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게임하는 게이머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연재 주기
오탱이
작품등록일 :
2020.09.07 13:54
최근연재일 :
2021.07.23 12:00
연재수 :
288 회
조회수 :
26,829
추천수 :
569
글자수 :
1,765,990

작성
21.06.23 12:00
조회
12
추천
1
글자
12쪽

이글거리는 이빨

DUMMY

쿵! 쿠구궁!


하늘에서부터 떨어진 배가 수면에 처박히며, 어째선지 꽃이 핀 육지 위에, 우리들은 떨어졌다.

몇 번인가 본적이 있는 아저씨의 영역 속 생명으로 가득한 꽃밭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정작 그 위에 있어야 할 아저씨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아저씨...?"


모닥이도 자연이도, 말랑이도 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아저씨만이 보이지 않았다. 아저씨가 만들어낸 영역은 그대로 남아 있는데?

다른 유저들도 갑자기 부딪힌 꽃밭에 다들 어리둥절해하며 정신없어 하고 있으니, 큰 도움은 안 될 듯하다.


후웅!


강렬한 바람 가르는 소리, 급하게 올려다 본 하늘은 아무것도 없는 깜깜한 어둠이었지만 그곳에서 거대한 에메랄드 빛의 비늘로 뒤덮인 팔이 떨어져 내린다.

날카로운 손톱에 명확하게 우리들을 노리며 떨어져내리는 손톱에 다행히도 빠르게 반응하여 피할 수는 있었다.


"뭐야?! 몬스터야?"

"뭐, 뭔데 저렇게 커?"


처덕...철퍽...


깜짝 놀란 유저들의 의문을 풀어주기라도 하려는 것처럼, 여기저기 뜯겨나가고 멀쩡하지 못한 어인들이 슬금슬금 걸어나온다.

분명 우리 배를 호위해주던 그 어인 아저씨들이다. 분명 죽은 줄 알았는데? 언데드로 되살려 움직이고 있는 것인가?

아저씨가 보이지 않는 것을 봐선 아저씨가 조종하는 것은 아닐 것 같은데, 그럼, 대체 누구지? 이 영역은 아저씨의 영역인데?


"잘은, 모르겠지만...! 일단 싸워요!"

"어, 어어! 그래! 그럽시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 것 같긴 하네!"

"얘들아!"


아저씨가 없어진 탓인가 다소 어리둥절해 있는 아이들을 독촉하여 정신을 차리게 한다.

당장은 뭐가 뭔지는 몰라도 저것들과 싸워서 끝을 내야 하는 모양이니까.

다행히도 이곳은 아저씨의 영역, 빠르게 몸을 피로하게 만드는 그 에단 검술도 밖보다는 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검을 붉게 물들이며 힘찬 외침과 함께 앞으로 달려들어 좀비 어인들을 베어가른다.

유저들의 여러 마법들, 스킬들이 난사되며 꽃밭 위는 순식간에 탄내와 터져나간 어인들의 파편들로 낭자해져갔다.

배위에서부터 지금까지, 상당히 고어한 연출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까지 호러틱한 연출은 잘 나오지 않는 편인데.


콰작! 치이이이...펑!!!


"으악!"


나와 함께 뛰어들어 싸우던 유저 중 한 명이 어인 아저씨에게 다리를 물렸다. 그러자 그 차가운 이빨이 빨갛게 변하는 듯 하더니 돌연, 폭발을 일으켰다.

이건, 이건 어인들의 원래 능력인가? 그게 아니면 어인들을 조종하는 녀석이 일으킨 스킬인 건가?

네크로맨서들의 스킬 중에 시체폭발이라는 것도 있으니 분명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어인들의 이빨이 이글거리며 타오르기 시작하는 것은,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신체마저도 변형을 일으키며 조금 전보다 더 끔찍하고 무서운 외형을 가지게 되었다.


"흐읍!"


콰직!!!


한참을 넋을 잃고 있던 모닥이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서 거대한 늑대의 모습이 되어 모두를 한입에 집어삼키지 않았더라면 많은 이들이 다쳤을 것이다.


퍼버벙!


"끄으~어우, 시원하네."

"...맛있어?"

"별미지 별미! 이히히!"


삐이이!!!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방금 막 모닥이 덕에 상황을 모면했다 느꼈는데 이번엔 귀가 찢어질 것 같은 높은 고주파 음이 터져나와 우리들의 귀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속이 울렁거릴 정도로 높은 그 소리는 밑도 끝도 없이 폭발해 왔고 그와 동시에 꽃밭에서, 발 아래에서 날카로운 손톱을 가진 살짝 녹색 빛을 띤 팔들이 뻗어나오기 시작했다.


"이건...세이렌!"

"크윽...! 전부 세이렌의 짓이야?!"

"미친...배 위에서 싸울 땐 이런 거 전혀 못 했잖아! 이럴거면 그냥 배 위에서 싸울 걸!"

"놈들 주무대로 달려드는 게 아니었어...물 속에서는 놈들이 더 강할 거 아니야!"


풍덩!


영역 내의 땅은 아저씨가 만들어주기라도 했던 것처럼, 겁에 질린 유저의 발 밑에서 세이렌의 팔이 와장창 튀어나오더니 갑자기 서 있던 곳이 무너지며 그 아래의 바닷물로 빠져든다.

젠장, 발 아래는 물이었던 거구나! 그럼...혹시 아저씨는 아래에 있는 건가? 그렇다는 말은...아저씨조차 다 막지 못할 정도로 많은 세이렌이 이 아래에 있다는 거야?


풍덩풍덩!


하나 둘, 겁에 질린 유저들이 차례차례 물속으로 빠져내려간다. 누군가는 직접 물속으로 뛰어들어 세이렌과 싸우려고도 했지만, 다시 올라오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앞으로! 살아있는 전원 절 따라오세요! 모닥아! 길 좀 뚫어줘!"


세이렌 녀석들이 얼머나 넓은 범위에 진을 치고 있는지, 아저씨의 영역이 과연 얼마나 넓은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선은 이 자리를 피해야 했다.

모닥이가 쿵쿵거리며 바로 앞의 어인들을 짓밟으며 길을 뚫으려 할때마다 땅이 파도치듯이 울렁였다.

그런 와중에도 어인들은 또 어인이라고 우리들이 당황하는 것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무너진 땅과 땅 사이를 헤엄쳐 덤벼들어왔다.


"전진!!"


급하게 앞으로 달려나가는 내 뒤를 따라 사람들이 따라 돌려온다. 모닥이도, 더이상 그 커다란 몸으로 있는 것은 위험하다 생각한 것인지 다시 인간형으로 돌아와 내 옆에서 자연이를 안고 함께 달린다.


"아이엔! 그런데 말랑이는 어디 간거야? 못 봤어?"

"...뭐?"


젠장! 말랑이가 보이지 않는다! 아저씨의 영역 안이라서 말랑이의 마법이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냥 어느 사이엔가 사라져 있었던 거야!

하지만, 하지만 말랑이라면 바다 속으로 끌려들어갔어도 크게 문제는 없을 텐데? 오히려 말랑이는 수중에서의 싸움을 더 편하게 생각하는 경향도 보였다.


쾅! 쾅쾅!


"...젠장...!"


우리의 뒷편으로 말랑이의 거대한 빛의 십자가가 땅 아래에서부터 솟아나왔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내가 신경쓰지 못한 사이에! 말랑이는 혼자 물속에서 싸우고 있었던 것이다!


"크으...좀 전에 하늘을 베서 아직 에단 검술은 못 쓰는데...!"

"장군님! 지금은 다른 사람들부터!"

"...알았어요!"


말랑이에게는 미안하지만 당장은 신경써줄 여력이 없다. 그래도, 말랑이니까 그렇게까지 위험한 일을 당하진 않겠지.

세이렌의 습격을 피해 앞으로 달아나지만, 계속해서 세이렌은 땅을 뚫고 그 날카로운 손톱이 달린 손을 뻗어왔다.


"장군님! 이거 도망치는 거 말고 뭔가 다른 기믹이 있지 않을까요?!"

"...어떤거요!"

"으엉? 어어...그러게요! 그래도 생각을 좀 해봅시다!"


그래, 확실히 뭔가 이상하긴 하다. 완전히 파훼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은 아닐텐데. 그런 것이었다면 진즉에 다 죽어버렸을 텐데.

그렇다는 말은, 뭔가 다른 파훼법이 존재하긴 한다는 말인데, 보통 그런 것은 아저씨가 알아내는 것이다보니 바로바로 떠오르지가 않는다...

칫, 나도, 나도 어려서부터 게임을 할 수 있는 현실의 사람이었다면...!


"...잠깐, 그런데 어인 아저씨들은 보이는데 왜 선원들은 안 보이는 거지?"

"듣고보니 그러네, 조종하려면 전부 다 조종해야 하는데 왜 어인들만 조종하는 거지? 죽은 건 선원들도 마찬가진데."


둘 사이에 뭔가 다른 점이 있는 건가? 우리가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선원들이 스스로 죽었다는 것, 그리고 어인들은 죽는 모습, 죽은 모습을 확인하지도 못했다는 점 정도 뿐인데?

혹시, 시체를 조종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한 건가? 그래서 아직 선원들을 조종하지 못하는 건가?

그게 아니라면, 선원들은 원래 해모교의 일원, 그래서 말랑이와 비교할 바는 안 되지만 신성력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다. 그게 차이인가?


'...아저씨는 매번 이런 걸 하는 거야? 어떻게 하는 거지?'


앞이 보이지 않는 위기의 순간에 도대체 아저씨는 어떻게 매번 뚫고 나갈 길을 찾아냈던 걸까. 경험의 차이라기엔 나도 아저씨도 특별히 어마어마한 경험의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닌데.


'생각하자, 생각...! 방법은 분명히 있다!'


분명 이 공간 전체에 힌트가 있을 것이다. 아저씨의 영역이다. 아저씨가 만들어둔 공간이다. 무언가가, 분명 무언가 가능할 것이다.


"...으아아! 몰라!"


검을 치켜 들고, 아저씨의 영역을 내게로 끌고 온다. 원래대로라면 불가능해야 할 일이, 에단 검술로 광기를 다루게 되면서부터 가능하게 되었다.

노검의 아름답기까지한 그 검은색과는 다른 끈쩍한 어둠으로 검게 물든 검을 점점 좁아지는 꽃밭에 꽂아넣는다.

전염성이 높은 광기다, 땅에 꽂아넣기만 해도 그 광기는 너무나도 쉽게 세이렌에게 퍼져나갈 것이다.


"으아아! 장군님!! 이러다 저희 짜부되서 죽어요!!"

"내가 있는데 죽긴 왜 죽어요!"

"어머 멋져!"


천하대장군의 직업을 얻게 되며 새로 얻은 스킬이 하나 있다. 내게 광기에 대한 저항력이 있던 것이 계기가 된 것인지 방어형 스킬로.

솔직히, 이 나라의 문화는 전혀 모르는 터라 처음에 천하 대장군인데 왜 이런 스킬이 생긴 것인지는 이해를 못 했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이렇게 고마울 때가 없다.


"전부 제 근처로 모이세요! '악귀야! 물럿거라!'"


험상궂은 표정의 나무 가면을 뒤집어 쓰자 내 주변으로 길쭉한 장승이 솟아났다.

잘은 모르지만, 안 좋은 것을 못 들어오게 막아주는 역할이라고 했던 것 같다. 제발 이게 광기의 전염도 막아주기를 기도할 뿐이다.

그러면 이제 본격적으로 터트리면 된다. 땅에 꽂아넣고 준비중이던 광기를, 있는 힘껏 폭발시켰다!


쾅!!


땅이 폭발하며 어두운 기운이 터져나가고, 부서져서 날아가는 파편들 사이사이에서 보이는 사이렌들이 하나 둘 광기에 전염되어 가고 있다.

그 와중에 이글거리는 이빨을 다 드러내며 우리들을 향해 달려드는 미친 놈들도 있었지만, 그 정도는 견제할 여력이 있는 사람들이다.


꽈악!


내게도 달려든 어인을 붙잡고 그대로 세이렌들을 향해 던져 오히려 놈들을 터트린다.

게다가 이제는 광기에 전염된 놈들이 몸을 비틀며 동료들을 덮치고 자해를 하니, 이 싸움의 끝도 길지 않을 것이다.

다만, 무너져내리는 영역에 바닷물이 쏟아져 내리니, 우리들의 위험도 멀지 않았다.

검을 휘두르며 적들을 베어내고 타이밍을 잰다. 영역이 완전히 무너지기 전에 내 영역을 새로 만들어내야 한다!


"뭐가 이렇게 많아! 뭐가 이렇게 많아!!!"

"나 수영 못 하는데?!"

"후우...! 조용! 집중 안 되니까! 후우!! 사검...희망...!"


얼마 남지 않은 땅에 검을 꽂아넣자, 희망의 기운이 흐르며 날 중심으로 투명한 막이 생겨 사람들을 감싼다.

그리 넓은 공간이 아니라서 몇몇은 바다에 빠져버렸지만, 사소한 실수지! 어쩌겠어! 나도 이제 몰라!

그래도 어쨌든 우리는 순조롭게 수면 위로 향하고 있다. 그래도 우선 이 바닷속에서 벗어나면 승산은 있다!


"장군님! 밑에! 미이이잍!"

"...진짜...진짜아아!!"


좀 전에 보았던 거대한 눈, 그 거대한 눈에 어울리는 거대한, 이글거리는 이빨이, 아래에서부터 우리를 덮쳐오고 있다.

그래...어디, 끝까지 해 봐! 다 죽여버리겠어!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게임하는 게이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88 가장 오래된 영혼 21.07.23 4 0 15쪽
287 빨리빨리 21.07.22 4 0 12쪽
286 거래 +1 21.07.21 6 1 14쪽
285 가정교육 21.07.20 7 1 12쪽
284 끝난 줄 알았는데... 21.07.19 9 1 13쪽
283 감상-외전- 21.07.19 7 1 7쪽
282 다른 사람 21.07.16 7 1 16쪽
281 파스티엔(?) 공략 21.07.15 6 1 12쪽
280 불굴의 마음으로 21.07.14 9 1 12쪽
279 요정의 호수 21.07.13 8 1 12쪽
278 다시 한 번 중앙으로 21.07.12 7 1 12쪽
277 닿지 않는 친절한 마음 21.07.09 9 1 15쪽
276 친절의 과거 21.07.08 9 1 12쪽
275 친절함 21.07.07 15 1 12쪽
274 버그 맵 21.07.06 8 1 14쪽
273 과거에 21.07.05 8 1 13쪽
272 최강은 누구인가 21.07.02 11 1 14쪽
271 마음먹기 21.07.01 14 1 11쪽
270 힘으로 증명해라 21.06.30 13 1 12쪽
269 공포를 심어주는 법 21.06.29 9 1 15쪽
268 괘씸죄 21.06.28 12 1 12쪽
267 던전 브레이커 21.06.25 12 1 11쪽
266 괴상망측한 괴성 21.06.24 14 1 14쪽
» 이글거리는 이빨 21.06.23 13 1 12쪽
264 이 자는 누구인가? 어떻게 죽었는가? 21.06.22 10 1 12쪽
263 신대륙 탐험대 21.06.21 11 1 11쪽
262 이번엔 제 차례가 아닐까요?!-외전- 21.06.20 9 1 6쪽
261 서러움-외전- 21.06.20 9 1 5쪽
260 동생-외전 +1 21.06.19 9 1 5쪽
259 살려주세요... 21.06.18 10 1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오탱이'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