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우스 논 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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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백일
작품등록일 :
2020.09.05 23:48
최근연재일 :
2020.11.0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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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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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8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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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길들임 (2)

DUMMY

세계와 세계가 부딪히고.

세계가 세계를 파괴한지 얼마나 지났을까?


가을 하늘은 더 이상 높아지지 않았고, 공기는 서늘함을 넘어 싸늘해진다.

시원함과 쌀쌀함.

그 사이 어딘가에 존재하던 가을 바람.


이제 그런 가을 바람은 저 멀리 남쪽으로 사라지고 쌀쌀함이라는 속성만이 남아 기사들과 아이들의 땀을 차갑게 식힌다.


훈련장에 울려 퍼지는 금속성의 소리.

연습용 깃털검이 맞부딪히는 소리다.

기사와 아이들이 일대일로 하는 훈련.


자세를 알려주고, 공격과 방어를 가르치고, 잘못될 습관을 지적하여 고친다.

목검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곧 목검을 버리고 강철로 만든 깃털검을 들었다.


-자, 잘 봐라.


기사들의 것을 포함한 열 네 개의 깃털검.

그 중 하나를 집은 시몬이 칼로 자신을 베는 시늉을 했다.

아이들은 놀랐지만 상처없이 멀쩡한 팔뚝.

이번에는 다른 기사를 찔러보았지만 똑같았다.

뭉특한 칼끝이 탄성으로 구부러질 뿐.


-다치지 않는 칼. 하지만 무게는 진검이랑 거의 같아. 너희는 앞으로 이걸 쓸 거야.


그렇게 목검보다 배 이상 무거운 칼을 쓴지 일주일째.

보통 아이라면 낑낑거릴 무게이지만.

신성이 가득한 아이들은 금방 적응했다.

한 아이를 제외하고.


“유다! 정신차려라!”

“네에···”


두번째로 높은 신성을 지닌 유다.

하지만 체력은 형편없었다.

다른 아이들이 뛰거나 농사일을 돕는 동안.

몸을 팔아 돈을 벌어야 했기에.


시몬은 젊은 기사의 다독임을 받으며 일어나는 유다를 지긋이 바라보다가.

조용히 종이에 무언가를 적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스승님. 뭐하세요?”


자신 옆에서 쉬고 있던 시스가 묻는다.

고개를 돌려 입술 위에 검지를 얻는 그녀.

시스는 엄중한 표정의 시몬을 보고 과장되게 자기 입을 두손으로 막았다.

그리고는 알아서 멀찍이 떨어져 않는 막내.


시몬은 그렇게 방해꾼을 내쫓고 보고서를 작성한다.



유다 드 발도르


머리가 뛰어나고 잔꾀에 능함.

높은 신성력에 비해 체력, 완력이 뒤떨어짐.

검술은 형편없으나 봉술에 재능을 보임.

그러나 필수적인 만큼 최소한의 기교를 가르칠 예정.

이후에는 봉술과 검술을 병행해 가르칠 예정.

케파와의 관계가 미심쩍음.



마리 막달레나


체력이 조금 뛰어나나 검술은 보통 수준.

비교적 낮은 신성력에 비해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음.

본래 유다와 친근하게 지냈으나 최근 멀어진 것 같음.



케파 요르한


체력과 검술 모두 뛰어남.

계속해서 검술을 집중적으로 가르칠 예정.

아이들을 이끄는 통솔자 역할을 자처.

주교의 언급대로 성기사가 될 가능성이 높음.

최근 들어 유다와의 관계가 미심쩍음.


그녀는 거기까지 적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왜 자신이 이런 것까지 적고 있어야 하는지.

천교에 평생을 헌신하는 기사들인 만큼 결혼과 연애는 금지이지만.

실제로는 동성 간의 그렇고 그런 행위가 빈번한 만큼.

철저히 단속을 해야 한다고 몇 번이고 주의를 들었지만!


이런 자질구레한 것까지 적어야 하는가?

아이들이 알고 나면 노발대발할 일을.

들키면 신뢰가 철저하게 박살 날수도 있는···


시몬은 한숨을 쉬고 종이를 꾸깃꾸깃 대충 접었다.

접은 종이를 주머니에 넣고 배에 힘을 주고서.


“중지!”


낮은 목소리로 힘차게 외친다.

그녀의 목소리가 훈련장에 울리자 그대로 칼을 거두는 기사들과 아이들.

상당히 추운 날씨이지만 땀이 식을 틈은 없었다.

여유로운 기사들과 숨을 고르는 재목들.


“곧 간식시간이다.”


아침을 먹고 난 뒤 오전과 오후에 한 번씩 있는 간식시간.

몇몇 사람들은 새참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때.

무시무시한 활동량 덕분에 농부처럼 꾸준히 먹어야 했다.


“간식 나올 때까지 쉬지 않고 대련! 시작!”


시몬이 외치자 다시 칼을 뽑아 들고 우렁차게 기합을 넣는 열 두 명.

그들은 그녀의 명대로 칼날이 닿아도, 넘어져도, 레슬링에 당해도.

실전처럼 쉬지 않고 칼을 휘둘렀다.


한 번 칼날이 닿으면 물러서는 일반적인 대련과는 다른.

몇 분간 간식과 휴식을 위해 진을 빼고 실전감각을 키우는 대련.


자신도 깃털검을 뽑아 시스를 부르는 시몬.

시스는 작은 걸음으로 총총 뛰어와 시몬 앞에 섰다.


“이얍!”


작은 체구로 시몬에게 계속 덤빈다.

덩치는 작지만 매서운 기세.

시몬은 아랑곳 않고, 지난주와 달리 적극적으로 공격을 했다.

몇 합 만에 두 팔을 제압당한 채 바닥에 눕게 된 시스.

시스는 울먹거리면서도 계속 저항했다.


“이익!”

“그래, 계속!”


시스는 아직 어린 만큼 가장 서투르다.

당연하지만 그 유다보다도.

하지만 케파가 겹쳐 보일 정도로 기세가 강하다.

어떻게든 끝까지 저항하는 모습까지.


그녀는 대련을 하면서도 평가를 멈추지 않았다.

주교에게 보고할 내용을 작성하기 위해서.


***


“자, 창조기 9장 11절. 하늘, 즉 나 천부의 이름을 걸고 약속하니라. 다시는 모든 생명을 물로서 멸하지 않을 것을···”

“음냐.”

“코오···”


예배당과 가장 가까이 붙어 있는 건물.

크고 화려한 십자가 대신 닭을 상징하는 그림이 지붕에 걸린 곳.

사제와 부제들이 기거하는 동시에 신자들에게 가르침을 전하는 장소.


교육소의 한 방에 모인 일곱 재목들과 사제 에말.

그는 자신의 예상대로 이론을 가르치게 되었다.

일주일간의 외부 일정을 끝마치고나서.


“으음···”

“피휴.”


재목들은 한 아이를 제외하고 꿈나라로 갔다.

목을 까닥이며 조는 마리, 팔짱을 끼고 잠과 씨름하다가 앞으로 고꾸라진 채 굳은 케파.

그런 케파에게 기대어 자는 시스.

대놓고 탁자에 엎드려 자고 있는 카인과 아벨.

마지막으로 성서를 베개 삼아 자는 에녹까지.


유다만이 두 손을 꼭 모으고 눈을 반짝이며 집중했다.

평소와는 전혀 다른 눈빛.


오직 간절한 기도만이 전부였던 천부에 대한 믿음.

그 믿음에 대한 이야기를 배우니 유다는 집중을 안 할 수가 없었다.

엄마가 그토록 바라던 교회의 이야기.


한편 에말은 11절을 읊다가 중단하고 짙은 한숨을 내쉰다.


‘아니, 이게 이렇게 재미가 없나.’


독실한 아이들이 아니었나?

천부님에 대해 대충 아는 상태에서.

오로지 기도 하나만으로 신성을 깨우칠만큼!

독실했다면서요.


그런데 왜 일곱 명 중에 여섯 명이 자는 건데.


“후우.”

“스승님, 스승님.”


보라색 눈동자에 밝은 빛을 발하며 손을 드는 유다.

평소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밝은 눈빛.

에말은 흐릿한 눈을 하고 고개를 까닥였다.


“선생님이라 불러야지.”

“선생님. 물로서 벌을 내리지 않겠다는 약속이 무슨 의미가 있나요?”

“이름을 걸고 약속한다는 건. 자신의 목숨, 명예, 기타 등등···모든 걸 걸고 약속한다는 의미야.”

“아아.”

“한마디로 천부님께서 이 지상을 물로서 벌하지 않겠다고 정말 우리들에게 약속을 한 거지. 확고하게.”

“그렇군요.”


유다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잠시 고심하는 표정을 짓더니 다시 손을 번쩍 들었다.


“응, 또?”

“그럼 저번에 3장에서···이름 붙이는 거요. 그것도 의미가 있나요?”

“물론이지.”


에말은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에 들어갔다.


“이름을, 특히 부모가 자식에게 붙이는 이름은···특별하지.”


그는 무언가를 추억하듯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이름을 붙인다는 건 운명, 그리고 구속을 의미해.”

“운명?”

“그래. 예를 들면, 개에게 이름을 붙이고 계속해서 그 이름을 불러주면 어느 순간 반응하는 것처럼. 이름은 길들인다는 것의 시작이지.”

“네에.”

“그리고 또 길들임은 서로가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는 거야. 그래서 천부님의 형상을 본 딴 첫 사람에게 이름을 붙여준 것이겠지.


그는 말을 마치고 따듯한 미소를 거두었다.

대신 광대처럼 웃으며 관자놀이를 두들기는 선생.


“중요하고, 또 일상에서도 쓸데가 많을 테니까 잘 기억해 둬.”

“네, 선생님.”


유다는 따로 받아 적지 않고 머릿속에 꾸깃꾸깃 내용을 넣어서 기억했다.

그런 유다를 보고 희미한 미소를 짓는 에말.


신학이라고 거창하게 말해도.

성기사의 본질은 육체를 움직이는 것.

그러니 이렇게 성서를 가르치는 수준이다.


쑥쑥 커야 할 나이의 아이들은 꾸벅꾸벅 자는 중.

가장 성실하던 케파마저도.


사실 이러는 경우가 절대다수이다.

성서의 대략적인 흐름이나 중요한 문구 몇 가지만 외우고.

글자를 읽고 쓸 줄 아는 수준이면 그만.


오히려 유다가 이상한 경우였다.

길고 지루한 이야기를 끝까지 참고 듣는 아이.


“···유다야.”

“네.”


사제는 짐짓 심각한 표정을 하고서 입을 열었다.

유다가 대답하자 입술에 침을 바르고서.

작은 결의를 품은 마음으로.


“너 사제 될 생각 있어?”

“네?”

“몸을 쓰는 건···안 맞는 것 같은데.”


그는 진심이었다.


며칠 전에 시몬에게 들은 이야기.

몸으로 부딪히지 않고 머리로 부딪혀 시험을 어거지로 통과한 것.

시몬은 웃으며 봉술에 재능이 있을 것 같다고 했지만.


사제 에말의 생각은 달랐다.

가끔 훈련하는 걸 보면 뒤쳐지고 늘 헉헉거린다.

반대로 자신이 가르치면 혼자 눈을 반짝인다.

신의 가르침에 목이 말라 있는 아이.

몸은 뒤쳐지지만 머리가 참 좋은 아이.


신성력이 높아 아깝다고 주교가 뭐라 한다면 자신이 단식을 하거나 장문의 편지를 수십 개 보내서라도···


“싫은데요.”

“응?”

“물론 이런 걸 배우는 건 좋지만, 저는 성기사가 될 수도 있잖아요.”

“그렇···지?”

“무엇보다 선생님처럼 주교님 욕이나 하는 사람이 되는 건 싫어요.”

“뭐, 뭐?”

“치졸하게···만날 몰래 욕하고 앞에서는 쩔쩔매면서.”

“하아, 됐다.”


시몬에게 들은 것이라고 생각하며 넘어가는 사제.

실제로는 교회의 이곳저곳을 들쑤시는 외신.

앨리스가 유다에게 알려준 정보였다.


“하, 하나만 더···”

“안 돼···”


유다의 미지근한 반응에 실망한 에말.

잠꼬대를 하는 아이들을 보니 실망은 화로 바뀌었다.

이것들이 신성한 수업을 하는데 잠을 자?


쾅!


특수하게 설계되어 아슬아슬하게 에말의 분노를 버텨낸 탁자.

그 소리에 재목들은 깜짝 놀라며 일어났다.


“애들아!”

“네, 네!”

“너희들 태도에 잠이 오냐! 유다를 봐라, 유다를! 이게 그렇게도 재미없냐?! 오후 훈련이 더럽게 힘든 건 알겠는데. 사람 허무하게 만들지 말고 집중 좀 하자!”

“죄송함미다.”


입가에 흐른 침자국을 소매로 지우며 사과하는 케파.

유다는 그 모습을 빤히 쳐다보다가 눈이 마주쳤다.

밝디밝은 보라빛 눈동자와 싸늘하게 식은 검은 눈동자가.


유다는 재빨리 고개를 앞으로 돌렸다.


“자, 그럼 잠 깨우게···외신 이야기나 하나 들려줄까?”

“네!”


에말의 말에 잠기운이 달아난다.

성서보다 재미있는 외신의 이야기.

사특하고 못된 외신을 영웅이 퇴치하거나.

악마라고도 불리는 외신에게 유혹당해 나락으로 떨어진 사람의 이야기.

외신이 정령이라고 불렸던 옛날 옛적 이야기까지.


케파를 포함한 여섯 아이들은 눈을 밝히며 에말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그리고 유다는.


하얀 머리 아이는 펼쳐져 있는 성서를 보고서.

두 손을 탁자 아래에 꼭 모은 채.

오들오들 떨기 시작했다.



***


“그래서 오늘 9장에 대해 배웠는데···”

‘그만, 그만! 외신에게 성서 이야기를 해서 뭘 어쩌려고?’


손거울을 들고 재잘거리는 유다.

거울 속 앨리스는 손사례를 치며 얼굴을 구겼다.


‘최근에 말이 너무 많아졌구나. 이상해. 내가 알던 유다가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대화하고 싶어서 그러는 건데 뭘.”

대화? 대화의 정확한 뜻부터 다시 공부해라. 서로 말을 나누는 것이 대화이지 이렇게 일방적으로 너 혼자서 주절주절...”

“그렇게 이름을 걸고 약속을 했대, 천부님이.”

‘허 참.’


앨리스는 두 가지 사실에 어이가 없었다.

하나는 당연히 아이가 혼자 떠들고 있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천부라는 작자가 이름을 걸고 약속한 것.


외신으로서 품격을 유지하기 위해 일부러 천부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았던 앨리스.

그는 유다에 의해 성서의 이야기를 귀가 닳도록 듣게 되었다.

그리고 한 가지 의문이 드는 점.


‘유일신에 절대자, 전능하다면서 고작 한 인간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참나.’


말이 되질 않는다.

절대자라면 자기 좆대로 하는 거 아닌가.

인간이란 그 천부 놈에게 개미만도 못한 존재가 아닌가?


고작 제 모습을 본 땄다는 이유로 이렇게 아껴?

창조기라는 대목부터 벌써 오류다.

그렇게 강한 힘을 가지고 있으면 자기 좋을 대로 써야지 무슨···


“야, 유다! 유다!”

“헉.”


유다를 부르는 외참과 함께 저벅저벅 울리는 발걸음.

곧 거칠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아이가 보인다.

목욕을 갓 마쳤는지 물기가 마르지 않은 검은 머리칼이 돋보이는 아이.

케파였다.


케파는 문을 닫고 그대로 밀고 들어와 손거울을 들고 있던 유다를 덮쳤다.

그리고 일주일간 그랬던 것처럼 이불로 꽁꽁 싸매고 못 움직이게 올라탔다.

움찔거리는 이불과 올라탄 소년.

소년이 표정이 기괴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내가 졸면 깨우라고 했지!”

“읍읍!”

“나도 성서에 대해 배워야 한다고!”

“읍읍읍!”


퍽, 퍽, 퍽!


이불과 주먹이, 다시 이불과 살이 맞부딪히는 소리.

시야가 차단된 채 유다는 힘에 밀려 맞을 수밖에 없었다.


농사일을 거들었었고, 신성력이 가장 뛰어난 소년.

여리여리한 몸을 팔며 입에 풀칠을 하던 아이.

힘의 차이는 명백하다.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냐!”

“끅, 히끅···”


이내 유다가 울먹인다.

늘 그랬던 것처럼.

멍이 나고 뼈가 부러지는 고통에.


케파는.

재목을 이끄는 대장은 영악했다.


유다가 높은 신성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챈 케파.

그는 적당히 힘조절을 해가며 매일 뼈가 부러지도록 팼다.

자고 일어난 다음, 오전 새참을 먹을 때에 회복이 될 정도로만.


“케파···”

“대장! 대장이라고 부르랬지!”


그러면서 자신의 호칭을 강요했다.

이렇게 부르라고 강제하고 말한다.

대장이라고.


케파는 자리에서 일어나 짓밟기 시작했다.

캑캑대며 숨을 겨우겨우 쉬는 유다.


“너는! 내 봉이야 봉! 봉이나 다루는 봉이라고!”

“흑, 하윽···하아···”


동시에 이름을 붙이는 케파.

아이는 화를 내며, 성기사가 될 미래를 꿈꾸다가.

우연히 유다를 길들이기 시작한다.


배와 가슴을 맞을 때마다 유다는 고통에 찬 신음을 흘렸다.

갈비 두세 개가 부러져 제대로 소리를 낼 수 없는 탓이다.

신음과 숨소리를 겨우 낼 뿐.


“난 대장이고! 너는 내 아래야. 알겠어?”

“헤으윽···하아···”

“대답!”

“알겠···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

거목은 이불을 벗겼다.


배와 가슴을 때리는 데도 머리를 감싸고 오들오들 떠는 꼬락서니.

잘못했다고, 죄송하다고 허공에 대고 중얼거리는 그 모습.

꾀나 쓰던 같잖은 녀석을 자신이 굴복시켰다는 쾌감.


쾌락에 빠진 소년의 손이 파르르 떨렸다.

지배욕, 정복감, 책임감···

어려운 단어들을 떠올리며.


실컷 패고 난 뒤의 케파는 울고 있는 유다를 방치하고 문을 열었다.

방을 나가며 툭 한마디를 던지는 케파.


“알겠으면 편하게 쉬고 있어.”


내일을 위한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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