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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탱이
작품등록일 :
2020.09.0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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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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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이 자는 누구인가? 어떻게 죽었는가?

DUMMY

뭔가, 사탄마귀를 섬길 것 같은 종교에서 특수한 제물 의식 같은 것을 벌인 것처럼 돛에 매달린 채 죽어 있는 선원들.

나를 포함한 아침에 접속한 사람들, 밤부터 아침까지 접속해 있던 사람들 모두가 단체로 패닉에 빠져서 벙쪄 버렸다.

세상 진짜, 어이가 없어서 웃음만 나오네.


"아이고, 마왕님 오셨어요?"

"...이게 뭐에요?"

"쓰읍...그러게요. 안 그래도 지금 이거 때문에 사람들 난리 났어요."

"아니 뭐, 어떻게 된 건지 아는 사람도 없어요?"

"쓰읍, 그게...저희들이 새벽 즈음에 일출 보자면서 배 뒷편에 다 모여 있었거든요. 노래 부르고 난리를 쳐서 이 꼴이 난 줄 전혀 몰랐죠."

"...와우."


일단은, 그래 뭐, 확인이나 해보자.


"아이엔, 선원들이 모조리 죽은 건지 다시 한 번 샅샅이 뒤져줘. 여기엔 시체 수습하게 한 세 분 정도만 남고 나머지 분들도 아이엔 따라가주세요."

"예, 그럽시다."


밤부터 지금까지 쭉 접속을 한 탓에 졸릴 법도 한데 워낙 사건이 충격적이라 그런지 다들 군말 없이 따라주는 듯 보인다.

그럼, 나는 이제 명복을 빌어줄 말랑이와 그냥 떨어지기 싫어하는 자연이를 업고 올라가보도록하자.

돛에 연결된 밧줄 사다리를 타고 올라 돛을 핏빛으로 수놓은 선원들의 시체에 다가가 뭔가 다른 상처는 없는가 자세히 살펴본다.


"빛의 인도가 있길...정말 끔찍한 일이네요."

"죽은지 오래 되진 않은 것 같아요. 상처가 있긴 하지만 치명상은 아닌 것 같고, 아마 사인은 과다출혈일 것 같네요."

"손과 칼 손잡이에 피가 묻은 걸 봐선, 아무래도 스스로 찌른 것 같지? 스스로 찌르고 찌른 곳 붙잡고 올라가서 스스로 매달고. 미쳤네."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선원들은 특별히 뭔가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아니었을 텐데?

기들핀이 직접 골라준 사람이다. 해모교라는 정신나간 단체에 몸 담기는 했어도 이렇게 직접 자살을 하면서 뭔가, 의식 같은 것을 했을 것이라고 예상되지 않는다.

이렇다 할 목격자가 없으니 지금 당장 이곳에 있는 단서만으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내야 한다는 말인데...

애초에 지금 이 현상에 무언가 의미가 있는 것일까? 어떠한 누군가가 우리에게 뭔가, 경고를 주는 것인가? 그게 아니라면 그저 이것으로 끝인 일인 건가?


"시체가 10구인데 모두 다 같은 곳을 스스로 찌르고 죽었어. 단체로 미쳐버리기라도 한 건가?"

"혹시, 세이렌이 나타났던 건 아닐까요? 이방인 분들도 모두 뒷갑판에서 노느라 모르셨던 거 아니에요?"

"그럴리가, 선원들이 초보들도 아니고 다들 베테랑인데 세이렌이 나타나자마자 당황해서 단체로 벙쪄 있다가 이 꼴이 된다는 건 이해가 안 돼. 게다가, 선원들이 이꼴이 되었다면 유저들도 비슷한 꼴이 됐어야지."

"하지만 아버지, 만약 이런 상황도 적이 노린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흠...선원들이 모두 죽어 배가 제대로 나아갈 수가 없는 상황에, 이 망망대해에 유저들을 고립시키는 것이 현 상태의 목적이다?

왜, 서로 고립되어 있는 이곳에서 정신적으로 마찰이 생겨서 얍 죽어라~하고 개판이 되는 걸 기대하는 건가?


"아 참, 어인 아저씨들은?"


뒤늦게 생각이 난 우리 착한 어인 아저씨들. 선원들이 이 모양이 되었다면 어인 아저씨들이라고 해서 멀쩡할 것이라 생각할 수 없다.

빠르게 시체를 수습하여 내려오고 바다쪽으로 몸을 내밀어 주위를 살펴본다.

몇 번이고 어인 아저씨들을 불러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고 잔잔하게 배에 부딪혀 오는 파도 소리만이 계속 울렸다.


"아버지. 저기!"

"...어이구."


배의 바깥쪽에 박혀 있는 어인 아저씨의 잘려나간 팔 한 쪽. 저 팔 한쪽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는 것은 그 외의 나머지 부위는 모두 사라진 것이라 봐야하는 것이겠지?

끔찍한 일이군. 어인 아저씨들은 분명 정예 기사들이었을 텐데 이렇게 아무도 모르게 소리 소문 없이 죽는다고?


촤르륵!


사슬로 배에 박힌 팔을 가져와 찬찬히 살펴본다. 팔 자체에도 군데군데 찢겨나간 흔적이 있고, 단면부는 짐승이 물어뜯기라도 한 것처럼 난폭하게, 물려서 뜯겨나간 것처럼 보인다.

...흐음, 몬스터의 습격인가? 그런데 무슨 몬스터? 왜 유저들은 멀쩡하지? 왜 npc들을 저 꼴로 만들어놓은 거지?

심약한 사람들은 돛에 걸려있던 npc들 보기만 해도 계속 트라우마로 남을 정도로 끔찍한 상태였는데 말이야.


"아저씨. 아무도 없어요."

"아이! 깜짝이야...무슨 소리도 없이 나타나냐..."

"아저씨가 딴 생각 하느라 못 들으신거죠."


빠르게 배를 돌아보고 나온 아이엔과 유저들이 조금 충격을 받은 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으음! 곤란하게 됐다. 정말 전부 다 죽어버린 것이라면 이제 대체 항해는 어떻게 하지?

놀랍게도, 먼 바다로 나왔다고 대륙에 있던 사람들에게 귓속말이라는 게임 시스템은 싸그리 무시되고 있고, 연합에서 만든 단말기도 먹통이 됐는데 말이야.

지금 여기에서는 따로 증원을 부를 수도 없다는 이야기다. 어인들도 저 꼴이 되어버렸으니까 말이야.


"다른 특이 사항은?"

"다른 건 특별히 달라진 점은 없어요.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는데 선원들이 모두 죽었어요."

"...이건 뭐하자는 건지 모르겠네. 뭐, 그건가? 나중에 괴담 같은 걸로 이야기가 전해지는 종류의, 그런 거야?"

"이야, 그런건가?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게임이 참, 왜 이렇게 전개가 자유분방한지 모르겠어. 안 그래요?"

"흐음...쯧. 달리 방법도 없고, 우리들 중에 뭐 대단한 탐정님이 있는 것도 아니고...이러다가 싹 다 전멸하는 스릴러 장르로 변경 될 것 같으니까...모닥아!"


내 등뒤에서 뿅하고 나타난 모닥이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겠다는 듯 배의 뒤쪽으로 달려간다.

재미있어 죽겠다는 듯이 낄낄 거리며 달려가는 모습이 참, 은근히 마음이 놓이게 만든다.


"다들, 혹시 원피스 보셨나?"

"오~알죠알죠. 어렸을 때 되게 재밌게 봤는데. 그런데 왜요?"

"제가 거기서 감명 깊게 본 장면이 있어서요. 배가 하늘로 뻥하고 발사되는 장면이요."

"...?"

"안에 들어가시던가, 아니면 뭐라도 꽉 붙들고 계시던가."


다시 한 번 사슬을 뻗어 배를 둘둘 감싸고 자연이에게 부탁해 배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든다.

나무로 만든 배라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철이었으면 발사도 못 했을 것 같고, 자연이가 단단하게 강화도 못 했을 거 아니야. 이게 또, 이렇게 다행이라는 말을 쓰게 되네.


......쾅!!!!"


무슨 폭탄이라도 터진 것처럼 몸을 때리는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배가 하늘 높이 솟아오른다.

힘을 모조리 쏟아부어 기절한 모닥이는 끌어올려 품에 안고, 살아서 두 번이나 나르는 배를 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이 배가 결국 육지든 바다 위든 어디론가 처박힐 엔딩이란 것 마저 똑같다는 것이 참~마음에 든다.


"우와! 마왕님! 저기 저기!"

"...어이구..."


멀어지는 바다에 에메랄드 빛의 반짝이는 보석 같은 것들이 모이는가 싶더라니 수면 위로 세이렌들이 우르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번 일이 모두 세이렌이 벌인 일이라 이거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미스터리로 남아버리지, 이건 좀 아쉽네.

그런 나의 아쉬움을 달래주듯이 뒤이어 거대한 눈동자가 그 세이렌들의 아래에서 나타나더니 잔뜩 충혈된 눈으로 우리를 쳐다보기 시작한다.


"마, 마왕님, 그런데 이거 언제까지 날아가는 거야? 우리, 도망칠 수 있는 거지?"

"아, 네. 제가 따로 조치를 했어요. 으음, 그렇게 오래 날지는 못하겠지만 생각보다는 오래 날 수 있을 걸요?"


그런데, 우리는 계속 멀어지는데 저것들은 어떻게 날아가는 우리랑 똑같은 속도로 쫓아올 수 있는 거야? 무슨, 마법 같은 건가? 추적 마법?


"...인광 씨...!"

"응?"

"저기...하늘이 이상해요!"


말랑이의 말에, 하늘을 올려다보자, 뭔가...찢어지려는 듯한, 꼭 투명한 비닐을 뾰족한 것으로 꾸욱 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아니, 정확하게는 우리 배의 앞쪽이, 선두라고 하나? 뾰족하게 앞으로 튀어나와있는 그 부분이 하늘을 찔러 찢으려 하고 있었다.

쯧, 주변이 온통 바다라 제자리에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던 모양이다. 흐름을 이용해 계속 날아가게 만들고 있던 터라 알아차리는 것이 늦었다.


"머리가 어질어질하네..."

"...어쨌든, 찢어야 하는 거 아니야?"


틀린 말은 아니다, 앞으로 나아가려면 우리 앞을 막고 있는 저...막인지 뭔지, 하여튼 찢어내야 나아갈 수 있으니까.

그런데, 과연 그게 옳은 방법이긴 한 걸까? 물론 아래로 내려가 저기 드글거리는 세이렌들과 싸우는 것보다야 훨씬 더 낫겠지만.


퉁퉁!


내가 뭐라고 말릴 틈도 없이 아이엔이 기울어진 배를 뛰어올라가 검을 몇 번 휘두른다.

대마왕 토벌전에서 몇 번이나 보았던 그 특이한 검술로, 기분 나쁜 세계의 찌꺼기, 그 힘을 끌어낸 그 검술로 허공을 그어, 우리들의 앞을 뚫어낸다.


쿵! 콰지직!


배는 그 틈을 비집고 앞으로 나아가 드디어 세이렌들과의 거리를 벌리기 시작하였고, 우리들은 밤바다에, 그 달빛과 별빛으로 가득하던 하늘에 도착했다.

나를 포함해서 다들 단체로 얼이 빠져버려서 말을 잃을 정도였다. 아직, 아직 밤이었던 건가?

아니, 벌써 밤인건가? 도대체 뭐지? 시간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지? 뭐가 대체 얼마나 꼬인 거야 대체?


"아버지...달이..."

"어, 그래. 나도 잘 보이네."


하늘에 뜬 커다란 달에, 보다보면 파멸 아저씨나, 내가 파이에게 고백했던 그 날이 떠오르게 만드는 그 달에 방금 바다에 떠올랐던 커다란 눈이 박혀 있었다.

거 되게 기분 나쁘네. 누군가의 나름의 좋은 추억이 담긴 장면인데 말이야. 앞으로 달을 볼 때마다 이 장면도 떠오를 거 아니야.


"이게 전부 세이렌이 벌인 짓이란 말이야? 도대체 얼마나 미친 몬스터인 거야? 마왕급 아님?"

"그 정도는 아닐 겁니다. 단체로 모여 있어서 강한 거라고 봐야죠."


그럼, 이번엔 또 어떻게 한담? 당장 다시 바다로 돌아가 세이렌을 모두 죽여? 그게 해결 방법인가?

달로 뛰어가? 가능하긴 한 거야? 구현되어 있긴 한 걸까? 아니 뭐, 구현이야 되어 있겠지, 현실 기반으로 만든 게임인데 구현이 안 되어 있으면 그게 이상하지.


"...별 수 없지 뭐. 싸웁시다!"

"오오! 드디어!"


세이렌들이 우리를 따라 어두운 바다로 들어선 것도 확인했다. 벌써부터 녀석들의 노랫소리가 귀에 울리는 것 같다.

저 수많은 괴물들과 싸울 생각을 하니 시작부터 막막하다. 그래도 당장의 상황을 벗어나려면, 이게 맞는 거겠지?

바다를 향해 내리꽂히는 배, 앞으로의 상황 때문인지 유저들의 표정에 긴장감과 흥미가 감돈다. 기대가 되는 상황이긴 하지. 월드 게이트 유저 통틀어서 그야말로 최초일테니까.


"엿이나 먹어라 괴물들아!"


배가 바다에 처박히기 직전, 영역을 펼친다. 환각이니 뭐니! 그딴 거 없이 제대로 싸우자 이것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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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 이글거리는 이빨 21.06.23 13 1 12쪽
» 이 자는 누구인가? 어떻게 죽었는가? 21.06.22 11 1 12쪽
263 신대륙 탐험대 21.06.21 11 1 11쪽
262 이번엔 제 차례가 아닐까요?!-외전- 21.06.20 9 1 6쪽
261 서러움-외전- 21.06.20 9 1 5쪽
260 동생-외전 +1 21.06.19 9 1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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