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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탱이
작품등록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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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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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왕 구출 작전

DUMMY

"진정해 덩치, 해가 지고 있잖아. 잠 잘 시간이라고."

"어둠의 너의 주무대지. 어서 준비해라!"

"하! 싫은데!"


눈앞에 나타난 거대한 적, 등뒤에는 잔뜩 겁 먹은...아군 비스무리한 무언가가 있고, 느낌상 어쩐지 지켜줘야할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분명 김민식 씨와 같은 처지의 사람일 것이라고, 인광은 단정짓는다. 그러니 대마왕이라는 이름을 달고도 만족스럽지 못한 전투 능력과 적의 등장에 전투에 돌입한다는 적대적 몬스터의 기본적인 개념이 새겨져 있지 않은 것이다.

그런 대마왕의 앞에 나타난 대부분의 고민의 귀결이 싸움으로 끝이 나는 외뿔이 나타났다.


"네가 싫다면 저 여자와 싸우겠다. 시험의 길에서 얻은 힘이 어느 정도인지, 시험해봐야겠다."

"아이엔 때려눕힌 거면 충분하잖아?"

"흥, 내가 네 딸과 진지하게 싸웠을 거라 생각하는 거냐?"

"...워어, 진짜냐 이거..."


인광의 마음에 도망가고 싶다는 처절한 욕구가 무럭무럭 솟아났다. 뒤에 대마왕이 없었더라면 진즉에 그랬을 것이다.

이젠 모닥이와도 견줄 수 있을 정도의 압도적인 화력을 가진 아이엔이다. 그런 아이엔과 대충 싸워 이길 수 있을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다니.

그냥 적당히 싸워주고 지면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상대는 무려 그 외뿔이다. 제대로 대처조차 하지 못하고 쓰러지면 그땐 무슨 소릴 할 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적어도 지더라도 외뿔이 만족할 만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이다. 인광이 외뿔과의 첫 전투에서 그러했던 것처럼.


"네 녀석도 적당히 강해졌군...흥미가 생겨...!"

"아니요! 저는 약합니다!"

"닥쳐라, 판단은 내가 한다."


시험의 길에서 떠도는 동안 어지간히도 답답했던 모양인지 외뿔은 반드시 지금의 답답함을 풀어야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비췄다.


"아이 진짜...!"


이길 수 없는 싸움. 싸움에 아무런 의미가 없는 싸움, 하지만 포기할 수도 없는 싸움.

인광의 불굴이 그를 괴롭히기 때문도 있지만 대마왕의 출신도 인광의 발목을 잡았다.

그 지하의 감옥이나 다름없는 곳에서 마주했던 머리가 터져나갔던 수많은 시체들.

회장에의해 월드 게이트에 강제로 넣어져 강제로 이곳의 주민이 된 이들.

회장에의해 모든 것을 조종당했던 인광으로서는 동질감같은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이었다.


"말랑아! 근처에 있니?!"


말랑이와 자연이를 부르고, 모닥이와 일체화 한다. 싸울 준비를 한다.

그냥 흘려보낸 줄 알았던 이들의 모습이 눈에 밟히고 뇌리에 남아 괜히 더 열심히.

인광이 관계도 없고 관심도 없는 인간의 일에 이렇게까지 열심히 하는 것도 정말 보기 드물 것이다.


'김민식 씨도, 여기 대마왕도. 한 번 죽고 나서 다시 되살아난다 하더라도 그 부활한 두 사람이 과연 전과 같은 현실을 살았던 두 사람인가 확신할 수 없어.'


아직 둘 모두 한 번도 죽음을 경험해본 적이 없음은 확실했다. 김민식 씨와 같은 처지의 이들이 죽고 나서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려진 바가 없다.

부활이 그렇게까지 어려운 것은 아닌 세계관에서 죽음 이후의 뒷 이야기를 알 수 없다는 것은 영원한 죽음을 뜻하는 것이 아닐까.

어쩌면 완전히 이성과 기억을 상실하고 악마 중 하나가 되어버릴지도 모를 일이었다.


"인광, 씨......대체 무슨 상황이에요 이거?!"


급하게 외뿔이 뚫어놓은 성의 구멍으로 올라온 말랑이는 상황을 파악하려 했지만, 대마왕을 지키는 대마왕을 잡자고 했던 인광과 대마왕을 잡으라고 인광이 끌고온 외뿔이 인광과 대치하고 있는 것을 보면, 머리가 따라가질 않았다.

그나마 점점 끓어오르는 외뿔의 분위기와 다급한 인광의 표정 덕에 더 묻지 않았던 것이지 말랑은 지금 자신이 뭘 하고 있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후우! 하여튼 빌어먹을 거, 난 말 안 통하는 놈이 제일 싫어!"

"그래, 그래야지...! 덤벼라, 얼마나 강해졌는지 봐주마. 얼마나 강해졌는지! 보여주마!"

"아니! 안 보여줘도 돼! 부탁이니까 살살하다가 콱 죽어버려! 방심하라고 방심! 강자의 특권!"

"어리석은 자의 습관이지! 간다!"


외뿔과의 싸움에서 적당히는 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인광은 처음부터 중지 스킬을 사용하여 자신의 영역을 만들어낸다.

말랑이와 자연이, 대마왕은 밖에 둔 채 다소 좁은 범위를 인광과 외뿔만을 가두는 검은 반구가 만들어진다.

그러나 외뿔의 힘은 오만, 세상의 중심이 바로 자신이라는 오만방자하기 짝이 없는 그 힘은 자신의 영역을 인광이 침범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아 인광의 영역 안에 외뿔은 쉽게 갇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외뿔은 기꺼이 인광의 영역 안으로 들어간다. 그것이 강자의 의무이리라 생각하면서.


"훌륭하군!"

"거...! 에이씨!"


인광에게 있어서는 주력기나 마찬가지인데 혼돈도 그렇고 외뿔도 그렇고, 너무 쉽게 영역 스킬에서 벗어나는 것을 보며 인광은 있는대로 짜증을 냈다.

그 짜증은 영역 안을 가득 채우며 영역 안의 풍경을 변화시킨다. 뜨겁고, 끈적하고 파괴적이게. 점점 더 외뿔이 좋아할 상황을, 의도치 않게 만들어낸다.


"뭐야? 뭔데? 뭘 한 거야?"


한편, 인광이 만들어낸 영역 스킬의 밖에서는 머리에 하나 가득 의문이 가득한 대마왕이 바닥에 주저앉아 멍하니 검은 반구를 쳐다보았다.

순식간에 수십가지의 강화 마법을 보이지 않는 인광에게 걸어주는 말랑이나, 주변의 힘을 끌어모아 안으로 보내주는 자연이.

박살이난 자신의 성과 서서히 돌파되어가는 성 주변의 탑들, 대마왕인 자신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세상이 흘러가고 있었다.


"야, 야...! 뭐라고, 뭐라고 설명이라도 해줘!"


상황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아 느끼는 답답함과 혼자 붕 떠버린 듯한 소외감. 이 무 왕국에서만큼은 자유로운 지배자였던 그녀에게는 혼돈 그 자체였다.


"저도 몰라요!"

"너, 조금 전의 저 남자랑 아는 사이 아니야? 그런데 왜 몰라?!"

"...그게, 매력인 사람이라! 자기멋대로죠!"


바깥에서는 안이 보이지 않아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알 수 없다. 그저 끊임없이 터져나오는 강한 충격과 성이 흔들리는 듯한 진동에 대충 유추만할 뿐.

그러다보니 그녀는 저 안의 둘에 대한 공포심이 커져갔다. 어느 한쪽이라도 살아서 나왔을 때 둘 중 하나라도 상대할 자신이 없었다.

당장 싸울 생각도 없었던 인광에게 무력하게 제압당해 꼼짝도 못했던 전적이 있지 않은가.


'도망가야 하나?'


도망가서 갈 곳은 있을까. 아무 곳도 없다. 대마왕이라는 이름이 자신을 길 잃게 만든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어디로 도망가든 결국 그녀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의무감, 시스템에 조종당하게 될 것이다.

결국 여태까지 그래왔듯이 또 어딘가에서 회장의 실험을 돕는 고성능 모르모트가 될 뿐이었다.


'...차라리 지금 저 둘을 인질로 삼을까?'


상대를 생각했을 때 자살보다 못한 선택이었지만 혼란에 빠진 그녀에게는 나름대로의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느껴졌다.

게다가 자길 죽이려고 하는 그 눈빛, 기억에 새겨져 악몽에라도 나올 것만 같은 그 눈빛을 떠올리면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이 필요해보였다.

그래서 손을 뻗었다. 본능에 충실하게, 자극 받은 생존 본능에 살기 위해 움직임을 이어갔다.


콰직!


그러나 그 간절한 손짓은 그녀의 기억 속에 인상 깊게 남은 남자의 검에 의해 가로막혔다.

인광에의해 단시간에 성장한 김민식 씨의 검이, 때마침 탑의 설치물이 모두 무너져 힘이 약해지고 겁에 질린 대마왕의 팔을 뚫고 바닥에 고정시켰다.


우드득! 쫘악!


게다가 거기서 그치지 않고 김민식 씨의 식욕이 새겨진 검이 대마왕을 안에서부터 갉아먹기 시작한다.


"꺄아악!"

"어딜...!"

"너, 너...! 왜...!"

"왜? 왜?!"

"그래 왜! 내가 너 살려줬잖아! 내가 너 그렇게 만들어줬잖아! 넌 나한테 이러면 안 되지!"


속에서부터 끓어오르는 분노는, 다행히도 그가 깨우친 절제의 힘에 의해 서서히 잦아들었다.

그리고, 천천히 그녀의 말을 되짚어 본다. 뭔가 마음에 걸리는 말이 있었다.


"네가 날 이렇게 만들었다고?"

"그래!"

"...잠깐..."


흐릿하게 떠오르는 목소리, 코에 스치는 피 흘리는 그녀의 냄새, 자신을 바라보는 떨리는 동공.

어둠 속에서 죽어가던 그와 함께 죽어가던 그녀, 그를 살리기 위해 죽어가는 자신을 희생하려했던 그녀, 자신에게 끝도 없는 허기를 주고, 그걸 참을 절제를 꽃피워준 그녀.

대마왕에게서 자극받은 흐릿한 기억 속에서 알아낸 것은 눈앞의 대마왕과 그가 매번 악몽에서 만나는 그녀가 같은 인물일 것이라는 것.

느낀 것은, 자신을 속인 것에 대한 분노와 이런 녀석을 위해 그렇게 슬퍼하고, 이런 녀석을 위해 마음 한구석에 죄책감과 함께 그리움을 품고 살았단 말인가.


"네가...날..."

"그, 그래! 기억나지? 우리 막, 그렇게 나쁘진 않았잖아!"

"...그래, 그랬지."


피어오르는 희망에 환하게 미소짓던 대마왕의 표정이 고통으로 인해 끔찍하게 일그러진다.

그녀의 팔을 꿰뚫은 김민식 씨의 검에서 퍼져나오는 그의 식욕이, 그녀를 갉아먹기 시작했다.

가차없이, 멈춤 없이 생고기를 뜯어먹는 소리와 대마왕의 고통에 찬 비명 소리가 터져나온다.


"김민식 씨! 잘은 모르겠지만 그만두세요!"

"말랑이 양, 조용히 하세요. 어차피 처음부터 죽일 작정이었지 않습니까."

"그치만, 인광 씨가 그 사람을 살리려고 했단 말이에요!"

"인광 씨가...?"

"분명 이유가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싫습니다."


말랑이가 말려보았지만 김민식 씨는 단호하게 거절한다. 분명 인광에게 받은 것이 많은 입장이었지만, 그래도 내려놓을 수 없는 것이었다.


푸확!


김민식 씨가 검에 힘을 주자 대마왕의 입과 귀에서 검은 진액이 터져나와 그의 식욕을 나타내는 무수한 이빨들이 그녀의 몸을 뒤덮어버린다.


"...인광 씨가 이 여자를 구하려는 데에 분명히 목적이 있겠죠. 하지만 제게도 이 여자는 목적입니다. 그냥 넘어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쯧, 비켜."


대마왕이 죽건 말건 관심도 없던 자연이 인광이 이름이 여러번 거론되자 한숨을 길게 내쉬며 대마왕을 향해 손을 뻗는다.


촤르륵.


자연이의 팔에서 뻗어나간 사슬이 대마왕의 심장을 꿰뚫고 사라져가는 그녀의 영혼을 붙잡는다.

하지만 그녀의 영혼은 일반적인 것들과는 달랐다. 회장에 의해 월드 게이트에 집어 넣어진 불쌍한 사람의 영혼과 회장에 의해 주입된 불안정한 대마왕의, 텅 빈 그릇과 같은 영혼이 공존하고 있었다.

자연이가 인광처럼 흐름에 능숙했다면 그 사실을 알아차렸을 테지만, 그것만큼은 숙련도 부족이었다.

결국 자연이가 붙잡은 것이 속이 텅 빈 영혼. 김민식 씨가 검을 거두고도 단단한 대마왕의 육체는 남았지만 대마왕은 더이상 움직일 수 없었다.


"자, 자연아? 어떻게 된거야?"

"...모르겠어. 분명히 살려두긴 했는데."


꾸르륵.


그 대신, 김민식 씨의 육체가 이상하게 부풀었다. 똑같은 처지의 그녀의 영혼을 강제로 먹어치운 그였기에.

인광처럼 흐름에 익숙하지도 않은 일반인에 불과한 김민식 씨였기에 하나의 몸에 두 개의 영혼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게다가 그녀의 영혼은 월드 게이트에 들어온 이후 끊임없이 악행을 쌓아온 영혼...김민식 씨의 절제로도 완전히 제압할 수 없었다.


"...자연아, 가서 엔 깨워! 내가 잠깐이라도 막아볼게!"

"하아, 멍청한 인간이...왜 아버지의 뜻을 거슬러서 일을 복잡하게 만드는 거야..."


악마도 마인도 아닌 뒤틀린 생명체가, 그 자리에서 태어난다. 만약 회장이 봤다면 참 좋아했을 광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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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 이번엔 제 차례가 아닐까요?!-외전- 21.06.20 9 1 6쪽
261 서러움-외전- 21.06.20 9 1 5쪽
260 동생-외전 +1 21.06.19 10 1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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