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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탱이
작품등록일 :
2020.09.0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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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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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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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신대륙 탐험대

DUMMY

"심심하네."


신대륙 탐험을 위해 배를 띄운 첫날. 그 첫날은 뭔가 다들 바쁘고 부산스러운 것이 '이것이...항해?' 라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오늘. 이제는 모두가 이 선상 위의 생활이 익숙해진 오늘.

가끔 가다 만나게 되는 몬스터들의 습격 외에는 이렇다 할 이벤트가 없는 바다 위에서, 게다가 항해라면 이골이 난 전직 해모교의 선원들이 이끄는 배 위에선, 상당히 지루한 시간이 계속되었다.

물론, 배를 모는 선원들 입장에서야 죽을 맛이겠지만, 그거야 뭐, 그냥 항상 고생해준다고 생각할 뿐이다.


"얼마나 가야 신대륙에 도착할 수 있는 걸까..."


것보다 이 방향으로 가면 신대륙에 도착할 수는 있는 것일까? 다른 방향으로 출발한 녀석들은 이미 도착, 하진 않았겠지.

연합의 군함은 혼자 다른 세계관인 것 마냥 빠르게 쭉쭉 나아가서 어쩌면 벌써 도착했을지도 모르겠네.


"우리도 요번에 항구 도시도 생겼으니까, 조선 사업에 투자 좀 해볼까?"

"너무 문어발 아니에요? 그렇지 않아도 이미 너무 많이 일을 벌려놔서 촌장님이 하루가 다르게 늙어가던데."

"그거야 촌장님이 혼자 다 하려고 하니까 그러지. 물론, 회사를 맡길만한 인재가 너무 없기도 해."


배에 걸터 앉아 바닷물에 낚시줄을 내린 나와 아이들. 뭐라도 잡히면 재미라도 있을 텐데 역시 낚시란 것은 그리 쉽지 않은 것 같다.

가끔 가다 깜짝 놀랄만큼 커다란 물고기가 잡히긴 하던데, 순간 보인 어인 아저씨의 지느러미 때문에 짜게 식었다.

재미 좀 보게 해주려고 그러는 건 이해하지만...아니 뭐, 싫다는 건 아니야, 좋아, 좋은데! 음...기분적인 측면에서 조금.


"섬이라도 하나 발견되면 좋을텐데. 그런데 이런 세계관이면 이렇게 먼 바다에 있는 섬에는 사람 비슷한 건 못 사는 거 아닐까?"

"하긴...비 내리면 빗물 타고 하늘로 솟아오르는 몬스터도 있는데 그런 바다 위에서 어떻게 살겠어요."

"그건 또 그거 나름으로 적응해서 진화하지 않았을까요?"

"바다에 나온 이들이 저희가 처음은 아닐테니 바다를 표류하다 섬에 정착한 이들이 있을지도 모르죠."

"그런 사람들이 큰 무리를 이루진 못 했을 것 같은데. 역시 오래 살지 못하고 죽지 않았을까?"

"...그런데 너희들은, 왜 다 나와 있는 거야?"


아이엔, 말랑이, 자연이까지. 모닥이도 나와 있긴 하지만 내 등에 업혀서 졸고 있다.

...정말로 왜 다 나와 있는 거지? 그렇지 않아도 말랑이는 슬라임 펫의 시초에 모닥이나 자연이는 그냥 본인들 자체가 유명인이라 배에 탄 다른 유저들의 눈길을 다 집중시켜 버려 부담스러운데.

다행히도 지금 이 배 위에는 그 특유의 집착을 가진 사람들은 없는 듯 하지만, 등에 꽂히는 시선이 아프다.

혹시, 파이가 그렇게 되어버린 것에 심란해할 나를 위해 이렇게 옆에 있어주는 건가? 어? 그렇게 생각하니까 아저씨 조금 감동하게 되는데 어쩌지?


"아저씨 있지...어렸을 때는 울지 않는게 좋은 거라고 생각했는데 늙고 나니까 눈물이 나올 때는 그냥 울어버리는 게 속이 편한 일이란 걸 깨달아버렸지 뭐야. 울고 싶을 때 울 수 있는 것, 그게 정말 강함이 아닐까...?"

"아버지 어디 아프세요? 갑자기 왜 그런 감성적인 말을 하시는 거예요?"

"아저씨 많이 심심하구나?"


그래, 너희들이 그럴리가 없지. 그런데 특별히 그런 것도 아니면 왜 이렇게 모여 있는 거야? 다른 유저들이 부담스러워서? 흐음...낯을 가릴 성격들이 아닌데...


촤아......


"아."


쉴 새 없이 귀를 때리던 파도 소리, 물을 가르던 소리가 돌연 뚝 끊긴다. 일반적인 게임이라면 버그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할 텐데, 이곳에서는 의미하는 것이 조금 다르다.


"세이렌 등장! 세이렌 등장! 다들 귀마개 꽉 하시고!"

"어인 아저씨들이 배 밑을 지켜줘도 일이 참, 이렇게 되네."


원래 들리던 소리가 들리지 않기 시작했다는 건 상대의 공격이 이미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이긴 하다.

그래도 세이렌이면 이 바다에서 마주칠 수 있는 몬스터들 중에서는 그나마 위험도가 많이 낮은 편이긴 하다.

자칫 잘못하면 매혹에 걸려서 바다에 다이빙하거나 갑자기 옆에 있던 사람에게 공격을 가할 수도 있지만, 직접적으로 배를 공격하진 않으니까.


땡땡땡!


다만, 그렇다곤 해도 일반적으로 지상에서 볼 수 있는 몬스터에 비해 강력한 것은 사실인지라 큰일이 아니라곤 할 수 없다.

순식간에 갑판 위가 아수라장이 되고 많은 유저들이 세이렌의 공격에 대비하면서 동시에 세이렌을 찾아내려 눈을 빛낸다.

그리고 나는, 그냥, 낚시나 계속하려고 한다. 세이렌도 한 두 번 보는 것도 아니고. 내가 없어도 되겠지.


"난 그저 이곳에서 이렇게 세월을 낚겠소..."

"으아아! 파, 파도가! 파도가!!!"

"환각이야 멍청아! 네가 렙이 몇인데 아직도 환각에 처 걸리고 계세요!"

"오늘은 그래도 튼실한 놈이 걸렸으면 좋겠어. 매운탕 얼큰하게 끓여먹게."

"세이렌 어디 있어!! 대체 어디 있는 거야!"

"아니 이놈이 오늘 따라 왜 이렇게 안 보여?"

"오, 때마침 뭐가 걸렸네. 오늘은 운수가 좋아."


뒤의 난장판은 뒤로 하고 낚시줄을 세게 감아 올린다. 손에 느껴지는 이 묵직한 감각. 어인 아저씨들이 또 배려를 해준 것일까?

으음! 그런데 그런 것치고는 어째 힘이 좋은데? 이거! 어쩌면 진짜로 내가 순수하게 잡아낸 대물일지도 모르겠는걸?

하지만! 내 낚시줄은 평범한 낚시줄과는 다르다 이거야! 무려 불굴의 사슬을 얇게, 그리고 여러겹을 겹쳐 만든 어지간해서는 끊을 수 없는 낚시줄이라 이거야!


"크으! 손맛 쥑이네! 이런 재미라도 있어야지 암!"


촤악!


그리고! 드디어 내 낚시줄에 걸린 물고기가 물빡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니!

보석처럼 반짝이는 푸른 색의 비늘에 아름다운 색을 가진 지느러미, 그 위로 드러나는 살짝 푸른빛이 감도는 피부와 물에 젖은 옅은 초록빛의 웨이브진 긴 생...머리...?


"끼아아아아악!!!"

"으아악! 으악! 으에엑!"


상태이상은 둘째치고 귀가 찢어지는 소리를 내지르는 탓에 깜짝 놀라 갑판 쪽으로 넘어졌다!

그리고 하필이면 내게 잡혀있던 그 세이렌도 나와 함께 갑판에 떨어졌고, 세이렌의 비명 소리에 더 난장판이 되어가기 시작했다.


"으아아아! 불륨 설정할 수 있게 해주세요!!!!"

"갑판 무너져요! 빨리! 빨리 처리해에엑!!!"


급하게 세이렌의 입을 사슬로 감아 막고 조용할 때까지 때려서 기절시켰다.

세상에, 아직도 귀에 이명이 남아서 맴돌고 있다. 대체 얼마나 시끄럽고 우렁찼던 거야?

이명 탓에 어질어질하지만 그래도 우선 기절한 세이렌을 붙잡아 구속한 뒤에 사슬이 아닌 제대로 된 재갈을 입에 물린다.


"...잠깐, 왜 스무스하게 안 죽이고 그냥 넘어가요?"

"네? 왜 죽여요? 잡아다가 해부해야지."

"...와아, 역시 마왕님. 우리랑은 사고방식이 다르네 진짜..."


이때까지는 세이렌이나 다른 몬스터들이 나타나도 나 혼자 잡은 것도 아니거니와, 나는 살짝 뒤로 빠져 있었기 때문에 해부해보잔 말도 안 했지만, 이번엔 내가 잡은 거잖아.

그런데, 다들 이런 거 안 해보나? 내가 잡은 몬스터를 내가 직접 해부해서 분류하면 그때는 어떤 식으로 아이템이 드랍되는지 궁금하지 않나? 나만 그런가...?


"세상에, 세이렌을 생포하신 겁니까?"

"배 위에서 거의 평생을 살았지만 이런 건 정말, 이야기로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덩달아 npc까지 난리들이니 괜히 더 부끄러워지네. 난 그냥 평소처럼 한 건데.

얼른 세이렌을 어깨에 매고 아래로 내려간다. 원래 포로나 배 안에서 일어난 범죄의 죄인을 가두기 위한 감옥이 있어서 그곳에 넣어두고.

따라 들어온 사람들 때문에 바로 해부에 들어가진 못하고 그냥 나온다. 보는 눈이 지나치게 많다.


"...하여튼, 누가 김인방 씨 내 시청자들 아니랄까봐 사생활 하나 안 지켜주네."

"그래도 그쪽 시청자들 중에서도 선별해서 받은 분들이라 너무 귀찮게 안 하는 거잖아요."

"하긴, 그건 그래."


그냥 우리 나라에서 아무나 몇 명 해서 뽑아 왔으면 진짜 개판이었을 것이다. 제대로 통솔도 되지 않아서 서로 투닥거리다 그냥 그렇게 전멸했을 수도 있지.

참 이해가 가지 않는게, 도대체 내 나라에는 왜 그런 인간들만 모이는 것인지 모르겠다.

아니, 키메라가 되고 싶다는 열망을 가진 사람들은 다 그런 거야? 왜 하나 같이 사고를 치지 못해서 안달이 난 것처럼 그렇게 행동하는 거지?

덕분에 이쪽은 경찰 조직하며 법 제정 때문에 촌장님이 갈려나갔어, 알아?


"장의사랑 인형이한테 연락 좀 넣어줄래? 요번 기회에 해군 병력 강화 한 번 해보자고."

"하여튼..."


그럼, 이제 나는 다시 한 번 세월을 낚아 보자. 이 쩔어주는 낚시대라면 또 뭔가 어마어마한 대물을 낚아버릴지도 모르잖아.

...라고, 생각한 제가 멍청했습니다. 결국 해가 지는 그 순간까지 단 한 마리의 물고기도 잡지 못했습니다. 저는 버러지입니다.


"이런 날도 있는 거지."


어느새 해가 지고 달이 떠 하늘이 달빛과 별빛으로 은은하게 밝혀진 광경을 구경하며 짐을 챙겨 방으로 들어갈 준비를 한다.

내가 자러 들어가는 시간이 유저들의 활동 시간이라 그런지 오히려 갑판 위는 활기가 돋고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인광 씨! 사이렌 잡았다면서요? 진짜 그건 또 어떻게 잡으셨데?"

"아 그게, 낚시 하는데 그게 잡히지 뭡니까?"

"아하하! 매일매일 낚시하시더니 진짜 별 일이 다 있네요!"

"사실, 그거 말곤 잡은 게 없긴 해요."

"마왕님 명성에 맞는 물고기만 잡은 거죠! 그러면 지금 그 세이렌은 어디에 있어요? 마왕님이 그냥 죽이진 않았을 것 같은데."


음, 과연 인방 씨는 나와 인연이 깊은 편이란 것이 확 드러난다. 내가 낚았다는 이야기에 바로 '그럼 어디 잡아뒀겠네?' 로 이어지잖아.

아래의 감옥에 있다고만 간단히 말해주고 나는 조금 더 갑판을 돌아다니며 이 놀라운 대자연을 잠시 구경하기로 한다.

최근들어 보낸 모든 시간들 중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시간 중 하나가 아닐까.

오늘 하루 종일 바다만 보고 있었는데도 이렇게 다시보니 기분이 또 색다르다.


"...하아, 내일은 뭐, 재미있는 일 하나라도 일어나야 할 텐데..."


어차피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은 배 위. 그런 작은 이벤트 하나 정도는 기대해도 될 것이라고,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으음, 그런데 나도 특별히 이 바다 위에서 뭔가 재미있는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안 되네.

너무 기대하는 것도 안 좋지. 월드 게이트에서 재미있는 일은 언제나 위험을 감수하는 것 아니겠어. 그냥, 평화롭게 신대륙에 도착하는 게 제일일지도 몰라.

그래서, 자고 일어나 가벼운 마음으로 접속하니.


"뭐야 저게...?"


npc들이, 정확히는 선원들이 모조리 죽은 채로, 돛에 걸려 있는 광경을 목격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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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 던전 브레이커 21.06.25 13 1 11쪽
266 괴상망측한 괴성 21.06.24 15 1 14쪽
265 이글거리는 이빨 21.06.23 13 1 12쪽
264 이 자는 누구인가? 어떻게 죽었는가? 21.06.22 11 1 12쪽
» 신대륙 탐험대 21.06.21 12 1 11쪽
262 이번엔 제 차례가 아닐까요?!-외전- 21.06.20 9 1 6쪽
261 서러움-외전- 21.06.20 9 1 5쪽
260 동생-외전 +1 21.06.19 10 1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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