들어갈 곳은 늘어나는데, 남편의 외벌이로 감당이 안 되니 금쪽같은 아이를 남의 손에 맡기고 본인은 직업전선에 뛰어들려는 것일 터였다.


흔한 스토리니까.


그녀의 안타까운 사연과는 별개로, 윤 선생도 나도 모두 싱글이니 우리 팀에 모성애라도 필요하다고 느낀 것이 아니면 그녀는 학원을 위해 결코 좋은 선택이라 볼 수 없었다.


게다가 윤 선생도 웬만한 모성애는 뛰어 넘는 것 같으니.


“아이가 3살이라고 하셨는데, 그런 것 치고는 경력 단절이 꽤 기신 것 같은데요.”


그녀가 당황하는 표정을 보니 내가 제법 아픈 곳을 찌른 모양이었다.


“결혼하고, 바로 아이 가지려고 학원은 그만뒀지만, 소규모로 동네 지인들 아이들은 좀 가르쳤어요.”


“공부방을 운영하셨다는 말씀이십니까?”


최 실장의 질문에 그녀의 눈이 잠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공부방 정도는 아니고, 지인 아이들 몇 명이요.”


국어가 몇 년 새 뭐 그리 많이 변했겠냐마는 그 사이 입시흐름이 바뀌고, 교과서는 또 왜 그렇게 자주 바꾸는지, 프로 강사는 그런 변화에 능해야한다.


그런데, 저렇게 변화에 적응하지 못할 것 같은 타입의 여자가 게다가 경력단절까지 있으면 안타깝지만, 보습학원은 몰라도 우리의 팀메이트는 아니었다.


최 실장이 좋은 말로 그녀를 다독여 보내고 나보다 족히 10살은 많아 보이는 남자가 들어왔다.


뼈에 가죽만 붙어 있는 것 같은 그 남자는 카리스마라고 하기에도 좀 넘치는 날카로운 눈매를 하고 있었다.


그의 이력서는 무슨 학원을 그렇게 많이 옮겨 다닌 것인지 알만한 학원 이름들로 빽빽했다.


긴 경력만큼이나 긴 이직이력을 가진 그는 나와 최 실장이 자기보다 한참 아래로 보였는지 마치 훈계라도 하는 듯한 태도로 자신을 뽑아야만 이 학원의 미래가 밝아질 것이라는 말을 해댔다.


우리가 그를 scout하는 것이 아니라 pick하는 중이라는 것을 망각이라도 한 듯한 그의 태도에 나는 기분이 상했다.


그러나 최 실장은 그가 대형 학원에서도 일했었고, 독서토론이나 논술 지도도 많이 해봤다는 다양한 경력 자랑에 마음이 넘어가는 듯이 보였다.


나는 순진한 최 실장의 태도에는 웃음이 났지만, 그의 꼰대 같은 태도만큼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대학 때 학과에서, Time반에서, 군대에서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만나온 수많은 꼰대들이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논리도 뭐도 없이 그저 나이로 밀어붙이며 경험이랍시고 자기 말만 맞다고 우기는 철없는 꼰대들이.


“그래서 원하는 페이는 어느 정도세요?”


“250만 원쯤?”


최 실장의 돌직구에 제법 서슴없이 제시하는 금액을 듣고 나는 웃음이 났다.


각종 화려한 경력에 특히나 대형학원에서 일했다는 사람이 초봉도 아니고 경력직이 250만원을 부르다니!


지나가는 개도 웃을 일이었다.


내가 모르는 사이 이 바닥 시세가 곤두박질이라도 쳤나?


갑자기 그의 이력서를 믿을 수 없어졌다.


나는 그가 눈치 챌 수 없게 최 실장만 볼 수 있도록 가만히 ‘X'표를 그려 보여주었다.


그가 나가고 마지막 면접자가 들어왔다.


내가 눈여겨보았던 그 젊고 잘생긴 남자였다.


“3년 동안 임용에 실패했고요. 솔직히 3번 떨어졌으면 가망 없잖아요. 낼모레면 서른인데, 계속 부모님께 손 벌리고 살 수도 없고, 전공을 살려서 학원계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다른 학원에서 1년 정도 일하셨는데, 학원일 해보시니 적성에는 맞으시는 것 같으세요?”


“원래도 아이들을 좋아해서 교대를 간 거고요, 실제로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니 역시나 좋더라고요.”


아이들을 떠올리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 그의 얼굴이 인상적이었다.


마지막 면접까지 마친 나와 최 실장이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았다.


“그래도 경력이 많은 네 번째 선생님이 괜찮지 않겠어요?”


최 실장이 내가 그려놓은 'X'표에 동그라미를 치며 물었다.


“안 돼!”


“내가 보기엔 제일 나은데!”


“3번이랑 4번은 무조건 안 돼!”


최 실장이 볼펜을 빙그르르 돌리며 의아한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원래 정답은 3번이랑 4번이 제일 많은데? 네 번째 선생님 왜 그렇게 싫어요?”


”솔직히 요즘은 외모도 중요해! 당장 우리 팀을 봐! 나 잘생겼지? 윤 선생 예쁘지?”


나의 말에 최 실장이 빙그레 웃었다.


“그런 식이면 1번 선생님도 괜찮지 않아요?”


그런 초짜는 애초에 선택지에 들어있지도 않았기에 내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영어 선생을 하나 더 뽑는 거면 내가 가르칠 수나 있지, 경험 없는 국어 선생을 엇다 써?


“아, 두 분과 팀메이트를 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어릴까요?”


나의 표정을 읽고 최 실장이 말을 돌렸다.


“정 선생님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 있죠? 누구예요?”


최 실장이 두 번째 선생과 다섯 번째 선생의 이력서를 나에게 슬쩍 내밀었다.


나는 다섯 번째 선생의 사진이 붙은 이력서를 가리켰다.


“그 사람도 경력이 거의 없다시피 하던데.”


최 실장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야! 내가 키우면 되지! 윤 선생은 뭐 경험이 엄청 많아서 나랑 이렇게 팀을 잘 이루냐? 경험이 또 너무 많아도 자기 고집 있어서 맞추기 힘들어!”


“정말 괜찮겠어요? 나도 이 사람 사람은 괜찮던데.”


“그래. 나만 믿어! 1년이면 교과서는 1바퀴 다 돌았잖아. 이름도 ‘이훈민’ 딱 국어 선생님이구만!”




이훈민을 우리 팀메이트로 들인 것은 역시나 탁월한 선택이었다.


이 선생은 준수한 외모와 더불어 성격도 서글서글하고, 1년의 짧은 경력에 비해 실력도 뛰어난 편이었다.


무엇보다 그에게는 무엇이 되었든 ‘아이들을 위해’ 항상 연구하는 자세가 있었다.


자연히 이 선생은 나와 윤 선생이 몰아주는 아이들에게 빠른 속도로 인기를 얻었다.


이 선생은 형님대접인지 선배대접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나에게 깍듯이 대했다.


그렇다고 나를 어려워하는 것은 아니고, 충분히 예의바르면서도 친근하게 굴었다.


‘친화력 갑’이라는 말은 이 선생을 위해 있는 말일 것이다.


그의 그런 점은 내가 갖지 못한 그의 최고의 장점이자 매력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내 발등을 찍은 꼴이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화력 갑’인 그가 나에게만 잘 할리 만무했다.


당연히 나뿐만 아니라 학원의 모든 사람들에게 잘했다.


자연히 나의 사람들에게도 잘했다.


최 실장, 장 기사, 윤 선생······.


무엇보다 팀메이트인 윤 선생에게 잘했다.


이 선생과 함께 술자리를 하면서 알게 된 그의 포부는 내 맘에 꼭 들만큼 대단한 것이었다.


자존감 낮은 사람들이 자기 방어적으로 내뱉는 허풍과는 결이 달랐다.


그의 포부에는 그들에게서 발견할 수 없는 진정성과 구체적인 방향성이 있었다.


여기까지는 참 좋았는데, 문제는 이 선생이 윤 선생과 동갑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첫 만남에서 윤 선생의 나이와 학번을 묻고는 나이와 학번이 같음을 알고 그날부터 아주 자연스럽게 친구를 먹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윤 선생은 나보다는 동갑내기 친구인 이 선생과 더 많은 대화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기분 탓일지도 모르지만, 윤 선생은 나와는 업무적인 부분이나 학생에 대한 이야기만 하고, 이 선생과는 정말 많은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찜찜한 느낌을 오래 품고 있는 것은 도무지 내 스타일이 아니었기에 오늘만큼은 둘이 무슨 얘기를 그렇게 하는 지 확인하기로 했다.




“윤 선생, 밥 먹으러 가자! 이 선생한텐 아까 말해뒀어.”


나는 202호실 문을 열며 경쾌하게 말했다.


“오늘 이 선생님과 특별히 할 말이 있었는데······.”


윤 선생은 마지못해 따라 나오는 사람처럼 중얼거렸다.


마지못해 나오는 것 같은 태도도 거슬렸지만, ‘특별히 할말’이라는 말에 더 신경이 곤두섰다.


“특별히 할말? 그게 뭔데?”


“아, 됐어요.”


안지 얼마 되지도 않은 이 선생과의 일을 나에게 얼버무리는 것이 못내 서운했지만, 서운함은 접어두고 일단은 그 ‘특별히 할말’이 무엇인지 알아야 했다.


마침 203호에서 이 선생도 나왔다.


나는 경은이와 하연이까지 다 불러낸 뒤 학원을 나왔다.


“정 선생님, 저랑 같이 식사하실래요?”


로비를 지나칠 때 최 실장이 나를 불러 세웠다.


그러나 나는 그 ‘특별한 할말’이 무엇인지 꼭 알아내야 했다.


“오늘 우리 팀끼리 회의할 일이 있어서 안 돼!”


나는 최 실장의 호의를 단호하게 거절하고 우리 팀을 이끌고 자주 가는 즉석 떡볶이집을 찾았다.


나는 평소 시키던 것을 빠르게 주문하고, 모두들 자리에 앉자마나 모두가 듣는데서 거두절미하고 말했다.


“윤 선생, 아까 이 선생하고 할 ‘특별한 할말’이 뭐였어?”




영어에 관한 질문을 댓글에 작성해주시면 선별하여 소설에 채택하여 사용하려고 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 드려요^^


작가의말

질투네. 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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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교재비는 500원, 문법 나무 20.10.06 57 1 12쪽
14 결정의 시간 20.10.03 54 2 11쪽
13 Test Ⅱ 20.10.01 55 1 11쪽
12 Test Ⅰ 20.09.29 5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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