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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T.(Yame English Tea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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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0.08.2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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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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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aking과 Writing, 맞춤형 수업

DUMMY

정 선생이 말한 10분이 채 지나지도 않았는데, 다 끝냈다는 학생들이 손을 들기 시작했다.


정 선생이 다 되었다는 학생들에게 가서 무작위로 아무 그림을 손가락질하니 아까 상담실에서 소영이가 한 것처럼 바로 말을 했다.


정말로 같은 그림인데도 아이들마다 하는 말이 조금씩 달랐다.


소영이가 정 선생의 말처럼 단순히 외운 게 아니었다는 사실을 눈앞에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손을 든 학생들이 테스트를 하는 중간 중간에 간혹 통과를 못한 아이들도 나왔다.


그런 아이들은 다시 자리로 돌아가 연습을 했다.


10분이 지나자 모든 학생들이 순서대로 테스트를 보기 시작했다.


아까 그 큰 학생의 테스트가 시작되었다.


처음에 측은히 여겼던 마음이 있어서인지 유난히 그 아이를 눈여겨보게 되었다.


그런데 그 아이를 테스트할 때는 다른 아이들에게 했던 것과는 달리, 정 선생이 그 아이의 책상 앞으로 가지 않고 칠판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정 선생은 동그라미 두 개와 작대기 네 개를 대충 연결해서 그렸는데, 아마도 동물인 것 같았다.


아이가 약간 의문스러운 표정을 짓자, 정 선생은 씩 웃더니 얼굴로 보이는 부분에 세모진 귀 두 개를 더 그려주었다.


그리고 동물 뒤로 낙서하듯 동그라미를 여러 겹 그렸다.


교실에 처음 들어왔을 때 본 바로 그것, 발로 그린 것만 못한 그림이 설마 했는데 정말로 정 선생이 그린 것이었다.


신은 저 선생에게 잘생긴 외모와 뛰어난 영어 실력은 주셨지만, 그림 실력은 안주셨구나하고 생각하며 새삼 세상의 공평함을 느꼈다.


저 그림을 보고 영어로 무언가 말을 해야 하는 아이가 불쌍하게까지 느껴졌다.


저 그림으로는 한국말로 말하라고 해도 못하겠다.


나는 도무지 알아볼 수도 없는 그 그림을 아이는 신중하게 살피더니 금방 영어로 말하기 시작했다.


“There is fox in the cave.”

(여우가 동굴에 있습니다.)


아이의 말을 듣고 나는 ‘뭐야! 저 이상한 동그라미가 동굴이었어? 그리고 동물인지는 대충 알았지만, 그게 여우인지는 어떻게 알았지?’하고 생각하며 그림을 자세히 보자 귀가 뾰족한 것이 여우인 것 같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건 내가 굳이 여우라는 편견을 가지고 그림을 봐서 그렇게 보이는 거지 그런 생각이 없다면 도저히 알 수 없는 그림이었다.


아마도 아이는 정 선생의 저 이상한 그림을 자주 보다보니 그의 그림을 해석하는 능력까지 생긴 것이 분명했다.


정 선생이 그림 옆에 물음표를 그렸다.


“Is there fox in the cave?”

(여우가 동굴에 있습니까?)


정 선생이 물음표를 지우고 X를 썼다.


“there isn't fox in the cave.”

(여우가 동굴에 없습니다.)


아마도 그림 하나당 평서문, 의문문, 부정문을 한 세트로 말해야 하는 모양이었다.


테스트가 끝났다고 생각되는 시점에서 갑자기 정 선생이 동굴이라고 우기며 그린 동그라미에 X를 표시했다.


나는 ‘이건 또 뭐야?’라고 생각했지만, 아이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where is the fox?”

(여우가 어디에 있습니까?)


이번에는 정 선생이 여우 얼굴에 X를 표시했다.


“who is in the cave?”

(동굴 속에 있는 것은 누구입니까?)


이번에는 정 선생이 여우의 몸에 X를 표시했다.


“what does he do?”

(그는 무엇을 합니까?)


의문사까지 넣어서 말하는 아이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정 선생의 저런 낙서를 보고 1초도 망설이지 않고 문장을 척척 말하는 상황이 더 놀라웠다.


정 선생에게 오랫동안 훈련되어서 그런 것일까?


손발이 척척 맞는다는 것은 저런 것을 보고 하는 말 같았다.


“송지 통과!”


정 선생이 말하자, 송지라는 아이는 자연스럽게 앉아 A4지에 뭔가를 적어 내려갔다.


나는 호기심에 슬쩍 송지 옆으로 가서 그녀가 무엇을 적고 있는지 쳐다보았다.


송지는 조금 전 테스트 때 자신이 말한 문장들을 A4지에 적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Speaking(말하기)시험에 통과한 아이들은 다들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A4지에 뭔가를 적고 있었다.


아마도 그들이 말한 내용을 적고 있는 것 같았는데, “말한 것을 적으면 그게 곧 Writing(쓰기)이구나!”하고 생각하니 이 수업 방식이 무척 신선했다.


받아쓰기처럼 외운 문장을 쓰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말한 문장을 쓰는 것이니 나중에 에세이를 쓸 때도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외운 500문장 중에서 기억나는 것을 몇 개 나열해 놓았던 혁보의 에세이가 뼈아프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아까 송지를 향했던 측은한 마음은 이내 부끄러움으로 바뀌었다.


송지가 말한 문장은 따지고 보면 어려운 문장이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즉시로 보고 생각하고 말하고 쓴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만했다.


게다가 내용이 상당히 자연스럽고 군더더기가 없는 것이 깔끔한 느낌을 주었다.


“역시, 송지야!”


정 선생이 송지의 A4지를 보더니 크게 칭찬했다.


“역시 영어말하기대회 고학년부 우승자!”


송지 옆에 앉은 아이가 마치 자기 일인 양 자랑스럽게 부러움을 담아 말했다.


그렇게 테스트가 끝나도록 한 두 명 정도의 아이는 끝까지 통과하지 못한 듯 했다.


정 선생이 몇 명을 호명하면서 컴퓨터를 가리키자 호명된 아이들은 컴퓨터 앞으로 가서 헤드셋을 끼고 중얼거리기 시작했는데 내용은 기본 회화였다.


물론 이것 역시 아이마다 각각 다른 것을 하고 있었다.


아마 각자 자기 수준에 맞는 것을 하고 있는 것이리라.


오늘 내내 관찰한 바로는 정 선생은 수준별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지 않았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수준별로 수업을 받고 있었다.


또 몇 명을 호명했는데 송지가 같이 호명된 것으로 봐서는 잘하는 그룹처럼 보였다.


송지를 비롯해 이번에 호명된 아이들은 책장에서 두꺼운 책을 한 권씩 꺼내들고 나왔는데 자세히 보니 영영사전이었다.


“오늘은 시간이 많지 않으니까 한 페이지만 하기로 하자.”


정 선생의 지시가 떨어지자 영영사전을 들고 있던 아이들이 환호했다.


정 선생이 조용히 하라고 검지를 입가에 가져다대자 이 아이들 역시 제각각인 자기 진도를 잘 알고 있는 듯 알아서 척척 영영사전을 펴서 읽기 시작했다.


단어를 외우게 시킬 줄 알았던 나는, 생각해보면 단어장도 아니고 사전에 단어가 얼마나 많은데, 그것을 순서대로 외우겠냐마는, 아이들이 사전을 읽고 있어서 조금 놀랐다.


물론 읽기만 하는 것은 아니고 단어 옆에 뜻풀이와 예시문 등 그 많은 문장들을 열심히 해석하고 있었다.


간간히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선생님에게 자발적으로 물어보는 것 역시 주저함이 없었다.


그런 부분도 나를 놀라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보통 우리나라의 학습이란 것이 주입식으로, 다분히 수동적이고 권위적이어서 아이들이 모르는 것이 있더라도 질문을 잘 하지 않는다.


나 역시 어릴 때, 모른다는 것은 선생님 말씀을 똑바로 안 들었거나,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서이니 남들이 내가 이것을 모른다는 것을 몰라야하므로 질문이란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아이들은 좀 잘한다고 잘난 척하지도, 못한다고 부끄러워하는 것 같지도 않았다.


나는 그것이 매우 건강해 보였다.


물론 정도의 차이가 약간 있을 뿐 못하는 애들도 별로 없는 것 같았다.


정 선생은 아이들의 질문에 하나하나 성실히 응답하면서 틈나는 대로 아까 시험에 통과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갔다.


이러한 수업 방식은 매우 자유로우면서도 자율적으로 보여서 아이들이 단순히 주입식으로 지식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공부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아보였다.


아이들을 대하는 정 선생의 표정에는 자상함이 가득했다.


아까 상담실에서 학부모인 나를 대하던 그 오만한 태도는 찾아볼 수 없었다.


아이들에게 똑같은 설명을 몇 번 씩 반복하면서도 귀찮은 내색 하나 없었다.


정 선생의 그런 태도 때문인지 물었던 걸 또 물어보려면 상당히 주눅이 들 텐데도 이 교실의 아이들은 한 명도 그런 기색 없이 오히려 당당하게 알 때까지 다시 묻곤 했다.


아이들이 실수하면 혼내기 보다는 그것을 농담 삼아 아이들과 함께 깔깔 거리고 또 설명해주는 모습이 왠지 철없어 보이기도 하고 순수해보이기도 했다.


학부모가 버젓이 교실에 있는데도 정 선생은 나를 조금도 의식하는 것 같지 않았다.


‘선생님이 맨날 애들이랑 지내니 마음도 안 늙나봐.’


정 선생은 그런 식으로 마지막 아이까지 통과시키고 난 후, 다른 아이들을 봐주러 여기 저기 다니면서 아이들이 학습한 내용을 확인하고는 자리로 돌아왔다.


수업시간이 끝나갈 무렵 각자 흩어져 있는 아이들이 자기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정 선생은 출석부를 꺼내더니 아이들을 하나하나 호명하고 오늘 학습한 내용을 확인하며 뭔가를 적어 내려갔다.


정 선생이 적는 것을 마치자마자 마침종이 울렸다.


아이들은 종소리와 동시에 교실을 뛰쳐나갔다.


정 선생이 혁보에게 다가와 편안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혁보야, 선생님하고 같이 공부해볼래?”


“엄마, 나 여기 다니면 안 돼?”


혁보는 발음 연습 때문에 아직 턱이 얼얼한지 턱을 어루만지면서도 이런 학습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는지 나를 바라보았다.


40분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알찬 수업에 나는 문화충격을 느꼈다.


나는 정 선생과 함께 다시 상담실로 내려오면서 말했다.


“내일부터 보내도 될까요?”


“물론입니다.”


“근데 아무래도 저 아이들하고 함께 수업하는 건 아니죠? 우리 아이는 아직 저 아이들하고 있으면 많이 기죽을 것 같은데······.”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 아이들하고 할 겁니다.”


정 선생은 나의 걱정을 물리치듯 단호하게 말했다.


나는 조금 놀라서 과연 혁보가 저 아이들 틈에서 잘 버텨낼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물론 정 선생에 대한 신뢰는 이미 생겼다.


하지만 문제는 혁보였다.


지금 혁보의 실력으로는 조금 전 그 아이들과 대등해지기 힘들 것이었다.


괜히 잘 하는 애들 틈에서 주눅 들어 있다가 그 애들을 따라잡기는커녕 영어 자체가 싫어질수도 있지 않은가!


가뜩이나 내성적인 혁보가 자존감까지 낮아지게 할 수는 없었다.


정 선생이 다시 나에게 웃으며 말했다.


“잘 해 낼 수 있을 겁니다. 그건 제가 장담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여쭤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정 선생과 나는 다시 상담실에 자리 잡고앉아서 혁보를 로비로 내보내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혹시라도 혁보의 실력이 쳐져서 그것을 만회한답시고 돈을 더 요구하면 어쩌나 싶어서 걱정이 되었다.


“커피 한 잔 하시겠어요?”


“네.”


나는 인스턴트커피를 즐기지 않지만, 지금은 그런 걸 따지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나는 정 선생이 건네는 커피를 받으며 생각했다.


‘만약 웃돈 얘기가 아니라면, 혹시 아까 상담실장이 줄기차게 권하던 종합반 권유인가? 싫은데!’




영어에 관한 질문을 댓글에 작성해주시면 선별하여 소설에 채택하여 사용하려고 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 드려요^^


작가의말

우리 소설은 로맨스 소설입니다.

발단이 좀 길어서 여주가 아직 안나타났어요.

혁보 엄마 여주 아님 주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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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팀 메이트 수학 윤 선생 20.09.08 84 2 11쪽
» Speaking과 Writing, 맞춤형 수업 20.09.03 92 2 11쪽
4 Phonics(파닉스) 20.09.01 115 2 11쪽
3 소문 속의 괴짜 명물 정 선생 20.08.27 123 2 12쪽
2 정체를 알 수 없는 멘사 학원 20.08.25 152 1 11쪽
1 김여사의 영어 조기 교육 +2 20.08.22 295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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