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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탱이
작품등록일 :
2020.09.0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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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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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새 생명의 탄생

DUMMY

거대한 구덩이의 안에는 잔뜩 흥분한 뿌리들이 구덩이 안을 해집어 놓고 있어 그 속에 버려진 수 많은 생쥐들의 시체는 흔적조차 남기지 못한 채 사라져가고 있었다.

나무의 공격 범위 밖에 서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인광은 달관한 듯한 표정으로 무기질하게 조용히 옆의 찍찍이에게 말을 건다.


"오늘로...몇 번째였지...?"


품에 아직 깨지 않은 고치를 안은 찍찍이가 희미하게 빛을 내는 몸을 살그머니 인광의 옆에서 웅크리고 앉아 조용조용 말을 꺼낸다.


"병력을 이끌고 온 것은 이번이 세 번째이고, 전력 파악을 위한 싸움은 스무 번이 넘었습니다."

"그래! 오늘은 무조건 저 커다란 불쏘시개를 불태워 버릴 거야! 나만 믿어 아빠!"

"저도 최선을 다 해 서포트하겠습니다."


인광은 대륙의 작은 나무를 공략하기 위해 온전히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갈아넣었다.

현실에서의 모든 일정을 타이트하게 조이고 게임에 조금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한 그는 어느 새 수 천의 생쥐 병사들의 앞에 선 장군이 되어 있었다.


"후우...슬슬 시작할까?"

"명령만 내려주십시오."


뒤에 수 천의 병사를 거느리고, 머무는 곳에는 또다른 예비 병력을 가진, 이미 작은 도시 정도는 쓸어버릴 수 있는 힘을 가져버린 인광은 24번째 레이드 보스 공략을 시작하기 전 옆의 바위 위로 올라간다.

우글우글 징그럽게도 모인 병사들을 내려다보며 인광은 언제나처럼, 전멸해버릴지도 모를 병사들의 사기를 한껏 올리기 위해 목을 가다듬고 연설을 시작한다.


"나는 너희들의 생환을 기원한다."


이미 그 한 마디에 모닥이를 제외한 모두가 뭔가 잘못된 눈물을 흘렸고 사기는 끝도 없이 올라가고 잇었다.


"언제까지 저 악마 같은 나무 녀석에게 소중한 너희들을 잃는 것을 방관하기만 할 순 없다. 내가 가장 앞장 서서 너희들이 가야할 길을 선명하게 하겠다."

"너무 위험합니다!"


그렇게 외친 것은 찍찍이었다. 그리고 그는, 인광이 모든 싸움에서 항상 제일 앞에 서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마치 이것이 이례적인 일인 것 마냥, 자신들이 신처럼 따르는 존재가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려는 듯한 연출을 만들기 위해 연기를 했다.


"조용. 나의 백성이고 나의 아이들이다. 이런 아이들의 고통을 가만히 지켜보란 말이냐?"


인광에게 있어 이것은 단순히 사기를 올리기 위함이 아닌, 몬스터 지휘관의 효과로 인해 실제로 병사들의 스텟이 올라가는 효과를 내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이미 세 번의 실험에서 연설이 더 극적이고 감동적일 수록 병사들에게 더해지는 버프의 강도가 커지는 것을 보았기에 그는 더더욱 최선을 다 해서 연기했다.


"나는 너희들과 함께 잠에서 깨어,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함께 강해져, 살아남을 것이다."


그 와중에 살아남겠다는 말에는 함께를 쏙 빼버렸지만 이미 광신도가 되어버린 생쥐들에게는 그러한 틈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들의 신이 자신들에게 끝도 없는 사랑을 보이고 있다는 것뿐.

태어난지 기껏해야 2~3일 되어 인광이 세상의 전부일 생쥐들에게는 의심을 할 이유가 없는 존재였던 것이다.


"이런, 너는 눈물이 많구나."


이제는 갓 태어난 생명이 흘린 눈물로 술을 담궈 먹어도 좋을 정도로 많은 양의 눈물을 수집했지만 인광은 다시 한 번 울먹이는 생쥐의 눈물을 훔치며 이미 최고치였던 버프를 한층 더 끌어올린다.


[생쥐 병사들은 이미 다른 존재라고 불러도 될 정도입니다!]


'음, 적당하네.'


나름 어느 정도는 진심을 담아 말한 것이었기에 인광은 만족스러운 성광에 미소 지어보였고, 병사들의 눈에는 그저 인자하기만한 미소였기에 그들의 충성심, 신앙심은 하늘을 뚫고 나아갔다.


"찍찍아, 계획 설명해."

"예!"


그래 봤자 인광이 나무의 줄기에 달라붙어 에너지를 빼돌리는 동안 병사들이 목숨을 던져가며 나무의 관심을 돌리는 일에 불과했지만, 찍찍은 뭔가 엄청난 계획이 있는 것처럼 당당하게 가슴을 펴고 바위 위로 올라왔고 인광은 모닥이와 옆으로 슬쩍 빠졌다.

열정적으로 계획을 설명하기 시작한 찍찍이는 내버려둔 채 조금 더 나무의 가까이 다가간 둘은 계속되는 침입과 전투로 피폐해진 나무의 울부짖음을 들으며 느긋하게 서로 대화를 나누었다.


"아빠, 저 나무 토막 내서 가져가면 괜찮은 가격에 팔 수 있지 않을까?"

"아들, 드디어 아들이 그런 생각도 할 수 있게 되었구나. 아빠는 정말 네가 자랑스럽구나. 이미 잘라낸 일부를 가지고 실험 중이니 같이 판매할 계획을 생각해보자."

"역시 아빠야! 믿고 있었다구~!"

"크흠흠! 암! 그렇고 말고! 내가 누구 아빠냐!"

"이히히!"

"낄낄!"


이미 나무에게서 때어난 조각에 나무의 에너지를 온전히 담아둘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인광이었기에, 그의 머리속은 이미 낭비한 일주일을 보상받기 위한 마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번에는 진짜로 성공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오오...이제 슬슬 그 반지를 쓸 생각이구나?"


저번의 퀘스트의 보상으로 받았던 일그러진 애정의 반지. 착용자에게 강한 애정을 품은 존재에게 죽은 이후까지 간섭할 수 있는 반지.

앞선 세 번의 원정에서 죽어간 만이 넘는 생쥐 병사들의 시체며 영혼은 모두 나무의 양분이 되어 나무의 속에 잡혀 있다.

그리고 이 반지를 이용하면, 그 많은 영혼들을 이용해 나무를 무력화시키는 것도 불가능은 아니다.

물론 워낙 오래 살아온 나무고 워낙 강한 영혼을 가진 나무이기에 태어나고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죽어버린 미친 생쥐의 영혼 만 정도로는 죽음에 이르게 할 정도의 충격은 줄 수 없을 것이다.


"10분, 아니 5분이라도 완전히 무력화되면 우리의 승리지."


크고 거대한 영혼과 몸집 덕분에 여러번 광기를 직접 쐬어도 꿈쩍도 하지 않았던 나무지만, 광기에 전염된 영혼의 폭파와 무력화된 순간의 광기 주입은 굉장히 치명적일 것이다.


"이게 잘만 되면 나무를 굳이 부수거나 할 필요도 없지. 광기에 전염되면 그때부턴 내 부한데 뭐."


다만, 영역 스킬이 끝나면 저 생쥐들조차 조금은 그 신앙심이 약해지기에 나무의 경우엔 영역 스킬이 끝나자마자 정신을 차히고 다시 적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컸다.


"필요한 건 새싹에 맺힌 이슬 두 방울. 그것만 클리어하면 여기엔 볼 일 없어!"

"맞아! 나도 이제 숲에서 나가고 싶어! 태우고 싶은 걸 참는 것도 일이란 말이야!"

"아들! 그런 것도 참을 줄 알고...! 다 컸구나!"

"헤헤!"


일주일동안 현실에서는 간간이 파이와 만났지만 게임에선 다른 일행들과 접촉이 없었던 탓에 비교적 더 광기에 절어있는 인광과 모닥이 미친 것처럼 하하 웃으며 나무를 겁에 질리게 만들었다.


"주인님! 모든 준비가 되었습니다!"

"음! 그럼 이제 출발해볼까?"


이제는 구덩이에 발을 들이는 순간 바로 공격이 이어 지기에 바로 영역 스킬을 사용하여 모닥과 일체화한 인광은 지체하지 않고 바로 나무에게 달려들었다.


['대륙의 작은 나무'와의 전투에 돌입합니다! 영역 스킬의 영향으로 생쥐 병사들이 나무에게 흡수되지 않습니다!]

[나무: 으아아아! 썩 꺼지지 못할까! 이 빌어먹을 생쥐놈들!!!]


자신이 아닌 생쥐에 집중하는 것에 인광은 더욱더 계획의 성공을 확신하며 빠르게 나무의 줄기로 돌진해 사슬을 꽂아넣고 에너지를 끌어당긴다.

나무도 바로 쳐내려 했지만 그것을 생쥐들이 온몸을 던져 막고 찍찍이의 환각을 일으키는 연기로 인해 인광을 쳐내지 못하고,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생쥐들과의 싸움을 시작했다.


[나무의 남은 생명력: 78.2%! 흡수한 생명력을 나무의 조각에 불어넣습니다! 나무의 조각이 부족합니다!]


'아직 한참 남았네?'


시간은 2분을 지나가지만 지금의 속도로는 나무를 제압할 수 없음을 짐작한 인광이 빠르게 눈을 이곳저곳으로 돌린다.

눈이 닿은 곳은 찍찍이가 안고 있는 새하얀 고치. 인광은 사슬을 뻗어 찍찍이에게서 고치를 받아들고 나무의 표피를 조금 뜯어내어 고치에 꽂아넣었다.

파지직! 파직!

잠시 이해못할 저항감이 있었지만 오래가지 않아 나무 조각은 고치에 박히게 되었고, 인광은 나무의 모든 에너지를 고치에 돌렸다.


[...실시간 업데이트 진행 중...잠시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인광 씨 제발요.]


인광만을 모니터링하는 슈퍼 리얼 직원들의 절규가 담긴 메시지 창이 떴지만 인광은 멈추지 않았다.


"아 태교 하라면서요! 우리 애기 우량아로 태어나라고 좋은 거 먹이겠다는데 이런 것도 준비 안 하면 어떡합니까!"


[...너무해! 진짜 너무해! 우린 당신 때문에 일주일동안 집에도 못 가고...! 나무의 에너지가 성공적으로 고치에 흡수되기 시작했습니다!]


개발자들의 처절한 외침에 조금은 미안해진 인광이었지만, 그래도 멈추지는 않았다.

오히려 지난 일주일간 자신 때문에 집으로 돌아가지도 못한 말도 안 되는 오버 테크놀로지를 구사하는 개발자들에게 감사의 표시를 담아 더욱더 확실하게 나무를 죽이기 위해 노력한다.

멈춰주었으면 하는 개발자들의 마음은 전혀 다르게 그에게 다가왔고, 지난 일주일 동안 있었던 일 중 가장 정신 없는 일이 시작된다.


"주인님! 병력의 절반이 손실되었습니다!"

"잘 좀 버텨봐! 아직 5분 밖에 안 지났잖아!"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나무의 줄기들을 잘라내는 병사들이 점점 줄어들고, 병사들의 버프도 슬금슬금 끝이 나가기에 생쥐들은 빠르게 죽어가고 있었다.


'아이씨, 이번이 기횐데...!'


고치가 성공적으로 나무의 에너지를 빨아들이기 시작하면서 나무의 집중도가 점점 인광에게 모이기 시작했다. 다음은 인광이 무슨 짓을 하고 생쥐가 무엇을 해도 인광이 가장 먼저 요격될 것은 누가봐도 명확했다.

지금 실패하면 다음 시도에는 말도 안 되는 패널티를 안은 채로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안 돼지...절~대 안 돼지! 기회는 붙잡는다! 언제나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나를 불태워서라도!"


쩌저적.


무심코 내뱉은 불굴의 마음을 자극하는 그 말 한 마디에 사슬의 불꽃이 더 뜨겁고 강렬하게 불타오르기 시작했고, 인광이 채 알아차리기도 전에 고치에 불꽃이 흡수되어 드디어 변태를 시작하였다.


['희망이 담긴 고치' 에 불굴의 힘과 어마어마한 자연의 생명력이 주입되어 비로소 새로운 존재가 태어납니다!]


3분이 남은 시점에서 나무 조각이 고치의 안으로 빨려들어가며 고치의 표면이 쩌적 소리를 내며 갈라지기 시작했고, 나무에 정신이 팔려있떤 인광도 뒤늦게 그것을 깨달았다.

잠시 말없이 고치를 내려다보던 인광은, 눈앞의 텍스트를 찬찬히 읽어본 다음 다급히 자신의, 광기의 영향력을 더욱 키우기 위해 급하게 광기의 힘을 집어 넣었다.


'희망과 불굴과 생명력? 듣기에 좋은것만 담겼는데 그런 걸 가지고 태어난 애가 앞으로 내가 할 일을 퍽이나 좋아라 하려고.'


['희망이 담긴 고치'의 안에서 새로운 존재 '초월체'가 탄생했습니다! 아직 초월체는 너무나도 가녀린 새싹입니다! 그를 지켜주세요!]


하양이처럼 새까만 눈동자와 새하얀 동공, 등에는 따스한 기운이 느껴지는 새하얀 빛의 날개가 펼쳐지고 두 팔에는 새하얀 불꽃이 붙은 사슬을 두르고 이마에는 뿔같은 작은 나뭇가지가 돋아난 인간을 닮은 존재의 탄생.

메세지는 가녀린 새싹이라 표현했지만 그 초월체는 탄생과 동시에 강렬한 빛을 뿜어내며 그 자리 모두의 움직임을 멈추게 했다.

그 속에서 유일하게 멀쩡했던 인광만이 자신의 품에 안긴 작은 아이를 바라보며 또 한 명 생겨버린 모닥이와 같은 자식같은 존재의 등장에 작게 한숨을 내쉬며 적당히 말을 꺼냈다.


"태어난 걸 축하한다, 딸."

"처음 봬요, 아버지."


자신의 품으로 더 파고드는 초월체의 모습에 인광은 없던 책임감마저 느끼며 소녀를 더 강하게 끌어안고 산만하던 정신을 정리하고 본격적으로 나무의 생명력을 초월체에게 주입해주었다.


[나무의 남은 생명력: 52.8%! 흡수한 생명력이 초월체에게 흡수됩니다! 나무가 격렬하게 저항하기 시작합니다!]

[나무: 감히! 감히 나의 영혼을 탐하려 하느냐!!!! 절대로 허락할 수 없는! 용서받지 못할!! 이 천한의 금수들이!!! 광기의 아이들아! 썩 꺼지지 못할까!!!]


나무가 현란하게 움직이던 줄기를 멈추고 순간 힘을 모은 뒤에 폭발시키듯이 넓게 터트려 순식간에 그 자리의 모두를 밀쳐낸다.

초월체를 품에 안은 인광도 차마 그 힘을 버텨낼 수는 없을 것 같아 사슬을 풀고 자신을 밀어내는 힘에 탑승하여 다른 생쥐들과 다르게 부드럽게 뒤로 물러난다.

찔려죽고 터져 죽어 생쥐들은 10분 1만이 남게 되었고, 찍찍이도 상당히 큰 충격을 받은 듯 보였다.


[나무: 나의 힘에서 태어난 초월체여! 어찌하여 나를 해하려 드는가! 자연의 힘을 가지고서 어째서 파멸을 불러오는 광기의 품에 안겨 있는가!!!]


나무는 그에 그치지 않고 표피를 날카롭게 만들어내어 인광과 생쥐들을 향해 쏘아내기 시작하며 다시 한 번 많은 생쥐들이 죽어간다.

인광은 쏟아져 내려는 거대한 나무가시의 비를 막기 위해 화염의 장막을 만들어내 그것들을 막아낸다.


"야야, 우리 애 다칠라."


이제 슬슬 영역 스킬의 지속 시간이 끝나는 순간이 다가와 인광은 처음으로 2페이즈에 도달한 나무를 두고 도망가야 하나 깊이 망설였다.

생쥐들은 점점 줄어들어가고 찍찍이도 더이상 전투를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나무:도대체 그 나약한 인간에게 무엇이 있기에 그러는 것인가! 초월체여! 하찮은 존재에게 사로잡혀 그릇된 결정을 하지 말거라! 나와 같은 더 고등의 존재를 위해 움직이란 말일세!]


별 수 없이 후퇴를 선택하려는 인광의 옷자락을 초월체가 그 작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붙잡으며 그를 말렸다.


"어처구니가 없군요."


감정을 꾹꾹 눌러담은 듯한 말을 흘리며 초월체는 한순간 나무의 공격이 둔해질 정도로 섬뜩한 살기가 담긴 눈으로 나무를 바라보았다.


"아버지를 너무 나쁘게 말하지 말아주셨으면 좋겠네요."


초월체가 천천히 사슬이 묶인 팔을 들었다. 그 짧은 동작에는 나무를 향한 혐오감이 담겨 있었다.

초월체의 팔에 묶인 사슬에서 불꽃의 링이 만들어져 확성기처럼 손목에서 부터 뻗어나가고, 그와 함께 초월체와 가까이 있던 나무의 뿌리부터 급격하게 말라가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그저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권위만을 배운 텅빈 그릇에 불과한 당신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들어야 할 정도로 무가치한 존재가 아닙니다."


[나무: 어, 어째서...! 초월체여 어째서! 어째서 자연을 거부하는가!]


초월체는, 은근히 인광을 닮은 듯한 초월체는 인광처럼 씨익, 사악하게 웃음 지어보이며 조용하게 말했다.


"내가, 곧 자연입니다. 헛소리 마세요, 겨우 나무일 뿐인 주제에...!"

"마음에 든다, 딸."


인광의 손이 초월체의 등에 얹어지고 인광이 흐름을 읽어내어 점점 더 빠르게 나무의 생명력을 흡수해나가기 시작한다.


[나무: 어째서...! 난, 난 그저 이곳에 가만히 살고 있을 뿐이었는데...!]


인광은 나무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초월체를 안은 채, 완벽하게 끝을 내기 위해 반지를 사용해 나무가 삼켰던 생쥐 병사들의 영혼을 자극, 나무의 안에서부터 영혼들을 한꺼번에 폭파시킨다.


"퀘스트 때문에."


퍼펑!!!


초월체에게 대부분의 생명력을 빼앗겨 약해진 나무는 안에서부터 터지는 영혼들의 힘을 견디지 못해 결국 폭탄처럼 터져 죽는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나무가 완전히 생명력을 소실하였습니다! 대륙의 작은 나무의 의식이 완전히 사라지고 나무가 먹어치웠던 영혼들이 풀려납니다!]

[초월체가 나무의 생명력을 모두 받아들이지 못하고 주변에 흩뿌리기 시작합니다!]


초월체가 에너지를 뿌리자 인광의 주변은 신비로운 은은한 에너지가 머물게 되었고, 그 와중에 풀려난 영혼들이 하나하나 별빛이 되어 인광에게 감사를 표하며 하늘로 사라져간다.

뭐가 뭔지도 잘 모른 채로 그야 말로 압도적인 신비를 목격한 살아남은 50명의 생쥐 병사들의 마음에는 그들조차 짐작할 수 없는 신비로운 희망의 씨앗이 심어졌다.


"주인...님! 저희들이...이긴 겁니까...?!"

"보다시피."


더이상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못한 채 완전히 죽어버린 나무를 툭툭 때려 간단히 부수는 것을 보여주며 인광은 레이드의 성공을 외친다.


"하암~태어나자마자, 너무 피곤해요..."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격한 움직임을 하여 많이 지친 듯 보이는 초월체가 크게 하품을 하자 흘러내리는 눈물을 인광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두 방울 받아내자 그 성공 퀘스트 성공 텍스트가 출력되었다.


[퀘스트 성공! 불굴의 대마녀 에셋 칼렛트가 요구한 물건을 모두 획득하셨습니다! 그녀를 찾아가 보상을 받으세요!]


"우리 딸이 보배네 보배야~!"

"후후, 그럼녀! 제가 누구 딸인데요!"

"아아~! 아주 마음에 들어!"


일주일의 보상으로 현존하는 그 어떤 목재보다 많은 힘을 담을 수 있는 탁월한 아이템을 대량으로 얻어내고 레이드에서 살아남는다는 귀중한 경험을 한 병사의 획득과, 초월체라는 압도적인 존재의 획득.


"저~엉말 보물이야 보물."


보상에 만족하며 인광은 보고를 위해 대마녀를 찾아가는 것으로, 레이드의 완전한 끝을 고하고.


"딸! 앞으로 네 이름은 자연이야! 마음에 안 들면 말해!"

"으응! 마음에 들어! 너무 좋아!"


그저 눈앞의 보상에 기분이 좋아진 인광을 앞에 두고, 생쥐들은 머리속에 거대한 신화의 한 페이지를 적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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