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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게임하는 게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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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탱이
작품등록일 :
2020.09.0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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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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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세계의 희망은

DUMMY

"하하하! 희망이가 뭐야 희망이가! 하하! 형네 딸이랑 똑같은 이름이면 구분이 안 되잖아!"

"어, 어어...어어..."

"긴장하기는. 네가 알고 있는 그 희망의 대영웅이 나 맞아! 부담갖지 않아도 돼!"

"????"


내가 기억하는 400년 전, 멸망한 세계의 희망의 대영웅은 이렇게 가벼운 느낌의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아, 파멸 아저씨에 대한 위협에서 벗어나서 사람이 마음이 놓였다거나, 뭐 그런건가? 납득이 된다.


"정확히 말하자면! 난! 그 희망의 대영웅이 세계가 멸망할 당시에 남겨버린 신체의 일부같은 거지!"

"그런 것치곤 꽤 멀쩡해보이시네요."

"와아, 형 얼굴로 존댓말하는 거 되게 신선하다! 우선! 말하자면 내가 만능이기 때문이지! 유능하고 유용한 인간인 덕이지!"


뭔가, 환상이 깨어지는 이 기분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산타를 믿던 어린 시절, 무대 뒤로 퇴장하는 산타의 뒤를 따라갔다 우연히 마주친 담배 피는 산타를 본 기분이랄까...

소환자 아저씨 때문에 성격에 문제가 생긴 건 나도 잘 알고 있지만, 이렇게까지 망가질 수도 있는 건가?


"우리 인광이가 뭐가 궁금할까? 묻는 말엔 모두 대답해줄게. 바라는게 있다면 전부 말해, 이뤄줄 수 있어. 놀랍도록 만능이거든!"

"......"


회상에서 본 희망이는 이런 인간이 아니었는데. 회장이 이 녀석을 싫어하면 싫어했지 좋아할 리가 없으니 좋게 포장해주었을 리도 없고.

그렇다면, 뭐, 저건가? 지키고자 했던 것을 지키지 못해 멘탈이 박살이 난 건가?

자기 친구들은 그 모양이 되고 멸망한 세계는 회장에게 저당 잡혀서 그꼴이 되어서 그런 건가?

그리고, 내 이름은 어떻게 아는 거야? 회장이 말해줬나?


"세계가 멸망한 탓에 미쳐버렸다고 생각하는 거야? 네가 소환자 아저씨라고 부르는 그 오래된 대장장이가 날 이렇게 만들어버렸다고 생각해? 그것도 아니라면 나와 함께 여행한 아이들의 최후 때문에?"

"...뭐야 대체?"

"하하, 그건 좀 그런게, 이름도 까먹었는걸. 혹시나 싶어 미리 말해두자면, 내가 네 이름을 아는 건 별로 이상하지 않아. 내가 뭔가 아는 건 당연한 일이야. 질문을 하려고 한다면 그것 말고 다른 말을 해주길 바래. 똑똑한 인광이는 가장 효율적인 질문을 할 줄 알겠지?"


말문이 막히는 인간이다. 좀 전의 아저씨가 처리하려고 갈 때 그냥 처리하게 뒀어야 했는데.

...지금이라도 내가 처리할까? 조금 마음 아픈 일이지만 가만 보니 저쪽도 평범한 인간은 아니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살아있는 생명이 아니다. 영혼이 없는 걸 살아있다고 부를 수는 없잖아.

처음엔 못미더웠지만, 말 그대로 멸망한 세계에서 긁어모은 찌꺼기 같은 것이 아닐까.


"참, 방 키는 잘 가지고 있어?"

"방...? 아, 그 호텔리어 아저씨가 준 거...가지고 있죠?"

"이거 복선이야 잘 기억해둬. 나 이렇게 큰 힌트 주는 경우 잘 없다? 우리 친구가 워낙 괜찮은 사람인 것 같아서 알려주는 거야. 재미있어 보여."

"무슨 소린지 대체...그런데 이쯤이면 내가 뭘 물어볼지도 알 수 있는 거 아니에요?"

"내가 대답만 툭 던져주면 아저씨가 알 수는 있고? 다행스럽게도! 난 내가 아는 만큼 상대가 알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어. 공감과 이해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지."


자리에서 조용히 일어난 희망이에게서는, 조금의 무게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도 어떻게 사람의 모양은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손가락 하나만 남아 있다던가 하는 그런 것이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도대체 이 양반은 그 작고 작은 부위 하나만으로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거지?

이 깊은 지하 깊숙한 곳에, 그것도 회장이 소유한 땅 아래에 있다는 것은, 희망이와 회장이 어느 정도 이해관계로 돕고 돕는 관계라거나?


"우선! 말하지만 난 특별히 그 미친 마법사의 일을 돕지 않았어. 녀석이 멋대로 날 이용하긴 했지. 막을 수 있지 않았냐고? 그러다가 형한테 혼나면 우리 인광이가 책임져줄 거 아니잖아."

"방금 묻기 전에 대답 안 해줄거라는 식으로 말하지 않았던가?"

"방금! 네 머리가 내가 대답해줄 의문을 떠올렸을테니 대답해주는 거 아닐까?"


뭔, 세상...혼돈이나 회장도 대하기는 힘들었지만 이쪽은 뭔가가 다르다. 다가가기 싫은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천천히 다가오면, 위압감은 느껴지지 않지만 주춤주춤 뒤로 물러서게 된다. 파멸 아저씨를 보았을 때조차 이러진 않았는데.

정말 당황스럽다. 혹시, 내가 겁이라도 먹은 걸까? 이젠 안 그래도 되는 수준이라고 생각했는데, 위에는 더 위가 있는 건가.


"이래봬도 용사라는 설정이라, 심성이 사악한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나를 경계하게 돼."

"설정? 꼭 무슨 게임처럼...잠깐! 여, 여기도, 여기도 게임인 건 아니지? 그치?"

"에이~아니지~! 게임치고는 너무 재미없잖아? 안 그래?"

"하긴...그런데, 심성이 사악하다니? 내가 그렇다는 말이야?"

"으음~! 너는 형을 모델로 만들어진 애잖아? 그래서 그런 거 아닐까 싶어. 형도 날 정~말 싫어하거든. 그 마법사가 참 치밀하게도 설계를 해뒀네. 신기해. 아! 어쩌면 네가 그냥 나쁜 사람일수도 있고! 하하하! 그건 내가 뭐라고 말 못 하겠네? 사람의 기준이라는 건 사람의 숫자만큼 있는 거 아니겠어요? 선과 악의 기준은 무엇인가...언제나 힘든 토론 주제지! 나에게는."


하하 웃으며 다가오는 희망이, 몸이 저 꼬라지인데도 걸음걸이에 조금의 흔들림도 느껴지지 않는다.

끝도 없이 말로 밀어붙이는 희망에게서 차오르는 불쾌감과 어지러움에 나는 황급히 멀어지며 손을 흔들었다.


"가까이 오지마...토할 것 같아...!"

"확인차 일부러 그런 거야. 이제 가까이 안 갈게. 그래서? 김인광 씨는 내게 할 말이 있으신가? 시간이 별로 없어! 시간은 상대적이라는 말을 누가 했던 것 같긴 한데 지금 너와 내 시간은 한없이 다르게 흘러가. 내 시간이 조금 더 많이 빠른 편이지. 그러니까 빠르고 신속하게 내게 할 말이 있다면 하고, 없다면 그냥 돌아가는 편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 아, 강요는 아니야. 너에게 뭔가 신선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너 마음대로 해. 난 언제나 너의 선택을 존중한단다?"

"말이 많아..."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생명. 특수한...뭔가로 인해 현재 이곳에서 나와 대화를 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 무언가가 이 시설에 있다고 한다면 확실히 희망이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디까지 대답해줄 수 있어?"

"네가 어디까지 알아야 되는지에 따라 다르겠죠?"


이해를 못 하겠네 정말. 무슨 전문가가 전문 용어를 줄줄 읊으며 설명을 하는 걸 듣고 있는 기분이다.

기본적인 용어들도 모르니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는 그런 기분인데, 말 자체에는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말이 없는데 왜 이해가 안 가는지 모르겠다.


"이런 사람이 왜 그 세계는 멸망하게 둔 거야? 시간이 지나서 더 강해진 거야?"

"하하, 너도 지금 자유롭게 힘을 쓰기에는 제한이 있잖아. 나도 비슷한 거야. 이 세계의 규칙이 그렇다기 보다는, 일이 너무 시시해지는 걸 막으려는 형의 방법 중 하나지."


재미? 누구는 죽어나가는데 재미? 여러 세계를 돌아다니며 마왕 짓을 하다보니 생긴 규칙 같은 건가?


"솔직히 잠깐 살다갈거면 그럴 필요는 없지만, 형은 그 잠깐의 삶을 여러번 살잖아? 아주 조금의 자극이라도 없으면 살기 힘들지. 그래도 요즘은 애가 생겨서 그나마 둥글어진 거야. 진짜라니까? 옛날엔 그게 누구든 눈도 못 마주치게 했었어."

"...말이 원래 그렇게 많았어? 파스티엔들한테는 안 그랬던 것 같은데."

"아~! 그땐, 내가 한참 마음의 상처가 있던 때라서...지금도 없다고는 못 하겠는데 그때보다는 많이 나아진 셈이지. 뭐라고 해야할까, 이, 나를 옥죄던 강박에서 조금 벗어난 느낌?"


그 강박 관념 조금 더 오래 가지고 있었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본인이 행복해보이니 된 걸까?

그래서, 이제 내가 저걸 어찌하냐인데. 거의 질문을 강요하는 듯한 말투에는 괜히 아무런 말도 하고 싶지 않아지는 그런 반발심도 생긴다.

하지만, 시간이 오래 가면 결국 회장이 강림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뭐가 됐든 빠르게 결정하는 것이 좋긴 할 것이다. 괜한 반발심에 일을 저지를 순간은 아니니까.


"조금 조심성이 많은 타입?"

"괜히 생각이 많은 타입. 게임에서는 잘 돌아가는데, 현실에서는 잘 안 돌아가네."

"하하하! 그럼 게임처럼 해볼까? 다른 도움도 줄 겸?"

"엉?"


순간적으로 주변이 뒤틀리는 듯하더니 검을 든 희망이가 내 앞에 선다. 조금 전까지의 가볍고 부드러운 분위기는 어디 갖다 버린 건지 위압감이 미쳤다.

게다가 이 느낌...이 불쾌감은 조금 전까지의 것과도 다르다, 그래...분명, 혼돈과 닮아있다.


"...솔직히 말해서, 스스로 일어나지 못하는 아이를 돕는 건 상당히 혐오하는 편이야."

"가, 갑자기?!"

"하하하! 이렇게까지 해주는 건 넌 아닌 것 같아서 하는 거니까 안심해! 나, 거짓말은 자주 하지마 진실된 사람이야?"


저게 뭔 개소리지? 미친 건가? 아니야, 확실히 미쳤다. 그냥 미친 인간이다. 확실하다!

도대체 이게 뭐가 어떻게 된 것인지, 내가 천장에 붙어 있고 희망이는 벽에 붙어 있고, 내가 조금 전까지 서 있던 땅은 하늘을 떠다니고 내가 들어온 문을 바닥을 향하고 있다.

공간이 뒤틀리면서 덩달아 내 인지력도 맛이 가버린 건지 헛구역질을 하게 된다.


"결국, 우리 인광 님이 도달할 질문에 미리 대답을 해주자면. 맞아."

"뭐...가!"

"그것만 기억해. 간다~!"


가벼운 말투와는 다르게 몇 번이나 다른 장소에서 쑥쑥 튀어나오더니 순식간에 내게 검을 휘두른다.


깡!


어찌어찌 손으로 막아내기는 했지만 무게감이 정신이 나간 수준이다. 너 창이 전문이라며! 검은 그냥 성검이 성 '검' 이라서 들고 다닌거라며!


"인광쓰! 수업 시간이에요! 내가 뭘 한 걸까요?!"

"으아아! 진도가 너무 빨라요 선생님!!"

"하하하! 그런 것까지 제가 신경 쓸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친구! 이야!"


분명, 희망이에 의해 뒤로 밀려난 것인데도 정신을 차리고보니 희망이의 등을 보고 있었다.

...그렇군, 대충 알 것 같다. 알긴 알겠는데 대처를 못 하겠다! 아니, 대체 뭘 어떻게 해야 흐름까지 뒤틀어버리는 거지?


"환각은 아니야! 그건 틀린 답이야! 그래도 훌륭해, 빠르게 파악을 하긴 했어? 응?!"


쾅쾅쾅. 연속해서 이어지는 검격. 분명 내게 등을 보이고 있었는데 어느 사이엔가 내게 정면을 보인 채 돌진해오고 있다.

내 시야를 속이는 환각이 아니라면 공간의 일그러짐을 이용한 방법인가? 실제로 내가 서 있는 곳은 평지가 맞는데 공간을 찢었다가 다시 붙여서 보이는 것만 이렇게 세상이 난장판이 된 것처럼 보이는 거야!

그러니까 지금 희망이가 내 발 밑에 있고 내 앞에는 벽이 있지만 실제론 내 앞에 희망이가 있는 거니까 저 벽을 향해 달려가면!


쿵!


"아니잖아!!"

"하하하! 그렇게 살아온 세월이 얼만데 한가지 방법으로 싸우겠어? 안 그래?"

"...온오프라 이거지? 망할 거!"

"하하! 오늘 내가 한 말 잊지 말고! 그럼 이제!"


쿵!! 콰직!


거칠게 숨을 내쉬는 나의 머리 위에, 거대한 구멍이 뚫리더니, 희망이가 새하얀 덩어리에 깔렸다.


"집에 갈 시간이다, 아들."

"거 시발, 누구더러 아들이래?"


폭풍같은 인간이 사라지고 나니 다음은 운석 같은 인간이 찾아왔다. 세상 살기가 왜 이렇게 빡센지 모르겠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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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7 빨리빨리 21.07.22 4 0 12쪽
286 거래 +1 21.07.21 6 1 14쪽
285 가정교육 21.07.20 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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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 감상-외전- 21.07.19 7 1 7쪽
282 다른 사람 21.07.16 7 1 16쪽
281 파스티엔(?) 공략 21.07.15 6 1 12쪽
280 불굴의 마음으로 21.07.14 9 1 12쪽
279 요정의 호수 21.07.13 8 1 12쪽
278 다시 한 번 중앙으로 21.07.12 7 1 12쪽
277 닿지 않는 친절한 마음 21.07.09 9 1 15쪽
276 친절의 과거 21.07.08 9 1 12쪽
275 친절함 21.07.07 17 1 12쪽
274 버그 맵 21.07.06 8 1 14쪽
273 과거에 21.07.05 8 1 13쪽
272 최강은 누구인가 21.07.02 11 1 14쪽
271 마음먹기 21.07.01 14 1 11쪽
270 힘으로 증명해라 21.06.30 13 1 12쪽
269 공포를 심어주는 법 21.06.29 10 1 15쪽
268 괘씸죄 21.06.28 12 1 12쪽
267 던전 브레이커 21.06.25 13 1 11쪽
266 괴상망측한 괴성 21.06.24 15 1 14쪽
265 이글거리는 이빨 21.06.23 13 1 12쪽
264 이 자는 누구인가? 어떻게 죽었는가? 21.06.22 11 1 12쪽
263 신대륙 탐험대 21.06.21 12 1 11쪽
262 이번엔 제 차례가 아닐까요?!-외전- 21.06.20 9 1 6쪽
261 서러움-외전- 21.06.20 9 1 5쪽
260 동생-외전 +1 21.06.19 10 1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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