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게임하는 게이머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새글

연재 주기
오탱이
작품등록일 :
2020.09.07 13:54
최근연재일 :
2021.09.17 12:00
연재수 :
329 회
조회수 :
30,152
추천수 :
630
글자수 :
1,996,842

작성
21.07.12 12:00
조회
9
추천
1
글자
12쪽

다시 한 번 중앙으로

DUMMY

친절을 피해 멀리, 숲의 안쪽으로 달아난 우리들. 와중에 오면서는 한 번도 마주치지 못했던 몬스터들이 덮쳐와서 조금 놀랐다.

앞발이 어깨 위에 달려 있는데 말소리를 내며 달려오는 무지개색 늑대를 본 그 기분은 도대체 뭐라고 표현해야 좋을까.

뭐 어쨌든, 당장의 큰 산은 하나 넘었으니 뭐가 됐든 좋은 기분이기도 하다.

후후, 대영웅 뭐! 별 거 없구만 그래! 이 정도 수준이면...알로 할아버지야 어찌 될지 몰라도 나머지는 어찌어찌 감당 가능하겠는데?


"여러분, 저희들은 지금부터 숲의 중앙으로 쳐들어갑니다!"

"...?"

"왜냐하면 그곳에 저희들의 꿈과 희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여튼 입만 열면 헛소리..."

"크흠! 우리들의 목적은 미로의 숲 중앙. 유물이 있다는 그곳을 향해 나아갑니다!"

"중앙? 거긴 왜? 너 거기가 어딘 줄 알아?"


눈앞의 파이가, 폐기되었던 파이인지 아닌지 파악하기 위해서, 열매의 조각을 어떤 식으로든 구슬리기 위해서 필요한 일.

정확히는 대처불가, 대체불가의 존재를 확인해서 파이의 진실에 대해서도 추측을 해볼 생각이다.


"알다마다. 그곳엔 오랜된 유물이 있잖아? 이 미로의 숲을 유지시키는 유물 말이야."

"뭐야, 너도 아는게 있네?"

"너한테 들은거야."

"...그랬던가? 말한 적 없는 것 같은데?"


기타 다른 몬스터들이야 어떻게든 몇 마리가 널브러져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미로의 숲 중앙, 거대한 나무의 안에 자리잡고 있었던 파스티엔.

열매의 조각이 암만 세다고 해도 파멸 아저씨와 싸웠던 대영웅과 비빌 정도는 아닐 것이다. 내가 무슨 짓을 해도 못 이길 것 같은 대영웅 넘버 투니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회장이 공들여 만들었을 대영웅을 그냥 방치해뒀으려고, 그런 인간이고 그게 가능한 시스템이라면 현도리나 진도 다시 처음부터 만들었겠지.

그러니 만약, 미로의 숲 중앙에 파스티엔이 없다. 그렇다면 이 파이는 실제로 내가 테스터 시절에 만났던 파이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반대의 경우 이 파이는 열매의 조각일 확률이 높다는 의미이니, 그에 맞는 대응을 해야겠지. 그건 미리 준비를 해뒀으니 괜찮을 것이다.


"...역시 말 한 적 없어. 너 그런 말은 어디서 들은 거야?"

"너한테서 들었다니까?"


스윽, 조용히 다가가서 파이의 손을 잡았다. 이 파이의 정체가 뭐건 간에 과거의 파이에게 이건 상당한 자극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과거의 나라고 해서 특별히 다르진 않겠지만 말이야. 더하면 더 했지...


탁!


"뭐하는 거야!"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 내 손을 뿌리치더니 씨익씨익 거친 숨을 내쉬며 자기 손을 숨긴다.

그러면서 입 삐죽 내밀고 우물쭈물 중얼거리면서 벙찐 나를 힐끗힐끗 쳐다보다 다시 버럭 화를 내는 건...정말...

허어어어, 뭐지? 뭐지 이건? 파이가 이랬던가? 와아 미친...20년 간 대체 무슨 일이...20대와 40대의 연륜의 차이라는 건가? 테스터 시절에 많이 봐두는 건데...!


"아니...저, 그...외뿔이전 이후에, 그...괜찮을 것 같아서..."

"...뭐래...!"


나까지 덩달아 얼굴이 붉어져 우물쭈물하게 되어버렸다. 오랜만에 눈을 마주치기 힘들다는 느낌을 여실히 받고 있다!

이 파이는, 이 파이는 열매의 조각이 확실하다! 나를 과거의 나로 되돌려놓으려고! 이 무슨 무시무시한! 안 된다 안 돼!


"다음부턴, 그러지마......하다 못해 천천히..."

"어, 알았어......어, 어쨌든! 중앙으로 가봅시다!"


뭐가 그리 웃긴지 계속 키득거리는 모닥이는 당시의 그 작은 늑대의 모습으로 옆에 두고 길잡이인 파이를 얼른 부추긴다.

방금 전의 충격 탓인지, 친절의 습격에 내가 헐레벌떡 달려나온 것을 본 탓인지 납득은 안 가는 듯 했지만 앞장서서 걸어나간다.


"...20년 전엔 저런 분이셨군요...?"

"원래는 조금 더 까칠하긴 했지. 내가 조금 막 대했었거든."

"맞어, 음~청 욕하고 막! 아빠가 뒤돌아 있으면 빤히 노려보기나 하고 말이야! 낮잠이라도 잘라치면 감정 없는 차가운 눈으로 쳐다보고! 그래서 난 옛날 엄마는 눈이 정말 무서웠어."


어라, 그건 몰랐던 이야기인데. 당시에는 모닥이도 날 아빠가 아니라 친구 비스무리한 무언가 정도로 봐서 특별히 말을 안 해줬던 건가?


"그런데, 저것들은 뭐야?"

"이제와서 물어보는 거야?"

"네가 데리고 온 놈들이니까, 정상은 아닐 것 같아서 안 물어보려고 했지."


지금은 그래도 마음에 안 들면 안 든다고 바로바로 말 하고 불만은 숨기지 않아 대하기 편하지만, 확실히 예전엔 이런 느낌이었지.

어쩐지 우울해 보여선 뭔가 하고 싶은 말은 많은 것 같은데 말을 할까 말까 하다가 또 우울해져선 아무 말도 안 하고 마는 거 말이야.

그래도 같이 지내면서 나름 밝아졌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걸 뭐라고 해야 할까. 기껏 키워놓은 캐릭터가 갑자기 리셋된 기분이야.


"모닥이는 알 거고. 여긴 찍찍이. 둘째 아들이지."

"아들? 둘째?"

"아들...이라고 하셨다...크흑...!"

"실제로 피가 이어진 아들은 아니야. 여긴 막내 딸. 자연이야."

"...조금 닮았네. 얘는 피가 이어진 거야? 엄만 누군데?"

"아니? 얘도 피가 이어진 딸은 아닌데? 엄마 없어. 너가 할래?"

"뭐, 안 닥쳐? 죽인다?"

"큰 딸 하나 더 있는데 걔도 나중에 인사시켜줄게."

"...그럼, 걔도?"

"그치, 걔도 피로 이어진 사이는 아니지."

"......그렇구나?"

"너 뭐야? 왜 입 달싹 거려? 너 뭐 심한 말 하려고 했지? 너 평소에 나한테 말 막 한다고 선까지 막 줄넘기 넘듯이 넘으면 안 된다?"

"안 했잖아."


20년의 세월이 파이를 성숙하게 만들어 말투를 부드럽게 바꾼 거였구나. 맵네 매워...잠시 잊고 있었어.


부스럭.


"이야, 이 익숙하고 낯익은데다 기억을 콕콕 쑤시는 소리. 마음이 아파오는구만."


그리고 또 하나 잊고 있었던 것 미로의 숲에서 벌어지는 별의 별 뒤틀린 생명체들과의 온갖 싸움들.

과거에 이 숲을 나아갈 때는 내가 진짜 몬스터 무리 사이를 지나가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많이 싸웠었지.


"잠깐, 최근 들어 미로의 숲에 위험한 녀석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어. 조심해야 해."

"놈들이 암만 위험하데도 방금 보내고 온 친절보다야 위험하려고."


촤악!


앞을 가리고 있던 수풀을 걷어내고 그 뒤에 자리잡고 있을 몬스터들에게 이 강력한 현재의 내 힘을 보여주리라.

비록 그 몬스터가 3m가 넘어가는 크기에 외뿔이에 버금가는 덩치, 탄력있고 단단한 가죽은 스치기만 해도 연약한 것들은 뜯겨나가거나 갈려버리는 강판 같은 가죽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광기...!"

"오우 쉿!"


뻑!


고래족이다! 갑자기 눈앞에 고래족이 나타났다! 너무 놀라서 걷어차버렸는데, 그대로 기절해버렸어...어, 어쩌지...?


"안 죽여? 처음 보는 몬스터니까 잡아가서 도축하려고?"

"어?! 어...어어...아는 친구야..."

"...그런데 왜 때렸어?"

"...우리들 나름의 사인이지..."


파이의 의구심으로 날카로워진 눈초리가 따갑다. 아니 그치만, 진짜 갑자기 생각도 못 한게 나타나서 깜짝 놀랐는걸...

일단, 사정을 설명해서 종이에 적어, 기절한 고래족의 위에 얹어두고 떠나가자, 오래 머물면 일이 복잡해질 것 같다.

이렇게 떠나도! 일이 복잡해지기는 매한가지겠지만!


"...그런데 아버지. 저희들 배를 얻지 않았나요? 그건..."

"아, 금방 끌고 올거야. 지금은 친절을 묶어두고 있어서."

"어? 아빠가 죽여버린 거 아니었어?"

"엉? 무슨 소리야? 내가 뭔 수로 대영웅을 죽이고 또 왜 죽여?"

"??? 과거에서 죽였던 거 아니었어? 그래서 미래로 돌아온 거 아니었던거야?"

"야, 너희들이 속으면 어떡하냐? 잘 생각해 봐. 지금 이렇게 여러 나라가 합의하에 출발한 모험인데 누구 하나가 다른 누구를 해치기라도 하면 일이 복잡해져서 '전쟁! 결코 다시 전쟁!' 상태에 들어간다고."


아무리 친절을 속이기 위한 연극에 동원 됐다지만 아이들도 다 같이 속아버렸을 줄은 몰랐다.

적을 속이기 위해선 아군부터 속여야한다던데, 제대로 들어먹혔네 이게 또.

물론! 아 물론 내가 좀 실감나는 연기와 함께 그럴듯한 명분을 쥐어주긴 했다. 거기에 친절이라는, 친구의 죽음이 너무나도 서글픈 순수한 영혼이 대상이라 쉬웠고.

그리고 지금쯤이면 정신 차려서 이게 뭔가 싶은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향할 게 분명하다.


"광기는, 너무 위험해...!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


라면서. 자기 말고도 이곳으로 내려왔을 대영웅들에게 전달하겠지. 행동 양식 따위를 알아보자면 아마 가장 먼저 만나는 건 에롤일 것이다.

알로 할아버지는 아무래도 걸음이 느린지, 나이 탓에 빠르게 움직이기 힘든 건지 뭔지는 몰라도 여러모로 느리니까.


"네에...그렇죠? 다들 알고 있던 사실 아닌가요?"

"아니, 그게 아니라! 잘 들어 봐! 그 녀석이...무슨 짓을 했는지!"


주저리 주저리. 말은 열심히 할테지만 느낀 바 친절은 말을 잘 하는 타입은 아니다.

말을 잘 하는 사람이었다면 비네보를 보고서 입 꾹 다물고만 있진 않았을 테지. 얼굴을 마주하면서도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전혀 모르는 사람인 것이다. 쌓인 감정도 많아서 잊지도 못하면서 말이야.

그래도 어찌어찌 에롤에게 설명을 끝내고 나면 에롤은 바로 알아차리겠지.


'쯧쯧, 제대로 당하셨네.'


그러다 보면 얼마가지 않아 친절도 진실을 깨닫게 될 테지만, 여전히 마음에 의심은 남을 것이다. 암만 어리게 살고 싶데도 살아온 년수가 있는데 그 고집 쉽게 못 꺾지.

결국 나를 쫓아오는 속도도 많이 느려질 것이다. 우리 친절하신 친절께서는 다른 대영웅들이 자신과 같은 꼴을 당하는 것을 바라지 않으실 테니까.

그 사이, 나는 안으로 들어가면 그만이다. 미로의 숲은 그 대단한 대영웅들이라고 해도 길을 해매기 마련이니 깊이 들어가기만 하면 내 승리다.


"놀랍게도 이 아빠는 대영웅들을 상대로 어쨌든 이겼다고 외칠 수 있는 플랜은 짜놓았단다. 대단하지 않니?"

"우와~! 아빠 대애단해!"

"모닥이가 언제부터 널 아빠라고 불렀어?"

"호형호제 건너 뛰고 아빠아들 하기로 했어. 내 첫째 아들. 내 몸에서 떨어져나온, 내 피와 살로 태어난 아들이지."

"무슨 신화 같은 이야기네. 너 혹시 피가 포도주야? 그래서 행동거지가 그 모양인가?"

"술은 멀리 하는 편!"


[표식이 찍혔습니다!]


이젠 어지간한 텍스트에는 익숙해져서 물 흐르듯이 흘려넘기게 되었는데, 이런 텍스트는 또 처음이다.

표식이 찍혔다니? 누가? 내게? 어떻게? 왜? 대영웅인가? 그건 조금 곤란한데. 지금은 준비가 너무 미흡하단 말이야. 싸우려면 정정당당하게 만반의 준비를 하고 싸우자!


쾅!


오늘 하루 정신 없어질 것이란 것을 말해주기라도 하듯이, 하늘에서 무언가가 뚝 하고 떨어졌다. 아마 내게 표식을 찍은 놈이겠지.


"광기 네놈...감히, 감히 우리에게 이빨을 드러내?!"


히어로 착지로 멋들어지게 도착한 것은 내가 때려눕혔던 그 고래족. 손에 내가 썼던 종이를 꽉 쥐고 있다. 생각보다 회복이 빠른데? 그래도 나름 멀어졌었는데 말이야.

거참, 처음부터 끝까지 날 멸시했으면서 무슨. 처음부터 잘 대해줬으면 이럴 일도 없잖아, 아니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게임하는 게이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29 최강이라니, 멋있잖아? NEW 7시간 전 3 0 16쪽
328 신뢰 21.09.16 3 0 13쪽
327 안부 인사 21.09.15 5 0 12쪽
326 진실은 무엇인가 21.09.14 5 0 14쪽
325 난 왜 여기에...? 21.09.13 6 0 15쪽
324 그놈이 그놈 21.09.10 7 0 12쪽
323 불우한 과거 21.09.09 5 0 12쪽
322 늘 하던 거 21.09.08 5 0 13쪽
321 파멸은 파멸 21.09.07 6 0 12쪽
320 제국의 기둥 21.09.06 8 1 12쪽
319 소문이란 +1 21.09.03 7 0 14쪽
318 너희 내 편 맞지? 21.09.02 7 0 12쪽
317 정말 약속을 지키는 걸까? 21.09.01 7 0 12쪽
316 전쟁 준비 준비 준비 21.08.31 8 0 12쪽
315 선견지명 21.08.30 8 0 12쪽
314 피의 숙청 21.08.27 8 0 12쪽
313 경사 21.08.26 8 0 12쪽
312 아이의 이름-외전- 21.08.25 7 0 4쪽
311 파멸의 도래 21.08.25 7 1 12쪽
310 쉼없이 21.08.24 9 1 12쪽
309 마신의 증명 21.08.23 10 1 12쪽
308 니들이 찾던 광기 21.08.20 10 1 13쪽
307 그가 날 봤어...! 21.08.19 9 1 11쪽
306 모르는 사람이 말하는 진실 21.08.18 10 1 13쪽
305 오해와 오해와 오해 21.08.17 9 1 12쪽
304 속는 기분 21.08.16 8 1 13쪽
303 최고의 신하는 누구인가 21.08.13 9 1 12쪽
302 새 땅 새 시작 21.08.12 7 1 13쪽
301 기적의 탄생 21.08.11 6 1 15쪽
300 신의 아이 21.08.10 4 1 2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오탱이'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