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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게임하는 게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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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탱이
작품등록일 :
2020.09.0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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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12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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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구할 용사는 보라빛

DUMMY

우리들의 모험은 이제부터 시작이야! 같은 느낌으로 덜덜 거리는 마차를 타고 나아간다.

먼 거리를 가는 건 날치를 타고 가면 되는 일인데, 괜히 그랬다가는 사람들이 겁을 집어 먹을 것이라면서 억지로 날 마차에 태웠다.

하양이 복귀 이후 스테이터스도 대폭 상향되었고, 스킬들 숙련도도 높고, 가지고 놀 아이템도 많고, 돈도 많고 레벨도 높은데 뉴비 코스프레를 해야 한다니.


"......아저씨."


현재 게임 내에서 할 수 있는 것들 중 내게 스릴을 주는 건 거의 없다. 항상 스릴을 주었던 전투조차 현재 존재하는 몬스터들 중 나와 대적할 수 있는 녀석은 마왕급인 녀석들이라.

아쉽게도 그런 녀석들이 그리 흔할 리도 없으니 마차 타고 가다 몬스터가 보여서 신나는 마음으로 사냥을 나서도 툭툭 건드리면 죽어버리고, 나는 시무룩해져버린다.

방어력 무시의 데미지를 넣어버리는 투창도 너무 오버밸런스라서 안 쓰고 있는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냥 캐릭터가 강해져 버렸다.

끊임없는 파밍의 재미, 난 그것을 rpg의 최고 중요 요소라고 생각한다. 스토리같은 것은 결국 끝이 있으니까.

즉, 지금 내게는 다소 재미가 부족하다. 스토리 다 밀고 파밍이나 하면서 감탄이 나올 정도로 강화된 무기를 들고 설치는 재미가 없다고.


"...아저씨!"

"됐어, 내버려둬. 저게 좋다잖아."

"아니, 언니는 괜찮은 거예요? 저렇게 둘 거예요?!"

"...됐어."


솔직히 이 게임에도 강화라는 시스템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때는 조금 놀랐다. 아무래도, 현실을 기반으로 만든 세상이니까.

하지만 있다고 해서 이상하다 생각하진 않았다. 강화라는 요소가 확률 장난을 친 건 아닌가 싶은데도, 그 강화 때문에 욕을 입에 달고 사는 양반들이 있는데도 그 시스템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를 아니까.

그래, 성공하면 강해지니까, 그리고, 확률성 도박은 재미 있으니까.

무슨 표에서 본 것 같은데, 도박이 주는 쾌락의 정도가 얼마나 강한지. 아마 마약 바로 다음이 도박의 쾌락이었을 것이다.

이 게임의 강화 시스템도 여느 게임과 마찬가지로 희박한 확률을 띄고 있다. 다만 촌장님의 놀라운 수완과 이래저래 쏟아져 들어오는 돈 때문에 별 긴장감이 생기지 않는다는게 문제지.

무엇보다 이 게임은 강화도 몇 시간이 걸린다. 한정 상품 구매 버튼 눌러놓고 기다리는 느낌? 두근거리는 것도 잠시지 길어지면 지쳐서 잊어 버린다.


"저희 영웅을 노리고 있던 거 아니었어요? 이래도 되는 거...죠?"

"뭔가 생각이 있으신 거겠지...레비는 마음에 들어...!"

"신이시여..."


강화도 아이템 재료나 성질, 부위와 강화해주는 사람에 따라 또 달라진다.

얼마 전에는 강화만 전문적으로 해주는 유저도 있던데, 나도 심심한데 제작쪽에나 손 대볼까? 이제는 레벨이 너무 높아서 배우기 힘드려나?

세상의 어둠에서 암약하는 광신자니, 세상을 어지럽히는 마왕이니, 그런 녀석들과 싸우려면 조금 더 괜찮은 물건들이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이래저래 인연이 생겨 그런 것들이 부족하진 않지만 말이야.

새로운 마음으로 새시작을 해야 하는데 기존의 것들만 가지고 가는 건 너무 심심하잖아.


"현재 이곳은 통행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출입을 위해서는 통행증을 제...시..."

"어이구, 고생 많으십니다 선생님. 통행증? 어유~바로 드려야지! 여기여기! 얼른 가져가!"

"...이방인들은 참, 이해가 안 돼..."


그래서, 새로운 마음 가짐 몸가짐으로 게임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제는 게임이 너무 쉬워져 버린 나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기 위해서.

어차피 이 게임을 없애버릴 계획을 지웠으니 기왕 이렇게 된 거 확실하게 즐기려고.


"오늘 날도 늦었고, 여기서 묵었다 갈까?"

"...그냥 지나가면 안 될까요?"

"영구동토 지역까지 올라가야해서, 어차피 쉬어가야 해."

"...말랑아! 네가 어떻게든 좀 말려 봐!"

"네가 못했는데 내가 어떻게 해! 인광 씨 지금 사람 말 싹 다 무시하고 있잖아! 내 말도 안 듣는다고!"

"거 참, 얘들아, 누가 들으면 내가 무슨 꽉꽉 막힌 고집불통 꼰댄줄 알겠어."

"후후, 후후후 맞아요~인광님 지금 굉~장히 잘 하고 계세요! 레비가 응원할게요!"


시끌벅적한 여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저녁을 시작하는 공간이기도 한 곳.

여관에 마차를 맡기고 아이들과 함께 여관의 안으로 들어간다. 새로운 손님의 등장에 한순간 우리들에게 모여들었던 호기심 어린 시선이, 순식간에 공포로 물든다.

그 시선들은 모두 내게 집중 되어 처음엔 내 하반신을 보더니 그 다음엔 내 얼굴에 제대로 꽂혔다.


"아니, 이방인들은 다, 저런거야?"

"야야, 눈 마주치지마, 저러고 다니는 사람이 제일 위험한 사람이야."

"드디어 이 게임에도 팬티맨이...거의 2년 됐으니까 나올 때가 되긴 했지."


젖지 않고 타지 않고 찢어지지 않는 탄탄한 소재로 만든 움직이기 편한 속옷, 그 위에 새겨진 무늬는 마법부여 장인에게 부탁해 새겨넣은 버프성 마법들이다.

얼굴을 가린 기괴하기 짝이 없는 보라색 가면. 저주를 퍼붇는 리치들의 뼛가루와 늪지대에 사는 독을 가진 몬스터들의 피를 섞어 만들었다.

원래는 몸 전체를 보라색으로 덮을 수 있게 만들 생각이었는데 파이가 불태워버리는 바람에 목까지만 가리는 물건이 되었다.


"방 있어요?"

"...어, 두 개면, 될까요?"

"네네, 물론이죠. 참 친절하시네."


...애들이 싫어하는 거, 다 이해한다. 음.

그치만! 그치만 심심한 걸! 게다가 유명인이 된 나를 숨기기 위해서 변장은 필수잖아.

누가 이런 보라 얼굴 팬티맨을 보고 그 유명한 광기의 마왕이라고 생각이나 하려고. 절대 안 믿지.

게다가 이 차림으로 영웅 용사 소리를 듣는다? 이야~그게 무슨 미친 플레이에 미친 장면이야? 재미있을 것 같잖아!

그리고 이래도 어지간한 놈들은 힘으로 찍어누를 수 있다는 게 정말, 혼자 다른 게임하고 있는 기분이다.


"올라가자."

"......"

"...하다 질리면 그만 둘게."

"쯧."

"아, 알겠어...반바지로 바꿀게..."


나 이 게임 시작부터 지금까지 똑같은 디자인의 성능만 다른 것들로만 입어왔단 말이야.

가끔 입었던 정장 빼고는 다른 차림으로 있어본 적도 없는데 이 정도 일탈도 안 돼?

내가 현실에서 이런 노출증 환자인 것도 아니잖아? 하여튼 다들 빡빡하게 굴어.

...그런데 왜 다들 가면은 아무말도 안 하는 거야? 그냥 벗고 돌아다니는게 꼴불견이다 이거야? 설마...얼굴은 가린게 낫다거나, 그런 거 아니지? 얘들아?


우우웅.


방에 들어와 짐을 풀고 잠시 멍하니 침대 위에 앉아 있으려니 전화가 울렸다.

연합에서 에롤이 빠져나오고 광신자 탓에 신용이 개판이 된 탓인지 신용 회복 및, 돈을 벌기 위해 숨겨두었던 기술을 대거 풀었고 예전엔 연합의 극소수만 가지고 있던 연락용 단말기, 전화기를 나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 덕분에 사람들이 좋다고 연합으로 몰려가게 되어서 제 2의 전성기를 누리는 중이라지?

요즘은 솔직히 제국보다는 연합이나 내 나라가 제일 상승세다. 제일 휘청하고 위태위태했던 게 우리 둘인데 말이야.


[아, 저기, 들리시나요?]


"어, 말해."


전화가 온 것은 아쿠아였다. 후작을 도와준 일 때문인지 일이 끝나고 난 뒤에도 아쿠아는 내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말을 해왔다.

그래서, 이렇게 전화기 한 대 쥐어주고 보이는 게 있으면 말해달라 부탁했다.

휴대폰으로 보는 오늘의 운세 같은 느낌으로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네? 어, 저기...화, 나셨어요?]


"아닌데? 그렇게 들렸어?"


[네...아, 새하얀 땅으로 가고 계시죠?]


아쿠아의 예언의 능력은 과연 얼마나 정확할까. 연구해볼 겸 아쿠아에게는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고 있다.

어디로 갈 것인지, 뭘 할 것인지, 누구랑 있는지, 지금 기분이 어떤지도 말 해주지 않을 생각이다.


[그곳에 형체가 흐릿한 이들이 조금씩 세력을 불려나가고 있는 것이 보였어요.]


"형체가 흐릿하다니? 유령 같은 건가?"


[그것과는 달라요...네, 이방인, 일 것 같아요. 여러분 이방인의 모습은 저의 예지에서는 그렇게 보이거든요.]


유저들은 월드 게이트에 침입한 사람들이니까 그렇게 보여도 이상하진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가 향하는 곳에 유저들이 있다는 것이다. 테스터 시절에 비해 스타팅 지점이 비교적 제한되어 있는 지금, 어떻게 제대로 길도 뚫리지 않은 곳으로 간 거지?

설마 또 작업장 녀석들은 아니겠지? 그놈들 게임 시스템을 교란시키는 방법으로 숨어 다니고 그런던데?


"...전에 잡으러갔을 때 한 번에 다 끌어낼 걸 그랬다. 그치 모닥아?"

"아빠가 너무 게을러서 그래~모닥이는 싹 다 잡아버리자고 했다?"


자다 깨서 잡으러 간건데 죽을 뻔한 애도 하나 구하고 작업장 하나도 엎어버리고, 그 정도면 열심히 한 건데?


'흐음...저번 작업장도 그렇고, 이런 식으로 시스템 경계에서 노는 놈들이 종종 보이네...?'


회장이 그렇게 게임을 허술하게 관리를 하고 있을 리도 없고. 작업장을 굴리는 놈들이 뭔가 있다고 생각해야 하는 건가?

나름 세계관 최강자 선에 걸터앉아 있는 회장인데 어떻게 그 인간 모르게 뭘 할 수가 있는 거지?


"그래서? 뭐 더 있어?"


[아주 오래 갇혀 있던 무언가를, 그들이 깨우려 하고 있어요. 알고 그러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으음, 그게 뭔데?"


[...모르겠어요...아주, 아주 오래된 것, 제게도 그것이 무엇인지 보이지 않아요, 그저, 아주 무서운 것이라고밖에는...]


그 장면을 떠올리며 공포에 떠는 아쿠아를 진정시키고, 전화를 끊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뭐가 있긴 있는 모양이다.

마왕인 나를 봤을 때도 딱히 두렵다는 표현을 하진 않았던 아쿠아이니, 어쩌면 그 갇혀 있던 오래된 것은 대마왕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으음, 그러면 그걸, 나는 이길 수는 있나? 당장 내가 풀어놓은 다른 대마왕들도 뭐 하나 제대로 처리가능한게 없는데.


"...흠, 그러면 사람들 바리바리 모아서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

"어떻게?"

"가는 길에 되는 대로 공을 쌓아서 절체절명의 순간에 짜라란 하고 나타나는 그림을 만드는 거지."

"만화처럼!"

"그래! 만화처럼!"


그러려면, 지금보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야 할 것이다. 내 타입은 아니지만 그게 확실한 방법이다.

정 힘들겠다 싶으면, 찍찍이를 이용해서 스리슬쩍 사람들을 세뇌시키고 마치 내게 어마어마한 은혜가 있는 양 착각하게 만들 수도 있고.

그것도 아니면 일부러 사건을 일으키고 해결해서 영웅인척을 할까? 오오, 그거 괜찮은데?


"...저지르자!"

"불 태우자!"


사람을 고용해서 일을 저지르게 하고 짜잔 나타나서 해결하고 게임이니까 당연히 뭔가 문제가 있을 마을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거지.

영웅되는 거 그거 뭐, 별 거 없는데? 그냥 남들한테 안 들키게만 슬쩍슬쩍 나쁜 짓 해도 영웅 타이틀 달겠는데?


"우리 삼남매들, 아빠랑 밤산책이나 가자!"


아직 정확한 계획이 그려지지는 않았지만! 뭐든 하다보면 되겠지! 음!


작가의말

공모전에 참가할 생각이라 연재가 종종 펑크가 날지도 모를 것 같습니다ㅠ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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