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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게임하는 게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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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오탱이
작품등록일 :
2020.09.07 13:54
최근연재일 :
2021.09.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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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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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14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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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불굴의 마음으로

DUMMY

[... , .... , .. , ... , ..]


"하아...여긴 또 어디야? 텍스트는 또 왜 저 모양이고. 혹시 그건가? 메뉴얼에 없는 진행 상황?"


게임을 해본 사람이라면 대충 알 것이다. 내 캐릭터가 땅을 뚫고 들어가서 뭔가 내 주변과 아래로는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인데 위로는 뭔가가 있는 그 광경 말이다.

내 위를 돌아다니는 놈들은 모델링이 뭔가 잘못된 것인지 세 배 정도 늘어난 허리가 180도 꺾여서 땅에 몸을 처박은 채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말에 올라타던 놈은 돌연 하늘로 발사 되더니 떨어져 죽어버렸다.

...혹시, 그건가? 테스트 룸이라거나 그런 것인가? 종종 있는, 개발자들이 시뮬레이션을 위해서 게임 안에 따로 만들어둔 비밀의 방?

오오...그런데 이런 방에는 진짜로 막, 게임 안의 모든 아이템이 있다거나, 몬스터를 소환해서 시험 삼아 싸워보거나, 싸움을 시키는 것도 가능하지 않나?

이야...이거 뭐, 이 게임이 현실 기반으로 만들어진 게임이란 걸 알고 보니까 이거 하나만으로도 게임 판타지 소설 주제로 쓰일 것 같은 공간이네.


"혼자 테스트 룸에 들어간 플레이어가 자기 혼자 거기서 레벨업 한다거나, 막, 아직 안 나온 아이템 들고 나타난다거나."


어쨌든, 일단 아이들을 찾아보자. 이 근처에 있다는 것은 얼추 알겠으니까 괜히 다른 곳에 정신 뺏기지 말고.

어디를 잡고 올라가야 좋을지 모르겠는데, 아마 저기 뭔가 경계선이 보이는 부분을 잡고 올라가면 될 것 같다.


"어으, 느낌이 꼭...어으..."


경계를 잡자 손에 느껴지는 답답한 느낌. 아무래도 원래 이 위에 있는 벽에 눌려서 생기는 답답함인 듯하다.

그대로 몸을 쭉 올려보면, 짜자잔, 뒤를 돌아보니 내가 벽을 뚫고 나온 모양이 되었네?

이건 뭐, 게임인 거 티 내려고 일부러 이렇게 만든건지 아닌지 도통 모르겠네.


"...그래서, 난 지금 어디에 있는 거야?"


텍스트는 방금부터 통 먹통이다. 평소부터 그다지 신경써오진 않았지만, 이렇게 되니 또 괜히 아쉽다.

이렇게까지 아무런 정보도 없는 공간에 떨어진 건 꽤나 오랜만이다. 지금 겪고 있는 것들 대부분의 것들이 오랜만인 것들이긴 하지.

옛날 파이에 옛날 요정들에 미로의 숲은 또 어떻고...어, 혹시 나 지금, 진짜 과거에 온 건가?! 그, 그건 곤란한데!

어디 지나가는 사람 하나 붙잡고 뭐라도 물어보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아 있긴 한데, 얼굴이 폴리곤 덩어리가 돼서 무너진 인간들이 대부분이라 그럴 마음이 들지 않는다.

화면 너머로 볼 때도 조금 소름끼친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마주하니 더 소름 끼친다.


"혼자는, 너무 쓸쓸한데."

"그래?"

"...! 억, 끄...깜짝아!"


다른 생각중이었다고는 하지만, 설마 파이가 뒤에서 다가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할 줄이야.

아니지, 정말 그런 건가? 혹시 지금 이 자리에서 갑자기 생성된 거 아니야? 그렇다면 내가 알아차리지 못한 것도 설명이 되는데.


"혼자 있으면 쓸쓸해?"

"비교적, 그런 편이지. 어우, 심장아."

"혼자 있는게 더 편한 거 아니었어?"

"아, 그거야 뭐..."


예전엔, 얼마 전까지는 그랬지. 눈을 마주칠 수 있니 없니, 용기가 필요하니, 외로움이 익숙해지면 외로운지 모르게 된다느니.

여러 일을 계기로, 사람이 많이 바뀌게 되었다.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역시 아이들일 것이다. 특히 아이엔.

그럴수밖에 없었던 것이 처음엔 감시자 역할이니 뭐니로 아이엔의 행동이나 말들을 경계하는 편이었다. 취해서 한 말이긴 했지만 나더러 죽으라고 소리친 적도 있었고.

그런데, 지내다보니 어떻게 또 사이가 좋아져서는 믿음직한 친구도 되어주고, 가족이 되어주기도 하고 말이야.

참, 지금 내 옆에 있는 애들 보면 다들 첫인상이 제대로 된 놈들이 없는데 어떻게 잘도 같이 다니고 있고 그러네.


"같이 지내보니까 재미있더라고."

"그래."

"너도 그럴걸? 왜, 소외감 느껴?"

"......"


새침한 표정으로 고개를 휙 돌려버리는 파이. 아직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로군.

하긴, 다시 만난 파이도 처음엔 우리 애들을 하나 같이 적대시하고 제대로 대해주지도 않았지. 말랑이는 파이를 보고 감정이 없는 사람인 줄 알았다고 했을 정도다.

시간이 걸릴 것이다. 나도 아이들에게 완전히 마음을 열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렸었으니까.

좋은 예로, 내가 처음엔 말랑이를 도구 쯤으로 생각하고 잡아왔었단 거야.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인간인가 난?


"자, 가자. 아이들부터 찾고, 그 다음에 문제 해결하고."

"그래."

"요정들도 같이 잡아먹혔을 것 같은데, 찾으려면 고생 꽤나 하겠어."

"미궁에 가는게 목표 아니였어?"

"필요에 의한 선행이지!"

"어떤?"

"하아...파이 넌 잘 모르겠지만, 내가 지금 연결된게 좀 많아서, 사회인처럼 행동해야 해...!"

"네가 퍽이나 그러겠다."

"잘 못하고 있긴해!"


멋쩍게 하하 웃으니 파이도 그제야 따라 웃는다. 어찌됐든 내가 아는 파이와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해도, 저런 걸 보면 막 대하기가 힘들다.

하아...이런 감정, 되도록 파이 본인에게만 느끼고 싶은 마음인데. 심란하구만.


"음, 아마 이쪽으로 가면 모닥이가 있을 것 같은데."


펑! 퍼펑!


"있네."


이 이상한 세상에 참다 못해 터진 건지 하늘로 치솟는 거대한 불기둥이 모닥이의 기분을 대변해주는 것 같다.

지금쯤 이상하게 일그러진 무언가를 씹어먹고는 있지 않을까. 이상한 거 먹다 배탈나면 어쩌려고 계속 아무거나 막 주워먹을까 몰라.


"세상에, 저게 뭐지?"

"...세상에, 아저씨는 왜 거기서 튀어나와?"

"무슨 말이지? 난 그저 계속 앞으로 걸었을 뿐이다만. 네가 내 앞에 있었을 뿐이겠지."

"그건 또 무슨...아저씨 3시 방향에...아니다, 됐어요. 이해했어."


전체적으로 왠지 정신없고 정리되지 않는 상황, 이리저리 자기 멋대로 뒤틀리고 연결된 공간의 특이성.

혼돈이 만든 공간이구나. 제대로 이해했다. 빌어먹을 놈, 이만큼이나 현실 세계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다 이거지?

거참, 살아온 세월만 따지자면 알로 할아버지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오래산 주제에 신문물을 이렇게 쉽게 받아들여도 되는 거야? 판타지 주민답게 굴란 말이야.


"그놈 그거, 하여튼 사람 귀찮게 만드는데에는 뭐 있어."

"내가 모르는게 많은 것 같네."

"천천히 말해줄게. 시간 많잖아."


불기둥을 타고 날아올라 내게 다이빙하는 모닥이를 가뿐히 받아들고, 다른 아이들을...찾아야 할까?

상황이 이 모양이다. 혼돈이 만들어둔 공간이라면 내 감각이 그렇게 믿음직하지 못할 것이다.


"으음! 뭔가 다른 방법이..."

"엄마 안! 그으윽...안녕!"

"내가 왜 네 엄마야? 말 똑바로 안 해?"

"앗, 죄, 죄송합니다..."

"집중해야 돼서 그런데 좀 조용히 해줄래?"

"아빠까지! 너무해!"

"길거리에 있는 거 아무거나 주워먹는 아이에게 아빠 소리 듣기 싫네요."

"?!"


흐음...할아버지는 혼돈과의 싸움에서 불굴의 힘이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는 투로 말을 했었지.

나라고 해서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신뢰도가 낮은 편이라서. 내게 트라우마 같은 것을 심어준 탓에 호감도도 낮고.

하지만, 어른은 싫은 일에도 웃을 줄 알아야 함인가. 어른이 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야.

그래, 뭐냐...하아, 나도 어느 순간에 진짜, 아빠가 되어버릴테니, 어른으로서의 책임감 같은 것을 길러보는 것도...그래, 나쁘지 않겠지.


[모험가님의 불굴의 마음이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가려 하고 있습니다!]


"...엉? 뭔 소리야 이건 또."


으음, 잘은 모르겠지만, 내 마음가짐이 다시 한 번 내 캐릭터에게 새로운 이벤트를 발생시킨 모양이다.

그런데 이거 생각해보니, 불굴의 마음과 관련된 이벤트니까 혼돈 입장에서는 애가 타겠는데?

하하! 멍청한 놈! 그놈이 무슨 어마어마한 계획을 꾸미고 있는지는 몰라도 이거이거, 나를 완전히 광기에 빠져들게 하는 데에는 번번이 실패하고 있구만 그래!

그거냐? 너에게 조금만 더 시간과 예산을 줘야 그제야 성공하는 거냐!


'그게 아니라면, 사실 이렇게 만드는게 목적이거나.'


"...뭐든! 일단 다들 손."


모두의 손가락에 얇게 뽑아낸 사슬을 두른다. 이걸로 사고가 생겨 이 공간이 뒤틀린 곳에서 뿔뿔이 흩어져도 찾아갈 순 있게 되었다.

지금부터 혼돈이 만든 이 뒤죽박죽의 공간을 뚫고 지나갈 것이다. 알로 할아버지의 말대로 불굴의 힘을 어떻게든 이용해서.

뭐가 됐든, 이놈의 게임은 플레이어의 상상력과 응용력에 많이 좌지우지 되는 모양이니, 어떻게든 되겠지.

그리고 음, 과거의 기억을 끄집어내보자. 내게서 광기인 하양이가 빠져나가고 없을 당시에 심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뭘 했는지.

...아, 싫어라...


"다들 귀 막아줘."

"왜?"

"...지금부터 소설, 만화, 영화! 명대사를 쭉 읊을 거야. 되도록 뜨겁고 열정적이면서 말하기 부끄러운 걸로."


그래, 이게 게임 시스템을 이용하는 법이지...일단, 내 귀도 막자. 내 목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

뭔지는 몰라도 일단 그러라니 따라주는 두 사람. 어디 한 번 해보라는 듯이 키득거리며 날 올려다보는 아들내미.

이놈 이거...하여튼 아들 놈 키워봐야 뭐 하나 소용없다더니! 자연이 반만 닮아봐라!


[앞으로 앞으로! 불굴의 마음을 폭발시키며 모험가님의 발걸음에 우직함이 더해집니다!]


게임 시스템이면 되도록 알아듣기 쉬운 직관적인 단어들로 문장을 구성해주길 바란다.

지금 내가 앞뒤 안 맞는 무작정 뭔가 가슴이 뜨거워지는 말들을 내뱉고 있다고 해서 당신까지 그러면 안 되지!

공간이 일렁이며 내 주위가 붉게 물든다. 몇 번이나 혼돈의 힘과 내 힘이 마찰을 일으킨 것인지 스파크를 일으키는데, 무서워서 정말.


[듣는이로 하여금 심금을 울리는 열정적이고 뜨거운 말들! 앞뒤가 맞지 않는 문장들의 순서에 청중들이 당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광기가 흘러나오는 것은, 결국 내 근본이 광기에 더 가깝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모험가님의 불굴의 의지에 혼돈의 힘이 녹아내리고 있습니다!]

[먼곳에서 당신을 지켜보던 요정의 여왕이 당신의 발걸음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오, 인정받은 셈인가?"


지금 당장 그 여왕이 어떤 상태인지는 몰라도, 내가 하던 짓거리가 마음에 들긴 들었던 모양이다.

덕분에, 나도 여왕이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어쩌면 여왕이 다른 요정들도 수습해서 다 함께 있을지도 모르겠다.


"모닥아, 네가 자연이랑 찍찍이 데리고 와줄 수 있지?"

"물론이지! 내가 누구 아들인데!"

"...내 아들인 거랑은 별로 상관이 없는 것 같긴한데, 그래도 믿음직해! 우리 아들 최고야!"

"이히! 이히히! 그럼 아빠는 어디 가려고?"

"여왕님 뵈러 가야지. 고래 아저씨는 요정 여왕님 아시나?"

"이야기로는 몇 번 들어본 적이 있다. 오랜 옛날부터 바다에 살았으나, 어떤 사건을 기점으로 바다를 떠났다지?"

"오, 요정 여왕이 하나밖에 없나보네. 난 미로의 숲 하나마다 요정 여왕이 하나씩 있는 줄 알았는데."


잠깐, 그런데 이 양반은 대답이 왜 이렇게 스무스하지? 귀 막고 있으라고 했는데?! 으아아! 당신이 청중이었구나!


"광기치곤 괜찮은 말을 하더군. 생각나는대로 내뱉은 것 같긴 했지만, 그런 것이 마음 속에 들었다는 건...흠, 어서 가지."

"귀 막고 있으라고 했는데...!"

"네가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데 그게 안 들리겠어?"

"브루투스 너마저..."

"그건 또 누구야? 어쨌든, 잘 들었어. 조금 더 상황에 맞는 개연성 있는 말들이었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아쉽네."


젠장...이놈이고 저놈이고 내 말은 하나도 안 들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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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 선견지명 21.08.30 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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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 새 땅 새 시작 21.08.12 7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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