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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게임하는 게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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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탱이
작품등록일 :
2020.09.0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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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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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끝난 줄 알았는데...

DUMMY

"어우, 죽다 살았네!"


그래서 결말이 어떻게 났는가 하면, 알로 할아버지가 혼돈이 남겨두고 간 혼돈의 힘이 담긴 구체를 망가뜨려 우리가 있던 지역을 무너뜨리고, 내가 떨어졌던 폭포도 지워버리는 것으로 일단락 났다.

거참, 무릎 아파서 못 뛰어다닐 나이라고 천천히 걸어 다녔다는데 어떻게 그런 업적을 이룬 것인지 모르겠다.

나와 같은 의구심, 정확히는 나를 압도적으로 이기지 못했던 할아버지의 모습에 의구심을 품고 있던 고래들이 알로 할아버지의 업적에 의문을 품었지만.


"예, 제가 똑똑히 봤습니다. 정견이 혼돈이 만든 폭포를 닫는 것을, 제가 모두 지켜보았습니다."


함께 따라갔던 고래족의 경외심과 존경심으로 범벅이 된 눈으로 온 진심을 다해 할아버지를 변호하니, 누구라 해도 믿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방주는 알로 할아버지 것이 되었고, 나는 뭐...어찌어찌 죽지만 않았다.

에휴...할아버지가 갑자기 그 지역을 무너뜨리는 바람에 배들은 가지고 오긴 했지만, 그 다음 전리품이라고 생각했던 요정들은 끌어오질 못 했으니 손해가 꽤 크다.

당장에 혼돈과 열매의 힘으로 강제로 만들어졌던 물건들이라 이 배들을 끌고 오는 과정에서 샤프니스 다크니스, 아 이젠 예흑이라고 부르던가? 뭐 어쨌든, 또 그 녀석을 사용하는 과정에 사고가 생겨 한 바탕 난리가 나기도 했었다.

그렇게 요정들도 잃고 마음 씁쓸할 때 고래 놈들이 찾아와선 창을 들이밀고 날 죽일 듯이 노려보기나 하고, 마음 아파 쓰러지는 줄 알았다.

거기서 그렇게 그냥 죽겠구나 싶었는데, 나와 잠깐 함께 했던 고래 아저씨가 놀랍게도, 나를 변호해주었다.


"광기에 대해 보고 드릴 것이 있습니다. 잠시 시간을."


고래 아저씨의 고마운 어시스트 덕에 꾸지람을 듣긴 했지만 일이 아주 틀어지는 것은 피할 수 있었다.

애시당초 내가 망가뜨린 배는 고래족의 영역만 무사하다면 조각배나 다름없을 정도로 초라한 물건이었다고, 여유가 생긴 고래들이 어느 정도 봐준 감도 없잖아 있다.

그래그래, 확실히 선물이라면서 알로 할아버지가 받은 방주는, 뭔가, 뭔가 엄청 났지. 대영웅들이 입 떡 벌리고 볼 정도라면 말 다 한 것이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늘 내게 호되게 당한 친절의 경우...다시 만났을 때 갑자기 달려들어 죽이려 들었던 바람에, 몇 번 죽었다.

내가 애들을 몇 남겨둬서 죽어도 다시 이곳으로 돌아올 수 있었기에 망정이지...!


"진짜지? 진짜로 과거로 돌아갔다 온 거 아니지?!"

"아니라니까! 몇 번을 말해! 지금 이 말만 열 번은 넘게 했고 못 믿겠다면서 열 번은 더 죽였잖아! 얼마나 더 죽이려고!"

"믿을 수가 있어야지! 넌 광기잖아!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놈이잖아!"

"...그건 아니야! 그런 일을 실제로 일으키려면 준비가 필요해!"

"할 수 있단 말이잖아! 네가 과거도 미래도 싹 다 바꿔버렸을 수도...아니, 이미 바뀐 미래를...?!"

"와아 나 정말, 내가 그렇게 유능해 보여?! 그리고 그런 거 할 수 있었으면 너 안 살려뒀어!"

"허어어?! 그러네! 이 위험한 놈!"

"그아아아! 이 미친놈아악!!"


아쉽게도, 이번 일만큼은 에롤과 알로 할아버지도 도와주지 않았다. 젠장, 팔은 안으로 굽는다더니 대영웅 쯤 되면 밖으로도 굽어 버리나 봐! 어?!

사람 셋이 작정하고 구라치면 없던 호랑이도 만든다던데 이것들은 날 도와주지도 않어 왜.

...어쨌든! 잘 풀렸다. 이렇게 또 파이의 영혼을 되찾아주는 것에 성공했으니까 말이야.

그렇게, 말하고 싶다...


"아이고~인광 씨!"

"기분 좋아 보이십니다?"

"하하! 저기 대영웅들이랑 다니니까 시청자가 아주 그냥! 방송이 쑥쑥 커져가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요?"

"거기서 뭐 더 얼마나 커지려고요? 어쨌든, 우리 배는 왜 이래요?“

“그게...고래족들이 죽여버리겠다면서 공격을 해서. 그래도 어떻게, 잘 버텼죠? 세이렌 때부터 망가지고 있었는데, 이정도 버텼으면 용한 거지.”


유령선. 피부가 다 따가울 정도로 밝고 쨍한 햇살 아래에,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둠을 용납하지 않을 밝은 곳에서조차 유령선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 물건이 눈앞에 있다.

그리고 어쩐지, 생긴 것이 익숙하니, 믿고 싶지는 않지만 내가 여기까지 타고온 배와 동일한 물건인 것이 아닌가 생각 된다. 에롤에게 선물로 받은 그 배 말이다.

우리 애들이랑 다른 유저들이 어떻게든 마지막 잎새 한 조각 붙잡고 있어 배의 형태라도 유지하는 거지 저건 뭐, 바람 한 점 후 불면 가루가 되어 사라지겠는데?

내가 또 어떻게 저기 밑에서 배를 끌어올렸기에 망정이지 아니었더라면 '우리들의 모험은 여기까지야!' 가 될 뻔 했다.


‘곤란하지, 그러면 안 되지. 이제 하나 남은 것 같은데.’


처음의 사람 소름끼치게 만드는 차가운 집착, 그 다음이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던 무기력, 이번의 그리움을 품은 사랑이라고 본다면 다음은 체념이다.

파이를 표현할 때 나오는 무기력증과 집착증. 그리고 파이의 힘인 사랑과 체념. 지금까지 만난 열매의 조각들과 적당히 들어맞는다.

타락의 마녀라고 불린다고 타락의 힘까지 가지고 있진 않았을 테니 이번이 정말 마지막일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그 마지막은 혼돈이 가지고 있을 테지. 나중에 가면 모두가 잊어 기억도 안 날 중간 보스 마냥 ‘마지막 관문입니다!’ 같은 소릴 하지 않을까?


“이야, 역시 인광 씨야! 이런 것들을 어떻게 알고 또 다 준비를 했데?”

“죄송하지만 지금 당장 여러분들이 탈 수 있는 배는 없습니다.”

“네? 왜요? 문제 있어요?”

“...네.”


아주 소량, 아주아주 소량이지만 세계의 찌꺼기가 묻어 있는 배다. 다른 사람들에게 대체 무슨 일을 일으키게 될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

자칫 잘못했다간 제 2의 김민식 씨가 만들어질 수도 있어 어느 정도 처리를 하고 난 다음에 사람들을 태워야 하는데, 설마 타고 온 배가 저 모양이 되어 있었을 줄이야.

으음...그래도 어떻게, 빡세게 잡고 가면 하루 정도 안에 배 하나 정도는 비울 수도 있을 것 같기도...힘드려나...

뭔가 좀, 획기적인 해결 방안이 진짜 짜라란 하고 기적처럼 나타나줄 수도 있지 않을까? 나는 그 정도 기적을 바랄 정도의 노력은 했다고 생각해요.


“은인께서 뭔가 아쉬운 것이 있으신가 봅니다.”


그리고 정말...정말 뭔가 나타났다! 어? 뭐지 나 지금 뭐, 혹시 치트 같은 것이라도 쓴 건가? 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거야? 혼돈 죽어! 회장 죽어!!


“아, 여왕, 님? 어?! 뭐야! 어떻게 여기에 있어?”

“후후, 은인의 배도 이렇게 이곳에 존재하는데, 저라고 다를까요.”

“???”

“은인께 문을 열어드렸을 때 저희도 그 뒤를 따라갔었습니다. 도움을 주기 위함이었는데, 돌연 은인의 그림자에서 배가 튀어나와 그만, 정신을 잃었지 뭡니까.”

“어어...그때가 좀 마음이 급했던 때라, 미처 신경을 못 썼네. 미안!”

“괜찮습니다.”


내가 기억하는 여왕님보다 좀 더 화사하고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느낌이 더 강한 여왕님이네. 그땐 곁눈질로만 봐서 잘 몰랐는데, 파이에게는 이렇게 보였던 건가?

어쨌든, 우선 혹시 모르니 여왕님과 요정들을 살펴보기로 한다. 이 바다 너머의 치명적인 액체에 죽어가던 아이들이니까.

내버려둬도 건드려도 죽을 것 같은 요정들이니까 내가 뭘 한들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고 하더라도,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서 이런 모습은 중요하다.


“어, 뭐야. 왜 괜찮아?”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배 안에서 아이들과 함께 있었을 뿐인데, 몸이 점점 편안해지더군요.”

“...엉? 왜? 엉? 하여튼 이놈의 게임은 뭔 기준으로 돌아가는지 모르겠어.”


멀쩡하다. 그것도 하나 둘, 소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죽어가던 요정들 모두가.

가장 깊은 바다의 심해에서 퍼온 물 때문에 죽어가던 것 아니었나? 막, 죽음이 기운이 넘실거리는 그 물이 피 대신에 흐르고 그래서 곧 세상과 작별 인사할 순서 아니었어?

...잠깐, 혹시, 배를 살펴보자. 뭔가 하여튼 이상하고 이게 현실적으로 말이 되는 건가 싶은 일을 일으키는 물질이 그곳에 있다!


“...홀리몰리...”

“오오, 바다 비린내 나는 것만 빼면 이 배도 꽤 괜찮네요! 넓고, 튼튼하고!”

“우와 요정! 나 이렇게 요정들이 많은 건 처음 봐!”

“아니 당신들은 또 왜 올라왔어?”

"타고 있던 배가 침몰하는데 그럼 어째요?"

"...아, 아 두야...아아!"


...그래, 뭐...가장 문제가 되었을 배에 남아 있던 찌꺼기들은 사라졌다. 그 탓인지 이상하게 뒤틀려 있던 배도 어느 정도 정상적인 모습을 취하고 있으니까, 괜찮겠지.


“으아아! 으겍!”

“어어! 포, 포탈! 포탈이다! 아래로 떨어졌는데 위에서 떨어졌어!”


음, 여전히 위험한 부분들이 조금 남은 듯 하지만, 그래도 이전과 비교했을 때 이정도면 양호지. 괜찮을 거야. 나도 몰라 이젠.

마침 잘 됐다. 이렇게 되면 사람들을 이 배에 태울 수 있다. 요정들이 타고 있는 이 배에만 태울 수 있는 것이지만.

정확히 어떤 과정을 거쳐 이 모양 이 꼴이 되었는지는 도통 모르겠지만, 살펴보다보면 그것도 금방 알게 되겠지. 그리고 그래야 다른 배도 탈 수 있을테고.


“잘 됐네요. 다들 이 배에 태우세요. 아, 그리고 물자도 좀 싣고. 빠르게 합시다!”

"역시 마왕님이 최고야! 모두들! 배를~버려라~!"

"우리 배 20초 전부터 침몰 중이었는데여!"

"이제 이건 배가 아니지, 그냥 쓰레기야 쓰레기. 말려서 불쏘시개로 쓸까?"

"잡담 그만! 저희들 금방 출발해야 돼요!"

"네~"


안개의 바다를 건너는 것은 고래 아저씨의 도움을 받기로 하였으니 괜찮지만, 우물쭈물하다간 다른 국가들에게 뒤처지게 된다.

바다에 빠진 것들은 세이렌들에게 시켜 끌어올리게 하자. 아직 뽕을 덜 뽑았는데 여기서 해어질 생각을 하니 마음이 쓰라리다. 아깝다 아까워. 꽉꽉 짜서 비틀었을 때 찢어져버릴 때까지 뽑아먹어야 하는데.


“이봐 광기, 준비는 끝났는가.”

“기다려준 덕분에. 이거 참, 이렇게 도와주니 고마워서 어쩌나 몰라.”

“흥, 그렇다 해도 이 안개의 바다 끝까지일 뿐이니 고마워할 것 없다.”

“안개의 바다가 많이 넓은가?”

“그렇게 넓진 않으나, 안개가 짙어 방향을 짐작하기가 힘들고 안개에 숨은 것들이 많아 위험하지.”

“으음~나중에 다리 지을 때 여긴 어쩐담.”


고래 아저씨들의 뛰어난 조선 능력을 빌려 다리를 가로지르는 기차를 싣고 바다를 건너갈 커다란 배를 하나 얻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우주선 도킹하듯이 배가 다리에 연결되고 선로가 결합되어서 기차가 배로 들어가는 모습, 상상해보니 그것도 나쁘지 않다. 단조로운 기차 여행에 새로운 풍경을 선사할 수 있지 않을까.

대충 그런 상상을 하며 안개의 바다를 뚫고 지나간다. 뭔가 첨벙거리면서 배 근처를 지나가는 소리도 언뜻 들었는데, 못 들은 것으로 하고 싶다.


“이 앞부터 가장 깊은 해역이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내가 안내를 할 수가 없다.”

“허어, 길 잃으면 어쩌나 몰라.”

“앞으로 쭉 나아가면 되니 그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듣기로 가장 깊은 해역을 지나고 나면 얼마 가지 않아 육지가 나온다 하니, 그리 길지는 않을 거야.”

“흠. 그래요. 고생 했어.”

“준만큼 돌려준 것일 뿐. 그 빚도, 정견의 대영웅이 남긴 것에 불과하지만 말이야.”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다들 왜 이렇게 말을 잘 하나 몰라? 응? 아주 미워 죽겠어.”

“잘 가라 광기.”


반쯤은 흐름으로 나아가던 배가 질척한 무언가에 부딪혀 속도가 현저히 늦어진다. 가장 깊은 해역. 죽음의 기운이 넘실거리는 바다.

그래도 하나 다행인 것이 이곳만 넘어가면 신대륙이 그리 멀지 않다고 하니 조금만 더 힘내도록 하자.

그리고, 이제 고래 아저씨도 갔으니 게임 분위기 물씬 풍기는 새지역 입장 텍스트나 한 번 읽어볼까?

친절에게 10번이나 죽어버린 내게 그 쾌활하고 활기찬 텍스트가 칙칙해진 감정을 환기시켜줄 것이다.


[죽음과 가장 가까운 곳, 진실에 가장 가까운 곳, 나락으로 가는 배에 타고 계십니다!]


"...흐음~그래? 안 그랬으면 좋겠는데."


[나락으로, 더 나락으로. 죽음에서 태어나 죽음으로 걸어나가는 세상이, 당신을 초대합니다!]


"조금만...쉬면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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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 그놈이 그놈 21.09.10 7 0 12쪽
323 불우한 과거 21.09.09 5 0 12쪽
322 늘 하던 거 21.09.08 5 0 13쪽
321 파멸은 파멸 21.09.07 6 0 12쪽
320 제국의 기둥 21.09.06 8 1 12쪽
319 소문이란 +1 21.09.03 7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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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 정말 약속을 지키는 걸까? 21.09.01 7 0 12쪽
316 전쟁 준비 준비 준비 21.08.31 8 0 12쪽
315 선견지명 21.08.30 8 0 12쪽
314 피의 숙청 21.08.27 8 0 12쪽
313 경사 21.08.26 8 0 12쪽
312 아이의 이름-외전- 21.08.25 7 0 4쪽
311 파멸의 도래 21.08.25 7 1 12쪽
310 쉼없이 21.08.24 9 1 12쪽
309 마신의 증명 21.08.23 1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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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7 그가 날 봤어...! 21.08.19 9 1 11쪽
306 모르는 사람이 말하는 진실 21.08.18 10 1 13쪽
305 오해와 오해와 오해 21.08.17 9 1 12쪽
304 속는 기분 21.08.16 8 1 13쪽
303 최고의 신하는 누구인가 21.08.13 9 1 12쪽
302 새 땅 새 시작 21.08.12 7 1 13쪽
301 기적의 탄생 21.08.11 6 1 15쪽
300 신의 아이 21.08.10 4 1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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