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아이는 돌아갈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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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정희(94)
작품등록일 :
2020.09.03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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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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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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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죄악감이 없는 자 (11)

DUMMY

“가까운 걸, 제법.”


레이나가 숲 입구를 보며 중얼거렸다.

먼곳처럼 굴었는데 막상 빠른 걸음으로 걸으니 하루 안 되어 도착했다.

마치 짐승의 아가리처럼 공허하면서도 어두컴컴한 입구였다. 숲에 들어가면 그 아가리를 닫아 여행객을 가둬버릴 것 같은 불안감을 느끼게 하였다.

짙은 녹색의 잎과 어두운 갈색빛의 굵은 나무줄기는 내부에 어둠을 겹겹이 쌓아가렸다.

페네트는 허리춤에 든 검 손잡이를 확인하며 말했다.


“그런데 너희들도 꼭 가야하냐?”


레일과 미스티를 향해 약간의 볼멘소리로.

레일은 미스티와 비슷한 갈색 로브를 빌렸다. 거기에 본인이 좀더 기장을 짧게 하여 다리를 드러내었다. 소년의 감각으로는 이해 못하겠으나 보다 활동적이거나 아니면 그저 예쁘게 보이기 위해서 그런 걸까?


“발목 잡을 것 같으면 우린 버리고 가.”

“걱정되어서 가만히 있지를 못하겠어요···.”

“아니, 그러니까 그냥 가만히 마을에 있는게···.”

“뭐, 어떠냐, 페네트.”


레이나가 검을 어깨에 짊어진 채 소년을 향해 말했다.


“녀석들이 노리는 건 미스티야. 그렇다면 오히려 시체만 있는 마을보단 우리 곁에 있는 게 더 안전할지도 모르잖냐.”

“그럼 레일, 너라도···.”

“내가 위험해지면 버리고 가.”

“어째서 그렇게 늠름한 표정을 지을 수 있는 거냐고···.”


레일의 고집을 꺾지 못한 소년은 자기자신을 채찍질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였다.

기분탓인지는 모르나, 몸상태가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기도 하였다.

그들은 숲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바로 어두워지네.”


동공 움직임이 느껴질 정도로 빛이 꺼졌다.


“안 보이냐? 잠깐 기다려, 당장 불빛 좀 내줄테니.”

“야, 야. 번개칠 생각이지? 당장 그만둬.”


페네트도 이제 레이나의 성향을 대체로 읽을 수 있게 된 모양이었다.


“맞아. 우리까지 탄다고.”

“너무 눈에 띄면 숲의 짐승을 자극하게 될 거에요.”

“-쳇, 알겠다고.”


툴툴대며 레이나는 앞장섰다.

그녀라면 설령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장애물이 생긴다해도 그것마저도 깔아뭉갤 수 있겠지만, 역시 동행인까지 있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래도 대화가 가능하단 시점에서 짐승하고는 거리가 멀지.’


융통성 있는 짐승.


“어이, 그런데 페네트.”

“엉?”

“너, 검은 누구한테 배웠냐?”

“·········?”

“페네트는 갑자기 검을 잘 다뤘어. 딱히 누구에게는 배우지 않았어.”


내가 알기로는, 하고 덧붙이는 레일.


“그건 이상한 걸.”


레이나는 명백하게 그건 잘못되었다고 말했다.


“페네트의 검에는 축적된 ‘형’이 있어. 단순히 경험이나 감만으로 다루는 야만적인 것과는 달라.”

“그게 무슨 말이야?”

“누구한테 배운 흔적이 있단 말이다.”


레일이 페네트 쪽으로 시선을 두었다. 그건 정말 그래? 라고 묻는 제스처였다.


“아니, 그렇게 말해도 나도 모르는 걸.”


그 자신의 검을 다루는 능력 하나만큼은 당사자 소년 자신이 가장 의문시하는 문제다.

소년의 얄팍한 상식으로는-스스로 자처하기에는 부끄럽지만-그저 재능이라고밖에 설명을 못하겠다.


“그냥 그런 재능이란 것밖에 말 못하겠는데.”


스스로도 자신이 없어 하며 말하니 듣는 이도 납득하지 못하는 건 당연지사.


“그럼 레이나는 알겠어? 뭔가 그런 거 있잖아. 어떤 검술인지···.”

“그것까지는 몰라.”


레일의 물음에 시원스럽게도 대답하는 레이나.


“페네트···이 녀석의 검술은 이미 원형은 남아있지 않아. 그 흔적이 조금만 보일 뿐이지. 덕지덕지 이것저것 붙어있어.”


그럼에도 그 전체적인 틀은 상당한 것이었기에 알 수 있다.

그 안에 심은 보이지 않지만 그만큼 강하고 거대하다는 것만 알 수 있다.


“이 경우, 교육을 잘 받은 거지. 운 좋게 경험을 쌓아서 달인이 되는 녀석은 기둥을 중심으로 뻗어가는 게 아니라 여러 작은 기둥을 쌓아가지.”


너의 경우랑은 틀려, 라고 레이나는 말했다.


“······야, 페네트. 너, 정말 검도라던가 한 적 없어?”

“······바둑 정도는 한 적 있어.”


소년은 자신을 바보냐는 듯이 바라보는 그 시선이 아팠다.

일행은 숲 안으로 계속해서 들어갔다.

숲이 아니라 동굴을 걷고 있는 것처럼 어두운 그늘 안에서 희멀건한 뿌연 안개가 그들을 안쪽으로 안내했다.

방향이 맞지 않으면, 그건 단순한 신기루가 되어버리겠지만.

짙은 녹빛의 잎에서 뿜어져 나온 공기가 걸어갈수록 그들의 숨을 막히게 만들었다.


“이 방향으로 맞는 건가?”

“저도 이 숲에 들어온 건 처음이라서.”

“이쪽이 맞을 거야. 냄새가 짙어서 확실하다고는 못하겠다만.”


그러나 그렇게 말하는 레이나 본인은 확신에 차 있었다.


“호수라고 했지? 물냄새가 난다고.”


물에도 냄새가 있는지는 차지하고서라도, 레이나의 색적 능력은 믿을만하기에 소년은 태클 걸지 않았다.


“여기까지 걸어왔는데 사람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 게 놀라운 걸. 호수 밖으로는 사람들이 나가지 못하는 걸까?”


레일의 의문에 페네트는 자신의 느낀 점을 말했다.


“사람의 흔적은 모르겠지만···적어도 침입자가 들어온 건 저쪽에서는 알아차렸을 거야.”

“네? 어떻게요?”

“우리가 들어올 때···.”


페네트가 끈 하나를 손으로 들어올렸다.

가느다랗고 육안으로 판단하기 어려울 정도로 투명했다. 흰 머리카락으로 볼 정도로 그걸 쥐고 있는 소년도 촉감을 느끼기 어려웠다.


“이거 걸렸거든.”

“·········야, 야, 페네트. 그걸 왜 이제 말해?”

“방금 알아차렸어.”


로브 사이로 비친 레일의 다리를 보다가 알아차린 것은 비밀이다.


“흠, 페네트는 다리에 페티시가 있나? 제법 메이저하군.”


그러나 레이나의 눈을 속일 수는 없었다.

레일은 그걸 이해하는 데 약간 시간이 걸렸다.


“메이저한 거야!?”


페네트에겐 그게 중요한 모양이었다.


“어딜 보는 거야, 너?!”


레일이 다리로 소년의 허리를 걷어찼다.


“페네트는 다리가 좋은 거군요?”

“그만···그만해···! 이 이상 내 마음을 들여보지마!”

“바바리맨처럼 자기가 다 드러낸 주제에···.”

“슬슬 집중하라고, 페네트.”


레이나가 심드렁하게 중얼거리며 어깨에 든 검의 위치를 바꿨다. 양손으로 검을 잡아 세웠다.


“!”


레이나는 벌써부터 경계태세에 들어선 것이다. 그제야 레일과 미스티는 자신들이 걸어오면서 나는 풀소리가 다른 곳에서도 나고 있는 것을 듣고 얼굴이 굳었다.


“도망쳐야 하는 거 아니야?”

“아니, 그럴 필요 없어. 오히려 지키기 귀찮아져.”


금발소녀의 말에 동의하며 소년이 덧붙였다.


“소리를 봐서······적어도 사람은 아닌 거 같은데?”

“!”


확실히 풀을 유린하며 달리는 소리는 달리기보다는 거의 짐승의 질주에 가까웠다. 그 소리에 파묻혀 있는 짐승의 울림은 그 본연의 공격성을 날 것 그대로 표출하고 있었다.

아직 거리는 있으나 침식해오는 위협은 바로 눈앞에 있는 것처럼 레일은 살이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건 페네트도 마찬가지였는지 검을 잡고 있는 소년의 손은 긴장된 사람 특유의 떨림이 보였다.


“늑대로군.”


짐승의 울음소리가 레이나에게는 들리는지 바로 알아차렸다.

그녀는 기다리는 게 성미에 안 맞는지 바로 나아가기로 했다.


“몸 숙여!”


치이익, 하고 경직된 공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다. 귀가 타들어가는 느낌에 저도 모르게 자신의 귀를 손으로 가리는 페네트. 단순히 레이나의 검에서 푸른 번개가 튀는 소리에 귀가 먹먹해진 것뿐이었다.

번개는 승천하는 용처럼 검을 휘감아올랐다. 번개에 비치는 레이나의 얼굴에 악동 같은 미소를 지었다.


*


페네트 일행이 숲에 들어오기 전.

그는 오랜만에 상쾌한 기분으로 일어났다.

이렇게 까지 기분 좋게 오침한 적은 이 남쪽 지방에 내려와서 처음이다.

허름하지만 4, 5명은 수용할 수 있는 크기의 침대에서 아모리스트는 내려왔다. 벌거벗은 몸은 얼핏보기에는 둔중해보이지만 두르고 있는 투기는 벼리고 벼린 검과도 같이 날카로웠다.


“어이.”

“네, 넵!”


아모리스트의 말에 방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부하가 들어왔다.


“올리베로는 어디있냐? 그리고 배고프니까 뭐 먹을 것 좀 가져와.”

“그렇게 말 안 해도 준비했다구, 대장.”

“!”


부하의 바로 뒤에서 능글거리는 태도로 올리베로가 먹을 것을 든 접시와 함께 등장했다.


“컨디션이 좋아보이는데, 대장?”

“그래. 웬일로 기분 좋게 잤어.”


아모리스트는 알몸 상태 그대로 가까운 의자를 끌고 와 앉았다.


“진통제로 쓸 약초도 가져왔는데···.”


올리베로가 슬쩍 아모리스트의 왼쪽 발을 흘겨보았다. 아모리스트는 눈썹을 움찔거렸지만 기분이 좋은 덕분인지 분노를 드러내지는 않았다.


“됐어. 지금은 별로 안 아프니까.”


그가 침대 근방에 나뒹굴고 있는 의족에 시선을 두자 올리베로가 그걸 가져왔다.


“너는 눈치가 빨라서 좋아.”

“영광이구만~”


의족은 나무로 만들어져있었다. 올리베로가 지나가면서 들은 적이 있었는데 상당한 마법이 처리된 것이어서 목재라고는 해도 도끼로 내려찍어도 흠집 나지 않을 정도로 튼튼한 물건이라고 하였다.

그는 그걸 무표정하게 자신의 다리에 끼어 넣었다. 대리석을 연상시키는 각진 턱과 강한 눈매는 상대를 위축시키기에 충분할 정도로 위압적이지만 오늘은 왠지 그 분위기가 부드러웠다.


“좋은 꿈이라도 꾸셨수?”


남쪽 지방에서 다리를 잃은 후로 언제나 기분이 나빠 보였던 아모리스트가 오늘은 달랐다.


“그럴지도.”

“흠, 이번에 안은 여자는 마음에 든 모양이죠?”

“그건 아닌 것 같다만. 뭐, 됐다. 치유의 물은 언제쯤 가져올 거지?”

“아~ 일단 방금 납치한 꼬맹이를 이용해서 무녀를 꾀어낼 건데···.”

“너도 알고 있겠지만 우리들은 배신자다. 언제 그놈들이 쳐들어올지 몰라. 시간을 지체할 여유가 없다 이 말이다.”


그들은 한때 검은 도적단에 있던 자들이었다.

아모리스트는 그곳에서 간부로서 도적단 대장 중 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퍼트레인 도시의 침공 때 다리를 잃은 사건을 겪은 후로 그는 전선에서 물러났다.

아모리스트가 어떤 마음으로 도적단에서 나오기로 결정했는지 올리베로도 자세한 내막은 모른다. 그가 아직도 ‘동료’라고 부르는 걸로 보면 대장들하고도 사이가 나쁜 것 같지는 않다. 그럼에도 그는 자기가 배신을 했으니 그 대장들이 자신의 목을 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기묘한 동료의식이었다.

올리베로의 경우, 그는 아모리스트가 검은 도적단을 결성하기 전부터 함께 한 부하였다. 정확하게는 그에게 굴복해 밑으로 들어간 거지만.

아모리스트는 거칠지만 그의 신경만 거스르지 않는다면 이상적인 상사다. 그리고 욕망에 솔직하기에 기본적으로 그 자신의 욕망만 충족된다면 터치하지 않는다.

지금 이 마을에 주둔하고 있는 검은 도적단들은 그런 그의 성정이 마음에 들어 탈주한, 특이한 이들이라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이 은둔 마을로 골랐죠. 생각 이상으로 축적된 재산도 많으니 오랫동안 놀고 먹을 수 있어요, 대장.”

“그래. 하지만 그것도 언제까지일지 알 수 없어.”

“······뭔가 짐작 가는 거라도 있나요?”


아모리스트는 의족과 다리가 이어진 부위를 만지작거렸다.


“몸의 통증이 없다는 건 내 회복 능력이 올라갔다는 게지.”

“?”


“동료들이 있다는 증거다···넬인지 루디먼인지···아니면 미켈일지도 모르지.”


“!”


아모리스트는 제대로 끼어졌는지 확인하듯 간단히 일어서서 걸으며 말을 이었다.


“그, 그게 정말인가요? 아니, 대체 무슨···?”

“자세한 건 몰라도 돼. 어찌되었든 경계해서 손해 볼 건 없지. 오늘 안으로 이 마을 반란군을 제압하고 물의 무녀를 취한다. 그 년, 제법 미인이라지?”

“아, 네. 그렇긴 합니다만···.”

“좋아, 이 마을 여자들도 질린 참이다. 준비——”

“시, 실례합니다···!”


부하가 급하게 방에 들어왔다.


“뭐야?”

“현재 숲에 침입자들이 쳐들어온 모양입니다.”

“···기묘한 타이밍이군. 올리베로.”

“아, 넵, 넵. 가겠습니다. 대장은?”

“난 네가 돌아오는 대로 반란군 정벌에 나선다. 1시간 내로 끝내고 와.”

“이거 또 무리한 얘기를···.”


사실 올리베로 본인이 없어도 아모리스트가 진심으로 나서면 쉽게 진압될 저항이다.

단순히 귀찮은 거겠지.


“그러게 왜 날 따라왔냐. 난 네가 날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말이지.”


그 생각을 읽은 걸까, 아모리스트는 비릿하고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올리베로는 본래 남쪽 지방 구석진 곳에서 작은 도적단을 꾸리고 있던 자였다. 이후 재수 없다고 하면 재수 없다고도 표현할 수 있는데, 아모리스트 눈에 띄어 도적단이 그에게 굴복하여 통째로 산하로 들어간 케이스였다. 아모리스트 입장에서는 처음 맞이한 부하가 되지만 영입방법이 워낙 거칠어 도적단을 나간다고 했을 때 올리베로가 따라올 거라고는 그 아모리스트도 생각하지 못했다.

씨익, 하고 원숭이 같은 얼굴이 흥미롭다는 웃었다.


“글쎄요, 왜 그런지 모르겠단 말이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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