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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게임하는 게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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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탱이
작품등록일 :
2020.09.0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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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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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팬티맨

DUMMY

"이거 이래도 되는 건가 몰라..."

"이제와서?"

"아니 뭐...그렇잖아."


['무너지는 제국' - 지금 제국은 크게 혼란스러워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의뢰인은 당신이 자신을 도와 그런 혼란스러운 제국을 무너뜨려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퀘스트 보상 - 연합에 대한 공헌도, 영웅의 초석.]


최근 월드 게이트의 유저들 일부에게 배포된 월드 퀘스트. 반 제국 성향이 강한 이들에게는 대체로 퀘스트가 발행되었다.

유저들은 제국의 현상황이 광신도에 의한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고, 괜히 제국을 무너뜨렸다가 광신도가 더 날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달콤한 보상의 덫에서는 벗어날 수가 없었다.

랭커들의 전유물인 영웅의 칭호를 얻을 수도 있는 기회가 아닌가. 영웅이 되어 네임드가 되면 인광처럼 추종자 같은 것이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것만으로도 현실의 생활에 도움이 될 수도 있었다. 방송인이라면 다시 없을 컨텐츠였고.


"별 거 아니잖아? 그냥 가서 폭탄 설치하고 펑펑 터트리면 되는 거 아니야?"

"으음...그런데 이거 아웃포스트제라서 성능 미치지 않던가? 전에 보니까 마왕한테 던져서 흔적도 없이 터트려버리던데...?"

"...뭐 어때서? 잘 도망치면 우린 괜찮아."

"...그릉가?"


게이머의 행동방식은 원초적인 욕구를 자극하는 흥미와 호기심으로 이루어진 '이거 될까?'.

그리고 흥미고 나발이고 일단 내가 정점을 찍어서 다른 인간들보다 잘나야 겠다는 '게임을 하면 이겨야지!' 마인드.

그것에 매번 당황하고 당하면서도 어떻게든 이용하려는 npc들의 사고 방식은 퀘스트에 참가한 유저조차 뒷감당을 걱정하게 되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퀘스트 클리어하고 레벨업하면 됐지 뭐.'


선과 악에 대한 고찰을 하게 되는 퀘스트였다면 또 모르겠지만 특별히 그런 것도 아니었다보니 거부감은 오래 가지 않았다.

이른 저녁, 길드원 몇몇과 힘을 합쳐 저택의 담 아래에 모인 그들은 손에 폭탄을 든채 담에 작은 구멍을 낸다.


"예? 땅파서 지하로 내려가면 만 원이요? 삽이 없는데?"

"뭐야, 방송해요?"

"네? 아, 네...그냥, 하꼬예요."


퀘스트 전용 아이템으로 받은 은신 기능이 붙은 장비들 때문인지 특별히 조심하지 않고 서로 쫑알거리며 각자 지정된 장소로 이동한다.


"아, 네 님들. 여기가...뭐더라, 기에보? 인가 하는 마을인데, 하여튼 제국 소속, 응."


제국의 외곽을 지키는 최전선 군사 동시의 보급을 책임지는 이 마을이 무너지면 호시탐탐 제국을 노리는 외부 세력에 의한 침공이 시작될 것이 분명했다.

그들은 분명 상당히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었지만, 퀘스트 내용을 귀담아 듣지 않는 것은 인광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었던 모양인지 제대로 기억하는 이들은 별로 없었다.


"맞네, 요즘 제국에서 가뜩이나 유저들 쫓아내라고 성화던데 이러다가 제국이 매인 빌런 되는 거 아니야?"

"어? 그럼 대영웅이 최종 빌런 되는 거임? 전에 방송에서 보니까 진짜 미쳤던데?"

"님들 빨리 끝내고 가죠?"

"그런데 여기 터트리면 여기 아이템도 다 공중분해 되는 거 아님? 어차피 없어질 거면 몇 개 가지고 가면 안 되나?"


서로 말없이 마주보더니 적당히 본인들이 내키는 곳에 폭탄을 장착하고 저택의 안으로 침입한다.

아무리 은신 장비를 장착해 잘 들키지 않는다지만 사람이 많은 저택의 안에서까지 제 기능을 발휘하기는 힘들었지만 그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안 되겠다 싶으면 폭탄을 터트리면 되니까.


"누, 누구야!"

"아~이걸 들키네. 언니 미안~!"


소매치기 스킬로 지나가던 npc를 소매치기하려다 결국 들켜버린 유저가 다짜고짜 npc에게 단검을 찔러넣었다.

그것을 기점으로 저택 내에서는 학살이 일어났다. 어차피 들켰고, 어차피 죽을 예정이었던 npc들이니까.

살인과 약탈이 이어졌다. 열 수 있는 건 전부 열어보고, 부술 수 있는 건 전부 부수고, 죽일 수 있는 건 전부 죽인다.


"아~개이덕~! 퀘스트 개꿀이고요!"

"여으식 연합이 퀘스트 하나는 찰떡 같이 잘 내줘! 이거 하나만 팔아도 치킨 한 마리 값이겠네!"

"쓰읍! 츄릅! 아아, 군침이 싹~도네! 으이!"


저택의 npc들이 바라보는 그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공포 그 자체였다. 사람을 죽이고 벗기고 전부 부수고 해집어 놓으며 희열에 젖어 참을 수 없는 쾌락에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웃으며 고함 치는 모습이란.


"대, 대체 왜 이러는 겁니까! 저희들이 무얼 잘못했다고!"

"헤엑~! 이거 다 찐 보석이야? 와아, 조졌다리..."

"제, 제발! 제발 그만 해주시오!"

"썩어도 준치라더니 제국 망한다 망한다 해도 챙길 거 되게 많네!


그들의 목소리는 유저들에게 닿지 않았다. 아무리 뛰어난 인공지능으로 인간과 완전 똑같은 지성을 가진 그들이래도 결국엔 게임 캐릭터니까 죄책감조차 없었다.

그것을 두고 욕을 하는 유저들은 당연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옹호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들의 행위는 그런 것이었다.

이윽고 저택 안의 모두가 죽고, 모든 비싼 것들이 사라지고 나서야 저택은 고요와 평화를 되찾고, 얼마 가지 않아 화마에 휩싸인다.


"와아, 미친...성능 미쳤네?"

"아웃 포스트가 괜히 돈을 많이 버는게 아니라니까...이제 갑세다! 벌만큼 벌었고, 시킨 일도 다 했고! 전부 해산!"


붉게 물든 저택을 뒤로 한 채 떠나려는 유저들, 그러나 그런 유저들의 앞에 쥐 가면을 쓴 덩치큰 새하얀 남자가 나타난다.

마치 어떤 종교의 교주가 입을 듯한 금색 자수가 놓인 새하얀 옷을 입은 그 남자는 어둠 속에서 지나칠 수 없을 정도로 새하얗게 빛을 내고 있었다.


"어씨...뭐지? 보스 몹인가?"

"에이씨, 좀 쉽게 넘어가나 했다!"


곧장 싸울 준비를 하고 달려들려던 이들에게 찍찍이는 멈추라는 듯 손만 슬쩍 들어 그들을 멈춰 세운다.


"보아하니, 이 저택을 터트린 분들이 당신들인 모양이군요."

"뭐지? 협상인가?"

"그런 건 아닙니다. 시간벌기이죠. 악인을 그냥 보낼 수는 없지 않습니까."


지금 이 자리에 저 말의 의미를 바로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은 있을 수가 없었다. 그런 사람은 지금 이 퀘스트를 수행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유저들의 반응은 누구보다 빨랐다. 거의 반사적으로 찍찍이를 향해 덤벼들었다.


촤악!


"찌익!!"


그것을 예상이라도 한 것인지 찍찍이의 그림자 아래에서 까만 털의 생쥐 수인이 나와 찍찍이의 방패를 해주었다.

찍찍이의 생각보다 더 강한 유저들의 스팩에 찍찍이도 방심은 접어두고 생쥐들을 여럿 꺼내어 손끝에서 강화 연기를 흘려보낸다.


"에이씨, 잡몹 소환하는 놈이다!"

"이거도 잡으면 추가 보상 있으려나...?"

"...없을 걸?"


뒤에서 들려오는 웅성거리는 소리와 앞에는 딜로 찍어누르기 힘든 부류의 몬스터.

유저들은 누구라고 할 것도 없이 일제히 넓게 퍼져 도망치려 한다. 싸워봐야 득될 게 없는, 도망치는 이벤트니까.


"이런!"


생쥐 서너 마리로는 붙잡아둘 수가 없고, 본인도 전위직이 아닌터라 유저들을 붙잡아둘 수가 없다.

인광의 그 위대함에, 그리고 인광국 안의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 유저들의 모습에 조금 얕잡아 보고 있던 자신을 나무라며 찍찍이는 급하게 성기사들을 호출한다.


"됐어요, 성기사들 부르지마요."

"자, 자연 아가씨...!"


모닥이에게 업혀 나타난 자연이가 찍찍이를 한심하단 듯이 쳐다보다 가볍게 손을 휘두르자 넓은 범위의 땅이 일렁거리기 시작한다.


촤아악!


"한심하긴. 찍찍이 당신은 가끔 너무 오만해져요."

"끄응, 죄송합니다 아가씨.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한참 도망치던 유저들의 눈앞에 갑자기 굵고 높은 나무 줄기가 솟아난다. 일반적인 나무와는 다르게 무기가 제대로 박히지도 않는 특별한 나무였다.

뛰어넘으려 해도 닿는 순간 힘이 빠지는 것만 같은 그 나무 줄기는 어떤 식으로든 닿아서는 안 되는 물건 같았다.


"아이...일단 뭉쳐! 보스 공략부터 한다!"

"어쩐지 쉬운 일치고는 너무 보상이 쎄더라니!"

"흰놈이 잡목 소환! 저기 나비 가면 쓴 애가 마법 쓰나 봐요! 빨리 움직이지는 못하는 것 같으니까 일단 저 꼬마부터 잡읍시다!"

"NO!"


갑작스럽게 그들의 머리 위에서 들려오는 쾌활한 남자의 외침. 그 소리에 일제히 하늘을 올려다 보자 속옷만 입은 기괴한 보라색 가면의 인광이 달빛을 등진 채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게임을 하는 이들이라면 알 것이다. 기괴한 생김새, 혹은 다른 장비 없이 속옷 바람으로 돌아다니는 녀석은 괴물이란 것.

스팩이 중요한 mmorpg 게임에서조차 저렇게 맨몸으로 다닌다는 것은, 굳이 다른 장비가 필요없을 정도로 정신 나간 스팩의 고인물이란 뜻.

게다가 딱히 레벨의 제한이 없는 월드 게이트라면 정말로 맨주먹으로 그들 전부를 때려눕혀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이 사악한 악의 무리들! 정의의 보라 가면, 이기광이 너희들을 용서치 않겠다!"

"조졌다...제대로 미친 놈이야!"

"네놈들의 피는 무슨 색이냐!!!"


밤하늘을 울리는 호탕한 웃음 소리와 함께 인광은 멋지게 땅을 내려와 순식간에 유저들을 향해 달려든다.

마치 물이 길을 따라 흘러가듯이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하지만 지형조차 바꿀듯이 강력하게 그의 주먹이 유저들을 치고 지나간다.

흐름의 힘에 의한 순간적인 경직과 어둠의 축복으로 밤이 되면 더 강해지는 힘, 반격을 시도하려 해도 마치 떨어지는 나뭇잎을 잡으려 손을 휘젖는 것처럼 그들의 무기는 전혀 인광에게 닿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도 또한 나름 고스팩의 유저들, 그들의 공격은 절대 가볍지 않았다.


쾅! 콰쾅!


"너희들에게 정의의 철권을 내려주마!

"이히! 이히히! 모닥이도!"


세상이 흔들릴 듯이 터져나오는 폭발음과 달빛 마저 베어내는 듯 예리한 칼솜씨.

달빛 아래 푸르게 비춰지던 숲은 붉게 물들고, 커다란 벽처럼 느껴졌던 나무들은 칼로 두부를 벤 것처럼 부드럽게 잘려나가 밑동만이 남았다.


"이게...정의의, 팬티맨...?"


뒤늦게 그들을 쫓아온 마을의 자경단들은 그 정신 나간 광경에 눈길을 빼앗겼다.

속옷 차림으로, 일렁이는 불꽃의 가면을 쓴 소년과 함께 적들의 사이를 종회무진 누비며 농락하는 그 모습.

나비 가면 아이의 손길에 땅이 용솟음 치고, 갈라지고 적들을 붙잡아 땅으로 끌고 내려가고, 새하얀 쥐의 가면을 쓴 남자가 뻗은 손길에 마약이라도 한 듯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더니 적들이 하나 둘 쓰러져갔다.


"끝!"


그 모든 싸움이 끝난 후 달빛 아래에서 당당하게 끝을 외치는 인광은 너무나도 기괴하고 이상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들이 생각하고 떠올릴 수 있는 정의로운 자의 싸움은 아니었다.


"여러분들의 용기와 응원이, 저를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뭐, 네? 저, 저희가요?"

"불의에 맞서기 위해 일어선 그 용기! 부조리를 고치고자 하는 올곧은 마음! 그것은 둘도 없는 무기요 손에 쥘 수 있는 최고의 금은보화!"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인광의 궤변에 마을 사람들은 점점 빨려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되니 기이한 가면은 부조리와 맞서 싸우기 위해 악마라도 되겠다는 굳은 의지 같았고, 속옷 한 장 걸친 모습은 악마가 되더라도 하늘 아래 한 점 부끄러운 없는 삶을 살고자 하는 영웅의 모습이 아닌가.


"...아니야! 오히려 당신이 우리에게 힘을 주었어! 고마워요 팬티맨!!"

"팬티맨! 팬티맨!"

"...거, 기광이라고 이름도 대고 보라 가면이라고 말도 했는데 굳이..."

"정의의 팬티맨!!"


눈물마저 흘리며 팬티맨을 연호하는 사람들의 앞에 서서, 멎쩍은 듯 뒤통수를 긁적이다 어색하게 그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인다.

영웅의 길, 그것은 멀고도 험난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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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 전혀, 전혀 예상도 못한 일 NEW 21시간 전 0 0 12쪽
257 채울 수 없는 마음 21.06.16 1 0 15쪽
256 정말 안다면 21.06.15 3 0 14쪽
255 사랑을 위해서 21.06.14 3 0 12쪽
254 대영웅들의 회의 21.06.11 6 0 12쪽
253 전략적 후퇴 21.06.10 5 0 13쪽
252 대마왕 구출 작전 21.06.09 6 0 12쪽
251 3배로 늘려주마 21.06.08 5 0 12쪽
250 천상천하 유아독존 21.06.07 6 0 14쪽
249 인방인방 21.06.04 6 0 13쪽
248 고민 21.06.03 6 0 11쪽
247 세계의 희망은 21.06.02 5 0 12쪽
246 멸망한 세계의 괴물 21.06.01 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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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 부전녀전-외전- 21.05.30 18 0 6쪽
243 근면성실-외전- 21.05.29 7 0 8쪽
242 정의 집행 21.05.28 10 0 13쪽
241 정리 21.05.27 8 0 12쪽
240 마왕이 말하는 평화 21.05.26 8 0 12쪽
239 희망은 마왕 21.05.25 8 0 13쪽
238 폐허로 21.05.24 7 0 11쪽
237 기다림과 외로움 21.05.21 10 0 15쪽
236 가면 쓴 남자 21.05.20 8 0 12쪽
235 질투 21.05.19 10 0 15쪽
234 열매의 흔적 21.05.18 9 0 12쪽
233 천성 21.05.17 15 0 10쪽
» 정의의 팬티맨 21.05.14 11 0 12쪽
231 선동가 21.05.13 11 0 12쪽
230 세상을 구할 용사는 보라빛 21.05.12 12 0 12쪽
229 마왕은 용사를 꿈꾼다 21.05.11 1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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