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게임하는 게이머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새글

연재 주기
오탱이
작품등록일 :
2020.09.07 13:54
최근연재일 :
2021.08.02 12:00
연재수 :
294 회
조회수 :
27,574
추천수 :
570
글자수 :
1,799,440

작성
20.11.16 13:00
조회
102
추천
1
글자
18쪽

불가능은 아닌 싸움

DUMMY

몸은 너무 많이 맞아 어느 곳 하나 성한 곳이 없고, 사슬을 너무 많이 뽑아내고 끊어지는 바람에 체력도 거의 한계다.

몸을 움직일 수 있게 유지하고 있는 사슬을 조작하는 것이 고작이고, 이 이상의 사슬을 뽑아내려 한다면 아마 몸을 움직이게 하는 사슬의 조종은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모닥이도, 우리 일행들 중에서는 분명히 최강의 전력이지만, 외뿔이의 앞에서는 겁을 집어 먹고 다소 주춤하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인다.

반면 외뿔이는 너무나도 멀쩡하다. 턱에 한 반 먹였던 것이 유일한 유효타지만, 그것도 큰 문제가 될 정도의 데미지는 아닌 상황. 누가봐도 이 상황에서 이기는 것은 불가능이다.


"요컨데...주인공이 역전을 하는 상황이라는 거지."


내 캐릭터의 역할에 맞게 모닥이를 뒤에 세우고 나는 방패처럼 모닥이의 앞에 선다.

그 방패가 다 찢어지고 구멍나서 금방이라도 끊어질 것 같은 철사로 겨우겨우 엮어놓은 조잡한 방패기는 해도, 뭐, 결정적인 거 한 두 번만 막아도 선방한 거 아니겠어?


"...해변에서의 싸움이 떠오르는군. 네놈도 기억하고 있겠지?"

"과거는, 잊고 사는 편이라."

"하! 퍽이나."


그 이상의 대화는 필요 없다는 듯, 외뿔이가 자신의 팔에 묶여 있던 사슬을 뜯어내어 채찍처럼 마구잡이로 휘둘러대기 시작했다.

익숙하지 않은 무기의 익숙하지 않은 사용법이라 실수 몇 번 정도는 해줘도 좋을 텐데 여지 없이 나와 모닥이에게만 공격이 가해지는 걸 보면, 이 녀석도 어지간히 재능 있는 천재다.

하지만, 이건 아니지. 이 사슬은 원래가 내꺼다 이 말이야!


꽉!


데미지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손에 장갑처럼 사슬을 덮고 녀석이 휘두르는 사슬을 붙잡았다.

붙잡은 그 순간에 사슬의 불꽃을 최대로 올려 녀석이 손에서 놓게 하려 했지만, 그 정도의 불꽃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는 듯이 녀석은 그대로 사슬을 휘둘렀다.


"두 번째 주먹, 대포!"


펑!


다행히도, 내게 정신이 팔려 있던 외뿔이에게 마냥 얼어있지는 않았던 모닥이의 공격에 외뿔이는 잠깐 흔들렸고, 나는 날려가지 않고 사슬을 잡아 당겨 외뿔이에게 빠르게 다가간다.

타격은 안 먹히고, 그렇다고 저 굵은 팔다리에 관절기가 통할 것 같지도 않고, 그러니 마지막은 단련할 수 없는 눈, 그리고 어찌어찌 졸라서 죽일 수도 있을 것 같은 목!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끝낼 것을 상정하고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다. 모닥이에게는 멀리서도 공격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 그러니 나는 모닥이가 충분히 공격을 가해서 데미지를 줄 시간을 벌면 된다.


"모닥이 놈, 공격이 날카로워졌군. 게다가 네가 가진 힘과 결이 비슷한 힘을 사용하고 있어...그런데 넌 왜 저걸 못하는 거지?"

"몰라! 묻지 마!"


외뿔이에게 올라타고 녀석의 목에 다리를 두르고 이마에 팔을 둘러 머리를 고정시킨 뒤 다리에 힘을 줘 목을 조른다.

사슬로도 있는 힘껏 조이고 있어 어느 정도 효과는 있는 것 같은데, 무슨 목힘이 내가 온몸으로 짓누르는 힘이랑 비등한 거지? 괴물인가? 몬스터긴 한데...


"오오! 아빠! 꽉 잡고 있어! 첫 번째 발 걸음! 폭! 포!"


쾅! 콰과과과!


지하 왕국에서 한 번 선보였던 기술이다. 아이엔의 필참과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명중 부위에 연속적으로 데미지를 가하는 기술.

외뿔이의 단단한 복근에 제대로 명중은 했는데...제발 부탁이니까 아픈 척이라도 좀 해주면 안 될까?! 어?!


"어설프군!"

"야! 너 지금 목 졸리고 있어! 멀쩡하게 말하지 마!"

"흥! 겨우 이 정도로!"


나와 모닥이를 향해 손을 뻗는 외뿔이. 잡히면 그대로 녀석의 손에서 힘도 못 쓰고 찌그러진 빈 캔처럼 되어버린다!

급하게 녀석의 멀쩡한 뿔을 붙잡아 휙 꺾어 녀석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었다.

암만 그래도 갑자기 시야가 휙휙 변하면 몸을 그리 쉽게 움직이고 싶은 대로는 움직일 수 없게 되는 법이다.


"이! 같잖은!"

"으아아! 손 치워! 저리 치워!"


모닥이에게 뻗었던 손이 외뿔이의 목을 조르고 있는 내 다리를 향해 다가오는 것을 보고, 별 수 없이 녀석의 어깨 위에서 내려와야만 했다.

벌써 팔이 하나 망가져 제대로 움직이기도 힘든데 여기서 다리까지 박살이나면 끝장이다.


촤악!


모래 위로 착지함과 동시에, 모래의 흐름을 뒤틀어, 이번엔 외뿔이 녀석의 발목을 잠기게 만들고 녀석의 허리에 달라붙어 쉽게 움직이지 못하게 온힘을 다해 조른다.


"야! 턱! 턱만 노려! 집요하게 한 부위만!"

"아! OK!"

"그렇게 말하면 내가 방어할 거란 생각은 못 한 거냐?"


상관없다. 녀석이 계속 한 부위를 조심해줘서 다른 부위에 대한 방어가 상대적으로 약해지기만 해도 이득이다.

결정적인 일격의 순간에 녀석이 자기도 모르게 턱을 보호하려고 그 일격을 허용하게 된다면 그만큼 통쾌한 순간도 없을 것이다!


"첫 번째 주먹, 공성추! 난타!"


불이라는 자신의 개성을 지키듯 뜨거운 불의 힘이 실린 주먹을 쉴 새 없이 외뿔이의 안면을 향해 내리꽂는다.

난타라는 이름답게 정확도가 부족하다! 바로 방금 한 부위만 집요하게 노리라고 했는데! 경험 부족인가!

외뿔이가 자신의 커다란 손을 쫙 펼치는 것만으로도 모닥이의 연타는 막혔고, 되려 외뿔이가 크게 휘두른 주먹에 모닥이가 맞아버렸다!


"아파! 아빠 나 아파!"

"그래그래, 아픈 건 아빠가 다 할테니까, 너는 제발 신중하게 움직여 제발!"

"씨이! 그게 쉬우면 벌써 했지!"

"야! 아빠 불굴이야 이 자식아! 불굴 자식 놈이면 좀 버텨 봐!"


불굴의 사슬이 가슴 뜨거워지는 말에 반응해 그 힘을 키웠던 것처럼 지금 내가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에 내 몸에 두른 사슬의 불꽃과 그 힘이 점점 커져간다.


'...겨우 이걸로...?'


진짜, 아무리 생각해도 이 심력이라는 시스템은 사기다. 게임이면 게임답게 스테이터스로 승부를 봐야지 의지나 마음으로 사기치려고 하는 건 솔직히 치트지.


"마음의 강도가 높아질 수록 그 힘은 강해진다. 너도 이제 슬슬 깨닫고 자존심이라는 것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떻겠냐."

"에잇! 시끄러워! 네가 뭐라든 내가 어차피 이겨! 너한테만큼은 무조건 이긴다 진짜!"

"쯧쯧."


펑!


다시 한 번 외뿔이가 자신의 힘을 폭발시키고 그 힘을 차마 버티지 못한 내 두 팔을 녀석이 잡아 활쫙 펼치고는 나를 한 손으로 휘둘러 내던진다.


촤아아아!


착지는 성공, 그러나 던져지는 과정에서 한 번 망가졌던 팔이 완전히 망가져서 더이상은 힘을 주는 것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이래서야 다시 미로의 숲을 찾아간다 해도 어디 그 대영웅의 앞에서 잠시라도 서 있을 수 있을까."

"지금은 못 해도 다음은 되겠지, 백 번 천 번 실패해도 천 한 번 째에, 만 번 째에는 되겠지!"


불굴의 불꽃이 뜨겁게 활활 불타오른다. 내게 다가온 모닥이가 그 불꽃에 반응하여 자기도 모르게 더 커다란 불꽃을 만들어낼 정도로.

이건, 흐름이 왔다! 더더 몰아붙이자! 더, 일본의 소년 만화에 나올 것 같은 현실에서 말하면 쪽팔릴 말들을 떠올려라!


"난 불굴의 기사! 버티고 버티고 또 버텨서 기어이 승리를 손에 거머쥐는 것이야 말로 내 운명!"

"한 때는 광기였던 녀석이 말은 잘 하는군."

"뭐 어쩌라고! 그 광기도 내 불굴의 의지로 굴복시키고 친구 먹었잖아! 어디 너라고 다를 것 같냐? 나중에 무릎 꿇기 편하게 바닥이나 편평하게 골라 놓아라 이거야!"


[불굴의 마음이 최대치에 도달하였습니다! 소환수, 산을 태우는 염랑 '모닥' 과의 동조율이 올라갑니다!]


뭐, 뭐야? 이런 것도 있었어? 아무리 실존했던 세계를 베이스로 만든 게임이라지만 진짜 뒤지게 잘 만들었네.


"이미 한 번 졌는데, 또 여기서 지라고? 되도 않는 소리! 이번엔 내가 이겨! 반드시! 무조건! 나랑 모닥이 둘이서! 반드시!"

"그래! 맞아! 할 수 있다!"

"으아아! 할 수 있다!"


황급히 모닥이와 둘이서라고 바꿔 말했는데, 모닥이가 그 말을 듣고 감동한 모양인지 다시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그러더니 돌연, 형체가 일그러지며 부드러운 구름처럼, 안개처럼 내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몸속에 심어둔 희망의 씨앗이 발아하여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냅니다!]

[산을 태우는 염랑 '모닥' 과의 동조율이 최대치입니다! '모닥' 과 일체화를 시작합니다!]


하양이가 광기의 힘으로 다쳤던 몸을 치료했던 것처럼, 모닥이의 따스한 불길이 몸에 스며들어 다친 몸을 치료한다.

모닥이와 점점 일체화를 이루게 되며 강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몸은 그 어느 때보다 가볍고, 힘은 흘러넘쳐 주체할 수 없다.


['모닥' 과 힘의 차이가 극심합니다! '모닥'의 힘을 온전히 다 담아낼 수 없습니다!]


...진짜로 흘러 넘치고 있었던 거였네? 그렇다면 시간이 없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짧게는 3분 정도밖에 싸울 수 없다는 식의 흐름으로 직결된다!

모닥이가 눈에 스며들어 훨씬 더 선명하게 세상이 보이게 되고, 흘러 넘치는 힘은 불꽃이 되어 내게 너무도 익숙한 그 무기, 럭스 메아와 같은 형상의 불꽃이 되어 팔과 손 위에 덮어 씌워진다.

남은 불꽃은 다리로 향해 마치 네 발 짐승의 다리처럼 그 형상을 바꾼다. 파워 뿐만이 아니라 속도까지...완벽하다! 우리 아들 최고야!

아직 내가 모닥이에 비해 약해서 불꽃이 촛농처럼 뚝뚝 흘러내리니, 얼른얼른 움직이자.


"...기다려줘서 땡큐!"

"설령 그렇다하더라도, 나의 승리에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거참 듣기 띠겁게 말하네. 딱 대 이것아!"


펑!


뒤꿈치에서 폭발을 일으켜 진즉에 모래에서 발을 빼낸 외뿔이에게 돌진. 이번만큼은 온전히 받아낼 생각이 없는지 다시 한 번 방망이를 들어 내가 크게 휘두른 손톱을 막아낸다.

크으~그래! 이 맛이지! 이 뭔가, 야만적으로 찢어발기는 이 느낌! 이 느낌이 그리웠다!


[모닥: 방심하는 거 아니지?]


"설마!"


펑! 퍼펑!


이어지는 연속 공격. 공격 하나하나에 폭발의 힘을 담아 터트려 외뿔이의 시야를 방해하며 틈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래! 드디어! 드디어 외뿔이와 비슷한 위치에 도달했다! 이번에는 진짜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쩍!


폭발로 만들어낸 연기의 너머에서 외뿔이가 휘두른 방망이는 여지 없이 나를 향했고, 황급히 막아보려 했지만, 온전하게 막아내기에는 터무니없이 빠른 속도였다.


'크윽! 방금 치료했는데!'


야구 방망이에 맞은 야구공처럼, 멀리 멀리 날아가 장외까지. 그래도 처음과 같은 힘은 없다. 분명히 녀석도 지쳤다! 멀쩡한 척 하더니!


[희망의 불꽃이 타오릅니다! 가능성이 꽃피어 새로운 희망의 열매를 만들어냅니다!]

[...특수 기술 '흐름' 과 '멸' 의 조합이 진행 됩니다...!]


...이건...진과 도르핀이 말했던 그! 나선인가 뭔가하는 그거! 오오! 이게 왠일이야! 희망의 쿠키 덕인가?! 어른 말 들어서 나쁠 거 하나 없다더니!

각성이다! 클리셰처럼 진부하지만 위기의 순간 동료와의 놀라운 유대감으로 얻어낸, 막대한 우정의 힘으로 만들어낸 각성의 순간이다! 야호!


"정말...어찌 이렇게도 만날 때마다 한 번은 나를 깜짝깜짝 놀라게 만드는군...참 재미있는 놈이다, 네놈은."

"헹! 좀 있다 졌을 때를 대비해서 보험드는 거냐? 돗자리 펴줄테니까 거기서 절이나 한 번 빡세게 해봐!"

"...내가? 이 내가?"


녀석이 폭발시켰던 기운이 더욱 끈적하고 짙은, 불길한 무언가로 바뀌기 시작했다.

잔뜩 펌핑 되어 있던 몸이 압축되며 마치 강철처럼 단단해져가는 것이 멀리 떨어져 있는 지금도 느껴질 정도다.


"야, 야! 힘들게 키운 근육 줄어들잖아! 그만해!"

"흥! 근육이야 다시 키우면 그만!"

"그런 게 어디 있어!"

"내게 있다!"


[오만의 조각 '명예를 추구하는 외뿔' 이 오만의 대행자 '명예의 외뿔' 로 승급하였습니다!]


...이상하다...왜 저쪽이 나보다 먼저 각성하는 거지?


"치사하다!"

"불만이라면, 이겨라! 강한 자야 말로 법이요 진리!"


사막 위에 떠오른 달의 아래에서 강철처럼 단단한 육체를 얻은 외뿔이 방망이를 크게 휘두르며 나를 노려본다.

...하아...이번엔 진짜, 가능성 있었는데...!


"그래도, 계속하면 내가 이겨!"

"그 끝에도, 내가 네 위에 서 있을 거다...!"

"두고 봐라, 10년 20년 뒤에는 내가 너 압살한다."


발을 뒤로 뻗어 강하게 모래에 파묻은 뒤에 힘을 집중한다. 흐름과는 전혀 다른 멸의 기술이라 익숙하지가 않다.

땅을 긁듯이 휘두르자, 그곳에 힘이 실려 모래가 충분히 외뿔이에게 데미지를 줄 수 있을 정도의 가시가 되어 작은 산맥을 만들어낸다.


[모닥: 네 번째 발걸음, 산맥...! 성공한 적 없었는데!]


내 발에서부터 만들어진 날카롭고 작은 가시 산맥은 순식간에 외뿔이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제 슬슬 시간 제한이 끝나가고 있다! 이게 피해를 입히지 못 하면 나선이 만들어질 때까지 시간을 벌 수단이 없을 지도 모른다!


팡!


오만의 대행자가 되며 더더욱 강해진 외뿔이 그 강대한 힘으로 방망이를 휘두르자 내가 만든 산맥이 그저 모래성에 불과한 것처럼 힘없이 터져나갔다.


'...여기까지구나.'


의지를 쥐어짜내 힘을 쌓아 올리고, 희망의 불꽃을 만들어내어 수많은 가능성을 만들어내었는데도 불구하고 쉽게 넘을 수가 없는 외뿔이라는 거대한 산.

분명히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는데 자기 멋대로 멀어졌다. 신기루도 아니고 너무한다 정말.

내 공격을 쉽게 부숴버리고 높이 뛰어올라 내 머리 위에서 수직으로 뚝 떨어지는 외뿔이가 보인다.


"...여기서 지더라도...이길 단서 하나는 찾고 가야지...!"


곧 죽어도 패턴 하나라도 더 익힌 뒤에 죽어야 진정한 게이머. 뚝뚝 흘러내려 더이상 그 손톱의 형상은 남지 않은 주먹에 힘을 모아 다시 한 번더 발버둥친다.


"세 번째 주먹! 탑!"


땅을 내리쳐 근처에 말 그대로 높은 탑을 만들어내는 이상한 기술. 타격 지점을 완전히 바꾸어 내게 왔을 때는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게!

녀석이 가볍게 몸을 틀어 탑을 피해낼 때마다 두 번 세 번 내리쳐 새로운 탑을 만들어 녀석을 요격하려 하지만, 역시나 쉽지 않다.


[모닥: 어떡해? 뭐 방법 없어?]


"...인생은 도박이란다 아들."


남은 모닥이의 불꽃을 모조리 주먹에 모은 뒤에 천천히 응축시킨다. 잘 되지 않아도 흐름으로 억지로 밀어넣으면 압축된다!

이제 녀석은 바로 앞이다. 이제 이 마지막 한 번의 주먹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뻗을 뿐.


"첫 번째 주먹...공성추!"


쾅! 콰지직!


내 주먹이 부서지는 소리인가 뭔가 녀석의 방망이와 내 주먹이 부딪히며 밝은 빛이 터져나왔다.

초근거리에 넓게 타격 데미지를 주는 기술일 뿐인 공성추를 사용한 것인데, 내가 뻗은 주먹은 방망이와 부딪힌 그곳에서 멈추지 않고 앞으로 더 나아간다.

그건, 분명히 멸이나, 흐름과는 다른 어떤 무언가, 분명히 나선이라고 불리는 무언가였다.


[특수 기술 '흐름' 과 '멸'을 조합하여 새로운 특수 기술 나선을 만들어내었습니다! 이 특수 기술은 소환수 '모닥' 과 일체화 하여 '반인반염'의 상태가 되어야 사용가능합니다!]


"...진짜냐..."


이미 모닥이와의 합체는 풀어졌고, 힘을 모두 소진한 모닥이는 소환이 해제되었다.

마찬가지로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나도 망가진 손을 붙잡고 바닥에 주저 앉아 강력한 기술 나선의 탄생을 바라보았지만, 나선의 탄생을 알리는 시스템 창 너머로, 망가진 방망이를 들고, 아무런 상처도 없이 꼿꼿이 서 있는 외뿔이의 모습이 보인다.

마지막의 마지막에 나선을 완성시켜 쏘아냈는데도 불구하고 쓰러진 것은 나요, 당당하게 선 것은 외뿔이니.

희미한 가능성은 보았지만,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잡을 수 없는 외뿔이의 공략 난이도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무기를 새로 구해야겠군."

"...이번엔 좀 쩔어주지 않았냐?"

"......"


툭.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정신적으로 지쳐버려 모래 위에 몸을 누이며 한탄하듯이 외뿔이에게 말했다.

외뿔이는 말 없이 부서진 방망이를 바라보다 내 옆에 던지는 것으로 그 대답을 대신하였다.


"썩 훌륭했다. 첫 만남에서 네놈은 내 일격을 버텨낸 것조차 기적이었고, 두 번째 만남에서 내 뿔을 잘라내었고, 세 번째 만남에서는 싸움은 하지 않았으나, 대영웅조차 당황하게 하는 모습을 보였지. 그리고 지금."


외뿔이는 웃었다. 피부가 찢어진 것인지 피가 한 방울 두 방울 뚝뚝 떨어지는 손바닥을 내려다보며 정말 재미있어 죽겠다는 듯이 웃었다.


"분명, 너를 이기는 것으로 내 명예는 완성 된다. 오늘로 확신했다."

"...축하해. 명예를 얻었내."

"아니, 넌 다음엔 분명히 더 강해져 있을 테지. 내 뿔을 잘라냈던 것처럼, 내 무기를 박살 낸 것 처럼, 다음엔 너는 분명히 한 발자국 더 내 앞으로 다가올 것이다."

"...또 뒤로 미루자고? 야, 너 이거 그냥 지나가면 나한테 진 거야! 네가 말한 뿔이 잘려나간 그때처럼 이것아!"

"그래서 또 한 번 더 강해진 너와 싸울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쁜 선택은 아니겠지. 내 패배를 인정한다."

"아, 변태 새끼."


외뿔이가 패배를 인정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에셋이 스리슬쩍 모습을 비추며 가벼운 동작으로 외뿔이를 다시 원래 있던 곳을 되돌려버렸다.

...외뿔이도 버거운데, 에셋은 그보다 더하네...


"이야~멋진 싸움이었어! 후배님."

"봐주셔서 고맙네요, 선배님."


항상 차게 식은 마음이 한순간 너무 뜨겁게 대워져 가슴이 아플 정도다. 이제는 좀, 쉬고 다음 시험은 한숨 자고 일어난 다음에 끝내는 것으로 하자.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게임하는 게이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44 다행이다 21.01.28 23 1 14쪽
143 우정의 대영웅과의 첫 만남 21.01.27 22 1 13쪽
142 여권 발급 중 21.01.26 27 1 25쪽
141 지하 왕국 입국 절차 21.01.25 25 1 11쪽
140 믿음의 이유 21.01.22 29 1 12쪽
139 광신의 이유 21.01.21 28 1 12쪽
138 대규모 ㅇ업테이드 함빈다. 21.01.20 30 1 19쪽
137 파멸의 전조 21.01.19 23 1 18쪽
136 버려진 구역의 희망 +2 21.01.18 29 1 13쪽
135 괴리감 21.01.15 25 1 21쪽
134 광기의 축제 21.01.14 25 1 13쪽
133 진심으로 하는 소린가? 21.01.13 25 1 13쪽
132 희망이 태어난 마을 21.01.12 22 1 11쪽
131 꽃의 부탁 +2 21.01.11 35 2 18쪽
130 광신자의 꼬리 21.01.08 25 1 17쪽
129 너, 나랑 게임하자 21.01.07 25 1 10쪽
128 저렇게, 되고 싶진 않다... 21.01.06 22 1 15쪽
127 정산 21.01.05 25 1 17쪽
126 광기와 희망 21.01.04 26 1 14쪽
125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을까? 21.01.01 29 1 14쪽
124 공격대 모집합니다~! 20.12.31 29 1 17쪽
123 질투 20.12.30 30 1 8쪽
122 보살핌이 필요하다 20.12.29 34 1 15쪽
121 광기의 기사 20.12.28 39 1 20쪽
120 현실이 되었다. 20.12.25 32 1 14쪽
119 현실이 되어간다. 20.12.24 32 1 21쪽
118 위험한 상황 20.12.23 25 1 20쪽
117 우리는 군대다! 20.12.22 27 1 10쪽
116 마경 진입 20.12.21 25 1 12쪽
115 경★미로의 숲 드디어 공식 출입하다★축 20.12.18 27 1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오탱이'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