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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탱이
작품등록일 :
2020.09.0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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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0,106

작성
21.04.25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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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외전-영웅등장

DUMMY

"시발시발시발!!!"


쾅쾅쾅!!


오래된 아파트의 얇은 철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급하게 경찰에 신고를 해보지만, 이상하게도 신호가 잡히지 않는다.

현대의 대한민국의, 깊은 산 속도 아니고 와이파이 잘 터지는 아파트에서 신호 없음이라니.


"뭐, 그, 저거...신호 방해, 그런 거라도 하는 거야? 미친 거 아니야?"


도대체 얼마나 많은 투자를 하고 있었고, 얼마나 큰 조직이기에 이런 것까지 가능하단 말인가.

창밖으로 뛰어내리고 싶어도 너무 높아서 어차피 뛰어내리면 죽는다.

창밖으로 뛰어내린 척이라도 하고 어딘가에 숨어 있을까 싶지만, 과연 그렇게 허술할까? 당장 불이라도 지를 것 같은 모습인데.


"열어 개년아! 개같은 년이! 돈벌게 해줬더니 시발 뒤통수를 쳐!!!"

"아, 아니에요! 내가 그런거 아니에요!"


속으로 몇 백번이고 욕짓거리를 내뱉으며 소녀는 벗어던졌던 아바타를 집어들었다. 휴대폰은 안 되지만 아바타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었다.

다만 그 기능이 상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경찰에 연락을 넣는 것은 불가능했다. 기껏해야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글을 게시판에 남기는 것이 소녀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뭐, 뭐랬더라...마왕? 마왕이라고 했나?"


급하게 게시판에 글을 남긴다. 제발 살려달라며 덜덜 떨리는 손으로 힘겹게 한 글자 한 글자 적어나간다.


"제발...제발..."


쾅쾅쾅. 문을 두드리는 소리는 점점 강해진다. 문의 경첩이 헐거워진 것인지 잠금 장치도 무색하게 조금씩 문이 열리려 하고 있었다.


"제발...!!!"


화면만 뚫어져라 쳐다보던 그녀의 눈에, 새롭게 달린 댓글 하나.


[ㅋㅋㅋ작업장 새끼들 던전 뺏고 지랄하더니 업보 지리네ㅋㅋㅋㅋ]


"이! 씨...발!!! 사람이 죽게 생겼는데!"


[근데 이거 진짜면 ㅈㄴ레게노 아님? 경찰 불러야 하는 거 아닌가?]

[어디 사는 지도 안 적혀 있는데 어떻게 불러줌?]

[주소 적으면 찐인 거 인정한닼ㅋㅋ]


그 와중에 개인 정보가 유출될까 무서워 주소를 적지 않았더니 너나 할 거 없이 그 점을 지적하며 소녀의 글을 조작이라고 매도하기 시작한다.

문밖의 자신을 직접 협박하는 죽음의 공포와, 화면 너머의 얼굴 모르는 이들에게서의 공포로 소녀는 덜덜 떨며 급하게 주소를 남기려 했는데, 때마침 새로운 댓글이 하나 달렸다.


[안 적어도 됨. 지금 감]


"...어?"


댓글을 남긴 사람의 닉네임은, 보기 드물게도 본명으로 보였다.


[와아 마왕님! 어캐 찾아가는 거?]

[내가 좀 쩔어줌.]

[ㅋㅋㅋㅋ맨날 말하는 그 흐름인가 뭔가로 찾아가는 거?]

[ㅇㅇ비슷함.]

[진짜 님 컨셉인 건 아는데 너무 오타쿠 같음;;]

[ㄹㅇ개역겨움. 저런 놈 왜 빨아줌? 자연이 같은 애 만드는 법 알려주면 백번 믿어줌ㅇㅇ]

[얘도 진짜 끈질기네. 가르쳐 줬는데 님이 안 된다고 했잖아요. 님이랑은 인연이 없는 거임.]

[아 왜요...나도 자연이...모닥이도...]


"지금 이딴 헛소리나 할 때가 아니잖아!! 빨리 도와달라고!"


쾅!


결국, 문이 부서지며 열렸다. 장비를 손에 든 험악한 생김새의 남자들이, 하나 둘, 집안으로 들어온다.


"후우, 후우...너 때문에 씨-발 이게 뭔 고생이냐? 어? 야, 귀찮게 하지 말고, 어떤 놈이야? 어디 놈이 시켰어?"

"모, 몰라요...저는 진짜 아무것도 모른다고요!"

"하아 진짜...그래, 언제까지 모르는지 한 번 보자."


꽉!


그녀의 머리채를 잡고 집의 안으로 더 깊숙이 들어간다. 그녀가 내지르는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게, 같이온 남자들이 문 앞을 지킨다.


"야, 넌 우리가 존나 우습냐? 어? 시발 감투 씌워주고 돈 좀 쥐어주니까 네가 뭐라도 되는 것 같아?"

"아악! 자, 잘못했어요! 그, 그런데! 저 진짜 아무것도 몰라요...! 그 npc가 거, 거거, 거짓말 한 거라고요!!!"


울먹이며 말하는 소녀였지만, 게임을 조금 해봤다면 갑자기 대영웅이 나타난다는 미친 전개가 있을 수가 없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었다.

다만, 정말로 그런 대영웅과 마왕이 나란히 걸어들어온다는 미친 전개가 소녀에게 일어났다는 것이 참 억울한 부분이었다.


"...좀 맞다 보면 말할 마음이 들겠지. 박준기 그놈이냐? 아니야? 그래, 아니겠지. 좀 맞으면 맞게 될 테고, 응? 그렇지?"

"아악! 아아악! 저, 저 진짜 몰라요!!!"


남자가 손에 들었던 장비가 그녀를 향해 휘둘러지려 할 때, 누군가가 마치 영화처럼 남자의 팔을 붙잡았다.

올려다 본 곳에 서 있는 것은 날카로운 눈매에 탄탄한 몸. 새까만 손가락을 가진, 무서운 남자.


"어우, 살벌하게 생겼네."

"넌 또 뭐야? 아~이놈이냐? 생긴 거 보니까 어디 생 양아치 같이 생겨가지곤. 운동 좀 했다고 나대는..."


남자는 뒤늦게 하나 깨달았다. 왜 이곳에 있는 거지? 문앞을 지키고 있던 다른 녀석들은? 그냥 들여보내줬을 리가 없는데?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인광의 뒤를 바라본 남자의 눈에, 꼼짝 않고 쓰러진 부하들이 복도며 현관에 널부러져 있었다. 소리조차 지르지 못하고 쓰러진 것이다.

소녀에게도 뒤늦게 그 모습이 눈에 들어왔고, 눈앞의 인광이 전혀 다른 인물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드라마 영화에나 나올법한 혼자서 여럿을 상대해내는 주인공.


"이렇게 나쁜 짓 하면 경찰 아저씨가 이놈~한다는 거 몰라?"


가볍게 툭 내리쳐서 기절시키고 어깨에 남자를 짊어지는 인광. 분명히 가볍게 내리친 것 같았는데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귀에 때려박혔다.

얻어 맞아 정신을 잃은 덩치가 족히 두 배는 되어 보이는 남자를 너무나도 가볍게 어깨에 짊어지는 모습에 소녀는 경악하며 본능적으로 말했다.

눈앞의 영웅이 자신이 쓴 글에 댓글을 남겨준 남자라는 것은 어렴풋이 알 것 같았지만, 도저히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는 상황에는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누...누구세요?"

"응? 너 얘 아니니? 테리리?"


휴대폰을 슬쩍 흔들며, 네가 글을 쓴 본인이 아니냐 묻는 인광에게, 그녀도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도대체 지금 자신이 뭘 보고 있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 현실적이지 않은 광경이었지만, 와닿는 그 감각은 분명히 현실이었다.

얼이 빠져 자신을 멍하니 쳐다보는 소녀를 향해, 인광은 피식 웃으며 다정하게 말한다.


"조심해. 무서운 아저씨들이랑은 앞으로 어울리지 말고."

"...네..."

"물론! 앞으로 보고 싶어도 못 보게 만들긴 할 거야! 처리하는 건 아니니까 무서워하진 말고."


머리채를 잡혀 헝클어진 머리칼을 무심하게 슥슥 쓸어주고는 다른 말 없이 기절한 남자들을 들고 밖으로 나선다.


"쩐다..."


소녀는 그날, 현실에도 영웅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이후 지속적으로 게시판에 인광을 스토킹하며 그의 행위를 추앙하는 글이 올라오게 되는 것은, 딱히 그녀의 잘못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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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 정말 안다면 21.06.15 4 1 14쪽
255 사랑을 위해서 21.06.14 4 1 12쪽
254 대영웅들의 회의 21.06.11 7 1 12쪽
253 전략적 후퇴 21.06.10 6 1 13쪽
252 대마왕 구출 작전 21.06.09 7 1 12쪽
251 3배로 늘려주마 21.06.08 6 1 12쪽
250 천상천하 유아독존 21.06.07 7 1 14쪽
249 인방인방 21.06.04 7 1 13쪽
248 고민 21.06.03 7 1 11쪽
247 세계의 희망은 21.06.02 7 1 12쪽
246 멸망한 세계의 괴물 21.06.01 5 1 12쪽
245 현실의 마왕 21.05.31 8 1 12쪽
244 부전녀전-외전- 21.05.30 23 1 6쪽
243 근면성실-외전- 21.05.29 9 1 8쪽
242 정의 집행 21.05.28 11 1 13쪽
241 정리 21.05.27 9 1 12쪽
240 마왕이 말하는 평화 21.05.26 9 1 12쪽
239 희망은 마왕 21.05.25 10 1 13쪽
238 폐허로 21.05.24 9 1 11쪽
237 기다림과 외로움 21.05.21 11 1 15쪽
236 가면 쓴 남자 21.05.20 9 1 12쪽
235 질투 21.05.19 11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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