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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탱이
작품등록일 :
2020.09.07 13:54
최근연재일 :
2021.09.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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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996,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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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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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빨리빨리

DUMMY

"여러분, 우리들은 오늘! 저승의 가장 깊은 곳으로 갈 겁니다!"

"네에~? 왜요~?"

"안쪽에! 이때까지 아무도 가본 적 없는! 알려지지도 않은 비밀스러운 던전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

"아무나 오고 갈 수 없는 저승! 그런 저승의 던전! 보물의 냄새가 나지 않나요!"

"오오!!"


사람들을 모아서, 말한 그대로 저승의 가장 깊은 곳으로 갈 준비를 한다. 다들 지루하던 차에 잘 됐다는 모습이다.

그 안에 있는 것들이 저승에서도 처치 곤란해서 내버려두고 있는 범죄자 집단이란 것은, 말해주는 편이 좋을까?

하여튼, 저승 놈들도 웃기는 놈들이다. 자기들이 그 영혼들을 제압할 힘이 없는 것도 아니면서 관련 사례도, 규칙도 없는 일이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단 소리나 하다니. 무능하기 짝이 없다.


"그리고 여기! 길 안내 겸 보호를 위해서 저승에서 사람을 붙여줬답니다~! 모두 인사~!"

"안녕하십니까. 저승사자입니다...여러분이 죽어 사라질 때에 절 다시 보게 될 겁니다."


걸걸한 목소리에 눈밑에 짙은 다크서클, 그래도 깔끔하게 차려입은 사무원 같은 차림새에 손에는 무슨 녹음기 같은 것을 들고 있다.

사람들이 와와 박수를 쳐주며 환영해주어도 죽으면 다시 볼 테니 그때 인사 하자는 소릴하는, 심심한 양반이다.


"간단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여러분들의 목표는 가장 오래된 영혼을 처리하는 것. 그것이 전부입니다."

"어, 잠깐 질문 괜찮을까요?"

"예. 하시죠. 이승에서 살아가는 분들은 늘 그러더군요."

"아, 네...저승에서 그 영혼들을 자체적으로 처리하지 못하는게, 그러면 완전히 소멸되어버려서라고 들었는데, 저희들은 그래도 되는 건가요? 아니면 뭐, 특수한 방법이 필요한건가요?"

"좋은 질문이군요."


이런저런 것들을 차치하고서 결론만 말하자면, 저승에 살던 놈이 이승을 살던 놈을 죽인 것과, 이승을 살던 놈이 이승을 살던 놈을 죽인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여기서 영혼을 몇을 소멸시켜도 실상은 짐승 사냥한 것과 별반 차이는 없다는 것.

그러니까, 몬스터들 마냥 무한 젠 되진 않겠지만, 잡으면 몬스터들처럼 경험치를 준다. 이걸 저 아저씨들 식으로 말하자면.


"문제라면...본래 그 영혼에게서 받아내야할 죄를 받아내지 못한 채로 일부는 여러분에게, 일부는 다시 이승에 돌아간다는 것이겠죠. 그렇다해도 그러는 편이 균형은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이, 의외로 세계는 잘 짜여진."

"그쪽으론 왕 아저씨랑 잘 이야기 해뒀으니까, 여러분들은 신경쓰실 것 없고. 던전 탐사한다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이야기는 거기까지. 이동은 내 배를 타고서...생각해보니 난 참 다양한 이동수단을 가지고 있어. 뭔가, 차를 여러종류 모으는 것 같은 느낌이야. 현실에서는 차 한 대도 없는데 말이야.

흠...이 배들을 끌고 가면 날치들이 질투를 할까? 아니면 동질감을 느낄까? 혹시 모르니 안 보여주는 편이 좋으려나?


"그럼, 거두절미하고!"


배는 높이 날아올라 빠르게 목적지를 향해 날아간다. 지옥에서 고통 받던 이들의 살려달라는 외침이 파도와 바람이 되어 배를 밀어주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빠르게.

배에 별로 좋은 기억은 없는 유저들이 안전한 배 안으로 피신하고, 갑판에는 아이들과 나, 저승사자만이 남아있었다.


"저곳입니다. 저 굴을 따라 들어가면 녀석들이 모인 공간이 있을 겁니...!"


덜컹!


롤러코스터가 정상에서 갑자기 떨어질 때와 비슷한 소리. 미안하지만 난 이곳에서 시간을 길게 끌 생각이 전혀 없다. 요만큼도!

평소라면 저승사자와 대충 잡담이라도 하면서 시간이나 보냈겠지만! 이번엔 다르다! 시간 없어!


[......가장 오래된 요정이 부스러기를 모아 모험가님의 행동에 힘을 실어줍니다!]


꽈드득!


척척 뱃머리로 나아가 준비를 한다. 이 정도로 폭력적이고 파괴적으로 흐름을 사용한 적이 별로 없던 탓에 다소 어색한 기분이 손에 남는다.

겉에서 보기에 어떤 느낌일지 모르겠다. 요정의 반짝이는 힘이 섞인 세계의 찌꺼기들이 서서히 내게 모여들고 난 그런 찌꺼기들을 몸에 두른채 나아가는 모습이라니.

생각하건데, 이렇게 계속 게임 시스템에서 벗어나는 짓거리를 하다보면 분명 언젠가 제재를 받게 될 것이다.


"뭐든 꽉 붙잡고 있어!"

"잠깐만요! 또 추락하는 거예요?!"

"하늘을 나는 건 언제나 추락을 대비해야지!"


예전, 그 흑백의 세계에서 하마터면 흐름을 따르다 사라질 뻔 했을 때 느꼈던 것과 같은, 몸을 휩싸는 전능감에 취하지 않게 주의하며, 배를 수직하강시킨다.

지금 사용하는 힘은 흐름보다는 나선에 가까울 것이다. 수월한 사용을 위해 모닥이와 일체화도 했다.

다만, 이 아들놈이 최근 수련을 게을리해서 정도가 낮은 것이 조금 불만일 뿐이다. 조금의 불안감이 남는다.

그리고, 세계의 찌꺼기는 당분간은 익숙해질 때까지 사용은 자제해야겠다는 것 정도? 당장은 감상은 거기까지.


"흠, 이 배가 굴의 입구보다 더 큰데, 들어갈 수나 있겠습니까. 자살하려는 것입니까?"

"자살 같은 소리하고 있네! 난 그딴 거 안 해!"

"아쉽군요. 당신이 저승에 떨어지면 정말 큰 힘이 될 것 같은데요. 에너지로써."

"흥, 누구 마음대로?"


입구가 가까워 온다. 뱃머리에 선 나는, 잠깐 포즈를 생각해본다. 에너르기파를 쏘듯이 손을 모으고 앞으로 내밀까? 주먹질을 하는 것처럼 해볼까? 멋진 연출에는 멋진 포즈가 동반되어야 할 텐데 사람이 멋지질 않으니 원.


"일단, 이 정도로."


딱!


손가락을 튕긴다. 그에 맞춰 아래로 이어진 굴이, 바닥이, 단단한 바위들이 조각조각 나며 흩어져 아래로, 가장 깊은 곳으로 향하는 거대한 구멍이 만들어진다.

추락하는 배가 땅을 파해치며 내려가는 것처럼 배의 주변을 요정들의 반짝이는 힘과, 찌꺼기의 소름끼치는 어두움과 잘게 조각나 흩어지는 돌맹이들이 흩뿌려진다.

만화였다면 꽤나 멋진 연출이 아니었을까? 내가 살아가는 세상이 만화가 아니란 것이 이럴 때 아쉬워진다.


"허어...이런 걸 할 수 있는 인간이 있다니..."

"조건만...후우! 잘, 만들어진다면!"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정신이 아찔해지는 것이, 조금만 정신을 놓으면 그대로 소멸해버리기 딱일 정도의 힘이다.


쾅!!!


아래에서 느껴지던 영혼들의 기운에 작업을 멈춘다. 물론, 배는 그대로 바닥에 들이박았다.

배에서 내려 주변을 바라보니 꽤나 인상 사나운 놈들이 나를 보고 '뭐야 저건?' 같은 눈빛을 하고 있다.

그런데 너희들, 너희 천장에 큼직한 구멍 뚫고 내려온 나에게 뭐 좀 무섭다거나 그런 감정을 느껴야 하는 것 아니니?


"으아아! 저 사실 고소공포증 있어요!!! 떨어진다!!"

"던전 탐사라며! 탐사라며! 이게 뭐가 탐사야!"

"역시 마왕님이야...! 우리가 못 하는 짓을 태연하게 저질러버려!"

"스읍...하아~! 짙은 개판의 향기...!"


이쪽도 특별히 겁을 먹었다거나 긴장한 기색은 없으니 그것으로 퉁치자. 아무리 현실적이더라도 게임이란 사실을 자각하고 있다는게 이럴 때 큰 도움이 된단 말이야.

하나 둘, 배에서 내리는 사람들, 하나 둘, 상황을 파악하고 뛰쳐나오는 영혼들. 서서히 전운이 감돌고 있다.


",./,,..,.,.,!,.,!!"

"영혼과는 대화할 수 없다는 설정인가?"

"저 영혼이 생전에 벙어리라 그렇습니다."

"앗...! 아이 그런거, 미리 말을 좀...! 크흠! 안녕 친구들!"


하아, 역시나...몸을 감싸는 이 감각들. 또 다시 현실성이 짙게 느껴지는 이 기분들...왜 나만 이런 기분을 느껴야 하는 건지 납득이 되지 않아.

그렇지만, 이런 감각이 정확하게 하나 증명해주는 것이 있지. 내가 찾고 있는 마지막 한 조각. 혼돈을 위한 준비물을 마스터피스로 만들어줄 중요한 것이 이 안에 있다. 분명히.


"...잠깐, 저놈들...전부 산놈들이잖아?"

"오오...! 오오! 이게 왠 떡이야!"

"드디어, 드디어 이 답답한 곳에서 나갈 수 있겠구만!"


흠, 과연. 산 자의 몸을 빼앗으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발상인가? 딱히 그렇지도 않은데, 그것 참, 누가 그런 헛소문을 퍼트린 건지 모르겠네.

아니 어쩌면, 그런 소문을 퍼트려 이것들을 이용하려 한 것에 불과할지도 모르겠어. 이곳의 대장이 예언자 행새를 하면서 사람들을 조종하고 있는 걸지도.

하하, 그러면 되게 웃기겠다. 죽어서도 죄를 속죄하지 못하고 바락바락 대들면서 사는 고집불통 범죄자들이 남이 하는 말에 홀랑 속아서 조종 당하는 꼴이라니.


"어~이! 산놈들! 우리 좋게좋게 가자고! 응? 그 몸, 그냥 넘겨준다면...아프게 하진 않을게! 응?!"

"그래그래, 곱게 죽고 싶거든 그냥 우리에게 몸을 넘기라고...! 괜히 몸부림치다 죽어서 이 지옥으로 끌려가지 말고! 착하게 죽자? 응? 지옥은 무서워?"

"웃기는 소리."


내가 뭐라고 나서기도 전에, 이번에도 아이엔이 나섰다. 허어, 뭐지? 우리 딸냄이 이렇게 적극적인 아이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귀기서린 눈으로 감정을 꾹꾹 담아누른 목소리를 뱉어내는데, 앞의 영혼들이 깜짝 놀라 뒷걸음질 친다.

아이엔...많이 성장했구나...!


"...천하대장군, 마을에 들어오려는 악귀들을 쫓아내는 이승의 민간 신앙에서 탄생한 신이죠. 악령들에 대한 분노와 경멸로 참을 수가 없을 겁니다. 악령들은 그녀의 얼굴만 봐도 무서워할테죠."

"그, 초 치지 말고. 우리 애가 원래 좀 정의로운 편이야. 응?"

"...그런 걸로 하죠."


솔직히, 가끔씩 드는 생각에, 그 정의로운 마음이 딱히 내게 향하지 않는 것을 보면 그렇게 올곧은 것은 아닐 수도 있단 생각도 들지만...괜한 소리해서 애 기죽일 필요도 없지.

...어, 그런데 이거 그거 아닌가? 자기 힘에 너무 심취하고 너무 방치돼서 나중에 지멋대로 막 삐뚤어지고 그렇게 되는거?

용감함이 잘못 엇나가면 고집이나 오만방자로 방향을 틀어버릴 수도 있지...!


"아이엔, 괜히 나서지 말고 평소처럼 가자."

"...네..."

"못 믿어서 그런 거 아니고, 신중하게 하려는 거니까 또 기죽지 말고! 난 우리 아이엔 믿어! 네가 나처럼 막 튀어나가면 뒤에 다른 사람들은 누가 챙겨?"

"...네...!"


모닥이처럼 그래도 나름 20년 산 짬밥이 있는 애가 아니니까 조심스럽게 다룰 필요가 있겠지. 어려서부터 키웠던 것도 아니니 더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그러고보면 요즘 자연이도 조금 위태위태해 보여. 태어난지 1년도 안 된 거에 비해 너무 성숙해서 너무 어른처럼 대했던 걸까? 흐음...


"미안한데, 내가 지금 개인적인 일들로 고민들이 조금 많아. 유령 123 아저씨들."

"젠장...그래도 우리가 수적으로 우세야! 다들 쳐!"

"누가 그래?"


내 그림자의 안에서 인형이 조종하는 인형들이, 생쥐들이 우르르 튀어나온다.

어지간하면 적당히 상대를 해주겠는데, 아쉽게도 정말로 시간이 그리 넉넉하지가 않아서.

무식하게 힘만 센 놈들을 적당히 센 놈들이 상대하려면 수로 밀어붙여야지! 예로부터 다구리에 장사 없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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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8 신뢰 21.09.16 2 0 13쪽
327 안부 인사 21.09.15 4 0 12쪽
326 진실은 무엇인가 21.09.14 4 0 14쪽
325 난 왜 여기에...? 21.09.13 6 0 15쪽
324 그놈이 그놈 21.09.10 7 0 12쪽
323 불우한 과거 21.09.09 5 0 12쪽
322 늘 하던 거 21.09.08 5 0 13쪽
321 파멸은 파멸 21.09.07 6 0 12쪽
320 제국의 기둥 21.09.06 8 1 12쪽
319 소문이란 +1 21.09.03 7 0 14쪽
318 너희 내 편 맞지? 21.09.02 7 0 12쪽
317 정말 약속을 지키는 걸까? 21.09.01 7 0 12쪽
316 전쟁 준비 준비 준비 21.08.31 8 0 12쪽
315 선견지명 21.08.30 8 0 12쪽
314 피의 숙청 21.08.27 8 0 12쪽
313 경사 21.08.26 8 0 12쪽
312 아이의 이름-외전- 21.08.25 7 0 4쪽
311 파멸의 도래 21.08.25 7 1 12쪽
310 쉼없이 21.08.24 9 1 12쪽
309 마신의 증명 21.08.23 10 1 12쪽
308 니들이 찾던 광기 21.08.20 10 1 13쪽
307 그가 날 봤어...! 21.08.19 9 1 11쪽
306 모르는 사람이 말하는 진실 21.08.18 10 1 13쪽
305 오해와 오해와 오해 21.08.17 9 1 12쪽
304 속는 기분 21.08.16 8 1 13쪽
303 최고의 신하는 누구인가 21.08.13 9 1 12쪽
302 새 땅 새 시작 21.08.12 7 1 13쪽
301 기적의 탄생 21.08.11 6 1 15쪽
300 신의 아이 21.08.10 4 1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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