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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탱이
작품등록일 :
2020.09.0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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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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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DUMMY

집에 왔다. 회장이랑 싸워서 좋은 꼴은 못 볼테니까. 창이 쪽에서 후퇴 콜이 떨어지기도 했고.

회장도 그냥 날 보내줬다. 내가 진짜 빡돌아서 싸우기 시작하면 좋게 끝날 리가 없으니까.

사람들이 모두 다 죽어버렸다는 말에 창이가 크게 낙심하긴 했지만, 그래도 어찌어찌 잘 극복한 모양이다. 아주 여린 멘탈은 아니긴 하지.


"형...! 제가 조만간 이거 정리해서 다시 연락 드릴게요!"

"그래, 천천히 해라."

"에이, 그런 게 어디 있어요? 사람 목숨이 달린 일이잖아요! 최선을 다 해야지!"


뭐...그렇다고 해도 김민식 씨는 이미 본체가 죽었을 것 같은데? 그리고 어차피 이런식으로는 많이 죽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다음 행동은 더 조심스럽게 해야된다.

그 일에 나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 게임에서만큼 풍부한 정보와 여러 준비가 가능하다면 모르겠지만, 현실에서는 그게 안 된다.

아무리 내가 조심스럽게 하고 비밀스럽게 하려고 해도 과연 회장이 그걸 모를까? 라는 의문.

내가 괜히 그 계획을 도와주게 되면 오히려 더 빠르게 회장에게 계획이 들키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

내가 나타나는 것 자체가 이미 큰 위험 요소로 알려진 이상, 내 정체가 확인되자마자 사람들을 전부 처리해버릴 것이라는 사실.


"고생해라."

"...응!"


창이를 떠나보내고 다친 아이엔을 치료해주고, 조금 삐진 듯한 파이를 달래고.


"쓰읍...하아..."


고민이 시작된다.

오늘 만난 희망이와의 짧은 대화들...도통 알아듣기 힘든 말들이었지만 그 중요성을 지나칠 수가 없었다.

파멸 아저씨와는 잡담을 나누다 해결 방법을 찾은 느낌이었는데, 희망이와의 대화는 말로 거세게 얻어맞다가 숙제 거리만 늘어난 느낌이다.

설마 그 부드러운 인상으로 그렇게까지 쉴 새 없이 말을 토해낼 줄은 몰랐다.


'생미친 놈인 건 확실한데...하는 말들이 또 왜 신뢰가 가는지...'


괜히 희망의 대영웅이었을까. 괜히 파멸 아저씨가 극혐하는 인간일까. 이래저래 아는 것도 많아 보이고...

또, 마지막에는 회장이 올 걸 알았는지 내게 혼돈과의 전투를 대비하는 법을 알려주기도 했지.

말하는 걸로 봐서는 전부 다 가르쳐줬다기 보다는 맛보기만 보여준 것 같기는 하지만, 귀중한 정보다.

전에 불행전에서의 혼돈은 혼돈 본인이 아니라 혼돈의 탈을 쓴 해피여서 크게 정보가 되지 못하니까.


'오늘 전투, 진짜 뭘 어째야 좋을지 모를 정도로 혼란스러웠어. 진짜 공간 전체가 자기 마음대로였으니까...'


생각으로는 나도 같이 영역 스킬을 써서 아주 겹쳐버리면 어느 정도 중화되지 않을까 싶긴 한데, 그렇다 해도 역량이 내가 많이 밀린다.

이번에 무 왕국에서 대마왕을 공략하면서 어느 정도 레벨링이나 스펙업이 된다면 또 모르겠지만, 이미 고레벨 고스펙인 내가 얼마나 더 강해질 수 있을까.

진짜 무슨 대규모 업데이트 이런 걸로 뭐가 더 풀리지 않는 한 이 이상의 스펙업은 힘들 것 같다.

쯧, 현실이면 그냥 잡는 건데...


"아아아아빠! 뭐행?"


털썩.


소파에 누워있던 내게 밥을 먹고 배가 부른지 졸린 것처럼 눈을 끔뻑이는 모닥이가 달려와 내 배 위에 눕는다.

이놈 이거, 묘하게 현실에서 더 앵기는 것 같아. 게임에서는 자연이 앞이라고 그나마 자제하는 걸까? 하, 꼴에 오빠라고 성숙한 척 하는 거야? 귀엽긴.


"혼돈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모르겠네. 일단 그놈부터 어떻게 처리를 해야 하는데."

"으짜피 나중에 싸울건디 그건 나중에 생각해도 되지 않낭?"

"그른가?"


흠...틀린 말은 아니다. 당분간은 혼돈이 떠나간 대륙의 안정 및, 다리 도시의 완공에 힘을 써야지.

다리 도시도 요번에 아이엔이 전쟁에서 대승을 거두면서 일단 조건은 만족이 되었고, 지원자도 많으니 건설 자체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라면 건너편 대륙에서 다리를 뚝딱뚝딱 지으며 다가올 우리를 가만히 내버려둘 것이냐.

또 월드 게이트 세계에서 바다는 지옥이나 다름없다. 즉, 완공된다 하여도 과연 이 다리 도시의 유지 및 보수에 얼마나 많은 자원이 들어가게 될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다리 도시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괜찮을지도 모르지만, 또 무슨 이벤트가 일어나서 다리가 무너진다거나 할 수도 있으니까.


"그래요, 지금 당장은 혼돈보다는 대마왕 공략부터 신경써야죠."

"그렇긴하지...너도 지금 오고 있지?"

"네, 가고 있죠. 가는 길에 사람들 많이 보이더라고요. 요즘은 방송도 탄 것 같던데요? 무 왕국 길 뚫렸고, 최초 대마왕 레이드 뚫렸으니까 트라이하러 가자고."

"인방 씨한테 이야길 해주긴 했지..."


굳이 내가 아니어도 대마왕을 죽이면 되긴 하니 그쪽은 그냥 맡겨둘까 싶기도 하고...흐음...

사람들이 많이 유입되는 편이 아무래도 좋기도 할 것이다. 그래야 회장이 그곳에 김민식 씨 같은 이상한 실험을 덜 하겠지.

아니면 의외로, 괜찮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더 저지를지도 모르고. 이번 기회에 유저들이 과연 이런 이상한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이냐를 확실하게 알아보려 할지도.

나 같은 경우에는 회장이 어떤 인간인지 아니까 이렇게 과잉반응하는 거지 다른 유저들은 아닐 가능성이 높잖아.


"...어쨌든, 우리도 대마왕 공략에 힘을 쏟긴 해야겠지. 보니까 그놈은 아주 도시를 만들었더라고."

"공성전이야?"

"아니? 그건 아니고, 던전 형식인 것 같아. 아마 여러 파티가 한꺼번에 여러 포인트를 점령해서 대마왕을 약화시키는 구조일 것 같던데?"


미리 들어가본 정찰대의 말에 의하면 미니 게임이나 중간 보스가 많이 준비되어 있는 것 같다.

각각의 지점을 클리어 하고 마지막으로 대마왕의 성만 남았을 때 대마왕에게 다가갈 수 있게 되는 거겠지.

이 게임의 특성상 그 과정만 족히 일주일은 걸리지 않을까 예상된다.

다행히도 인원이 많아진다고 괜히 더 난도가 높아지는 계열은 아닌 듯하니 사람은 최대한 많이 끌고 올 예정이다.


"아, 생각난김에. 최근에 외뿔이랑도 연락이 닿았어. 안 그래도 걔한테는 다리 도시 컨텐츠 중 하나를 맡겨볼까 했는데, 타이밍이 좋아."

"외뿔...그 자식 마음에는 안 들어도 꽤 쓸만한 말인데, 안 데리고 다니려고?"

"통제가 안 되니까. 이번에도 연락한 이유가 또 한 판 붙자고 한 건데, 같이 다니면 매일 그러지 않겠어?"


시험의 길을 클리어하며 말도 안 되게 강해졌을 외뿔이를 생각하면 되도록 멀리두고 싶다.

진짜...진짜 망할 놈이야 그놈, 기껏 따라잡았다고 생각하면 다시 저 멀리 도망가있고.

어찌됐건 싸움을 좋아하는 그 녀석에게는 다리 도시의 역 중 하나를 배당할 생각이다.

시험의 탑이라는 이름으로 탑을 세우고 그 꼭대기에 녀석을 두는 거지.

'여기까지 오는 놈들은 나보다 센 놈들일 걸?' 이라고 말하면 기꺼이 기다려줄 거다.


"김민식 씨...그 사람한테는 뭐라고 말을 해줘야 할지 모르겠네."

"그래도, 죽은 게 확인된 건 아니잖아요?"

"확인하고 싶어도 확인을 못하는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어? 발견되기 전까지는 죽은 거나 마찬가지야."


그래도 일단 창이 일행이 어떻게 하는지 다 보고 난 뒤에 알려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어차피 김민식 씨도 특별히 기억이 없어서 돌아가는 것이 급한게 아니라 무 왕국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급하게 여기는 것 같으니까.

적당히 달래주기는 해야할 것 같다. 요즘 묘하게 달아오른 것 같던데 이번 일로 푹 식어버릴지도 모르겠네.


"흐음..."


그리고 희망이가 남긴 말이, 방 키와, '맞아' 인데...이제야 알겠네, 그놈이 내가 질문하기 전에 먼저 대답하지 않은 이유. 이상한 친절이야.

일단, 방 키인데...호텔리어 아저씨의 방은 뭔가 단절된 공간이라는 느낌이 들기는 했지.

그런데 그게 복선이라고? 어떤 류의 복선을 말하는 걸까? 그냥 의외의 보상이 생겼다고만 생각했는데 이게 이렇게 된다고?

희망이는 미래를 볼 수 있는 걸까. 아니면 유능하고 유용하다는 말처럼 잘 내다보는 것일까.


'방 키...그 호텔에 대해서 더 알아봐야겠어.'


희망이가 굳이 언급을 한 것을 보면 뭔가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 뭔가가 뭔지는 아직 전혀 모르겠지만.

나도 처음에 이래저래 쓸만하겠다는 생각은 했었다. 그 안에서는 내가 자유롭게 힘을 쓸 수 있으니까.


'이건, 천천히 하기로 하고...'맞아' 라...'


도대체 뭐가 맞다는 걸까. 내가 할 질문에 대한 대답일텐데, 그 대답이라면 내가 뭔가 예상하고 있는 것이 맞느냐고 물어볼 것이었다는 의미겠지?

그런데, 내가 뭐, 어디 지금 '그렇지 않을까?' 생각하는게 한둘이어야지, 그냥 그렇게만 해서는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말의 분위기상 예측의 범위를 좁혀볼 수는 있고, 그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계획이 잡히기도 하지만.


"음! 아이엔, 나 없이도 대마왕 공략할 수 있지?"

"아저씨가 말해준 느낌의 공략법이라면 굳이 아저씨 없이도 가능하긴 하죠."

"그래...그러면 나 잠깐 자리 좀 비울테니까 네가 대마왕 좀 맡아줄래?"

"네."

"음! 그래그래! 우리 딸넴이 최고야!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음! 아이엔 상태도 좋아보이니 믿고 맡길 수 있겠다. 요번에 천하대장군이라는 직업으로 전직도 했다하니 장군다운 일을 맡기는 것도 맞을 테고.

그 다음으로, 무 왕국의 소유권 자체를 얻지는 못 했으니 대충 대마왕 던전으로 가는 길만 뚫어주고 자리를 비키도록하자.

할 수만 있다면 한 입하고 싶은 마음이기도 하지만, 영토 분쟁이 일어나기 시작하면 끝도 없다. 그냥 포기하고 말지.

대신, 이번 일을 포기하면 다리 도시에 대한 온전한 소유권을 주장하기 편해지니 그걸로 만족하자.


"...됐으! 들어가보자."


평소보다 늦은 접속이지만 상관없다. 그러고보니 창이도 이쪽으로 오고 있었는데 이번 일 때문에 오다가 말게 생겼네? 저런, 동선 낭비 너무 심하다.


"나 오랫동안 못 볼수도 있어. 그렇다고 외로워하진 말고!"

"네."

"...너무 단호하게 대답한다, 나 조금 마음 아플지도."

"네!"


딸이 크는게 무섭다...뒤늦은 사춘기는 지나갔으면 좋겠구나 딸넴, 아빠가 애를 아기부터 키우질 않아서 면역이 없어요...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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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 동생-외전 +1 21.06.19 10 1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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