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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게임하는 게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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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탱이
작품등록일 :
2020.09.0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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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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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DUMMY

"사장님처럼 이곳으로 이동된 사람들이 누구누구입니까?"


충격받아서 머리가 어질어질한 나와 달리 김인광 씨는 굉장히 차분했다.

이런 상황이 익숙한 것일까. 충격을 받아서 멈춰버리는 것이 아니라 일단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자 하다니, 나는 못할 짓이다.


"예...예! 대부분, 악마가 되어버렸지만요."

"어우 세상에...이런데도 내가 제일 나쁜 놈이지? 응? 혼돈이나 회장이 광기 타이틀 달고 게임하라 그래!"

"혼돈? 회장? 그 사람들이 저를 이곳에 보낸 겁니까?"

"아마도요. 흐음...으음...인신매매 하는 놈들 어디에 있는지 압니까?"


이후 김인광 씨는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식당의 밖으로 부하들을 보내 정찰을 지시하고 식당 내의 종업원들을 하나하나 붙잡고 정보를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으음! 생각대로 잘 안 되는구만...!"


이번 일을 위해 거래를 하려 했으나 잘 되지 않은 모양인지 김인광 씨는 조금 짜증을 내며 전화기를 집어 넣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의 일이 끝나는 것은 아니었다. 여기저기서 얻은 정보를 부하들에게 시켜 순식간에 서류화 시키고서는 그것을 차분히 읽고 있다.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려니 김인광 씨가 쑥스러운 듯 웃으며 말하길.


"평소에 이 정도로 하진 않는데, 아무래도 회장이 얽힌 일인 것 같아서, 하하."

"그, 회장이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요? 누군데 저를 이런 곳에 떨어뜨린 거죠?"

"남의 기분에 동조하지 못하고 자기만의 세상을 살아가는 유능한 사이코패스? 자기 계획을 위해서는 자기가 나락에 떨어지는 것도 기꺼이 받아들일 미친 놈이기도 하고요."

"그럼! 그럼 제가 이곳에 있는 것도 그 회장의 어떤 계획 중 하나란 건가요? 전 이해가 가질 않아요..."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김인광 씨는 깊은 한숨과 함께 그에 대한 대답도 해주었다.


"이러는게 계획은 아닐 거예요. 이건 실험이죠."

"실험..."

"원래 이곳 주민이었던 애들이 현실에도 넘어올 수 있었으니 그 반대는? 만약 그게 쉽고 간단하다면 회장이 하려는 일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겠네요."


회장은 자기 자신만의 완벽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며, 내가 살아가는 이 세계는 그 회장의 거대한 실험실.

언젠가는 멸망으로 치닿을 이 세계의 멸망을 막을 수 있다면, 자신이 만든 세계에도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일 것이라고.

그런데 만약, 이 세계에 자기 마음대로 사람을 집어 넣을 수 있다면? 굳이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는 리스크를 짊어질 필요가 없어진다고.


"만약 이 세계의 멸망을 막아냈다. 사람들을 게임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 게임을 기반으로 완전히 다른 세상을 만들 수 있다. 혼자 남은 세상을 멸망시키는 것 정도야 회장한테는 쉬운 일일테니까 조건만 맞으면 지금 당장 회장이 세상 사람 여기 다 집어넣으려고 해도 이상할 거 하나 없어요."

"그런데, 굳이 게임의 현상을 취할 필요는 없는 거 아닌가요? 그냥 컴퓨터로 시뮬레이션 굴리면 안 돼요?"

"그거 다 해보고, 그러고 나서도 뭔가 변수가 없나 그거 체크하는 거겠죠. 아마, 회장이 원래 살았던 세상에도 게이머들처럼 외부에서 들어온 변수들이 많았을 거예요. 내가 또, 여럿 봤거든. 소환자 아저씨 같은 거."


그렇다면 나의 존재는 그러한 변수들이 어떤 식으로 영향을 끼치는지 알기 위함일까?

그렇다면...정말 아무런 변수조차 되지 못한 나는 재수 없으면 폐기될지도 모르겠군.

김인광 씨가 표현한 대로의 인간이 회장이라면, 나 말고도 다른 많은 이들이 아직도 이 세계에 버려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이잖아?


"...솔직한 말로 사장님. 난 사장님에게 기대를 걸고 있어요."

"어? 저, 를요?"

"그럼요! 악마들은 심력에 잡아먹힌 심약자라고 했죠? 사장님처럼 이 세계에 떨어진 사람들 중 대부분은 악마가 되었다고 했고요. 그런데 사장님은 아니네?"

"그, 그렇죠..."

"남들과 다른 것은 특별함, 혹은 괴상한 것이 될 수 있죠. 지금 사장님이 여기서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걸 보면, 사장님은 특별한 사람이라는 반증이 될테고요."


뭐지? 말에 묘한 끌어당김이 느껴진다.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그런 기운이 있다...!

그런데, 솔직히 맞는 말이잖아. 그 난장판 속에서도 나는 인간성을 꿋꿋이 지켰다. 그리고 대죄인이 된 것은 납득이 가지 않지만.

그래도 아이들을 구하고 그 아이들이 지낼 수 있는 식당을 만들어주었다. 물론, 내가 어쩔 수 없는 이들에게서까지 지켜주진 못 했지만...그건 다들 납득해주었다.


"사장님은 분명 현실에서는 평범한 사람이었겠지만, 회장에 의해서 특별한 사람이 되었죠. 이건 회장의 큰 실수입니다."

"그런 건가요?"

"네!"


내 어깨에 턱 하니 얹어지는 그 손에서 이제는 공포보다는 든든함이 느껴진다.

뭐라고 해야 할까...나를 짓누르던 거대한 산이 이제는 내 등을 지켜주고 있는 듯한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평범했으나 특별해졌다? 어라? 나 이 스토리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이거이거, 소설 주인공이 걸어가는 루트 아닌가?"

"아...!"

"게다가 사장님, 사장님은 촌장님과 저라는 기연을 얻었잖아요? 이제 사장님이 강해지면 된다는 의미죠!"

"마, 맞아요! 언제 까지고 이렇게 살 수는 없어...!"

"지금까지 음울하기만 하던 사장님의 인생이라는 소설이 드디어 긴 프롤로그가 끝나고 장대한 대서사시의 이야기로 접어드는 거예요!"

"...네...!"


인광 씨가 내 손에 무기를 쥐어주고 내게 엄지를 들어주었다. 나를 믿는다는 듯이 확고한 저 눈빛...괜히 내 자신감까지 높아지는 기분이다!

게다가 이상하게 몸이 가볍고, 힘이 솟아나는 기분이다! 내 몸속에 잠들어 있던 식욕의 그 탐욕스러운 힘이 덩달아 반응하고 있다!


"끄윽!"

"사장님! 힘내야 합니다! 사장님! 심력에 잡아먹히는 순간 저저 하등 쓸모 없고 개성 없는 악마 1로 전락하는 거예요!"

"네, 네...!"

"눈에 힘 빡 주고! 심호흡 찬찬이! 마음 굳게 먹고! 내가 짱이다! 내가 제일 잘 났다! 아자아자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꿀렁하고, 뱃속에서부터 무언가가 끓어올라 입을 통해서 터져나왔다.

새까맣고 탐욕적인, 마치 슬라임같은 그것은 내 입에서 흘러나왔으면서 그 표면에 하나 둘 뾰족한 이빨을 뽑아내고 있었다.

나를, 나를 먹으려고! 이것들이 나를 먹으려고 내게 이빨을 들이밀고 있다! 내 팔을 휘감고, 내 팔을 조종하려 들면서 나를 먹으려고!


"사장님 집중!"

"집중!"

"지금까지 잘 참아왔지 않습니까! 금욕적인 삶...누구보다 절제되어 온 삶! 그 순간순간이 누구보다 의미 있었을 순간들을 떠올려 봐요!"

"어, 어떤 걸...잘 모르겠어요!"

"처음! 대죄인이라고 불리게 된 이유가 뭡니까?"


이유...이유......


"그렇지, 차분하게. 악인이 활개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선인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성적으로! 어쨌든 뭐든 하려고 해봐요! 발버둥쳐!"

"처음에...저랑, 같이 넘어온 사람과 지하에 갇혀 있었어요..."


물도, 먹을 것도, 빛도 없던 곳에서 사람들은 서서히 매말라가고 있었다.

가끔은 장난스러운 악마들에 의해 바깥으로 끌려나가 괴롭혀지다 죽는 이들도 있었고, 가끔은 그런 악마가 되어버려 난동을 피우는 이들도 있었다.

나도 그 중 하나였다. 하지만 내 옆에는 그런 나를 말려주는 사람이 있었다. 이상할 정도로 친절하고 상냥했던 그 사람. 너무 어두웠던 탓에, 제정신이 아니었던 탓에 그 얼굴도, 목소리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많은 사람들이 일제히 악마가 되었고, 나는 죽을 위기에 처했다...그리고, 내가 가지게 되어버린 그 심력이 무엇인지 알았던 그녀는, 내게 자신을 먹으라고 했다...살아남기 위해 악마가 되라고.

그리고...그리고 난...그녀를 먹지 않았다. 그러나 살아남기를 포기하지도 않았다.


"결국...그 사람은 구하지 못 했지만, 저는 그곳에서 살아나올 수 있었어요."

"세상에...정말 감동스러운 이야기야...그때에 심정을 떠올려보세요! 그때 어떻게 해서 어떻게 악마들을 물리쳤나요!"

"그때..."


꾹 참았다. 끓어오르는 그 모든 것들을 꾹꾹 눌러담아 기회를 노려 한 번에 터트렸다...

그리고 악마를 먹었다. 지금도, 식욕을 참을 수 없을 때가 오면 밤중에 밖을 나가 약한 악마를 사냥한다. 그렇기에...대죄인인 것일테지. 이해한다.


"하아...하아...녀석들이, 식칼로...!"


날카로운 이빨이 잔뜩 달린 그 정체불명의 검은, 꼭 무슨 시멘트 같은 그것들이 내 입에서 내 어깨, 내 팔을 따라 흘러가 내 두 손에 들고 있던 식칼에 천천히 스며든다.

이제 더 이상 그것은 식칼이라고 부르기 힘든 것이 되어 있었다. 도구가 아닌 괴물의 일종이라고 불러야 할 정도다.


"이야~축하합니다, 싸장님! 극복하셨네! 보자...단계가 잘 기억이 안 나는데...대죄인 다음이 고행자였던가? 아주 훌륭하셔!"

"제, 제가...제가 해냈어요!"

"식욕을 억제하기 위한 절제의 힘이군요? 오오~! 그거 쉽지 않은데! 사장님 대단해!"

"하, 하하! 감사합니다!"

"다들 박수!"


모두가 나의 극복을 축하해준다. 아직 완전한 극복은 아닌 것 같지만, 분명 괄목할만한 성과이다!


"하하, 되게 웃기네. 아시아 문화 되는대로 섞어 넣은 무 왕국 위에 한국식 건축물을 지은 개량 한복 입은 기생오라비같이 생긴 아저씨가 손에 일식도를 들고 서양의 칠죄종 개념이랑 맞서 싸웠네? 아하하! 근본 없어!"

"인광 씨...저, 어쩐지 몸에서 힘이 넘쳐요!"

"실제로 그러니까 그런 거겠죠? 잘 됐네요! 안 그래도 때마침 그 인신매매 조직 족치러 갈 생각이었는데. 우리 다 같이 히어로가 되어봅시다."


그러면서 주섬주섬 그 보라색 소 가면을 꺼내 쓴다...저거, 중요한 걸까? 모닥이라는 아이도, 새하얀 찍찍이라는 남자도 가면을 꺼내는 쓰는데?

...나는, 뭐 없나?


"사장님은 컨셉이 그러니까 나중에 내가 하회탈 하나 만들어서 드릴게. 밤중에 만나면 섬뜩하고 괜찮겠네!"

"감사합니다!"

"자! 전투원들 전원 주목!"


척척 식탁 위로 올라가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로 앞으로의 일을 말하며 모두의 사기를 돋구어 준다.

어쩐지, 방금 전과 같은 이끌림은 느껴지지 않는데...이것은 내가 강해졌기 때문에 생긴 오만인가?

난, 그 정도로 안하무인한 사람이었단 말인가? 내게 새로운 힘을 주고 새로운 깨달음을 준 사람이 하는 말인데...?

...잠깐, 그 정도인데도 이렇게 느낀다는건 뭔가 잘못된 거 아닌가? 내가 가지게 된 절제의 힘이란 것이 내게 제대로 된 시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 아닐까?

그래서 저렇게 인광 씨가 그저 쾌락을 추구하며 말 몇 마디로 모두를 선동하는 쓰레기로 보이는 것인가?


"싹 다 조져!"

"와아아!!!!"

"수인들이라고 했던가? 종류별로 남녀 한쌍 씩은 남겨!"

"...? 와, 와아아...!


뭐어...그리 나쁜 사람 같지도 않고, 괜찮지 않을까? 그리고 막 개화한 힘이다. 정확히 다 들어맞을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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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 이번엔 제 차례가 아닐까요?!-외전- 21.06.20 9 1 6쪽
261 서러움-외전- 21.06.20 9 1 5쪽
260 동생-외전 +1 21.06.19 9 1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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