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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탱이
작품등록일 :
2020.09.0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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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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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마왕은 용사를 꿈꾼다

DUMMY

"후, 후우...심장, 찢어지는 줄 알았네..."


황성 안의 급하게 준비된 방에 아이들과 함께 알로 할아버지를 기다린다.아직 해결해야 될 일이 있다나?

할아버지 앞에서는 멀쩡한 척을 했지만, 사실 심장이 덜덜 떨려서 말 한 마디 꺼내는 것도 힘들어서 진짜 미쳐버릴 것 같았다.


"아저씨, 이렇게 될 줄 아셨던 거예요?"

"뭐가?"

"...촌장님, 돌아가시는 거요..."

"이렇게 안 됐으면 하고 열심히 했지...대비는, 하고 있었고."


어쩌고 자작의 영지에서부터 지금까지 쭉,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마주하고 보니 사람 미쳐버릴 것 같은, 아니 진짜 미쳐버렸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믿어야할지 몰라,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감정을 조절해야 했고.


[하양: 그게 한 거야?]


'...못 한 거지.'


[하양: 후작 영지에서는 괜히 꽃한테 화풀이나 하고 말이야. 안 죽여도 됐잖아? 잡아서 심문하는게 훨씬 더 이득이었지?]


"아잇! 데이트나 할 것이지 왜 자꾸 개인톡이야!"

"가, 갑자기 소리는 왜 지르세요...기껏 멋진 인광님이 되는 건가 했더니..."

"아니 레비, 그게...넌, 내가 이렇게 하는 게 더 좋지 않니?"

"...매일 같은 것만 먹고 어떻게 살아요. 길고 긴 인생, 다양한 걸 즐기면서 살아야죠."

"...나, 나 진짜 너 너무 무서워. 혼돈보다 더 무서워."

"시끄럽고, 앞으로 어쩔 거야?"


그래, 아주 중요한 이야기다. 앞으로의 앞으로. 촌장님이 그렇게 되고, 혼돈은 도망가고, 제국은 뒤집어진 지금.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아니,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혼돈을 엿먹이기 위해 차곡차곡 아주 조금씩 천천히 조심스럽게 계단을 올라야 하는 나는 어떤 계단을 쌓아 올려야 하는가.


"바라는 게 있는 놈에게 바라는 걸 절대 주지 않아야 애간장이 타고 심지가 끊어질 것 같겠지?"

"...월드 게이트 망하게 하는게 네 계획이었잖아. 그게 혼돈의 바라는 거 아니었던가?"

"으음, 뭐, 별 수 없지. 혼돈이 그냥 게임 캐릭터 같으면 또 모르겠는데, 뭔가 그놈은, 조금 다르잖아? 어떻게든 대처를 하긴 해야 돼."

"회장은?"

"현실에서 조지지 뭐. 아니면, 혼돈 다음으로 삼아도 되고...아~그런데, 회장 그놈이 좋아할 거 생각하니까 기분이 더럽네."


구체적인 방법으로 어떻게? 일단 미리 선언했듯이! 확실하고 명확한, 명실상부 대륙 최고의 영웅이 되어준다. 그걸 혼돈이 싫어할 테니까.

그전에, 지금의 나는 무엇인가?

광신자의 공격으로 인해 아끼고 아끼던 부하를 잃은 불쌍하고 안쓰러운 마왕.

그래봐야 마왕 아니야? 나쁜 놈이 피해자인 척 하는 거 보기 역겹다!

오! 놀랍게도 여론이 내게 그리 나쁘지 않네? 어머머, 이상한 기생충에게서 사람들을 구하기도 했다고? 뭐?! 고독을 물리쳐?! 세상에, 불법 작업장도 처리하고?

어라라? 얘, 사실 착한 아이 아닐까? 이런 사람이 영웅이 되는 것도, 괜찮을, 지도?


"...참 이상하지? 영웅 타이틀 달고 있을 때는 뭘 하든 사람들이 경계하고 싫어했는데, 막상 마왕 타이틀 달고 보니까 이상하게, 여론이 좋은 쪽으로 간다? 그치?"

"네가 그렇게 살았는데 당연한 거 아니야? 영웅 소리 듣고 싶으면 대영웅 말대로 말투부터 바꿔."

"바꿀까?"

"...바꾸지마."


위기의 대륙을 구해내는 영웅님 영웅님, 아~위대한 대~영웅님. 앞으로도 계속될 월드 게이트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내 노래를 남길 작업을 쳐야지.

파멸을 바라는 혼돈에게 꿈과 희망이라는 아름다운 미래를 선물할 생각인데, 꿈과 희망 참 좋아하는 아이엔의 표정이 그리 밝지 않다.

어쩐 일이래? 전 영웅 지망생에 아직도 마음에는 정의로움이 가득가득 남아 있는 아이가?


"...우리 지금까지 제국 멸망 시나리오니, 여러 나라의 여러 기밀 정보나, 비밀 통로, 밀반입에 장인들 몰래 빼와서 기술 유출도 했고, 부족 단위 몬스터들 협박해서 복종하게 하기도 했는데...돼요?"


...아...오, 으음~음.


"...아는, 사람, 없잖아?"

"아저씨 진짜 쓰레기네요..."

"저지른 만큼 속죄하겠습니다."


아니 뭐, 게임에서 그러는 것도 안 되남? 응?!

그리고 그때까지는 월드 게이트 멸망을 위해 그랬던 거잖아. 이제부터는, 진짜 속죄하고 새 마음 새 뜻으로 새 사람 되겠다니까?

아 미안해! 미안하다고!


"그럼, 뒤탈 없게 미리미리 찾아가서 고개 숙이며 다녀야겠군요."

"쓰읍...하아...다, 기억 안 나는데..."

"제가 다 정리해두었습니다. 혹시나를 대비해서."

"와아, 역시 촌장님이 일처리는꺄아아악!!!"


따뜻한 차를 마시던 레비가 화들짝, 놀라서 차를 다 엎어버렸다.

아니, 어디 레비 뿐일까. 아이엔, 파이, 말랑이 그리고 모닥이에 자연이까지 싹 다 놀랐는걸.

놀라지 않은 건 내 그림자에서 대기중이던 찍찍이와, 직접 되살린 장의사 뿐일 것이다.


"허허허! 이제는 제가 대신 고개 숙여드리진 못 하겠군요! 목이! 없어서! 흐하하!"

"아하하! 촌장님이 농담도 하시네? 허파에 바람 드셨나?"

"으허허허! 허파 자리에 공기가 많이많이 차긴 했습니다!"


옛날에, 동영상 사이트에서 충격적인 게임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주인공이 적에 의해 목이 참수 당하는, 정말 꿈도 희망도 없는 장면이었는데, 알고 보니 그 아래에서는 주인공의 조력자들이 기다리고 있었고? 떨어지는 주인공의 목을 황급히 주워다가 목숨만 붙여 두었지.

그래서 나도 그 비슷한 준비를 했었다. 어차피 혼돈 그놈이 내가 미쳐버릴 걸 예상하고 촌장님을 죽일 건 불보듯 뻔했으니까.

설마, 진짜 하게 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 했지만. 평소처럼 보험 들어둔 셈이었는데 말이야.


"하, 하하, 제가, 제가 지금...으에에..."


털썩.


내 그림자 안에서 찍찍이가 촌장님의 머리를 품에 안고 나오는 것을 보고서 기어코 레비가 기절해버렸다.

음, 확실히 다소 충격적인 영상이란 건, 부정하지 못하겠다. 근육질 흰털 북실이에게 안긴 노인의 머리, 어우...


"이, 이게, 이이, 네? 미쳤어요?"

"음, 마음 같아선 몸도 만들어주고 싶었는데, 무슨, 매커니즘인지 정확하게는 몰라도 인공 신체를 만들어줘도 움직이질 못하더라네?"

"그러게나 말입니다. 뽑혀나가던 영혼줄은 다크니스 샤프니스로 잘라내었는데, 오히려 그 탓에 이리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혹시 그건가? 몸 부분의 영혼은 이미 세계의 찌꺼기에 집어 삼켜졌다던가...?"

"아...!"


우리 둘의 만담에 이마를 짚고 미간을 찌푸리고 있던 파이가 버럭 화를 내며 소리쳤다.

평소 촌장님을 그렇게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했으면서 막상 죽었다고 생각했을 때는 상당한 충격이었던 모양이다.


"아...! 같은 소리하고 있네! 우리한테는 무슨 말이라도 해줬어야지! 땀내 나는 남정네 둘이 비밀스럽게 비비적 거리고 단둘이 신이 나셨겠어! 어?!"

"나, 저, 촌장님, 돌아가신 줄 알고 남몰래 울었는데...이거 어떡할 거예요? 예? 다시 한 번 죽을래요? 내 눈물값 돌려네요!"


으음, 난장판이군. 평화로워.

이 평화, 조금 더 멀쩡한 모습일 수도 있었는데. 바로 며칠 전까지 그랬는데. 혼돈 이 씹어먹어도 모자랄 놈.

내가, 그놈 엿먹이려고 영웅을 노린다지만, 놈의 최후만큼은 절대, 영웅답게 끝내지 않을 거다.


"어쨌든 우리, 히어로 물에서 악당이 해선 안 되는 일 1위에 빛나는 짓거릴 한 혼돈을 조질 궁리를 해야지? 그치?"

"그게 뭔데요?"

"뭐긴 뭐야 주인공 가족 친구 건드는 거지. 혼돈이 만화를 많이 안 봤나 봐."


나도 그 만화의 주인공이 되어보는 것은 처음이라 많이 당황스러운 것은 매한가지지만 말이야.

뭐야, 뭐? 동료의 죽음을 통한 각성? 그냥, 되게 정신없고 아찔하고 눈물 찔찔 나오고 그러던데?

그나마 이 텍스트가 촌장님의 의지가 남아있니 어쩌니 하니 정신차리고 수습을 했지 하마터면 준비했던게 다 허사가 되고 촌장님은 저렇게도 못 살릴 뻔 했어.

난 만화의 주인공이 아니라서, 대비하고 마음의 준비를 해도 막상 마주치면 흔들린단 말이야.


똑똑똑.


"인광군."

"...그거, 되게 오랜만에 듣는 호칭 같아요?"


하아, 내 가장 듬직한 아군이자 내 가장 무서운 적군. 폭주했을 때의 위험성만 따지면 할아버지가 제일 위험하다.

뭐? 우는 나는 베기 힘들 것 같으니까 차라리 웃고 있으라고? 진짜 정신이 번쩍 드는 소름끼치는 말이었다.

나를 안쓰럽게 쳐다보고 있던 순간에까지 내가 뭔가 꾸미고 있을 가능성을 재고 있었단 말밖에 더 돼?


"황제께서 자네를 믿어보겠다 하셨네. 짧은 호화 감옥 생활은 지낼만 하던가?"

"워딩 참. 그럼 어떻게, 우리 인광국이랑 친선 관계가 되는 건가?"

"일단...은...잠깐, 지금 내가, 눈이 잘못된 건가?"


잘려나간 촌장님의 머리를 충격받은 표정으로 빤히 바라보다, 촌장님이 눈만 끔뻑이며 눈인사를 하자 근처의 빈 의자를 빼서 앉는다.

으음~이거 잘못되면 여기서 사탄 마귀의 자식이라는 소릴 들으면서 싹둑 당하겠는걸?


"...하긴, 어르신께서도 광기에 전염된 분이셨지."

"이, 일부러~이런 모습으로, 살린 거 아닙니다?"

"이 무슨 반인륜적인! 생명을 대체 뭐라고 생각하는 건가? 순리를 따르지 않는 자들의 최후가 어떤지 몰라서 이러는 건가?"


잘 알면 안 그랬겠죠?

순리니 인륜이니 뭐니 보다 눈앞에 있는 꺼져가는 생명을 살리겠다는 숭고한 내 마음을 대영웅은 이해할 수 없는 모양이다.

나였어도 당황하긴 했겠지만 말이지. 솔직히 모양새가 좀 이상해야 말이야.


"...크흠! 어르신은 괜찮으십니까? 지금 이 상황이?"

"죽지 않았으니 만족할 수 있습니다. 허허! 아직 죽고 싶진 않았으니 말입니다!"

"참, 몸도 없으신데 정정하십니다 그래. 그럼 이 이상 관여하지 않겠습니다. 그런 사람들이니까."

"할아버지 포용력 쩔어...!"

"됐네 됐어! 일 이야기나 하지."


[퀘스트 발생!]


이게 참, 인정을 받긴 받은 것 같긴 한데, 되게 찝찝하게 말을 하시네. 퀘스트는 정상적으로 영웅이 되는 과정인 것 같긴 한데 말이야.

그건가? 갱생 대작전? 그것도 참 오랜만에 듣는 말이네, 후배 트레이너씨 잘 있으려나 몰라, 요즘 연락 한 번 안 했는데.

...원래도 먼저 연락하는 나는 아니었는데. 이렇게 얼떨결에 생각나면 괜히 생색내게 되는구나?


"황태후에게 정보를 얻어 현재 대륙에 있는 광신자들의 위치를 파악했네. 없는 곳이 없을 정도더군."

"그거 말고도, 정의를 위해 활동하고 싶은데 그건 할아버지가 따로 주문하시나?"

"그러지. 난 당분간 제국의 안정을 위해 나가지 못하니 따로 연락용 단말기를 줄테니 그것으로 임무를 내려주겠네. 보고는 제때제때 하고."

"예전처럼?"

"예전처럼."


군말없이 잘 따르도록 하자. 이번에는 괜히 문제 일으키지 말고 착하고 정의로운 캐릭터를 플레이해보자고.

줄창 해온 것이 악역이라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뭐든 일단 해봐야 아는 것 아니겠어?


"일단 저희들도 나라로 돌아가서 정비를 하고, 그 다음에 다시 연락을 드릴게요. 아, 황제에게 이쁘게 봐줘서 감사하다 전해주시고! 앞으로 잘 지내봐요?"

"영웅이 되려는 자가 정치인처럼 말하지 말게."

"가르칠게 많으셔서 어쩌나 몰라?"


혼돈...혼돈, 혼돈. 어디로 떠나갔는지, 그곳에서 뭘 기다리는지는 몰라도. 단언컨데 네가 바라는 대로는 절대 안 움직여 줄거야.

전에 내 텍스트 창을 침범했던 것처럼 지금도 훔쳐보고 있다면 지켜보면서 기대나 하고 있으라고. 지금 막 마왕님 잡으러 용사님 납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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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 이 자는 누구인가? 어떻게 죽었는가? NEW 1시간 전 0 0 12쪽
263 신대륙 탐험대 21.06.21 3 0 11쪽
262 이번엔 제 차례가 아닐까요?!-외전- 21.06.20 4 1 6쪽
261 서러움-외전- 21.06.20 3 1 5쪽
260 동생-외전 +1 21.06.19 3 1 5쪽
259 살려주세요... 21.06.18 4 1 13쪽
258 전혀, 전혀 예상도 못한 일 +1 21.06.17 3 1 12쪽
257 채울 수 없는 마음 21.06.16 2 1 15쪽
256 정말 안다면 21.06.15 4 1 14쪽
255 사랑을 위해서 21.06.14 4 1 12쪽
254 대영웅들의 회의 21.06.11 7 1 12쪽
253 전략적 후퇴 21.06.10 6 1 13쪽
252 대마왕 구출 작전 21.06.09 7 1 12쪽
251 3배로 늘려주마 21.06.08 6 1 12쪽
250 천상천하 유아독존 21.06.07 7 1 14쪽
249 인방인방 21.06.04 7 1 13쪽
248 고민 21.06.03 7 1 11쪽
247 세계의 희망은 21.06.02 7 1 12쪽
246 멸망한 세계의 괴물 21.06.01 5 1 12쪽
245 현실의 마왕 21.05.31 8 1 12쪽
244 부전녀전-외전- 21.05.30 23 1 6쪽
243 근면성실-외전- 21.05.29 9 1 8쪽
242 정의 집행 21.05.28 11 1 13쪽
241 정리 21.05.27 9 1 12쪽
240 마왕이 말하는 평화 21.05.26 9 1 12쪽
239 희망은 마왕 21.05.25 10 1 13쪽
238 폐허로 21.05.24 9 1 11쪽
237 기다림과 외로움 21.05.21 11 1 15쪽
236 가면 쓴 남자 21.05.20 9 1 12쪽
235 질투 21.05.19 11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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