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게임하는 게이머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연재 주기
오탱이
작품등록일 :
2020.09.07 13:54
최근연재일 :
2021.07.23 12:00
연재수 :
288 회
조회수 :
26,832
추천수 :
569
글자수 :
1,765,990

작성
21.06.25 12:00
조회
12
추천
1
글자
11쪽

던전 브레이커

DUMMY

늦은 밤, 그저 잠깐 별과 달이 뜬 하늘을 바라보고 있던 내게 자연스럽게 고요함이 찾아온다.

사람도 많고, 파도 소리는 여전히 시끄러워 이렇게 조용할 리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조용해졌다는 것은, 또 다시 세이렌이 나타났다는 의미겠지.


끼에에에에!!


"어우, 뭐야..."


다른 것이라면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세이렌들의 비명 소리가 이상할 정도로 요란하고 기괴하다는 것이었다.

기분 좋은 밤 하늘과 밤의 풍취에 녹아내리는 기분이었는데, 좋은 기분 다 잡쳤네.

그래, 마침 잘 됐지. 그렇지 않아도 요즘 마음이 싱숭생숭 한 것이 누구 하나만 제대로 걸려라 싶은 마음이었다.

그런데, 세이렌의 비명 소리가 하나가 아니다. 하나, 둘, 셋...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어우, 요란해...! 이러다 귀 다 찢어지겠다!!"


뭐야, 설마 이것들 자기 친구 잡아갔다고 이러는 거야? 어허~괘씸한 놈들을 다 보겠네. 먼저 친 주제에 뭐 잘나셨다고 의협심을 보이는 거지? 눈꼴시려운데?

지독히도 요란스러운 세이렌들의 울음소리, 배 주변을 포위한 것인지 어인들도 화들짝 놀라서 배 위로 올라온다.

사람들은 하나둘씩 픽픽 쓰러지고, 선원들은 상황을 우리를 도와주려는 듯 성호 같은 것을 그으며 사람들을 붙잡고 기도문을 읊어준다.

나도 뒤늦게 아이들을 둘러보는데, 저 멀리서 몽롱한 표정의 아이엔과 흐물흐물해진 말랑이가 보인다.


"아저...아저, 씨..."


털썩.


그러나 아이엔에게는 다소 그 대처가 늦어져 버렸고, 아이엔도 쓰러져버렸다. 나도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도와주는게 늦었다.

아이엔에게 다가가 살펴보니 크게 다친 것은 아니지만 깊게, 아주 깊게 잠에 든 것처럼 보인다. 흐름을 봐서는 지금 쓰러진 사람들 모두와 연결된 것 같은데, 공통된 꿈을 꾸게 된 건가?


"이봐 영웅! 이거 빨리 조치해야 돼! 안 그러면 이것들, 세이렌이 만든 환상 속에 영원히 갇히고 말거야!"

"예~그럴 것 같네요! 여기 맡겨도 됩니까?"

"그럼! 우리 어인들 잘~알잖아! 저기 저 치들도 앵간치 하니까는 우리들이 막을 순 있지! 그래도 오래는 못 버틸 거야!"


갑판 위, 비틀비틀 걸어가는 인광 씨를 발견해 따귀를 때려 억지로 제정신을 차리게 한 뒤, 간단한 상황을 전달하고 아이들의 꿈속으로 같이 따라들어간다. 그리고 얼마가지 않아 깨어났다.


"크...핫! 으아! 뭐, 뭐야...아이 옘병할 거...! 꿈속이라고 바깥 기억 싹 다 지워져 있었네...!"


내가 꿈속에 들어가 있다는 것조차 잊은 채 꿈속에서 허무하게 시간을 날려보냈다.

그렇지만 녀석들이 만든 환상을 찢어버리기도 하고, 녀석들의 환상 속에 내 영역을 만들어내기도 하였으니 아주 헛짓은 아니었다.

...모닥이와 자연이가 그곳에 남아 버린 것은 별로 좋지 않은 일이지만, 금방 다시 찾아올 수 있으니 그것도 괜찮다.


"실패한 겁니까?!"

"...저놈들, 아무래도 제가 잡은 세이렌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려고 하는 것 같아요."


일부러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 바로 그 이유일 것이다. 원래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려고 하니까.

이게 누구 잘못이네 어쩌네 하면서 투닥거리다가 결국 세이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테고, 그렇게 되면 놓아줘야 하니 어쩌니 하면서 다시 다툼이 일어날테니, 세이렌들은 그 사이에 붙잡힌 친구가 어디에 있는지만 알아내면 그만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어머나? 내가 다 망쳤네? 설마 배를 하늘에 띄웠다가 그대로 바다에 처박아서 배를 박살내버릴 것이라고 누가 알았겠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면 대처할 수 있다 이건가?"

"뭐...배 아래에서 그 부위만 공격해서 뚫고 들어온다거나? 저 녀석들 물밖에서는 약하잖아요."

"오, 좋은 조언이었어요 인방 씨."


다만, 그렇다면 이제 친구가 어디에 붙잡혀 있는지 알아낼 수 없게 된 세이렌들은 어떻게 나오지?

...흠, 녀석들에게 친구를 위하는 마음이 있다면, 무리를 소중히 여길 정도의 지성이 있다고 한다면, 따로 문명을 가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겠지?

그래, 그렇다면, 대화나 협박을 할 가능성이 높겠군. 그런데 그게 그렇게 쉬울까? 저 안에는 우리 아이들과 고레벨의 유저들이 하나 가득 있는데 말이야.


"...이제 슬슬 초조해질 때가 되었겠네."


저놈들 목이 뭐 무한정 소리를 뱉어낼 수 있는 도구도 아닐테니, 시간이 없어진 녀석들은 어떻게든 자신들이 우위를 차지해 우리에게서 정보를 얻어내려 할 것이다.

자신들이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곳, 개도 자기 집 마당에서 반은 먹고 들어간다지. 결국 놈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심장부를 드러내게 될 것이다.


"으음...보자...아들 딸, 잠깐만 실례할게."


모닥이와 자연이, 아이들 중에서는 나와 제일 연결이 강한 편인 아이들의 머리에 손을 얹고 잠시 아이들의 꿈에 간섭한다.

상당히 개판이고, 난장판이지만 꾸역꾸역 해쳐나가는 아이엔의 모습이 상당히 대견스럽다.

저 장소들은 모두 현실의 장소와 똑같이 대입되어 있다. 조금만 따라가면...역시, 그럼 그렇지!


"...인광 씨?"

"찾았어요."

"...인광 씨 나 가끔 인광 씨 보면, 그거 있잖아요 먼치킨물 그거. 그거 보는 거 같아."

"아주 틀린 말은 아니네요. 그럼, 여긴 맡깁니다?"


틈을 노려 아이들을 깨우고 곧바로 바다로 다이빙. 싸우는 것이라면 위험하지만 그녀 지나가는 것이라면 내게 그것보다 더 쉬운 것은 없을 것이다.

위에 배만 없었으면 이것들아, 바다에 소용돌이를 일으켜서 싹 다 조져버렸을 건데.

...그래도, 앞으로 친하게 지낼 거니까 그러면 안 되겠지 얘들아?


'저긴가?'


이제 바다를 내려가는 것에는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는다. 카란틀리아를 다니면서 이미 여러번 체험했는데 뭐.

저기 멀리, 빛을 내던 카란틀리아와는 다르게 거무튀튀한 것이 적어도 백 년 이 백 년은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어쨌든, 저 중 가장 큰 돔 형태의 건물을 향해서 그대로 내리 꽂혀 부수며 들어간다.

그 안에는 어렴풋하게 보이는 사람들의 형체가 있었고, 우선 일을 벌이기 전에 사람들을 돌려보내기로 한다.

지금부터 이곳에 영역을 펼칠 생각인데 저 흐릿한 것들에 악영향이라도 끼치면 큰일이잖아.


"후우...어디."


넓지만 전혀 정돈되지 않는 더러운 방, 빛이라고는 전혀 없는 방의 작은 침대에 앉아 있는 작고 뒤틀린 인어 하나.

흠, 저게 세이렌의 대장인가? 생긴 거에 비해서 능력이 출중한 케이스인 모양이다. 되도록 방심하지 않도록하자.


"...놀라운 힘이로군...이 바다속에, 꽃밭을...만들어내다니..."

"꽃을 밟아버리겠다는 각오같은 거랄까. 만나서 반가워! 먼치킨 주인공이얌."

"...네가...인간의...대장인가..."


가까이 가지 않으면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고 걸걸한 세이렌의 목소리. 노래를 부르는 세이렌들에게 있어서는 치명적인 문제가 아닌가.


"대체...이곳은 어떻게 찾아낸 거지...? 온갖 함정을...준비했다...온갖 미로를...준비했다..."

"세상 일이란게, 도대체가 생각대로 되는 거라고는 하나도 없더라고. 너도 오늘을 기점으로 기억해두면 좋겠네?"


천천히 녀석을 향해 다가간다. 보스 몬스터이긴 할텐데, 아무래도 원래는 기믹형 보스였던 모양이다.

이렇게 내 영역에 엉겉결에 갇혀 버리고, 지내던 집이 무너져내리니 뭘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있는 것 아닐까?

그래그래, 암만 바다가 위험하더라도 대마왕이 살던 던전보다 위험해서는 곤란하지. 이 정도가 딱 좋다.

...결국, 또 내가 던전을 부순 것 같긴 하지만! 너무 깊게 생각하진 않기로 하자.


"그 이상...! 다가오지...마라...!"

"그래."

"......나의 딸...아직, 살아있겠지...?"

"아~네 딸이었구나? 그런데 사람들하고 싸우라고 보냈데? 다 똑같이 생겨서 구별을 못 해서 그런가?"

"...우리는, 왕이라고 해서...공주라고 해서...고상한 척만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으니까..."

"음~가슴 아픈 이야기야...내가 그 피해자만 아니었더라면 눈물 한방울 찔끔 흘려줬을지도 모르겠어."


드르륵...드르륵...


어둠 속에서 서서히 끌려나오는 관이 바닥에 끌리는 소리에 세이렌의 여왕이 적의를 담아 바라본다.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장의사와 인형. 키메라 제작 및, 반항적인 몬스터 부족에 대한 제재에 가장 큰 공로를 세우는 친구들이다.

몬스터 부족의 우두머리를 죽이고, 그 영혼을 붙잡아 부활하지 못하게 막고, 시체를 박제해서 인형으로 만들어 조종한다.

몬스터들이 보기에,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보기에도 소름이 끼치고 적의가 사라져버리는 광경일 것이다.


"뭘...하려는 거냐...!"

"그냥...재미있는 기믹이 많은 던전이면 여기서 이렇게 문 닫게 해버리는 것도 재미 없으니까. 기왕 이렇게 된 거 다리 도시에 세이렌 테마의 역 하나를 만들어볼까 싶어서!"

"...네놈의 눈은...인간의 눈이 아니구나..."

"내 생각은 조금 달라. 인간이기 때문에 이러는 거 아닐까? 생각할 줄 알고 상상할 줄 아는 사람이 끔찍한 생각을 하고 상상을 하면 벌어지는 일인 거지. 이래서 호기심이 무섭다는거야~?"

"...쉽게...당해주진...않을 것이다...!"


나라고 쉽게 당해줄 것이란 생각은 처음부터 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이곳에 일인 군대를 대동하지 않았는가.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인형이 만들어질수록 점점 그 군대의 수가 불어나버리는 인형이 바로 이 자리에 있지 않은가.

단일 최강이 손톱, 일격 최강은 닌자. 혼자서 군대를 일으킬 수 있는 인형은, 그냥 일인 군대라고 부른다.

물론, 본체가 워낙 약해서 안정성이 그리 높지는 않지만, 든든한 탱커 역할이 가능한 장의사를 늘 옆에 붙여두니 큰 문제는 없다.


"혼자서 불안하면 친구들 불러."

"......"

"여럿도 불안하면 한 번 도망이라도 쳐보던가."

"......"

"그게 아니면 죽이되든 밥이되든 맞서 싸워 보든가. 혹시 알아? 내가 명예에 미친 놈이라서 말만 잘하면 너 한 번 정도는 살려줄지도 모르잖아?"


그렇게 살려준 결과가 어떠한 것인지 알고 있는 내가 정말 그럴 것이냐고 묻는다면, 부끄럽게 뭘 그런 걸 물어보냐고 대답해줄 것이다.

영역의 안으로 숨을 헐떡이는 세이렌들이 들어온다. 여왕을 지키기 위해 한 몸 바치려는 저들의 숭고한 마음, 어찌 감동받지 않을 수 있을까.


"원래, 이런 던전은 아니었을 텐데 말이야."


파스티엔의 그 나무도, 제국에서의 광산도, 미식 던전과 이번에도. 도대체 난 몇 개의 던전을 부순걸까? 이쯤 되면 새로운 칭호 하나 줘도 될 것 같은데?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게임하는 게이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88 가장 오래된 영혼 21.07.23 4 0 15쪽
287 빨리빨리 21.07.22 4 0 12쪽
286 거래 +1 21.07.21 6 1 14쪽
285 가정교육 21.07.20 7 1 12쪽
284 끝난 줄 알았는데... 21.07.19 9 1 13쪽
283 감상-외전- 21.07.19 7 1 7쪽
282 다른 사람 21.07.16 7 1 16쪽
281 파스티엔(?) 공략 21.07.15 6 1 12쪽
280 불굴의 마음으로 21.07.14 9 1 12쪽
279 요정의 호수 21.07.13 8 1 12쪽
278 다시 한 번 중앙으로 21.07.12 7 1 12쪽
277 닿지 않는 친절한 마음 21.07.09 9 1 15쪽
276 친절의 과거 21.07.08 9 1 12쪽
275 친절함 21.07.07 15 1 12쪽
274 버그 맵 21.07.06 8 1 14쪽
273 과거에 21.07.05 8 1 13쪽
272 최강은 누구인가 21.07.02 11 1 14쪽
271 마음먹기 21.07.01 14 1 11쪽
270 힘으로 증명해라 21.06.30 13 1 12쪽
269 공포를 심어주는 법 21.06.29 9 1 15쪽
268 괘씸죄 21.06.28 12 1 12쪽
» 던전 브레이커 21.06.25 13 1 11쪽
266 괴상망측한 괴성 21.06.24 14 1 14쪽
265 이글거리는 이빨 21.06.23 13 1 12쪽
264 이 자는 누구인가? 어떻게 죽었는가? 21.06.22 10 1 12쪽
263 신대륙 탐험대 21.06.21 11 1 11쪽
262 이번엔 제 차례가 아닐까요?!-외전- 21.06.20 9 1 6쪽
261 서러움-외전- 21.06.20 9 1 5쪽
260 동생-외전 +1 21.06.19 9 1 5쪽
259 살려주세요... 21.06.18 10 1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오탱이'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