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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게임하는 게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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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탱이
작품등록일 :
2020.09.0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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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21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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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아침

DUMMY

"으아아! 인광이 바깥 일 처리하고 오늘도 등장!"


선을 넘은 작업장 아저씨들의 처리 및, 게임 관리 똑바로 하라는 메세지를 회장에게 날려주며 기분 좋게 잠들었던 오늘, 잠이 부족하다.

조금,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 애 이름이 테리리인지 뭔지, 어쩐지 아이엔을 보는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그만 너무 열심히 해버렸다.

이게, 아마 그거일 것이다. 부모들이 그냥 자기 자식들 또래의 아이들을 보면 '아이구~우리 자식들 같아서~' 하는 그거 말이야.


"일어나셨습니까. 아, 아이들은 모두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훌륭하시군요."

"자네는 자네의 세계에서도 상당한 힘이 있는 모양이군. 아는 것이 없어 그저 짐작일 뿐이지만 말이야."

"하하, '힘' 이 있긴 하죠."


흔히들 말하는 '천.재' 랄까?

막상 현실에서는 그런 힘이 있어도 특별히 잘 활용하고 있지는 않지. 겜도리 말로는 그런 흘러가는대로 살려고 하는 게으름이야 말로 최고의 재능이라고는 하던데, 그냥 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여행 첫날부터 굉장했네요."

"마왕과 대영웅의 모험 아닌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 이상하지."

"하하, 그럼 오늘은 또 무슨 일이 일어나려나?"

"이곳에서는 걸어서 반나절이면 도착하는 마을이 하나 있습니다. 설마 그곳까지 가면서 무슨 일이 벌어지겠습니까."


오오...보통 저런 말 하면 무슨 일이 일어나곤 하지. 기대가 된다.


"이야~! 더드! 어제 뭐 재미있는 일 없었어?"

"우우...더드 잤다..."

"잤어~...그랬구나? 평화로운 하루를 보낸 것 같아서 참 안심이야. 간식 먹을래?"

"으에에..."


후유증이 조금 오래가는데? 괜찮으려나 몰라. 파이가 짜증난다고 막 해집어 놓은 건 아니겠지?

뭐 어쨌건, 다들 큰 문제도 없고, 관을 싣고 갈 짐마차도 구했으니 서둘러 마을을 떠나자.


"아, 그런데 작업장은 어떻게 했어요?"

"보아하니 넓고 탁 트인 지형에 많은 몬스터들과 풍부한 자원이 있어 그곳에 자리를 잡은 것 같기에, 지형을 뒤틀었네."

"함정도 조금 설치를 했습니다."


깔끔하네. 그러게 왜 성격 급하게 할아버지들한테 덤벼들어서 일을 키워? 겉보기에는 어린아이처럼 보여도 고수일 수도 있는 판타지 세상인데 알아서 알아보고 덤볐어야지.


"가는 길 심심하니,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주게. 우리 일은 다 말해주지 않았나."

"그래요. 까짓거 뭐."


사실 이야기라고 할 것도 별로 없었다. 테리리를 도와주고, 납치한 아저씨들에게서 어디에서 일을 하는지를 알아내고.

그리고 달려갔더니 어머나 세상에, 꽤 큰 건물이네? 여기서 사람을 붙잡아두고 게임을 시켜서 돈을 벌고 있었다고?

대리석 바닥에 온갖 최첨단 보안 시스템. 한주먹 할 것 같은 경호원들을 여럿 세워둔 건물이라니, 별로 들어가고 싶지 않은 곳이었다.


"이방인은 이방인들의 세계에서는 굉장히 연약하다 들었는데, 자네는 또 다른가 보군."

"으음...특별 제작된 물건이라."

"허 참, 별로 좋은 이유는 아닌 모양이군. 그건 또 나중에 듣도록 하지."


알로 할아버지에게는 이 세계의 창조주에 해당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될 텐데, 들어도 괜찮은 거지?

어쩌면 중요한 부분은 필터링이 된다거나, 들어도 잘 이해가 안 된다거나 하는 걸지도?


"그래서 그 건물에는 어떻게 들어가셨습니까?"

"붙잡은 아저씨들 건물 안으로 집어 던져 넣고 들어갔죠? 아무런 임펙트도 없으면 애들이 또 똑같은 짓을 할 수도 있고, 겁도 없이 나한테 해코지하려고 할지도 모르잖아요."

"그렇지. 어차피 밟으려고 생각했다면 확실히 해야지. 15년 전의 일이 생각나는군."


대영웅의 모험담도 나름 재미있지 않을까? 이 할아버지 은근히 사고 치고 다녔을 것 같은데.

그런게 아니고서야 나 같은 놈을 더 지켜보자고 붙잡고 있었을 리가 없다.


쿵쿵!


[대괴수! 땅을 기는 용암의 용이!]


서걱!


[...죽었습니다!]


"내가 막 타락의 마녀에 대해 알게 되었을 시절의 이야기지."


확신하건데 알로 할아버지의 지금보다는 과거가 훨씬 재미있을 것이다. 뭐 검 뽑아서 슥슥 그으면 싹 다 삭삭 죽어버리니 뭐...

저렇게 강하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기도 하다. 파멸 아저씨처럼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는 사람은 무슨 기분일까?

미디어 같은 걸 보면 절대자의 위치에 선 사람들은 대게 무료해하거나 만사를 지루해하거나, 되게 공허해하는, 그런 거 아닌가?

...딸 키우는 재미로 사나? 그건 인정이지.


"헤로손 그 친구는 어떻게 지냅니까?"

"잘 지내고 있네. 요즘엔 제 어미를 따라 무사 수행을 떠나 제국에는 얼굴도 비추지 않고 있네."

"하하, 섭섭하신가?"

"말도 말게. 자식 놈들 키워봐야 하나 소용없다더니, 바쁜 아비를 도울 생각도 없이 훌쩍 떠난다니까."


투덜거리면서도 얼굴에는 미소를 머금은, 화목한 가정의 가장이 자기 아들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평범한 사람처럼 주저리주저리 자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몇 달전만 해도 이런 광경을 보면서 '와아~게임 미친 더럽게 잘 만들었네?' 라고 생각했을 텐데 이제는 '이런 사람이 살던 세계였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버리니.

...게임에 조금 더 쉽게 몰입이 되어서 나쁘지 않아.


"저와 인광군의 이야기를 했으니, 이번엔 어르신 차례인 것 같군요."

"아, 저 말입니까? 제 이야기라고 해도 특별히 할 것은 없습니다. 제 인생은 인광님을 만나고난 뒤에야 시작되었으니까요."

"아이 참, 부끄럽게."


평화롭고 평범했던 일상에 내가 끼어들어 개판이 났단 말을 참 고맙게도 듣기 좋게 돌려 말해주시네.

오늘은 이렇게 그냥 적당히 잡담이나 하면서 지나가려는 모양이다. 바로 어제 그런 일이 있었으니 오늘은 조금 평화로워도 괜찮겠지.

오늘도 무슨 주민등록 도용한 꼬맹이들이나 그런 꼬맹이들 등쳐먹는 어른들이랑 싸우고 그러면 피곤하잖아.


부스럭.


...아닌가?


"아, 그쪽이 마왕님이랑, 대영웅인가?"


굉장히 가벼운 차림이다. 군에서나 입던 생활복 차림의 머리 감기 귀찮아서 쓴 것 같은 늘어진 비니를 쓴 아저씨가 몇 번이고 종이의 그림과 우리를 번갈아 확인한다.

뭔가, 뭔가...소환자 아저씨랑 비슷한 느낌이 드는데? 이 세계의 사람도 아니고, 나와 같은 유저도 아닌.


"와아, 파멸 그 아저씨랑 엄청 많이 닮았네? 만나서 반가워."

"뭐야, 진짜야?"


아니 회장 그 인간은 도대체 이 게임을 어떻게 만들었기에 원래 세계의 흔적이 이렇게 많이 남아 있는 거야?

그리고, 그 원래 세계에는 왜 이런 판타지 소설 주인공 같은 양반이 많았던 거지? 알고보니 희망이도 이세계 소환된 용사님 그런 거 아니야?


"용건이 뭐지?"

"음. 작은 부탁을 하나 하고 싶어서. 사실 내가 지금 호텔을 하나 운영하고 있거든?"

"저희들의 정체는 어떻게 알고 있는 것입니까?"

"손님에게 들었어. 도리도라도르핀이라고. 알아?"


현도리와 아는 사이인 모양이네. 그 녀석이 게임 속의 일도 줄줄이 다 말해준 것 같고.

오늘의 사건 사고는 이 아저씨가 던져줄 모양이다. 하하, 정말, 어떻게 하루도 조용하질 않을까? 운명인가?"


"자네와 함께 있으면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나보군."

"대체로 그런 느낌이긴 하죠."


진절머리가 나는 듯 고개를 젓는 알로 할아버지. 나도 같은 마음이니 날 너무 미워하진 말아줬으면 한다.

멀뚱멀뚱 자신을 쳐다보는 우리들에게 따라오라는 듯이 손짓하는 아저씨.


"...피하기 힘든 일일 것 같군. 보통 인물은 아닌듯 하니."


그냥 싫으면 거절해도 그만일 텐데 또 할아버지 성격에 그러지도 못하는 모양이다.

아마, 제국에 위협을 가할 인물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위함이겠지? 도대체 그놈의 제국에 무슨 은혜를 입어야 저만큼 헌신할 수 있는지 모르겠어.

숲속을 조금 따라 걸어들어가자 뒤늦게, 아저씨가 자기 소개를 한다.


"그게, 이걸 저 아저씨들 있는 곳에서 말해도 되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나 원래 멸망한 세계에서 호텔을 영업하고 있었어."

"멸망한 세계라니, 손님도 없는 곳에서 무슨 호텔을 어떻게 운영했다는 겁니까?"

"생각보다 손님은 많았어. 아무것도 없는 조용한 곳에서 여가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초월자 같은 거."

"돈이 되느냔 의미입니다. 영업을 하는 의미 자체가 없지 않나요?"

"재미로 하는거지. 처음 시작부터 대충 그런 느낌었고. 워낙 특이한 손님이 많이 와서 보는 재미도 있어."

"그럼, 당신이 말한 작은 부탁은 무엇입니까?"

"내가 처리하자니, 파멸 아저씨에게 한소릴 들을 것 같은 일이지. 그 미친 마법사 놈 때문에 일이 귀찮게 꼬였어. 난 개입할 생각이 조금도 없었는데."


짜증을 팍팍 내며 어슬렁어슬렁 걸어가 숲에 덩그러니 세워진 새하얀 문의 손잡이를 돌린다.

정말, 정말정말 궁금해서 그러는데. 도대체 저런 양반들이 살았던 세상이 왜 멸망한 거지? 이해가 안 돼서 그래. 회장 때문이야? 희망이 때문인가? 그럴지도 모르겠네!

그래...소환자 아저씨나 여기 호텔리어 아저씨나 둘 다 세상 일이 어떻게 돌아가든 세상 관심 없어 보이니 어느 정도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원래 내 호텔에 들어오면 안 되는 녀석이 들어왔어. 강제로 내보내고 싶기도 한데, 내가 힘을 쓰면 그 친구가 다칠 것 같거든?"

"우리들이 잘 설득해서 데리고 나오란 의미죠?"

"그렇지. 이번 부탁만 들어주면 방 키 하나 줄게. 셋 다."


그게 얼마나 가치 있는 물건인지, 바로 와닿지는 않았는데 아저씨의 뒤를 따라 들어간 문 안에 펼쳐진 드넓은 공간을 보고, 호기심이 생겼다.

넓고 새하얀 공간에 덩그러니 놓인 카운터 데스크와 여러개 문. 크툴루 신화에 나올 것처럼 생긴 거대한 존재들이 그 작은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을 보면, 누구라도 호기심이 미치도록 당기지 않을까?


"저기 파란 문을 열고 들어가서 AZ-1324호로 가. 그 방에 있어. 여기, 마스터 키 빌려줄게."

"그런데 아저씨. 그 방에 뭐가 있는데요?"


카운터에 앉아 멍한 표정으로 삐죽삐죽 정리되지 않은 수염이 난 턱을 긁적이며 하품을 한다.

이런 인간이 운영하는 호텔이 정말 운영이 되는 건가? 서비스 정신이라고는 1도 없을 것 같은데.


"나도 이름은 모르지. 힘 꽤나 쓰는 녀석 같던데? 아아, 참. 여긴 게임 세상이 아니라서 게임 캐릭터의 힘은 못 쓸 거야. 넌 괜히 데려왔나?"

"오오, 마침 잘 됐군. 자네가 자네의 세계에서는 어느 정도 인물인지 궁금했으니 말이야."


나를 뽐낼 때가 온 건가? 괜히 또 부담스럽고 부끄럽고 그러네.


"알면 어쩌시려고요?"

"이 여행 자체가, 자네에 대해 더 자세히 알기 위한 여행이니, 뭐든 알아서 나쁠 것 없지 않은가."

"......"


정견의 대영웅. 꿰뚫어 보는 눈을 가진 알로 할아버지는, 이렇게 될 것을 알고 별다른 말 없이 저 호텔리어 아저씨의 뒤를 따라왔던 걸까?


"내 평생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가슴이 두근거리는군. 어제의 일부터 하여 기분 전환에도 큰 도움이 될 듯해."


어어, 아닐지도? 그냥 여행을 즐기고 있는 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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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 이 자는 누구인가? 어떻게 죽었는가? NEW 38분 전 0 0 12쪽
263 신대륙 탐험대 21.06.21 3 0 11쪽
262 이번엔 제 차례가 아닐까요?!-외전- 21.06.20 4 1 6쪽
261 서러움-외전- 21.06.20 3 1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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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 채울 수 없는 마음 21.06.16 2 1 15쪽
256 정말 안다면 21.06.15 4 1 14쪽
255 사랑을 위해서 21.06.14 4 1 12쪽
254 대영웅들의 회의 21.06.11 7 1 12쪽
253 전략적 후퇴 21.06.10 6 1 13쪽
252 대마왕 구출 작전 21.06.09 7 1 12쪽
251 3배로 늘려주마 21.06.08 6 1 12쪽
250 천상천하 유아독존 21.06.07 7 1 14쪽
249 인방인방 21.06.04 7 1 13쪽
248 고민 21.06.03 7 1 11쪽
247 세계의 희망은 21.06.02 7 1 12쪽
246 멸망한 세계의 괴물 21.06.01 5 1 12쪽
245 현실의 마왕 21.05.31 8 1 12쪽
244 부전녀전-외전- 21.05.30 23 1 6쪽
243 근면성실-외전- 21.05.29 9 1 8쪽
242 정의 집행 21.05.28 11 1 13쪽
241 정리 21.05.27 9 1 12쪽
240 마왕이 말하는 평화 21.05.26 9 1 12쪽
239 희망은 마왕 21.05.25 10 1 13쪽
238 폐허로 21.05.24 9 1 11쪽
237 기다림과 외로움 21.05.21 11 1 15쪽
236 가면 쓴 남자 21.05.20 9 1 12쪽
235 질투 21.05.19 11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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