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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게임하는 게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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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탱이
작품등록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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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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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전혀 예상도 못한 일

DUMMY

"...지금 드는 생각인데 말이야, 바다를 얼려 놓고 미끄러져 가면 재미있지 않을까?"

"갑자기?"

"아, 아니면 동결 마법이 걸린 바퀴를 단 자전거로 따릉따릉 나가는 거지. 로망이야."

"행사 때부터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왜 이렇게 헛소리만 하는 거야?"

"다리 도시 밑에 해저 터널 같은 것도 만들어볼까 봐. 숨겨진 비밀의~게임적으로 꽤 좋은 소재 아니야?"

"기분 좋은가 보네?"


좋을 수밖에! 완벽하진 않지만 파이의 상태도 많이 호전되었고, 생흡충의 성능 확인도 했고! 대마왕도 공략했고! 김민식 씨도, 어찌어찌 구했으니까!

음! 어째서 그 미식 던전에 혼돈이 때어냈을 열매의 일부분이 있었는지는, 솔직한 말로 회장이 그것마저 이용한 것은 아닌가 싶어 당장 쳐들어가서 한바탕 난리치고 올까 싶기도 했지만!

안 그래도 머리 아픈데 괜히 일 키우지 말자. 회장과의 싸움은 여러모로 내게 불이익을 가져다줄테니까.


"뭐, 조금...많이 심란하기도 하지만...그런데 다리 도시 이름은 다리 도시가 맞는 걸까? 도시 다리가 맞는 거 아닐까?"

"그거 말고 멀쩡한 이름을 지어보는 건 어때?"

"어? 이름? 어? 뭐?"

"왜 그래?"

"나...이름 잘 못짓는데 괜찮을까...모닥이 자연이 찍찍이..."

"...정견께 도움을 구해보는 건 어떨까?"


오늘은 탐험대의 출발일. 행사니 뭐니로 시끌벅적한 자리를 벗어나 연합에서 지원해준 무식하게 커다란 배를 바라보며 에롤과 적당히 잡담이나 나누고 있었다.

이 녀석도 내 잡담에 익숙해진 건지 나처럼 멍한 표정으로 대답을 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소환자 아저씨도 말이 꽤 많은 편이었지. 결국 실없는 대화에 능숙하게 대처하는 법을 배운 건가.

부전자전이라고, 아버지처럼 생각한다더니 그거 잠깐 있었다고 바로 옮아오네. 새삼스럽지만 부모라는 존재는 그렇게까지 다 큰 아이에게까지 영향을 끼치는 걸까.


"그, 저, 뭐냐...너는 기분이 별로 안 좋은가 봐?"

"...그냥, 지금 기분이 묘해서 그래. 10년 전에 마주쳐서 싸웠던 그 타락의 마녀의 힘을 되돌려주는 것에 내가 한몫 했다는 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좋을지 모르겠어서."

"거 무슨 말을 그렇게 하시나 사형. 사제의 제수씨가 몸이 허하다니 보약 하나 지어줬다 생각하면 되지. 좀 많이 쓴 보약."

"...가끔, 너랑 대화를 하다보면 험한 말이 나오려고 할 때가 있어. 알아?"

"내가 고마워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 알아두면 되는 것 아닐까? 그래...내가, 정~말, 고마워하고 있어. 너에게는."

"...후우, 그래. 당장은 타락의 마녀도 너한테 딱 붙어서 다른 짓은 안 하는 것 같으니까."


고민이 많은 표정이로군. 내가 만난 희망이와 똑같이 생긴 놈이 저런 표정을 하고 있으니 그것도 기분이 묘하다.

그 녀석은 그야말로, 그야말로...꿈같은 인간이라고 해야할까? 왜, 그런 경험 있잖아, 꿈에서 나는 있는 힘껏 달리려고 하는데 이상할 정도로 다리가 무거워서 마치 물속을 달리는 것만 같은, 느릿느릿한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몽롱한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희망이의 인상이 딱 그렇다. 마치 꿈이라도 꾸는 것처럼 사람이 몽롱해지고 어질어질한 것이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내가 지금 뭘 하는지는 몰라도 그걸 잘 하고는 있는지조차 애매모호해지는 느낌이다.

이건에 대해선 나중에 현실에서 진에게 한 번 물어보도록하자. 뭔가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희망이가 어떤 인간이던 특별히 달라지는 건 없지만.'


그래도 덕분에 이런저런 준비를 할 수 있었다. 덕분에...는 아니지만 그 탓에 파이의 영혼 회수가 뒤로 밀렸을 정도로 중요한 일이었고, 위험한 일이었다.

그 과정에서 결국 김민식 씨 이전의 대마왕의 텅빈 육체가 도움이 된 것은 정말 바라지 않았던 우연이었다.


"배는 어때? 괜찮아 보여?"

"배?! 무슨 배?!"

"왜 그러는 거야 자꾸? 저기 저거 말이야. 연합에서 지원해준 배."

"어, 어어...그래. 결정권 1 순위 쥐어준 보람이 있네."

"최대한 많은 물자를 실을 수 있게 준비를 해뒀어. 탑승 인원은 120명이고. 배 끌고갈 선원들은 구했어? 아직 못 구했으면 우리 쪽에서 구해줄 수도 있는데."

"기들핀 친구들이 도와주기로 했어. 그쪽도 기들핀이 해모교를 나왔을 때 같이 나왔다고 하더라고. 주례 같은 것도 많이 서 본 인간적으로도 믿을만한 친구들이라고 하더라고."

"...아, 그, 키메라로 개조된 선원들 말이지...?"

"본인들 희망이 그랬는데 어째? 자기들이 죽기 전에는 바다의 아...사람으로 살아보고 싶다면서 때를 쓰잖아."

"참, 너희 나라는 정상이 아니야."


인정한다. 그래도 최근엔 처음만큼의 난장판은 아니다. 나름 조용해진 편이지.

내가 자꾸 여기저기서 설치고 다니니 다른 사람들도 덩달아 자극을 받은 건지 다들 밖으로 나돌게 되더라고.

게다가 뭔가, 자기네들끼리 광기 진영, 인류 진영 이렇게 진영을 나눠서 투닥거리기 시작했던데...왜 그러나 몰라.

나름 재미는 있다. 인류 진영은 어쩌고 광기 진영은 어쩌고 하면서 무슨 스토리 해부 영상 비슷한 것도 나오니 당사자 입장에선 이게 뭔가 싶으면서도 흥미가 생긴다.


"그런데, 너도 탐험대에 참가할 거야?"

"다른 대영웅들도 모두 참가하잖아. 나만 안 간다고 하면 다른 나라들이 난리가 날 걸? 그리고 지금은 어쩐지 떠나고 싶은 기분이라."

"다른 대영웅들이 안 간다고 해도 갈 거면서 말은."

"아니야~나 해결할 일 많아. 엄~청 많아! 바다가 자기건 줄 아는 해모교 견제나, 자꾸 말랑이를 성녀로 추앙하려는 빛의 교단 놈들도 견제해야 하고."


자비로운 어둠이 엇나가기 전에 붙잡아두고, 아직도 끈질기게 살아있는 황금 정의의 감시나, 마찬가지로 여전한 광신자들의 토벌, 또 아직 이 대륙 어딘가에 남아 있을 열매의 조각을 찾아야 한다.

진짜 갓겜이야. 왜 해도해도 할 일이 줄어들지 않는 걸까? 컨텐츠에 파묻혀서 죽게 생겼어. 진짜로.


"빛의 교단이 거의 대부분 이곳으로 넘어왔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설마 그럴 일을 하고 있을 줄은 몰랐네."

"그래서, 말랑이처럼 슬라임이 된다면 고민해볼게요~라고 해줬지."

"...음?"

"진지하게들 고민하는게 좀 웃기긴 하더라. 슬라임이 되어서 투명한 몸이 되어 몸 전체를 빛에 비출 수 있게 되어야 진정으로 빛의 가르침을 깨우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하더라."

"......"

"생각보다 그럴 듯 해서 놀랐지?"

"의외로 그럴듯 생각이라서 놀랐어. 말랑이 양의 그 어마어마한 신성력은, 확실히 눈이 번쩍 뜨이게 하는 물건이긴 하지. 그게 슬라임이라서 그런 거라면...흐음..."

"하하, 말랑이가 좀 쩔어주긴 해."

"그런데 내가 듣기론 말랑이 양은 한 번 죽었다가 다시 태어난 거라며? 그럼 교단 사람들도 다, 비슷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거 아니야?"

"...새 생명이 태어나는 일이 어디 쉬운 일이냐...말 함부로 하지 마."

"뭐야, 누구보다 쉽게 이런 말을 입에 올릴 것 같은 녀석이?"

"시끄러."

"으음...그러면 신성력이 강화된 슬라임으로 다시 태어나려면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이걸 이해하면 나도 네 머리속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될까?"


식은땀을 흘리며 고뇌하는 녀석은 내버려두고, 저 커다란 배로 다가간다. 탐험에 필요한 물건들을 열심히 실어 나르는 모습들이 꼭 무슨 영화를 보는 것 같아 흥미진진하다.

원래 이런 건 과일 든 상자 들고 갈 때 거기서 사과 하나 꺼내 먹는게 정석인데.


"오! 인광 씨!"

"아, 인방 씨. 열심히 일하고 계시네요? 한 집안의 가장이면 열심히 일 해야지! 암...!"

"어어, 저 솔론데..."

"아...죄송...아니, 그, 방송 말이에요. 홀몸 아니잖아요."

"아하하, 맞긴 한데 표현이 좀."


이런 큰 이벤트, 나 혼자 독식하면 사람들에게 욕 들어 먹는다. 그리고 어차피 든든한 애들로 챙겨가겠다고 나라를 비워둘 수도 없어서 유저들, 또 인방 씨 같은 방송인들도 몇 불렀다.

덕분에 그 시청자들도 지원하고 그러던데, 걔중에 랭커들도 몇몇 섞여 있어서 조금 놀랐다.

그래서 그 중에 문제 일으키지 않을 사람들, 능력이 좀 되는 사람들, 탐험대를 꾸려서 어떻게 신대륙에 도착했을 때 파티의 구성이 적절하게 맞게 각 포지션에 맞는 사람들로 고르고...힘들었다.

물론, 대부분 촌장님과 찍찍이가 해주었지만 말이야. 촌장님의 말솜씨와 찍찍이의 연기로 잘 골라냈다. 훌륭한 일이야.


"아 맞아! 이야~! 소식 들었어요!"

"네?!"

"대마왕 토벌하셨다면서요!"

"...아~하하! 저기 연합의 대영웅님 덕이지 제가 뭘 했나요."

"크으~그래도 뭔가, 유저 대표도 해냈다! 그런 느낌이 있어서 나쁘지 않네요! 유저들 사이에서도 얼른 대영웅이 나오지 않으려나~"


이 양반도 참, 어째 점점 사람이 카메라 켜졌을 때랑 꺼졌을 때의 분위기가 달라지냐.

방송인의 현실을 실제로 마주하게 되는 입장이 이런 느낌일 것이라고는...인터넷 방송도 이러면 tv 나오는 양반들은 얼마나 더 할까 싶기도 하다.


"저기, 저거...배, 들어가보셨어요?"

"연합이 줬다고 해서 폐선 되기 직전에 있는 거 준 거 아닐까 했는데 생각보다 깔끔한 물건으로 왔던데요? 거의 크루즈."

"크루즈 치고는 탈 수 있는 사람이 너무 적긴 하네요."


그래도 중세 판타지를 기본으로 깔고 가는 게임에서 100명 넘게 탈 수 있는 배면 꽤 넓은 편이지.

...내 기억으로 분명, 연합은 군함을 하나 가득 가지고 있었을 텐데...흐음, 그럼, 진짜로 크루즈 같은 걸로 줄 수도 있었다는 말이네?


"...좀 억울하네? 나름 내 덕에 제일 먼저 역을 받게 됐는데 이딴 배를 줘?"

"오오, 갑자기?"

"세상사 모든 일이 항상 준비 신호 주고 오진 않죠. 기억하세요!"


쯧, 이제 곧 출발인데 이제와서 따지는 것도 그렇네...그래, 이걸로 만족하자. 많아봐야 마찰만 많아져.


"그런데 인광 씨 쪽에서는 누가 배에 타나요? 파이 씨는 몸이 좀 괜찮으신가?"

"...으음...으음...으으음......"


파이는 열매의 조각을 두 개나 되돌려받은 덕에 현재 영혼이 꽤나 안정화된 상태이다. 많이 호전이 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몸이 괜찮으냐 묻는다면 조금 대답하기가 그런 것이...미식 던전에서 되돌려받은 영혼이, 아무래도 조금 문제를 일으킨 것 같다.

다른 말도 안 하고 조용히 따라와주고 해서 별 문제 없겠구나 했는데 떠나가는 순간에 사건을 하나 남기고 갔다.

이게 참, 무게 잡고 머리 잡아 뜯으며 끔찍한 일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그렇고, 별 일 없냐는 말에 쉽게 대답하기에는 조금 그런, 문제란 말이지...


"절대 안정 상태죠."

"허어...많이 좋아지신 것 아니었어요? 황금 포션이니 뭐니 얻어서 괜찮아지셨다면서요?"

"아니 뭐, 몸이 그, 괜찮아진 건 맞는데! 음..."

"...아니 뭐, 무슨 일 있어요?"


그으...새로운 열매가 하나, 생겼다고 해야 하나...파이도 나도 처음 깨달았을 때는 머리가 새하얗게 변해버릴 정도로 충격적인 일이었다고 해야할까...

열매의 첫 조각을 되돌려받았을 때는 무기력증이니 집착증이 다시 창궐하고, 두 번째 조각을 되돌려받았을 때는...그으...

...아이가 생겨버렸다...


쾅! 콰직!


나랑 떨어지고 여기저기 둘러보던 에롤, 돌아다니던 중 파이와 만난 건지 그렇지 않아도 하얀 얼굴이 더 창백해져서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달려왔다.


"야, 야...! 저기...타락의 마녀가...!"

"닥쳐! 더 말하지 마! 나도 심란해...!"

"너희 둘이 그런 사이인건 알았는데...이게 말이 돼? 얼마 전까지 멀쩡했잖아! 이게...어?"

"나도 몰라...그냥,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어. 그거, 뭐냐...그거지...예수의 탄생...과정 없는 결과..."


진짜...어쩌면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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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 요정의 호수 21.07.13 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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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 친절의 과거 21.07.08 9 1 12쪽
275 친절함 21.07.07 1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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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 이글거리는 이빨 21.06.23 13 1 12쪽
264 이 자는 누구인가? 어떻게 죽었는가? 21.06.22 11 1 12쪽
263 신대륙 탐험대 21.06.21 11 1 11쪽
262 이번엔 제 차례가 아닐까요?!-외전- 21.06.20 9 1 6쪽
261 서러움-외전- 21.06.20 9 1 5쪽
260 동생-외전 +1 21.06.19 10 1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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