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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탱이
작품등록일 :
2020.09.0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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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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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탁

DUMMY

"허허! 죽을 뻔 했습니다! 허허허!"

"하아...적당히 좀 해요..."


일이 끝나고서 촌장님이 쓰러져버려 그 성의 복구를 도울 겸 하루 더 이곳에 머물렀다.

살라고 주변의 생명력까지 끌어다 집어 넣었는데 죽으려고 들어서 진짜, 정말 식겁했다.


"다음부턴 이러지 말아요."

"이 늙은 몸으로 젊은 인광님의 앞길을 밝혀줄 수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흔히 말하는 가성비 아니겠습니까! 허허허!


어르신들이 종종 말하는 '늙으면 죽어야지...'를 직접 몸을 실천하려던 촌장님 덕에 고생을 좀 했다.

하아, 갑자기 생흡충이 난리를 쳐서 진짜로 촌장님이 죽어버리는 줄 알고 깜짝 놀랐다. 심장 떨어지는 알았다고. 덕분에, 생흡충을 잡아낼 수도 있긴 했지만.


[강철 같은 심장! 당황하지 않는 대범함! '강철 심장' 칭호의 조건이 해금되었습니다!]

[역경을 이겨내세요! 2/20]


내가 얼마나 놀랐으면 이놈의 게임이 오랜만에 게임인 척까지 하잖아. 이거 큰일이야 큰일.

텍스트 자체가 혼돈에게 침범 당한 적이 있어서 큰일 아니면 되도록 이런 알림은 안 뜨게 설정을 해뒀단 말이야.

그러니까 이건, 그만큼 엄청 큰일이라는 것이거나, 혼돈이 나한테 장난을 치는 것이거나 둘 중 하나란 의미지.


"그런데 이놈 이건 부쩍 더 알짱거리네?"

"광신자를 말하는 게냐?"


기생충의 숙주가 되었던 여자 아이를 별 탈없이 구해낸 대가인지 알로 할아버지가 날 대하는 것이 조금 더 부드러워졌다.

사실...의도하고 한 것은 아닌데 말이다. 갑자기 촌장님이 사경을 해매기 시작해서 깜짝 놀라는 바람에 앞뒤 안 가리고 달려든 거라 내가 뭘 한 건지도 잘 모르겠다.

그래도, 이건 이번 일의 수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알로 할아버지의 호의와, 촌장님의 예상 외의 능력을 알게 되었으니까.

희생하는 것으로 큰 힘을 얻을 수 있는 능력이라니, 내가도 너무 크고 일회성이 강한 능력이다.


"이번에도 광신자가 저지른 일이라면서요? 그놈들 너무 대놓고 제국을 노리고 있잖아요?"

"그래...그러나 도통 무슨 의도를 가진 것인지는 모르겠네. 어째서 제국을 내버려두고 있는 것이지?"


황태후도, 콩트 백작도, 이런 외곽의 영지도, 그리고 아마 심지어는 제국 근처에 있던 고독 마저도 컨트롤 할 수 있는 녀석들이 어째서, 제국을 가만히 내버려두는가.


"...난가?"


혼돈이 내 게임 시스템에도 간섭할 수 있다면 내가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지도 훤히 보일지도 모른다.

그런 주제에 아이엔과 파이를 해치려했다는 게 발칙하다. 심지어 이번에는 촌장님이 하늘나라 갈 뻔 했지.


"...그런데 할아버지. 이거 정말 광신자가 주도한 일이 맞을까요?"

"무슨 의미지?"

"광신자는 어쨌든 자기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놈들이에요. 그런데 이렇게 자기들의 흔적을 많이 남겨놓는다? 뭔가 이상하잖아요."

"무왕국 이후로 활동방침이 바뀐 것일 수도 있지 않은가?"

"그랬다면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활동했겠죠...혼돈 그놈 보니까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놈이에요."


하려고 한다면 지금 제국으로 향하는 마차도 뒤집어 엎을 수 있는 놈들이다.

하지 않는 이유는 모습을 드러내게 되니까, 혹은, 굳이 그럴 이유가 없으니까.

그렇다고 해서 놈들이 무죄인 건 아니고. 놈들이 원흉이다. 일을 저지른 주체는 아니라는 것 정도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가?"

"...으음..."

"제국이 내버려둬도 알아서 무너질 거라고, 놈들이 그렇게 판단했다는 의미겠죠."


알로 할아버지에게 직접 말하기 조금 부담되는 말이었는데 촌장님이 나를 대신해서 말을 해주었다.

이번의 모든 일들이 소운디에이처럼 제국 내의 자신의 권력을 키우기 위해 일으킨 일이라면? 그 과정에서 광신자를 이용한 것일 뿐이라면.

그렇다고 한다면 나는 제국의 편은 들어준 순 없을 것 같다. 그렇게 된다면 그건 무슨 피해가 오든 제국의 잘못이다.

이쯤되면 굳이 내가 제국을 찾아가서 해명을해야 될 필요성도 옅어지는 것 같은데?

오히려 괜히 같다가 붙잡혀서 곧장 전쟁 직행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알로 할아버지가 있어서 버티고 있는거지, 알로 할아버지가 사라지거나 하면 뭐..."

"......"

"소운디에이 공작도 의도~한 건지? 아닌지는 몰라도. 가장 믿음직스럽던 콩트 백작을 잃은 셈이기도 하니까 나름 조급해졌을지도 모르죠. 때마침 알로 할아버지가 자리를 비웠으니 그 틈을 이용하려고 할지도 모르고요."

"더불어 이번 전쟁에서의 대영웅의 활약이나 생흡충 박멸에 관한 이야기도 나올 테니, 자리가 위태로운 황제가 불안함을 느낄지도 모릅니다."


제국이라는 이름을 걸고 있는 나라가 황제파와 귀족파로 나뉘어져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막장이다.

대륙을 통틀어서 가장 막강한 힘을 가진 제국이고, 그 제국의 지배자인 황제인데 왜 관리자들에게 자신의 권력을 행사하질 못해.


"가서, 직접 확인을 해보면 될테지. 개인적으론 광신자의 모든 행동이 자네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되네."

"...아! 오오, 으음~그러네, 그럴 수도 있겠네요."


...아아, 모르겠다. 그래, 알로 할아버지 말대로 직접 가서 확인하자.

이제는 더 여행을 할 분위기도 아니라 마차를 타고 이동하고 있으니, 밤새 이동한다면 내일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 중에는 도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르게 생각한다면, 오늘 밤이 고비인 것 아닐까? 대영웅의 도착을 꺼리는 무리가 있다면 분명 오늘 뭔가 일을 낼 것이다.

무슨 일을 낸들, 과연 할아버지에게 무슨 영향이 있기야 하겠냐만은, 나는 크게 다칠지도 모르겠다.


"도대체 그놈들의 목적은 이해가 안 가. 그냥 세상이 불타는 걸 보고 싶은 건가? 그렇게 생각하면 이해가 가."

"난 자네의 화법이 이해가 가지 않는군. 한 문장 안에서 이해가 가지 않다고 이해가 가게 되는 건 대체 뭐하자는 건가."

"어우~진지하기는. 하여튼 세상 만사에 진지한 사람들이 꼭~말 한 마디 마디마다 시비 걸더라."

"누가 자네에게 시비를 건 적이 있단 말인가? 가까이 오는 사람이 있었어?"

"...너무하네 진짜..."


지금 이 마차 안에서 당장 싸우자고 시비를 거느 거야 뭐야? 제국을 욕해서 은근히 화난 건가?

쯧, 이렇게 보면 확실히 에롤과는 차이가 있다. 에롤은 면전에 대고 '연합 완전 쓰레기야!' 라고 해도 진지하게 '으음...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지.' 라고 말할 녀석인데.


"...그렇다면 자네의 의견을 묻고 싶은 것이 있네. 일련의 일들이 광신자의 짓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제국이 그저 피해자일 뿐이라면."

"그야..."


최근 너무 날뛰는 광신자를 잡으러 돌아다니겠지. 놈들은 내가 이용할 수 없는 놈들이니까.

그런데, 이 뒤에 다가올 질문이 보나마나 '그렇다면 제국이 가해자라면 어떻게 할텐가? 이거일 텐데...흐음, 대답을 어느 정도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어쨌든 우리 애들 건드렸으니까 조져야죠."

"...흠, 그런가."


내 대답에 뭐라고 더 물어보려는 듯 입을 달싹이다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인다.

이용을 할 수가 없니 어쩌니 보다는 당연히 이런 말이 더 잘 먹힐 것이다. 딱히 거짓말인 것도 아니니 거짓말이란 소릴 들을 일도 없고.

아니 설령 할아버지가 보기에 '그게 전부가 아닌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어도, 할아버지의 유일한 약점인 인간적인 부분이 그 의문을 부정할 것이다.

어쨌든, 영웅이란 놈들은 착하니까.


"이번 여행은, 어찌되었든 큰 수확을 얻었군. 광신자에 대한 일이나, 자네에 대한 일이나."

"...고독도 제가 죽였고 생흡충 처치에도 큰 공헌을 했는데, 뭐 없어요?"

"그래, 그 정도의 일이라면 적어도 당분간은 제국과의 마찰은 피할 수 있을 테지."


당분간은 그거면 된다. 혼돈을 잡으러 돌아다닐 예정인데 제국과의 마찰까지 신경써가면 지내야 한다면, 스트레스로 대머리가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그래, 그렇지 않아도 최근은 좋은 일을 많이 했어, 답지 않게도. 기왕 이렇게 된 거 끝까지 한 번 좋게 좋게 풀어보자.


덜컹!


"도착한 모양이군."

"오, 벌써요? 역시 도로가 잘 돼 있는게 좋긴 좋네요."

"그러게 말입니다. 저희들은 툭 하면 길을 벗어나 사건을 마주쳤었는데 말입니다."


이번의 일도 길에서 벗어나는 바람에 겪게 된 일일지도 모르지. 마차 타고 바로 수도로 왔으면 아무 일도 없었을 거 아니야.


"와아, 이게 대체 얼마만이야? 그렇게 오래는 안 됐던가?"

"우선 오늘은 날이 늦었으니 내일..."

"그럴 필요 없네."


밤이 되어도 유저들 때문에 북적거리는 수도에서 이제 적당히 여관을 구해 잠이나 자려던 그때, 황제가 나타났다.

진짜 황제다. 얼굴을 가리고 있지만 한 번 본 적이 있는 흐름이다. 할아버지도 바로 알아차렸을 것이다.


"폐, 폐하...어찌하여 이런 곳에...!"

"그대들에게 급히 전하고자 하는 말이 있어 왔네. 따로 알현실에서 만나려들면 귀족들이 자네와 나를 못 만나게 하지 않겠나."


그렇...긴, 한데...왜? 굳이? 뭔데? 굉장히 당황스러운 황제의 방식에 말문이 막힌다.

황제가 굳이 이 시간에 굳이 본인이 직접 나를 만나러 나올 이유는 없다. 황제의 사람을 쓰면 되니까.


"설마, 이미 황성 안에는 황제의 편이 없는 것은 아닐런지..."

"으음, 그럴지도..."


촌장님과 속닥속닥 그런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지만, 바로 납득이 가지는 않았다. 귀족들의 반대니 뭐니 해도 넌지시 암시 정도는 줄 수 있었을 테니까.

그렇다면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을 정도로 비밀스럽고 조심스럽게 진행되어야 하는 일을 지금 들고 왔다는 의미인데, 그게 뭔데?

고독은 죽었다. 물론, 고독 말고도 다른 대마왕과 마왕이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지만, 몇몇 마왕은 이미 공략 당해 템 파밍 용으로 쓰일 정도다.

그러니까 굳이 적국이라고도 볼 수 있는 내게 부탁할 일은 아니다.

황제가 내게만 건내야 하는 중요한 일? 도대체 그게 뭔데? 우리가 그렇게, 끈끈한 관계는 아니었을 텐데?

꽃에게 조종당하고 있는 건가? 황제 나름의 생각이 있는 건가? 그렇다면 그건 귀족파를 견제하기 위함인가?


"대영웅은 돌아가셔도 좋소, 그와 단둘이 나눌 이야기이니."


[퀘스트 발생! '내가 황제로소이다.' - 제국의 황제가 직접 당싱에게 임무를 내리려 합니다! 물론, 자신의 권력 강화를 위해서요...!]

[퀘스트 보상 - 제국 공헌도.]


퀘스트가 발생했네? 이거, 진짜야? 왜? 아니 나 정말 이해가 안 가서 그래.


"부탁이네. 내 이렇게 부탁하지."

"...폐하..."


으음...난 알로 할아버지처럼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눈을 가지고 있지는 않단 말이야...

그런데 오랜 친구를 잃고, 평생 섬겨온 사람의 정체를 알게 된 할아버지의 슬픈 눈을 보면...후우, 정말...


"...그래요! 까짓거 한 번 해봅시다!"


미워할 수 없는 사람을 미워해야 하는 건, 정말 힘들다...이번을 마지막으로 할아버지에 대한 정은 완전히 때버려야지,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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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 전혀, 전혀 예상도 못한 일 NEW 21시간 전 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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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 대마왕 구출 작전 21.06.09 6 0 12쪽
251 3배로 늘려주마 21.06.08 5 0 12쪽
250 천상천하 유아독존 21.06.07 6 0 14쪽
249 인방인방 21.06.04 6 0 13쪽
248 고민 21.06.03 6 0 11쪽
247 세계의 희망은 21.06.02 5 0 12쪽
246 멸망한 세계의 괴물 21.06.01 4 0 12쪽
245 현실의 마왕 21.05.31 7 0 12쪽
244 부전녀전-외전- 21.05.30 18 0 6쪽
243 근면성실-외전- 21.05.29 7 0 8쪽
242 정의 집행 21.05.28 10 0 13쪽
241 정리 21.05.27 8 0 12쪽
240 마왕이 말하는 평화 21.05.26 8 0 12쪽
239 희망은 마왕 21.05.25 8 0 13쪽
238 폐허로 21.05.24 7 0 11쪽
237 기다림과 외로움 21.05.21 10 0 15쪽
236 가면 쓴 남자 21.05.20 8 0 12쪽
235 질투 21.05.19 10 0 15쪽
234 열매의 흔적 21.05.18 9 0 12쪽
233 천성 21.05.17 15 0 10쪽
232 정의의 팬티맨 21.05.14 10 0 12쪽
231 선동가 21.05.13 11 0 12쪽
230 세상을 구할 용사는 보라빛 21.05.12 12 0 12쪽
229 마왕은 용사를 꿈꾼다 21.05.11 1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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