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게임하는 게이머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새글

연재 주기
오탱이
작품등록일 :
2020.09.07 13:54
최근연재일 :
2021.06.17 12:00
연재수 :
258 회
조회수 :
21,522
추천수 :
337
글자수 :
1,607,259

작성
21.04.12 12:00
조회
31
추천
0
글자
13쪽

전쟁

DUMMY

"참 아쉬운 일이야."

"......"

"나는 전쟁은 피해가고 싶었는데."


늘어지게 하품을 하는 광기의 마왕의 앞에, 콩트 백작의 군대가 나열해있다.

한 눈에는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펼쳐진 군대의 앞에, 오직 단 한 명. 인광만이 나와있었다.


"...체리, 수색병들에게서는 아무런 말도 없는가.?"

"예, 그렇습니다."


인광의 나라가 자리 잡은 산의 입구에서 인광은 그들을 기다리는 것처럼 홀로 서서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을 뿐. 주변에는 그 어떤 다른 병사들도 두지 않았다.

그것은 마왕의 자신감인가? 무언가 다른 의도가 있음인가? 도대체 마왕은 무엇을 하고자 함인가.


"대체 무슨 속셈이냐..."

"마왕에게는 하늘을 나는 마탄어가 있다고 합니다. 어쩌면 그것을 이용하여 폭격을 하려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하늘을 올려다보아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티 없이 맑은 하늘의 위에 구름도 없는데 도대체 무엇이 날아다닌다는 말인가.


"마왕에게는 그림자를 통해 움직일 수 있는 병사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어딘가에 매복하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지도 상으로는 원래 산이 있던 자리에 서서 그렇게 말해도 아무런 설득력이 없었다.

그 어디에도 그림자가 만들어지지 않은 맑은 날과 평평하고 넓은 대지에서 매복이 가능하다고? 콩트 백작의 상식으로는 불가능했다.


"하늘을 날아 습격하는 오소리 수인과, 마법에 능통한 고블린, 다양한 몬스터들도...그런데 어째서...?"


마왕에 대해 그렇게도 잘 아는 체리조차 지금 인광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마왕은 단신으로는 그렇게 강한 인물은 아닐텐데. 그의 위험성은 그가 준비한 다른 모든 것에서 시작되는 것일 텐데.

혹시 발 아래에 폭탄이 심어져 있는 것일까? 혹시, 혹시, 혹시.

끝도 없이 커져버린 마왕에 대한 소문들은 병사들의 공포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저거 하나? 전쟁하기 전에 대표끼리 나와서 하하호호 하는 거?"

"네놈과 할 이야기는 없다."

"그래요? 아드님이 어떻게 됐는지는 안 궁금하신가?"

"네놈...! 반드시 찢어 죽여버릴 것이다!"

"지금 아드님 엉덩이에 돼지 꼬리를 달아야할지 말 꼬리를 달아야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그쪽은 뭐가 좋습니까?"


노골적으로 콩트 백작의 신경을 건드리며 도발하는 말에, 콩트 백작은 참지 않았다.


"돌격!!"


상대는 겨우 한 명에 불과했지만 무려 마왕. 군대 전체가 움직이는 것에 아무도 의문을 가지지 않는다.

땅을 울리는 발소리, 마치 지진이라도 일어난 것만 같은 울림에 인광은 미소 지었다.


"후끈하구만!"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그 장면 안의 주인공이 된 것만 같은 기분으로 인광은 엄지 손가락을 내린다.

인광과 마주본 사람들에게서부터 퍼져나가는 무기력함. 갖은 물약과 마법으로 잔뜩 몸을 강화한 병사들조차 몸이 무거워짐을 느꼈다.


"오오, 하양이가 스킬 하나는 제대로 잘 만들었네."

"빌어먹을 마왕놈...또 무슨 사이한 술법을 쓴 것이냐!"

"보통 이런 걸 '마법' 이라고 하지 않나? 판타지 주민이면서 이런 거에 너무 일일이 반응하십니다, 그래."


마치 시험해보는 것처럼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무기나 스킬들을 하나둘 꺼내어 느릿느릿해진 병사들을 쳐내는 인광.

누구보다 진지하게 전쟁에 임하는 모두를 단 한순간에 바보로 만들어버리는 그 행동에 콩트는 머리 끝까지 분노가 차올랐다.


"너희 이방인 놈들은 하나 같이!"

"이 모양이지! 음음, 이해해. 그런데 난 그렇게 생각해. 이거 되나? 라는 생각이 우리 생활에 발전으로 이어지는 것 아닐까?"

"...말이 통하지 않는군."


콩트 백작은 인광을 향해 검을 휘두르며 체리에게 눈길을 주었다.

대 이방인 특수 무력화 가스. 강제로 사람을 각성시키는 FA의 추출액과 혼돈의 힘으로 정제된 유저들에게는 지극히도 끔찍한 독가스.

무게조차 느껴지지 않던 갑옷이 무거워져 발걸음을 느리게 만들고, 생전 들어본 적도 없는 검에 몸이 휘둘려 제대로 싸울 수 조차 없으며, 그 대단한 모든 스킬을 무력화시키는, 게임에 있으면 곤란한, 특별한 이벤트 전이 아니고서야 볼 수 없는 가스.


'그 희망의 영웅조차 무력화시켰다. 스스로 목숨을 끊어 생포하는 것에는 실패했지만 그 효과만큼은 확실하다!'


넓은 평원이기에 가스에 효과적으로 노출시키려 한다면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지만 그 정도 시간이야 쉽게 벌 수 있을 것이다.

수많은 이방인들이, 수많은 병사들이 인광과 싸우고 있다. 콩트 백작의 마음에 희망이 가득 차기 시작했다.

승리가 보인다. 저 나약한 이방인을 마왕이라는 과분한 자리에서 내려오게 만들 때가 되었다.

더이상 이방인에게 휘둘릴 이유도 없다. 이방인이 마치 자기들이 세계의 주인이라도 된 것처럼 활약하고 텃세를 부리고 거들먹거리는 꼴을 보지 않아도 된다.


"아저씨, 눈이 너무 무서우셔. 그러게 꽃은 멀리 하셨어야지."

"닥쳐라 괴물. 오늘 네놈을 단죄하겠다...!"

"예쁜 꽃에는 가시가 있다. 오늘은 그걸 배우셨으면 좋겠네."


자신을 가르치는 듯한 태도와 짐짓 아쉽다는 표정. 혐오스럽고 천박하기 그지 없는 마왕의 가증스러운 가식.


"살아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지 마라!"

"후우...정말이지, 여러분! 저는 마음이 너무나도 아픕니다!"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마왕의 목소리에 그를 향해 달려들던 모두의 공포에 질려 좁아졌던 시야가 넓어진다.

자신들을 죽음과 패배의 공포로 몰아넣었던 상대의 갑작스러운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기술과 더불어 그 내용은, 검을 휘두려던 사람조차 움찔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신경쓰지 마라! 마왕의 간악한 속삭임에 귀기울이지 마라!"

"다들 아실 겁니다! 이번 사건의 계기가 무엇인지! 불쌍하고 안타까운 한 어린아이의, 그저 정치적인 도구로 이용당할 뻔 했던 그 아이의 이야기를...!"

"이놈...!"


콩트 백작이 끌어모은 이방인 병사들의 마음을 흔드는 한 마디. 콩트 백작 본인이 명예와 명분을 중요시하는 이들로 모았기 때문에 그 한 마디의 흔들림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흔들림을 유도하기 위해, 인광은 홀로 내려와 홀로 맞서 싸우며 치명적인 일격을 가하지 않은 채 현상을 유지하고 있다.


'벌써 소속감을 가지는 인간들이 잘 넘어올런지는 모르겠지만...'


제국이라는 정의와 정통을 내세우고, 최강의 힘을 지닌 진영에 매력을 느낀 이들이기에 그들을 홀려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다.


"아니! 어지간히 억울해야 말이야! 내가 뭘 했어? 먼저 쳤으면서, 어? 왜 나보고 뭐래?!"


평소의 까칠한 말투보다는 더 진실함이 묻어나는 절박하고 억울함이 묻은 말투.

게임의 npc가 말하는 것이 아닌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억울한 일을 당한 친구를 보는 것만 같은 기분.

npc들에게는 절대 들어먹지 않을 말투였지만 유저들에게는 굉장한 진실성으로 다가왔다.


"이게 제국이냐? 이게 제국이야?! 허 나, 내가 거기서 얼마나 많이 헌신했는데 누굴 아주 그냥 쓰다버린 헌신짝 마냥. 대~단하다 제국! 어! 위대하셔!"

"젠장...!"


인광이 노리는 것은 갑작스러운 전쟁의 종식이 아님을 콩트 백작은 깨닫는다.

그래, 애초에 그런 것은 불가능하다. 이미 귀를 닫고 눈을 감아 인광의 호소는 무시해버릴 사람들도 있다.

남이 뭐라건 자기 말과 생각이 맞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많다.

그리고, 당연히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인광은 그 사람들의 민심만 얻어내면 되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그들은 분해된다. 마음에 싹 튼 불신과, 인광을 향한 작은 동정심이 굳이 인광이 더 부추기지 않아도 알아서 불을 피워낸다. 결국 안에서부터 서로 싸우며 분열이 시작된다.


"닥쳐라 마왕!"

"어디 그뿐일까!"


달려드는 콩트 백작은 가볍게 뛰어넘어 인광은 순식간에 근처의 npc 하나와 어깨동무를 하고 바닥에 주저앉는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압도적인 기량의 차이를 보여 다른 이들의 습격을 막아내기에는 충분했다.


"안녕, 아저씨. 이름이 뭐야?"

"나, 난, 게드스..."

"음! 멋진 이름이야 아저씨. 아저씨 요즘, 어쩐지 위에서 주는 밥이 엄청 맛있고! 응?! 막, 식사 시간이 기다려지고 그러지 않든?"

"!!!"


이제 인광의 주위에 그와 싸우고자 하는 사람은 콩트 백작 뿐.

콩트 백작을 보며 따라가려는 npc들도 유저들이 망설이자 덩달아 주춤거리기 시작하였고, 전쟁이라는 분위기 자체가 점점 희석되어가고 있었다.


"표정을 보니까 알겠구만~맛있게 드셨나?"

"......"


눈을 벌겋게 물들이고 인광을 향해 끊임없이, 계속해서 소리를 지르며 달려드는 콩트 백작을 피해 도망가는 인광에게, 게드스는 눈치를 보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그런 경험이 있을 거야! '어라? 오늘은 왠지 몸이 가벼운걸?' '와! 오늘은 뭔가! 굉장히 힘이 넘치고 의욕이 뿜뿜하는데?!' 우리 게드스 아저씨도 그렇고, 저어기, 님들도 그럴 거고요. 아닌감?"


자신감에 가득 차 웃는 그 모습에 이제는 콩트 백작마저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이것이 광기란 말인가, 주변의 모든 것을 순식간에 자신으로 물들여 버리는 그것이, 바로 광기란 말인가.


"우리! 게드스 형님 같은 병사님들 중에, 혹은, 기사님들 중에. 저에게 중요한 사실을 전해준 선의의 내부고발자가 있답니다."

"뭐라!"


자기도 모르게 인광의 말에 집중하여 주변을 둘러보게 되는 콩트 백작. 뒤늦게 말려들었음을 자각했지만 이미 만족스러운 추임새를 넣어주는 꼴이 되어 인광의 말에 진실성이 더해져 버렸다.


"길게 설명할 것 없이. 마약입니다. 운동하시는 분들이면 스테로이드 생각하면 되겠네. 그런데! 이제 착란증상을 일으키는 성분이 함유된!"

"네놈의 혀는 사악한 뱀의 혀로구나! 거짓된 정보로 병사들을 홀리려 하느냐!"

"내가? 거짓말을 해? 어허~그거 조금 기분이 언짢은 걸? 안 그래요 게드스 아저씨? 그렇잖아! 아저씨도 뭔가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잖아? 그런 아저씨의 감각이 모두 잘못된 거라는데 어쩌지? 아저씨, 그런 거야?"

"왜, 왜 자꾸 나에게!"

"세상이 그런거지. 이래서 선생님 눈에 잘 들어오는 자리에는 앉으면 안 되는 거예요."


거칠어지는 숨, 점점 좁아지는 듯한 입지. 자신이 내세웠던 무기인 명분이 약해져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럴수록, 준비가 늦어지는 체리에 대한 짜증이 솟아났다.


'아직인가? 아직도? 어째서?'


아무리 평원이라지만 병사들마저 푹 잠기게 할 정도로 충분한 양이 준비가 되어 있었을 텐데!

그런 조급함이 마음을 채워갈 때, 코끝을 스치고 지나가는 익숙한 꽃의 향기에, 콩트 백작은 입이 찢어져라 미소 지었다.


"마왕...난 너희 이방인들이 증오스럽다..."

"갑자기 충격 고백을 하시네? 그래도 우리 말은 똑바로 합시다. 이방인이 증오스러운게 아니라 그냥 내가 싫으신 거잖아."

"그래...그런 너에게 오늘, 지옥을 보여주마...!"


자욱하게 주위를 감싸는 꽃의 향기. 이미 중독된 자들에게는 맹목적인 목적 의식과 강한 힘을, 인광과 같은 이방인들에게는 캐릭터가 가진 힘의 무효화를.


"오오, 이게 창이가 말했던 거구만?"

"역시, 네놈은 희망의 영웅과 내통하고 있었군! 너희 이방인들은 도대체 믿을 수가 없는 족속들이야!"

"하하하, 아저씨, 내가 지금 이 순간을 기다렸다고 하면 많이 놀라겠지? 하하! 되도록 조용히 지나가기를 제일 바라긴 했지만 말이야!"


주변의 이방인들이 무너져 내리고 병사들이 힘을 폭발시키며 인광을 향해 달려들어도 인광은 여전히 부드럽게 그들을 흘려보낼 뿐이었다.

무기력하고 무기력해야할 이방인이 보일 모습은 아니었다. 오히려 방금전보다 훨씬 더 여유로워보이지 않은가.


"...어, 떻게..."

"놀랍게도 난, 게임 캐릭터보다 현실 캐릭터가 더 먼치킨이라서. 어때, 놀랐지!"


키득키득 웃으며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인광의 발아래에, 삭막하기만 하던 대지에 꽃과 풀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서서히 퍼져나가는 생명의 기운, 그런 것은 생전 느껴본 적도 없던 콩트 백작마저 그 편린을 느낄 정도로 강렬한, 흐름의 힘이 흘러나온다.


"잘 됐지. 나도 내가 얼마나 업그레이드 된 건지 궁금했거든."

"...부조리다...이 무슨, 신은 우리를 버렸단 말인가..."

"맞아."


점점 짙어지는 은방울 꽃의 향기 속에서 인광은 콩트 백작에게 중지를 들어보이며 장난스럽게 피식 웃는다.

세상이 어두워지고, 뒤틀리고, 모든 것이 미쳐돌아가는 세상. 무엇하나 정상이 없는 세상 속으로 콩트 백작은 끌려들어간다.


"참~아쉬운 일이야~그치?"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게임하는 게이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58 전혀, 전혀 예상도 못한 일 NEW 19시간 전 0 0 12쪽
257 채울 수 없는 마음 21.06.16 1 0 15쪽
256 정말 안다면 21.06.15 3 0 14쪽
255 사랑을 위해서 21.06.14 3 0 12쪽
254 대영웅들의 회의 21.06.11 6 0 12쪽
253 전략적 후퇴 21.06.10 5 0 13쪽
252 대마왕 구출 작전 21.06.09 6 0 12쪽
251 3배로 늘려주마 21.06.08 5 0 12쪽
250 천상천하 유아독존 21.06.07 6 0 14쪽
249 인방인방 21.06.04 6 0 13쪽
248 고민 21.06.03 6 0 11쪽
247 세계의 희망은 21.06.02 5 0 12쪽
246 멸망한 세계의 괴물 21.06.01 4 0 12쪽
245 현실의 마왕 21.05.31 7 0 12쪽
244 부전녀전-외전- 21.05.30 18 0 6쪽
243 근면성실-외전- 21.05.29 7 0 8쪽
242 정의 집행 21.05.28 10 0 13쪽
241 정리 21.05.27 8 0 12쪽
240 마왕이 말하는 평화 21.05.26 8 0 12쪽
239 희망은 마왕 21.05.25 8 0 13쪽
238 폐허로 21.05.24 7 0 11쪽
237 기다림과 외로움 21.05.21 10 0 15쪽
236 가면 쓴 남자 21.05.20 8 0 12쪽
235 질투 21.05.19 9 0 15쪽
234 열매의 흔적 21.05.18 9 0 12쪽
233 천성 21.05.17 15 0 10쪽
232 정의의 팬티맨 21.05.14 10 0 12쪽
231 선동가 21.05.13 11 0 12쪽
230 세상을 구할 용사는 보라빛 21.05.12 12 0 12쪽
229 마왕은 용사를 꿈꾼다 21.05.11 14 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오탱이'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