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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게임하는 게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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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탱이
작품등록일 :
2020.09.0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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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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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선동가

DUMMY

"...아직 나의 패션을 받아들이기에는 세상이 너무 뒤쳐져 있는 걸까?"

"그르게, 난 괜찮은 것 같은데."

"아버지를 받아들이지는 못하는 저들이 잘못된 것이죠."

"주인님의 예술성을 배우지 못한 자들이 알아차리지 못할 뿐입니다, 너무 개의치 마시죠."


나를 보며 수근거리는 사람들이 끝도 없이 나를 힐끗힐끗 쳐다보는 식당에서 아이들과 둘러 앉아 음식을 기다린다.

여성진은 쏙 빠지고 애기들이랑 여기 이러고 앉아있으니 뭔가 새로운 기분이다.

게다가 아이들도 나름 유명인이라서 어느 정도 변장을 했으니, 뭐라고 해야할까...전대물 주인공들이 변신하고 둘러앉아 있는 것 같은, 어색한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주인님께서는 뭔가 다른 계획이 있으십니까?"

"그러게, 최대한 내가 개입한 흔적 없이 선행을 배풀고 싶은데."


생각해보니 내 게임 첫 목적이 선행 배풀기였잖아? 에이, 뭐야...새로운 목표인줄 알았더니 그냥 과거로 돌아간 거였네.

그때는 선행을 배풀어 미로의 숲에 들어가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지금은 어지러운 세상을 구출하자 같은 원대한 소망을 가지게 되어버렸네?

나 같은 인간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소망이다. 난 적당히 기름 냄새 나는 식당에 앉아 따끈따끈한 김이 피어오르는 음식이나 먹으며 애들이랑 깔깔 거리는 것이 취향이다.

길고 복잡한 이야기도 별로고, 괜히 거대한 이야기의 흐름에 엮이는 것도 사양하고 싶다.

그런 걸 바라는 것은 어린 시절 한정이다. 나이 먹고 세상을 지내다보니 그냥 조용히 사는 게 제일이란 것을 깨달았다. 나는 별로 특별하지 않다는 것도...아아, 그건 아니구나?

그래, 조용하게 사는게 제일이긴 한데! 내가 좀, 특별해! 음...망할 거.


"제가 듣기론 요즘 지상은 마왕이니 뭐니로 사람들의 불안함과 초조함이 자극되어 이런저런 문제들이 많다고 하니, 돌아다니다보면 자연스레 그런 문제들과 마주치지 않겠습니까?"

"...맞아. 작은일부터 차근차근 쌓아가는 거지. 급할 거 없잖아?"


일단 주문한 음식이 있으니 그것부터 먹고 그 다음에 나가서 자경단같은 활동을 해보자.

돌아다니다보면 세상의 종말이 온다면서 악악 소리를 지르거나 광신자랑 비슷한 짓을 하는 놈들이 보이지 않을까?

영화처럼 그놈들에게 잘 보이겠다고 산제물을 바치려는 놈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네.


"당장 수도에서도 그 난리가 났으니까, 사람들이 더 불안해하겠지."

"주인님과 대영웅이 처리하였으니 오히려 안심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직접 본 게 아니잖아. 자기 눈으로 직접 봐도 결국 자기 믿고 싶은대로 믿는 게 사람 심리인데 어련할까."


아직 남아 있는 거 아니야? 수도의 황성마저 함락당했을 정도라면 이미 끝난 거 아닐까?

이 사람은 괜찮은 건가? 저 사람은? 내 영지의 귀족은 멀쩡한가? 내 영지의 주민들은 괜찮은 건가?

사실 해결했다는 사실조차 거짓이라면? 대영웅이 광신도라면? 이 모든 것이 우리들을 향한 거짓말이라면?

사람들의 피해망상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나처럼 대충 포기하고 살던 인생이라면 또 모르겠지만.


덜컹!


"...이봐! 이 가게가 언제부터 정육점이 됐지? 이게 무슨 피 냄새야!"


응? 피 냄새? 왠 피 냄새? 기름 냄새만 조금 나고 그것 말고는 구석진 곳에서 피어오르는 곰팡이 냄새 정도인데? 코가 많이 좋으신가 보다.

흠, 무리를 짖고 돌아다니는 험악한 인상의 1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 정도의 청년들의 무리.

차림새는 일반적인 주민들보다는 조금 더, 빡센 느낌이다. 혹시 저놈들이 자경단인가? 이미 있을 줄은 몰랐네?


"쓰읍...하아...아, 아니었구만. 여기서 나는 냄새였네?"

"...오오, 진짜?"


그러거나 말거나 밥이나 먹고 있던 우리들 쪽으로 설렁설렁 다가와 한 번 숨을 크게 들이쉬더니 대뜸 내 접시를 집어 던지며 날 죽일 듯이 노려본다.

곤란하네. 착한 짓 하려고 하는데 얘들이 이렇게 시비 걸면 내가 어떡해? 이건 때려도 무죈가?

아니지, 오히려 지금의 이런 시기라면 내가 정당방위를 해도 나만 죄를 물을 가능성도 있지.


"너희 이방인 새끼들은 어째 가는 곳보다 역겨운 피냄새를 남기나 몰라. 이번엔 또 뭐야? 뭘 죽이고 뭘 부술 거지?"

"...흐음."

"당장 이 마을에서 꺼져...죽기 싫으면...!"

"그래!"


덜컹!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마인드 컨트롤, 나는 영웅 지망생이다. 난 멋지고 당당한 사람이며 정의로운 인간이다.

내키는대로 행동하던 광기의 마왕이 아니라 귀찮은 일 사서 하는 영웅 지망생 기광이가 되어주자.


"난 부수기 위한 여행을 하고 있다."

"아 그래, 아니까 꺼지라고. 안 그럼 내가 너를 부숴버릴 거니까...!"

"사람들의 마음에 자리잡은 공포를, 안타까운 비극을! 당신들 마음을 가득 채운 그 울분과 억울함을...!"


아마 저놈들 중 몇몇은 그런 것보다는 그냥 짜증을 풀 곳이 필요해서 저러는 놈들도 있을 것이다.

엉엉, 하루하루 밥 먹기가 힘들어. 엉엉, 나도 비싼 옷, 비싼 음식, 화려한 저택에서 살고 싶어. 엉엉,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괴로워, 엉엉. 전부 이방인 때문이양.

유저로서는 조오금, 억울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물론! 마왕 및 기타 등등 내 탓이긴해! 유저 탓이 아니라 광기의 마왕을 탓하는 거라면 나도 할 말 없어!'


그러니까! 이곳에서는 저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부정을 품은 이들을 위해 이 한 몸 희생할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지.


꽈악!


내게 괜히 시비를 걸던 남자의 손을 꽉 잡아 구체적인 목표가 없는 분노로 가득한 마음에 뜨거운 불굴의 불꽃을 지핀다.

지금 내게 이런 사람의 마음에 불굴의 뜨거운 불꽃을 집어넣는 것 정도야 아무것도 아니지.


"세상의 부조리에 맞서 싸우기 위해 힘을 모아 일어선 당신들이 있기에 세상은 아직도 그 빛을 잃지 않을 수 있는 것."

"무, 뭔, 뭔 개소리야!"


내게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치지만, 허허, 내 스펙이 있는데 그걸 놓치기야 하려고.

시비를 걸려면 상대를 잘 보고 덤볐어야지! 나도 이것아! 따지면 랭커야 랭커!

맞닿은 부위에서부터 남자에게로 사슬이 파고들어간다. 이젠 굳이 내가 그러려고 하지 않아도 하양이가 알아서 조절을 해줘 나는 나대로 딴짓을 할 수 있다.


"정의란 무엇인가! 악에 대한 약자들의 처절한 발버둥! 여러분은 그야말로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의 견본! 여러분의 용기와 정의로움에 이 이기광, 너무나도 감동! 또 감동!"

"...아아! 그렇소! 이 어찌나 빛이 나는 이들이란 말인가! 당신들과 같은 불의를 참을 수 없는 자들이 있기에 세상을 더더욱 빛을 내는 법!"

"너도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찍찍...생쥐 가면!"

"예! 기광님! 정의와 용기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찍찍이 이놈은 예전부터 그랬지만 이런 장단에 참 잘 맞춰준다. 나름 오랜만일텐데도 아주 잘해.

과장된 동작으로 팔을 쫙 펼치자 찍찍이의 손끝에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온다.

그 수증기에 닿자 식당의 다른 사람들부터 시작해 유저들을 적대시하던 녀석들까지 후작의 영지에서 보았던 그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거, 이렇게 하면 안 되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네...?


'아니지, 오히려 이걸 이용하면 되지...?'


"여러분은 어떤 불행을 가지며 살고 있습니까!"

"귀족놈이 자꾸 세금을 올려!"

"먹고 살기가 너무 힘들어! 그런데 자꾸 전쟁이니 뭐니로 젊은 남자들을 끌고 가!"

"너무 불안해...너무 불안하다고! 왜 자꾸, 말도 안 되는 것들이 나타나는 거야!"

"그 근원이 무엇입니까? 여러분의 세금을 올려, 빵 한 조각 먹기 힘들게 만들고! 전쟁을 일으키고 불안함을 초래하는 자! 광신자라는 악한 이들에게서, 당신들은 왜 덜덜 떨어야 하느냔 말입니다!"

"이히히! 귀족들이 자기 일을 못 해서요!"


모닥이 적절한 도움에 이제 사람들은 유저들에대한 분노를 귀족들에게 돌린다. 그리고 그 선두에 선 것은 내게 시비를 건 남자. 나로 인해 마음에 불굴의 뜨거움이 피어오른 남자였다.


"그래...내가,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어! 아니! 내가! 이 평민 태생이! 귀족이 무서워서 만만한 녀석들에게 화살을 겨눴던 거야! 다들! 이야기를 들어줘!"

"이야...이게 무슨 일이람...크흠! 모두들! 이분의 이야기를 들어줍시다! 모두를 위해 앞장서서 용기를 내줄 수 있는 이 남자를!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리더를 보라!!"


식탁 위에 올라서서 살의가 아닌 정의감을 불태우는 남자가 주먹을 꽉 그러쥐며 외친다.


"대체 우리는 언제까지 약자여야 해?! 대체 우리는 언제까지 세상을 쥐고 흔드는 귀족들의 혼돈에 같이 잡아먹혀야 하는 거냐고!"

"옳소! 옳소!!"

"광신자들과 귀족들의 싸움에! 왜 우리 잘못 없는 연약한 평민들이 피해를 입어야 하느냔 말이야!"


전제가 조금 뒤틀렸지만, 겪어보면 알겠지. 내가 그런 사소한 것까지 짚어주면 괜히 열정만 식어.

그런데 이거 이렇게 되면 프랑스 혁명처럼 이어지게 되는 건가? 이야...이거 잘하면 판타지 세계관에서 계급이 없는 지역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


"싸우자! 우리를 위해! 모든 약자를 위해서! 우리를 탄압하고 우리를 혼돈 속으로 밀어넣는 귀족을 무너뜨리자!!"

"와아아아!!!"


우르르 몰려나가는 사람들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특별히 광기의 힘은 쓰지도 않았는데 이 정도라니, 이래서 광기의 힘을 얻은 건가? 무섭다.

평소처럼 자연이를 품에 안고 사람들을 따라 도로로 나선다. 내가 자극하긴 했지만 저 사람들 사이에 섞이고 싶지 않다.


"뭐, 뭐야? 갑자기 다들 왜 그래?"

"우리는 오늘! 혁명을 이뤄낸다! 더이상 우리는 노예로 살지 않는다!!"

"어어? 어어???"

"다들 따라와! 삶에 불만이 있는 놈들은 전부 나를 따라와! 내가! 혁명을 이뤄낸다!"

"???"


사람들의 광기에 전염당한 것인지 멋모르던 사람들조차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따라나서선 똑같이 소리치기 시작한다.

잘은 몰라도 일단 귀족이 잘못한 것 같고, 자기도 귀족들에게는 반감이 있으니까.

이쯤되면 표적이 된 귀족이 불쌍하다. 과연 이런 일을 당할 정도로 나쁜 인간이긴 했을까?

...나중에 따로 사과하면 나는 용서해주려나?


"저기가 여기 영주님이 사는 저택인가? 어쩐지 조금 불그스름한 것이 꼭 불이라도 난 것처럼..."


펑! 쾅!


저택이 터졌다. 그것도 갑자기 아무런 전조도 없이 펑~하고.


"...응?"

"뭐, 뭐야...너희들이 한 거야?"


나를 몇 번이고 돌아보는 사람들에게 고개를 격하게 저으며 나의 결백을 주장한다. 오늘 왔는데 내가 뭘 어쩔 수 있겠어?

물론 뭐, 제국 멸망 시나리오 준비로 이것저것, 준비해둔 것이 없다곤 못 하겠지만, 그걸 건든 건 아닐 텐데.


'별 수 없지.'


"제가 앞장 서겠습니다! 저택을 터트린 자는 분명 이후 우리 민초들의 삶에도 영향을 줄 터! 절대 가만 내버려둬선 안 됩니다!"

"그래! 모두들! 나와 끝까지 함께 가자...!"


그런데 정말, 이게 무슨 일일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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